<화제의 인물> 청빈·겸손 대명사 프란치스코 교황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3.25 11: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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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연기가 피어올랐고 개혁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일요시사=경제1팀] 이틀간 이어진 긴 콘클라베. 네 번의 검은 연기. 다섯 번째 투표만에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제266대 교황으로 즉위하는 순간이었다. 비유럽권에서 교황이 선출된 것은 1282년만에 처음. 프란치스코라는 즉위명을 선택한 새 교황은 겸손하고 소박하지만 각종 정치·경제 비리 사안에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변화와 개혁의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3월12일, 세계 48개국의 80세 미만 추기경 115명은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 미사에서 라틴어 기도문을 읽는 것으로 교황 선출 시스템 '콘클라베'의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전 세계 가톨릭계의 눈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쏠렸다.

미주 대륙 교황
2000년 만에 처음

교황 선출을 의미하는 흰 연기가 솟아오를 것이냐, 아니면 교황 선출에 실패했음을 뜻하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를 것이냐를 놓고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 구름처럼 몰린 신도와 관광객들은 애태우며 결과를 기다렸다.

지난 13일 오전 3시41분 첫 번째 연기가 피어올랐다. 예상대로 검은 연기가 나왔지만 방송을 중계하던 전 세계 텔레비전에서는 '아∼'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모두 다섯 번의 투표를 거친 끝에 지난 14일 오전 3시7분 마침내 제266대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성 베드로 광장은 순식간에 축제 분위기로 들끓었다.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이을 새로운 교황에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선출된 것이다.

새 교황은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자 프란치스코에서 따온 '프란치스코'라는 즉위명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탈리아의 부유한 직물상의 집에서 태어난 성 프란치스코는 방탕한 젊은 시절을 회개하고,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의 삶에 따라 청빈한 삶을 산 것으로 유명하다.


CNN의 존 앨런 바티칸 분석가는 프란치스코라는 교황명이 "청빈, 겸손, 소박과 가톨릭 교회의 재건"을 뜻한다고 밝혔다. 후대 교황이 프란치스코라는 교황명을 쓰면 교황 프란치스코의 이름은 프란치스코 1세가 된다.

가톨릭 역사 1282년 만에 비유럽권 선출
동성애·낙태 보수적…사회문제엔 진보적

투표가 끝난 뒤 성 베드로 대성당 2층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낸 프란치스코는 '파파'라는 함성을 지르며 환호하는 군중에게 손을 흔들며 "좋은 저녁입니다.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하느님께서 저를 축복해주실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라고 답례의 인사를 전했다.

프란치스코는 "콘클라베는 로마 주교를 뽑는 것이다. 그런데 동료 추기경들이 세상의 끝(아르헨티나)까지 간 것 같다"고 우스겟소리를 전한 뒤 "전 로마 주교 베네딕토 16세를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그는 추기경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하느님이 여러분을 용서하길"이라는 가벼운 농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가 '교황'이라는 단어 대신 '로마 주교'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교황도 하나의 교구장으로 다른 지역의 교구장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은 교황청과 지역 간, 사제와 평신자 간에 거리를 줄이고 가톨릭의 결속력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의미로 분석했다.

프란치스코는 첫날 공식 업무에서부터 소탈한 면모를 드러냈다. 콘클라베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교통편은 교황청이 마련한 교황 전용차를 마다하고 "괜찮아. 나는 얘들(Boys)이랑 같이 탈래"라며 다른 추기경들과 함께 버스에 올라탔다.

전 세계 가톨릭계
환영·기대감 표출


콘클라베가 시작되기 전 묵었던 호텔에 들러 숙박료를 직접 계산하고 자신의 짐을 건네받기도 했다. 예전 교황들은 교황청 관계자들이 모든 뒤처리를 끝마칠 때까지 바티칸에서 대기했다.

첫 직무 수행 일정으로 로마에 있는 성 마리아 대성당을 찾을 때도 교회에 불편을 끼치지 않기 위해 도착 10분 전에야 방문을 통보했고 교황 전용차가 아닌 일반 차량을 이용했다.

