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아도 훤히 보이는 민주당 전대 뻔한 결말

‘알고도 속는’ 짜고 치는 고스톱?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독무대’로 끝날 뻔한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가 3파전으로 벌어졌다. 그래도 여의도에 짙게 드리워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그림자를 걷어내기엔 역부족이다.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반전을 기대하는 것일까? 세 후보 모두 저마다의 계획을 안은 채 이 시나리오의 엔딩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다음 달 18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를 둘러싼 흥행의 불씨가 살아났다. 후보자 등록 마감을 앞두고 속속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다. 민주당 전 의원이자 ‘리틀 노무현’이란 별명을 가진 김두관 후보(이하 김 후보)가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그 뒤로 유력 주자인 이재명 후보와 원외 인사인 김지수 후보가 대열에 합류했다.

한 명의 결단
두 가지 반응

지난 9일 김 후보는 세종특별자치시의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도전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동안 이 후보의 일극체제를 비판해 왔던 만큼 그의 출마는 기정사실화된 상태였다.

이날 그는 “민주당은 역사상 유례없는 ‘제왕적 당 대표 1인 정당화’로 민주주의 파괴의 병을 키워 국민의 실망이 커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민주당 내 불거졌던 ‘어대명’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 등 추대론의 주인공인 이 후보를 직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노무현 정신은 민주당서 흔적도 없이 실종된 지 오래”라며 “지금 이 오염원을 제거하고 소독·치료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붕괴는 명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 김두관의 당 대표 출마는 눈에 뻔히 보이는 민주당의 붕괴를 온몸으로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의 출마 선언문을 두고 곳곳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 4월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서 이 후보를 지지했던 마음을 한순간에 뒤집고 비명(비 이재명)계를 자처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후보는 지난해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그는 “힘 있는 단결로 이재명 대표를 지키고 영남에 교두보를 만들어 총선을 이기겠다. 누가 민주주의와 이재명 대표를 지킬 수 있겠나”라며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공약으로는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었지만 낙선하는 데 그쳤다.

부산·경남(PK)를 겨냥한 공약은 당의 주류인 호남과 수도권 유권자의 호응을 이끌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4·10 총선을 앞두고 작심하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민주당 내 공천 파동이 크게 일 조짐이 보이자 당 지도부를 겨냥해 “국민의힘보다 더 많은 다선 의원을 험지로 보내는 ‘내 살 깎기’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남 양산을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치열한 경쟁 끝에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에 패배했다.

친(친 이재명)·비명 프레임서 벗어나 ‘할 말은 하는’ 정치인이란 평이 나왔지만 일부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수박’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게다가 이번 출마를 기점으로 김 후보가 본격적으로 이 후보와 각을 세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출마를 고심하던 무렵 김 후보의 선택을 만류하던 이들도 있었다. 이 후보를 상대로 출마를 선언하는 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후보와의 통화에서 직접 출마를 말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와 관련해 김 후보는 “‘어떻게 민주당 십자가를 지려고 하느냐’ (같이)저를 아끼는 차원서 ‘이번보다 다음에 준비해서 출마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조언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 후보가 마음을 굳히면서 몇 개월 동안 이어지던 ‘이재명 추대론’이 막판에 뒤집혔다. 압도적인 찬성 속 다시 한번 당 대표를 지낸 뒤 대권까지 물 흐르듯 넘어가려 했던 이 후보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김 후보의 날 선 연설문이 구구한 해석을 낳는 사이 이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사실상 대표직 연임을 위한 절차에 가까웠다.

이재명 맞수로 돌아온 김두관
잘려 나간 ‘친명’ 꼬리표, 왜?

지난 10일 이 후보는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준비한 출마 선언문을 한 자씩 읽어내려갔다. 이 후보는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제1정당, 수권 정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라며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 있다면 제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지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 후보는 윤석열정부를 비판하는 대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와 비전을 제시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 후보는 “단언컨대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에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 “기술인재 양성에 더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신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 등의 발언도 이어갔다.

