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끝없는 논란 박나래

갑질, 주사…진실게임 스타트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한 박나래의 진실 공방이 올해까지 이어지며 장기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그간 수많은 논란에도 꿋꿋이 방송 활동을 이어왔던 박나래는 이번 사안에서만큼은 결을 달리하는 분위기다. 불법 의료 행위 의혹과 갑질 논란이 겹치며 파장이 커진 가운데, 향후 수사 결과가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나래는 2006년 KBS 21기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했다. 박나래는 <개그콘서트>에서 ‘봉숭아 학당’ 등 코너를 통해 얼굴을 알렸지만, 이후 한동안 눈에 띄는 활동이 줄어드는 공백기를 겪었다. 이 시기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외모에 대한 고민과 슬럼프를 언급하기도 했다.

승승장구
작은 거인

그러나 방송을 떠나지 않고 기회를 모색했고, 케이블 채널로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tvN <코미디빅리그> 출연은 사실상 재도약의 발판이 됐다. 장도연 등과 팀을 이뤄 선보인 분장 콩트는 큰 화제가 됐다. 신인 시절 박나래는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과장된 표현과 몸을 사리지 않는 개그 스타일을 추구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존재감은 커졌고, 무대 위에서의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나 인기를 얻게 됐다.

케이블 채널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그는 지상파 예능에서도 활약하기 시작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등 토크쇼에서 거침없는 입담을 선보였고, 그의 솔직하면서도 계산되지 않은 리액션이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박나래는 ‘게스트’가 아닌 ‘고정 멤버’로서 예능의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박나래를 탑 예능인으로 만들어 준 것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합류였다. 무지개 회원으로 합류했던 그는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견인했다. 특히 자신의 집을 ‘나래바’라고 이름 붙이고 동료 연예인들을 초대하는 콘셉트를 내세워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면서 2017년과 2018년, 2019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연이어 대상 후보에 오르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2019년에는 대상 수상에 성공하며 명실상부한 예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예능계에서 여성 단독 대상 수상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예능 포맷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색을 녹여내는 능력은 박나래를 다방면에서 활용 가능한 방송인으로 만들었다. 한때 여자 코미디언계의 침체 속에서 오랜만에 등장한 ‘대세’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박나래는 활동 과정에서 크고 작은 논란을 많이 일으켰다. 2017년 한 방송에서 불법 대출 콜센터 아르바이트 경험을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재조명되며 비판받았고, 2021년에는 주소 이전과 관련한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박나래 측은 무지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법적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밝혔고, 의혹은 크게 확산되지 않았다.

같은 해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논란도 있었다. 결혼식장에서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공개되며 지적이 제기됐고, 박나래는 “순간의 판단 착오였다”고 사과했다.

2022년 말에는 국세청 비정기 세무조사 후 수천만원의 추징금을 납부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박나래 측은 “탈세 목적은 아니었으며 세법 해석 차이에 따른 추가 납부”라고 설명했다.

“법적 절차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
공갈미수 고소 맞불…공방 장기화

특히 승승장구하던 박나래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힌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박나래는 섹드립을 기반으로 한 과감한 표현을 중심에 둔 개그 스타일이 특징이었는데, 방송 초창기부터 이 수위 조절을 두고 꾸준히 호불호가 갈렸다.

성인 대상 토크쇼나 심야 예능에서는 “솔직하고 거침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선을 넘는다”는 지적도 반복됐다. 예능 속 친분을 전제로 한 농담이었더라도 표현 방식이 과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논란이 산발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 같은 개그 스타일로 문제가 터졌던 게 2021년 ‘헤이나래’ 사건이다. 당시 박나래는 어린이 콘텐츠로 잘 알려진 크리에이터와 함께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했다. 문제는 해당 채널의 주 시청층에서 비롯됐다. 기존에 유아·초등학생 시청자가 대부분이던 채널에서 제작된 콘텐츠였다는 점에서, 박나래가 보인 개그 스타일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된 장면은 남성 인형을 활용해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한 부분이었다. 인형의 팔을 특정 부위에 끼워 넣거나, 책상 다리를 활용해 성적 행위를 연상케 하는 움직임을 취한 장면이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를 두고 “명백한 성희롱”이라고 비판했고, 특히 어린이 시청 가능성이 높은 채널에서 해당 장면이 그대로 송출된 점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반면 일각에서는 “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거나 “성인 예능 문법이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여론의 중심은 수위 조절 실패와 콘텐츠 맥락 부적절성에 대한 지적에 무게가 실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제작사 측은 관련 콘텐츠를 삭제하고 채널 운영 방향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박나래 역시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는 “미숙한 행동이었다”고 인정하며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다만 사과문 내용이 구체적인 잘못을 반성하기 보다는 “더 신중하겠다”는 취지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었다.

‘나래바’
대상까지

여론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사건 직후 출연 중이던 주요 예능프로그램에서 별도의 편집이나 사과 멘트 없이 방송을 이어가면서 제작진의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하차 요구를 제기했다.

결국 해당 프로그램은 폐지 수순을 밟았고, 박나래는 하차했다. 논란은 방송 외부로도 번졌다. 일부 시청자가 국민신문고 등에 민원을 제기했고, 경찰이 관련 사안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제기된 혐의는 공연음란, 아동청소년 관련 법 위반 가능성 등이었다.

다만 수사 결과,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해 볼 때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음란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최종적으로는 ‘혐의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이처럼 여러 논란을 겪으면서도 활동을 이어오던 박나래는 지난해 12월, 전 매니저들과의 분쟁을 계기로 다시 한번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전 매니저 2명이 박나래 소유 부동산에 대해 1억원 상당의 가압류를 신청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예고한 것이다.