프란치스코는 교황 선출 당시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교황의 위엄을 나타내는 붉은 망토를 걸치지 않았다.

지난 2월11일 제265대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의 갑작스런 사임에 따라 개막된 콘클라베에서 이틀 만에 선출된 새 교황은 비유럽권 출신으로 시리아 출신인 그레고리오 3세 이후 1282년 만이다. 미주 대륙에서는 가톨릭교회 2000년 사상 첫 교황 탄생이다. 프란치스코는 1534년 로욜라가 설립한 수도회 예수회에서 배출된 첫 교황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한국 천주교회
한국 배려 기대

가톨릭 교회가 사상 첫 미주 대륙 출신 교황이라는 파격적인 선택을 한 데는 내부의 변화와 개혁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가톨릭교회는 가톨릭의 전통가치와 대립하는 동성애와 낙태 등 사회 이슈가 대두되면서 안팎으로 도전을 받아왔다. 때문에 비유럽권 교황을 통해 돌파구를 찾자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000년 가톨릭 역사상 미주 대륙에서 교황이 처음 탄생한 의미를 "500년의 기다림 끝에 가톨릭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마침내 우뚝 서다"고 표현했으며 브라질 가톨릭주교협의회(CNBB)는 성명을 통해 "남미 대륙의 첫 교황이 희망의 대륙 남미의 교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가톨릭 국가들도 비유럽 출신 첫 교황을 미주 대륙에 넘겨주긴 했지만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을 환영하고 있다. 다음 교황 선출 때는 사상 최초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출신의 교황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천주교회도 프란치스코를 환영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축하 메시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대리해 지상의 교회를 이끌어 나갈 교황이 가난한 이에게 기쁜 소식을, 억압받는 이에게 해방을 선포하는 평화의 사도가 돼 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도 새벽 미사 강론을 통해 "새 교황이 우리 교회가 세상에 사랑과 일치, 진리와 희망, 빛과 기쁨을 가져 오는 '평화의 도구'가 되도록 이끌어 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국 천주교 신자는 531만명으로 필리핀(7700만명), 인도(1900만명), 인도네시아(740만명), 베트남(640만명)에 이어 아시아에서 다섯 번째다.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직후 로마교황청 관보 1면에 김 추기경의 선종 소식이 실렸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 방한 당시 한국 천주교 순교자 103위를 위한 시성식을 집전했을 만큼 한국 천주교는 세계 가톨릭에서 적지 않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천주교회는 새 교황의 한국 배려에 대해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염수정 대주교는 "새 교황께서 한국 천주교회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 주시고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아시아의 복음화를 위해서도 많은 도움을 주시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정치권은 화합과 평화, 한반도에 대한 관심을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1282년만의 비유럽 출신 교황 탄생으로 세계는 종교 간의 화합의 관계가 증진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세계평화와 인감 존엄의 가치를 지키고 약자와 빈자를 배려하며 지구상의 다양한 종교 간의 화합을 이끄는 지도자가 돼 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새 교황께서 지금까지 교회가 그래왔듯이 갈등이 있는 곳에 화해를, 분쟁이 있는 곳에 평화를 이루게 힘써 줄 것을 기대한다"며 "지구촌 구석구석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프란치스코는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 출신 철도노동자 가정의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22세가 되던 해 예수회에 입문해 수도사의 길을 시작한 그는 산미겔 산호세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독일어와 이탈리아어에 능통하다. 1969년 사제서품을 받은 그는 수도사로서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아 1970년대 후반까지 주로 아르헨티나에서 사목활동을 했다. 1980년에는 산미겔 예수회 수도원 원장으로 발탁됐으며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에 오른 그는 2001년 추기경에 임명됐다.

그는 여느 아르헨티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축구와 탱고를 좋아한다. 그간 그는 소박한 삶을 추구하며 빈자들을 돌봐 왔다. 추기경 관저를 벗어나 시내 중심가의 작은 아파트에서 생활해 왔으며 전용 차량을 마다한 채 버스를 이용하고 요리를 직접했으며 옷도 직접 고쳐 입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가 사람들은 그를 '빈자의 아버지'라고 불렀다.