정당의 발전 방향에 대해선 “당원 중심 대중 정당으로의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며 “당원들이 더 단단하게 뭉쳐 다음 지방선거서 더 크게 이기고 다음 대선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 강조했다. 이날 이 후보의 출마 선언은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한다는 평도 나왔다.

같은 날 한반도 미래경제포럼 김지수 대표까지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후보의 단독 출마로 예상됐던 민주당 전당대회는 3파전으로 확정됐다. 막차에 탑승한 김지수 후보는 미래 세대에 초점을 맞춰 “젊은 세대의 슬픔과 고민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출마 소신을 밝혔다.

그러나 당내 지지 세력이나 체급서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전당대회가 3파전으로 벌어져도 어대명 아성이 무너질 가능성은 극히 적다. 김 후보의 출마로 인해 이 후보의 입지가 흔들리진 않겠지만 작은 흠 하나도 확대해 해석되는 등 골치 아픈 상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약속대련
진검승부


대표적인 예로는 이 후보가 얻게 될 득표율이다. 2년 전 치러진 전당대회서 이 후보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 대표로 선출됐다. 만일 이번 투표서 이 대표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해 77.77%보다 낮은 득표율을 얻을 경우 그의 평판에 한줄기 금이 그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후보는 잃는 것보다 얻을 게 더 많다는 평이다. “단 1%의 반대 목소리도 전당대회를 통해 대변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책무”라고 밝혔지만 20~30%의 지지율로 반전을 보여줄 경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후기와 함께 비명계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수 있다.

먼 미래의 이야기지만 지금부터 인지도를 쌓아 다음 대선을 노리는 것도 예측 가능한 지점 중 하나다. 만일 이 후보가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출마가 불가능해질 때 ‘그래도 이재명과 겨뤘던 김두관’이 유권자의 뇌리에 스칠 것이란 후문이다.

이 후보의 대항마로 떠오른 김 후보는 ‘이재명 1인 정당’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비판을 가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영화 <암살>을 언급하며 “누군가는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독립을 위한 싸움은 그 자체만으로도 독립을 위한 길이기 때문에 출마를 결심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접한 이 후보의 강성 지지자들은 “그럼 이재명 대표가 당을 팔아넘겼냐는 뜻이냐”며 격분된 반응을 보였다. 차마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지만 내심 이 대표의 추대를 기대했던 초선 의원들 사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도는 모양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 후보의 출마에 “용기 있는 결단”이라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지난 11일 평산마을을 찾은 김 후보는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용기 있는 결단을 했다. 민주당이 경쟁이 있어야 역동성을 살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김두관 후보의 출마가 민주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흥행 없이
노잼으로?

이에 김 후보 역시 “민주당을 구하는 큰일이라 계산 없이 나섰다”며 “최고위원 후보가 5인5색이 아니라 5인1색 될 것 같다. 다양성이 실종된 당의 현주소를 국민이 많이 불편해한다”고 화답했다.

오히려 김 후보의 출마를 반색하는 이들도 있다. 흥행 요소가 전혀 없는 ‘노잼 전당대회’로 끝날까 노심초사했지만 두 후보의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평이다. 이 후보에게만 쏠릴 뻔한 부담과 ‘이재명 일극체제’라는 비판적인 여론을 희석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툭’ 튀어나온 김 후보에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와의 관계성을 놓고 여러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특히 두 사람이 사전에 합을 맞춘 ‘약속 대련’이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 후보는 단독 출마라는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김 후보는 정치 활동반경을 넓힐 수 있는 이른바 ‘윈윈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김두관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데 의의를 뒀을 것”이라며 “2026년 지방선거가 있지 않은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정치적 활동반경을 가늠하는 시간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PK와 친노(친 노무현), 친문(친 문재인) 세력까지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지만 이 후보에게 큰 위협이 될 것 같진 않다. 지난 총선서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한 무수히 많은 비명계가 당을 떠났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다들 알고 있다”며 “이번 양자 대결은 당의 건강한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후보는 2010년 경남도지사를 비롯한 여러 굵직한 자리를 맡아왔으며 한때 대권주자로 거론되기도 했던 인사다. 비록 이번 총선서 고배를 마셨지만 2026년 전국동시지방선거서 승부수를 던져볼 만하다. 이번 전당대회서 거대 야당의 수장인 이 후보와 겨뤄봄으로써 스스로의 체급을 확인할 좋은 기회기도 하다.

