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레커’ 돈세탁 의혹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7.30 10:11:25
  • 호수 1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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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돈이 ‘슈퍼챗’으로 둔갑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먹방 유튜버 쯔양 협박 사건 등을 계기로 유튜버 구제역과 주작 감별사(본명 전국진)가 구속됐다. 일각에선 ‘사이버 레커’가 주가조작 세력의 ‘돈세탁’을 도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라이브 방송 슈퍼챗(후원금)을 받은 유튜버가 후원자에게 다시 현금으로 되돌려준다는 것이다. 

‘사이버 레커’는 이슈의 중심에 선 인물을 비난하는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를 가리킨다. 레커는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사설 구난차에 대한 명칭인데, 이슈 유튜버가 하는 행동이 레커와 비슷해 사이버 레커라고 부른다. 간혹 이해관계에 따라 목적이 다분한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한다. 일각에선 “비판 기사를 쓰겠다며 기업 등을 협박해 광고비를 요구하는 언론사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수수료 50%

수원지법 손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공갈, 협박, 강요 등의 혐의를 받는 구제역과 주작 감별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해 수천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라덕연 등 주가조작 일당이 구제역 등 사이버 레커를 ‘자금 세탁처’로 활용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앞서 라덕연 일당은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주가조작 등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서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수익의 50%를 수수료로 받았다. 이를 정상적인 거래대금인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약 640여회(총 104억원 상당)에 걸쳐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지난 4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제8조의2 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실제로 헬스장, 식당 등을 비롯한 의외의 장소가 라덕연 일당의 자금 세탁처로 지목된 바 있다. 헬스 트레이너이자 유튜버인 황철순이 운영한 헬스장이 이들의 자금 세탁처로 이용된 사실이 지난해 드러났다. 황철순은 라스베이거스 월드챔피언십 보디빌딩대회 라이트급 세계 챔피언,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아메리카 프로 세계 챔피언 등의 경력을 지녔고 예능프로그램에 ‘징맨’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라덕연과 친분이 있던 ‘S’ 마라탕 브랜드 창업주 원모씨가 해당 헬스장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도마에 올랐다. 그는 기존 주가조작 사태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6명에 포함되지 않은 인물이었다. 원씨와 황철순은 과거 수산물 전문 쇼핑몰 사업을 함께하면서 연결됐다. 각자의 사업을 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홍보해 주는 등 수년간 친분을 유지해 온 관계로 전해진다.

원씨가 창업한 마라탕 브랜드의 서울 광진구 가맹점은 라덕연 일당의 거래 수수료 ‘카드깡’을 위해 수백만원대 메뉴를 판매한 의혹 등으로 지난해 4월27일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이들 일당은 2022년 11월 이 식당서 운용 자금 1조원 돌파를 축하하는 ‘조조파티’를 열었고 이 자리에는 가수 임창정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버와 주가조작단 ‘공생관계’
쯔양이 쏘아 올려···라덕연에 가나

다만 원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서 “주가조작이나 카드깡, 자금 세탁과는 전혀 관련이 없고 알지도 못했다”며 “(해당 매장은)가맹점이며 본사 또는 제가 알고 있거나 관여한 바는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헬스장 사내이사 등재와 관련해선 “상표권을 갖고 있었을 뿐 헬스장 운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사내이사에 등재돼있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에 지점을 둔 황철순의 헬스장은 영업 초기 60억원 이상을 투자해 스크린 골프장, 풋살장 등을 갖춘 1300평대 대규모 시설로 관심을 받았다. 황철순은 주가조작 사태가 불거지기 전, 일신상의 사유로 헬스장 대표직을 사임했다. 


라덕연은 ‘주가를 조작해 얻은 수익금 일부를 수수료로 결제받는 과정서 헬스장을 돈세탁 창구로 이용했다’고 시인했다. 또 헬스장을 비롯해 골프 아카데미, 서울의 피부과 병원 등지서 투자자에게 받은 수익금을 세탁할 때 사용했다고 했다.