공식 업무 첫날부터 파격 소탈 행보
숙박료 직접 계산…전용차 대신 버스

그는 현재 가톨릭계를 위협하는 동성결혼과 낙태, 피임, 안락사 등에 비판적이지만 사회 개혁을 요구하는 등 사회 문제에서는 진보적 태도를 보인다. 질병을 박기 위한 피임기구 사용에는 찬성하고 동성결혼은 반대하지만 동성애자들의 권리는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미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편인 아르헨티나 가톨릭을 현대화로 이끈 개혁적 인물로 꼽힌다.


2007년 라틴아메리카 주교단회의에서 그는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곳에서 살고 있다"며 "높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빈곤의 고통은 가장 더디게 줄어들고 있다"고 불평등을 지적한 바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는 불편한 관계다. 정부가 동성결혼, 낙태수술 허용, 피임기구 무료 배포 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지난해 프란치스코는 "아르헨티나가 전체주의와 부패에 빠져있다"며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하지만 모두가 그를 칭송하는 것은 아니다.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이 1976년부터 3년여간 민주세력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던 시기에 소극적 자세를 보였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당시 예수회를 이끌던 그는 '비정치화'를 외치며 현실에 침묵했다. 예수회 소속 수도사가 군부에 체포되는 것을 묵인했으며 군부에 의한 피해자를 도와야 한다는 예수회 본부의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건강도 불확실하다. 프란치스코는 베네딕토 16세의 2005년 즉위 당시 나이(78)보다 겨우 두 살 적다. 역대 교황 266명 중 아홉 번째로 많다. 구체적 수술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10대 때 폐 한쪽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은 것도 건강에 대한 의심을 부른다.

프란치스코 앞에는 맞부딪쳐야할 무거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줄줄이 터져나온 사제들의 성범죄와 교황청의 부패, 그리고 돈 문제가 가장 큰 숙제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재임기간 내내 바티칸을 둘러싼 성추문에 시달렸다. 베네딕토가 직접 나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범죄"라며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관련자들이 공개 사과하고 합의에 나서는 등 사태해결에 매달렸지만 바티칸 안팎으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성추문 사건들이 많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바티리스크'도 문제다. 지난해 교황청 내부에서 고위 성직자들이 뇌물을 받고 외부 업체와 수의계약을 하며 가격을 부풀리는 등 불법 거래를 일삼았다는 기밀문서가 유출됐다. 여기에 바티칸 은행이 돈세탁에 관여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임 교황이 바티칸 은행에 자체 감독기구를 설치하는 등 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외부에서는 더 투명한 자료 공개와 추가적인 감독 체계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도 프란치스코는 동성애과 동성결혼 문제, 가톨릭 내 여성지위 문제, 낙태, 안락사 문제 등 사회 변화로 인해 가톨릭이 도전받는 현안 등도 과제로 안고 있다.

이에 일환으로 프란치스코는 영적 쇄신을 강하게 주문했다. 교황 선출 후 가진 첫 미사에서 프란치스코는 예수와 십자가라는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는 시스티나 성당에서 처음 집전한 미사에서 "우리가 어디든 갈 수 있고 많은 것을 지을 수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지 않는 다면 우리는 단지 인심 좋은 비정부기구에 지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각종 난제 산적
영적 쇄신 강조

그는 "영적인 가치가 아닌 세속적 가치를 바탕으로 어떤 일을 이룩하려 한다면 어린이가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아서 곧 모두 무너져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고 "세속적인 가치를 앞세운다면 우리는 주교일 수도, 사제일 수도, 추기경일 수도, 교황일 수도, 그리고 그 모든 사람일 수도 있지만 주 예수의 제자는 아니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프란치스코 교황은?>

▲1936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생
▲1958년 예수회 입문, 산미겔 산호세 대학 철학 전공
▲1970년대 아르헨티나 지방 돌며 사목 활동
▲1980년 산미겔 예수회 수도원 원장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
▲2001년 추기경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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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