민주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김두관 후보의 경우 ‘내가 이재명에 비해 뭐가 부족한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보면 김두관 후보는 부족함이 없다. 다만 이번 총선서 떨어진 게 마이너스로 작용했을 뿐, 당 대표에 도전하고 또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면 고착된 민주당에 작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김 “내 나이가 몇인데…내 정치해야”
지선 생각 없다는데…혹시 또 대선?

약속 대련 의혹에 대해 양측 모두 선을 그었다. 특히 김 후보는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제 나이가 몇 살인데 제 정치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박했다.

‘2026년 지방선거를 위해 출마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2010년 경남도지사를 지낸 후 도정에 돌아가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다음 지방선거가 워낙 중요해서 이번에 당 대표를 맡게 되면 기초광역의회 후보 공천 시스템을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도지사에 도전할 의사는)전혀 없다”고 답했다.

약속 대련이든 진검승부든 이번 전당대회서 승기를 거머쥘 사람은 결국 이 후보일 것이란 회의적인 시선이다. 아무리 결투의 장을 넓히고 후보군이 많아도 7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한 이 후보를 꺾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에서다.

김두관 후보와 김지수 후보의 출마는 이 후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장치라는 비판이 계속해서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민주당에서는 김 후보가 주장한 ‘제왕적 대표’라는 표현과 약속 대련에 공감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당원의 선택을 받아 다시 한번 당 대표직에 도전했을 뿐, 당 차원서 어떠한 압력도 외압도 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이재명 대표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천준호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서 “이 후보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를 문제 삼는 건 제한적 관점이라 본다”며 “다수의 지지를 받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의미가 있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으로 다양성 자체를 목표로 해서 경쟁구도를 만들고 지지를 조정할 필요는 없지 않나”라며 현 상황은 정치권 안팎서 제기되는 일극체제가 아닌 당원 중심 체제로 당이 전환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당대회 대진표가 구성됐지만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강성 지지자 한 명 한 명을 찾아가 다독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렇다 보니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심리적 분당’의 원인이었던 친·비명간의 갈등이 재점화될까 마음졸이는 이들도 있다.

그래도
‘어대명’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최요한 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이 건강하단 증거”라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우리나라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 민주주의 체제로 들어섰다. 지금까지 우여곡절을 겪었고 그 사건들이 중첩되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한 겹씩 쌓여갔다. 지금도 그런 과정”이라며 “이 후보의 77.77% 지지율이 깨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데 이는 큰 문제가 아니며 내부서 여러 이견이 나올 수 있다. 세 명의 후보 모두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당원도 거기에 맞게 한 표를 던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치 집단에서는 갈등이 필연적”이라며 “일각서 제기되는 계파 분열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용감한 도전자 김지수는 누구?

이재명·김두관 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할 김지수 후보는 1986년생으로 민주당서 꾸준히 활동해 온 청년·원외 인사다.

그는 재단법인 ‘여시재 북경사무소’ 소장 출신으로 한반도 미래경제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2022년에는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도 도전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출마 선언문을 통해 “미래 세대를 대표해 두려움을 무릅쓰고 당 대표에 출마한다”며 “저의 도전이 대한민국에 작지만 큰 파동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이 있었다”며 “제가 도전하지 않으면 이번 전당대회서 언급되지 않을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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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