지난해 투자자들은 라덕연을 포함해 주가조작 핵심 세력으로 지목된 6명에 대해 서울남부지검에 사기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당시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유튜버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레커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진 가운데, 라덕연 일당이 이들을 자금 세탁처로 이용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모 건설사 대표 김모씨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라덕연을 비롯한 주가조작 일당이 내게 투자금 명목으로 빌려간 돈은 10억이 넘는다”며 “친분을 생각해서 투자금을 갚을 때까지 몇 년을 참아왔지만, 더 기다릴 수 없어 폭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씨는 황철순에게 슈퍼카 람보르기니를 빌려줄 정도로 깊은 친분을 이어왔다. 문제는 2019년경 황철순이 헬스장 건축을 김씨에게 맡기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서 황철순은 “공사비는 대신(라덕연 일당이) 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난해 4월24일, 라덕연 등이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구속되면서 김씨는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됐다.

김씨는 “라덕연 일당은 헬스장, 식당뿐만이 아닌 사이버 레커를 비롯한 유튜버들에게 막대한 후원금을 건넸고, 이를 받은 유튜버들이 다시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슈퍼챗은 결제 한도가 없기에 범죄수익의 돈세탁 용도로 악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범죄수익, 식당·헬스장서 카드깡
한도 없는 투척 ‘자금 세탁처’로 

일부 유튜버는 사실상 범죄조직을 스폰서로 두고 활동한 셈이다.

실제로 사이버 레커의 주 수입원은 슈퍼챗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특정인의 비방 영상을 올려 인지도를 높인 뒤 광고 협찬이나 후원계좌를 통한 모금으로 수익을 올리는 수법을 써왔다.

검찰도 일부 사실을 파악한 모양새다. 지난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원석 검찰총장이 전날 전국 검찰청에 지시한 사이버 레커 수사 방침을 유튜버 구제역 등 관련 사건에 적용할 계획이다. 사이버 레커들이 특정 콘텐츠를 통해 명예훼손 등을 한 혐의가 확인되면 후원계좌 등에 대해 법원에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을 적극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몰수·추징 보전은 범죄수익으로 형성한 재산을 형 확정 전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한 임시 동결 조치다. 임시 조치라 법원서도 높은 수준의 입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비방 영상을 올린 날짜와 그 시기 후원계좌 모금이나 광고로 얻은 수익 등을 비교 분석해 범행과 수익의 인과관계가 소명되면 계좌에 대한 동결이 허가된다.


검찰은 후원계좌서 나온 돈으로 취득한 건물이나 자동차, 예금·채권 등도 잡아내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한다는 입장이다. 이후 재판을 거쳐 비방 영상 등을 통해 얻은 실제 범죄수익이 특정되면, 해당 부분에 대한 몰수·추징이 집행돼 국고로 환수된다.

그간 유튜버의 악의적 비방 영상 등에 대한 몰수·추징 보전 사례는 드물었다. 인천지검이 지난 5월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 운영자 A씨가 악의적 비방 영상 게시로 취득한 범죄수익 2억여원에 대해 법원에 기소 전 추징 보전을 신청해 인용된 사례가 있다.

검찰은 A씨가 연습생(월 1990원), 아이돌(월 4990원), 슈스(월 1만2000원), 비밀 단톡방(월 3만원) 등 여러 등급으로 구성된 유료회원제를 통해 단기간 고수익을 거두고 부동산 등을 구매한 사실을 확인해 범죄수익 동결 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 같은 사례를 다른 수사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결국 돈”

검찰 관계자는 “사이버 레커들의 목적은 결국 돈”이라며 “명예훼손 등의 형량이 높지 않은 상황서 ‘돈은 남아 있으니 몸으로 때우겠다’는 식의 행동을 몰수·추징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비방 영상으로 거둔 수익을 추징·몰수까지 하면 억제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국고로 귀속되는 추징도 방법이지만 이처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경우 국가가 피해자를 대신해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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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