전 매니저들에 따르면, 박나래는 안주 심부름과 파티 뒷정리, 술자리 참석을 강요했고, 매니저들을 24시간 대기시키는 등 사적인 업무를 반복적으로 지시했다. 가족 관련 일까지 맡기며 사실상 가사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한 매니저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들었고, 던져진 술잔에 맞아 상해를 입기도 했다. 병원 예약과 대리 처방 등 의료 관련 개인 심부름도 맡았으며, 회사 업무와 개인 비용이 혼재된 상황에서 식자재 비용과 주류 구입비 등을 제때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퇴사를 결심한 뒤 밀린 비용 정산을 요구하자 명예훼손과 사문서위조로 고소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입장이다. 전 매니저 측은 향후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될 경우, 재산 처분 가능성을 우려해 가압류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진 직후 박나래의 모친이 전 매니저 두 사람에게 각각 1000만원씩을 송금한 사실도 알려졌다. 전 매니저들은 사전 합의 없이 입금된 돈을 즉시 반환했고, 변호사를 통해 이 같은 방식의 접촉을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나래 측은 모친이 개인적으로 송금한 것이며 박나래는 이를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합의를 시도한 것은 아니며 금액은 반환받았다고 부연했다.

드립 여왕
‘헤이나래’

같은 시기 박나래 모친이 설립한 법인 ‘주식회사 앤파크’가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없이 운영됐다는 사실도 논란이 됐다. 해당 법인은 2018년 설립돼 서비스업 및 행사대행업으로 등록돼있었지만, 전속계약 종료 이후 사실상 1인 기획사 형태로 운영돼 왔다는 점에서 등록 의무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됐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중문화예술기획업을 영위하려면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며, 미등록 영업 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박나래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소속사는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전 직원들이 등록이 완료됐다고 허위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전 매니저들과의 갈등은 곧 형사 고소·고발로 번졌다.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을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퇴직금 수령 이후 전년도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했고, 그 규모가 수억원대로 확대됐다는 것이 박나래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전 매니저들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박나래를 맞고발했다.

고발장에는 회사 자금을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 남자친구를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급여를 지급했고,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거액이 송금됐으며, 모친에게도 급여가 지급됐다는 주장이다. 개인 주택 관리비와 물품 구매 등에 회사 자금이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박나래 측은 “전 매니저 중 한 명이 개인 법인을 설립해 자금을 유출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업무상 횡령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갈등이 확산되던 중 박나래가 이른바 ‘주사 이모’로 불리는 A씨로부터 불법 의료 행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피스텔이나 차량 등 의료기관이 아닌 장소에서 수액을 맞았고, 항우울제 등 전문의약품을 제공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일부 보도에서는 해외 일정이나 지방 촬영 일정 중에도 해당 인물이 동행해 링거를 놨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대리 처방 정황이 담긴 메시지와 약품 사진이 공개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공개된 약품 가운데 일부는 정신신경용제로 분류되는 약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해당 성분이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전 매니저 폭로·불법 의료 의혹 확산
모든 프로그램서 하차…중대 분수령

향정신성의약품은 의료법과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엄격히 관리되는 만큼, 처방과 투약 과정이 적법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또 A씨가 국내 의사면허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온라인상에서는 A씨가 특정 의과대학병원 출신이라고 주장했다는 내용이 확산됐으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해당 경력의 진위 여부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따라 단순한 ‘방문 링거’ 차원을 넘어 무면허 의료 행위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의혹은 확대됐다.

박나래는 “평소 다니던 병원의 의료진에게 왕진을 요청했을 뿐이며 법적으로 문제될 부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바쁜 일정으로 병원 내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합법적인 방문 진료를 받은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의혹이 잇따르자 박나래는 공식 입장을 내고 “방송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기된 사안으로 많은 이들에게 걱정과 피로를 드린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모든 것이 정리되기 전까지 활동을 멈추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매니저들과 대면해 오해와 불신을 풀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매니저 측은 “합의나 사과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후 전 매니저들은 특수상해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박나래를 형사 고소했다.

논란의 여파가 커지자, 박나래가 고정 출연 중이던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링거 같이 예약”이라는 대화가 등장했던 영상 일부가 비공개 처리되기도 했다. 또 다른 ‘링거 이모’ 존재 주장까지 나오며 무면허 의료 행위 의혹은 확대됐다.

관련 인물과 병원에 대한 추가 고발이 이어졌고, 수사 범위는 점차 넓어졌다. 같은 달 중순 박나래는 다시 한번 영상을 통해 “모든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으며, 제기된 사안은 법적 절차를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돼야 할 문제”라며 “추가적인 공개 발언은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전 매니저들은 근로기준법 위반, 임금체불, 퇴직금 과소 산정,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이유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과 프리랜서 위장 계약, 월 400시간 이상 근무 주장 등이 포함됐다. 이후 차량 내에서 원치 않는 상황을 강제 인지하게 했다는 내용의 추가 진정도 접수됐다.

법원은 초기에 신청된 박나래 자택에 대한 1억원 상당의 가압류를 인용했다. 경찰은 A씨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고,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압수수색
경찰 수사

지난 12일 박나래는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출석을 연기했다. 출석 현장에 인파가 몰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밝혔다. 조사를 회피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전 매니저들과 ‘주사 이모’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에서 박나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사 결과와 법적 판단이 향후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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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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