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오피스텔에 서광이 비친다

저금리 바람과 아파트 규제로 승승장구하던 오피스텔이 극심한 침체기에 빠졌다. 규제가 대폭 완화된 아파트에 밀려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부동산 호황기 당시 지나치게 가격이 높아진 아파트의 대체제로 주목받으며 시장을 확대해 왔지만, 2020년부터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돼 중과세 대상이 되면서 위축을 피하지 못했다. ‘직방’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6만3010건에 달했던 오피스텔 거래량은 2022년 4만3558건, 지난해 2만6696건까지 줄어들며 2년 연속 30%대 감소를 보였다.

불황기
호황기

그러나 올해 들어 오피스텔 시장 임대 수요가 다시 늘고, 정부에서도 신축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규제 완화를 단행하면서 조금씩 시장이 개선되는 분위기다. 빌라 등으로 빠졌던 임대 수요가 전세 사기가 크게 불거지자 다시 오피스텔 월세로 돌아온 것. 

소형 오피스텔 수익률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투자 시점을 저울질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매값이 낮아진 데다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태로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정부가 신축 소형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정책을 내놓아 오피스텔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전문가들은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의 저렴한 소형 오피스텔은 월세 수요가 꾸준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난 1월 5.27%를 기록했다. 오피스텔 수익률은 2022년 3월(4.73%) 이후 22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전국에서 대전(7.54%)의 오피스텔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세종(6.30%) 광주(6.10%) 등 지방 오피스텔도 6%를 웃돌았다. 수익률이 상승하는 이유는 매매가격 하락 속에 월세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극심한 침체 ‘찬밥 신세’
그래도 되는 곳은 된다고?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20 22년 7월(-0.03%)부터 지난 1월(-0.14%)까지 19개월 연속 내렸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1월 전달보다 0.07% 상승하며 8개월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입지가 좋은 소형 오피스텔은 청약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일 청약을 받은 서울 서대문구 영천동 ‘경희궁 유보라 오피스텔’은 11실(전용면적 21~ 22㎡) 모집에 999명이 몰려 평균 90.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가 도심에 조성돼 임대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는 기대에 청약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인 가구 증가도 도심 오피스텔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인 가구는 750만2350가구로, 전체 가구의 34.5%에 달했다. 2030년에는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텔 신규 공급은 급감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3073실로 집계됐다. 지난해(1만4305실)의 4분의 1 수준이다. 2011년(3052실) 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내년 입주 물량은 1803실 수준으로 예상된다.

1인 가구
공급 급감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월세가 가능한 소형 오피스텔에 투자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업계에서는 오피스텔 거래가 2022년 하반기 월 1만건 이하로 떨어진 이후 월 5000건 안팎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세 수요가 풍부한 지역에서 꾸준히 수익을 낼 ‘옥석’을 골라야 하는 이유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흐름을 볼 때 오피스텔은 자본 이익(시세 차익)보다는 안정적인 월세 수익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며 “월 수익률 5~6%를 낼 수 있는 입지의 오피스텔은 다른 투자 상품과 비교해도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소형 신축 오피스텔 투자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1·10대책을 통해 올해와 내년 준공하는 전용 60㎥ 이하 소형 신축 오피스텔, 빌라 등을 살 때 취득세를 최대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취득세와 양도세, 종합부동산세를 산정할 때 주택 수에서도 빼준다.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선 매매가 기준 수도권은 6억원, 지방은 3억원 이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여전히 금리는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자금력을 갖추지 않고 섣불리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임대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역세권, 직주근접 입지의 오피스텔의 수익성은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 분양(예정) 오피스텔.

 

 

▲이문 아이파크 자이 오피스텔 IM 594=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휘경 뉴타운 내 분양하는 ‘이문 아이파크 자이 오피스텔 IM594’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149-8번지 일원에 위치한다. 지하 4층~지상 25층 1개동, 전용 24~52㎡ 총 594실로 조성된다. 이 중 584실이 일반분양 물량. 

타입별 호실수는 24㎡A 528실, 36㎡B 22실, 39㎡D 22실, 52㎡C 22실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전용 24㎡ 2억4800만~2억7100만원, 36㎡ 3억2200만~3억3600만원, 39㎡ 3억38 00만~3억5300만원, 52㎡ 4억2400만~4억4100만원대에 책정됐다.

전용 24㎡는 스튜디오 타입으로 구성해 침대를 2개를 배치할 수 있는 평면설계를 적용했다. 소형이지만 넉넉한 공간 구조로 최대 2인1실로 사용 가능하게 했다. 드레스룸 용도의 수납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생활 편의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다른 타입들도 1·2인가구가 거주하기에 적절한 소형 타입 위주로 구성됐다. 전용 36㎡, 39㎡는 방 1개와 거실 1개로 공간을 분리했다, 전용 52㎡는 방 2개, 거실 1개를 비롯해 드레스룸 용도의 수납공간까지 마련해 2인 가구가 살기 최적의 공간을 구성했다.

