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1997년 2월 어느 분주한 일요일, 벨기에 ‘루벤스의 집’서 벌어진 도난 사건으로 문을 연다. 스물두살의 귀여운 연인, 브라이트비저와 앤 캐서린은 이날 상아 조각상 <아담과 이브>를 손에 넣는다. 그리고 그들이 함께 머무는 어머니 집 다락에 전시한다. 아름다운 보물로 둘러싸인 환상 속 공간서 자신들만의 컬렉션을 꾸린다. 바라보고, 쓰다듬고, 사랑하고, 또 훔친다.
아름다운 것을 사랑했던 브라이트비저는 한때 이 세상의 주인이었다. 진정한 아름다움의 뮤즈, 하나의 예술 작품과도 같은 연인과 행복했다. 다락방 곳곳에서 빛을 발하는 천상의 광채와 함께 가슴 벅차게 하루를 시작했다. 루브르 박물관서 그랬듯, 자신의 방에서도 옛 영광을 느꼈다.
그러나 집착과 강박은 고통스러운 사랑으로 이어졌다. 함께 왕국에 머물던 연인과 그 모든 범죄에 그리도 관대하던 어머니는 종국에 이르러 믿기 힘든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이야기의 중심에 자리한 ‘사랑 이야기’는 그가 훔친 수많은 작품만큼이나 매혹적이다.
연결되고 싶고 이해받고 싶은 마음,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둘러싼 온갖 형태의 사랑은 우리를 상상하지도 못한 극단으로 몰아갈 수 있음을 핀클은 보여준다. 우리가 이 기묘한 도둑을 이해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공범이 되어버리고 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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