전세 버리고 
월세 노려야

지난해 10월 분양해 현재 대부분 계약이 마무리된 4321가구 대단지 아파트와 함께 조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1·10대책의 수혜단지로 주목받는다. 올해부터 2년간 준공되는 60㎡ 이하, 수도권 6억원·지방 3억원 이하의 소형 신축 주택(아파트 제외)을 매입하면 취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산정 시 주택수에서 제외된다. 해당 단지의 입주 예정 시기는 내년 11월으로, 이번 규제 해제 조건에 모두 부합하고 있어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수 있다.

 

 

▲강동역 SK 리더스뷰= 서울 강동구에서 SK에코플랜트가 공급하는 오피스텔 ‘강동역 SK 리더스뷰’는 계약금 제로 프로모션을 실시 중이다. 계약금 5%, 페이백 5%, 나머지 5%는 잔금으로 진행된다. 지하 6층~지상 20층, 총 3개동에 오피스텔 전용 84~99㎡의 중·대형으로 378실로 구성되는 ‘강동역 SK 리더스뷰’는 1만5000㎡ 규모의 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단지는 84~99㎡의 중·대형 평면으로 주방에는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 냉동고, 김치냉장고, 3구 하이브리드 쿡탑, 전기오픈 및 침니형 후드가 제공된다. 거실과 모든 침실에 시스템 에어컨이 설치된다. 또한 주방 벽, 상판과 거실 아트월에는 세라믹 타일이 무상 제공된다.


수익률 22개월째↑
시세 차익은 ‘글쎄’

주변 고덕비즈밸리, 강동첨단업무단지,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등 각종 개발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고덕비즈밸리는 올해 조성이 완료되면 약 1만5000여명 이상이 근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케아, 영화관, 쇼핑몰 등으로 구성된 대형 복합 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강동첨단업무단지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 세스코를 비롯한 4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엔지니어링복합단지에는 엔지니어링 산업을 기반으로 3D설계, O&M을 접목한 디지털 엔지니어링 복합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 오피스텔= 임대 수요가 풍부한 지역에 조성되는 주상복합 내 오피스텔도 눈길을 끈다. GS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짓는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 오피스텔’ 3단지와 5단지는 분양 중이다. 3단지 271실(전용 39㎡)과 5단지 271실(전용 39㎡) 등 542실을 공급한다. 분양가는 최고 2억2700만원이다.

1·2단지는 지하 1층~지상 29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3~5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47층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함께 조성된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84~208㎡(약 25~63평),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39㎡(약 12평)로 구성된다. 단지별 가구 수는 1단지 아파트 469가구, 2단지 아파트 548가구, 3단지 아파트 597가구·오피스텔 271실, 4단지 아파트 504가구, 5단지 아파트 610가구, 오피스텔 271실이다.

단지 규모에 걸맞은 커뮤니티 시설도 강점이다. 피트니스클럽, 사우나, 게스트하우스, 어린이집, 경로당 등을 비롯해 스카이라운지도 들어설 예정이다. 각 가구에는 자이 브랜드의 토털 에어솔루션 시스템인 ‘시스클라인’이 설치돼 365일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월패드, 모바일 앱 등 자이 홈네트워크 시스템과 연동해 생활에 편리함을 더했다.

“섣불리 구입
아직은 주의”


송도국제도시를 대표하는 송도11공구인 만큼 굵직한 개발 호재도 대기하고 있다. 단지 남쪽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총 7조5000억원을 들여 공장 4개 규모의 제2바이오캠퍼스 조성에 착수했고,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들어설 계획이다. 북쪽으로는 연세사이언스파크(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 사업도 진행 중이다. 대규모 연구개발(R&D) 용지가 총 13개 블록에 배치돼 있어 탄탄한 직주 근접 수요를 갖추고 있다.

송도11공구 녹지 인프라의 핵심인 워터프런트 입지로 쾌적한 주거 환경도 갖췄다. 송도국제도시 중 워터프런트가 계획된 곳은 11공구가 유일하다. 특히 일부 가구에서는 워터프런트 영구 조망이 가능하다. 송도11공구 워터프런트는 폭 40~60m에 달하는 총길이 4.98㎞의 인공 수로다. 중앙의 워터프런트와 호수공원을 둘러싸고 고급 주택, 상업 시설, 문화·예술 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단지에서 호수공원과 워터프런트를 도보로 쉽게 오갈 수 있게 된다. 상업 시설들은 최대 높이가 30m 이내여서 워터프런트 주변 아파트들의 조망권을 방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터프런트는 바닷물 유입, 빗물 저장 기능을 하는 만큼 수질 개선과 방재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송도의 다른 공구에 조성된 워터프런트들도 폭우 시 침수 피해를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