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대출로 내 집 마련

지난 1월29일부터 시작된 신생아 특례대출에 지난달 16일까지 3조3928억원(1만3458건)이 접수되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신규 분양 단지 가운데 분양가 9억원 이하인 동시에 택지지구 또는 도시개발로 공급되는 단지는 신생아 특례대출 혜택을 볼 수 있어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지난해 1월1일 이후 출생한 아이를 가진 가구 중 부부 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등 요건을 갖추면 9억원 이하 주택에 저리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되는 정부 지원사업이다. 금리는 소득·대출기간·우대금리 등에 따라 연 1.6~3.3%가 적용된다.

활기 더할 
불쏘시개?

신생아 특례대출이 출시 첫날인 지난 1월29일 신청자를 확 끌어모으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시행 종료되고 주택 매매시장 거래가 얼어붙은 상황서 신생아 특례대출이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더할 새로운 ‘불쏘시개’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다만 지난해 1월1일 이후 출생아부터 적용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주가 제한적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파격적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1월29일 오전 9시부터 구입자금대출인 ‘신생아 특례 디딤돌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인 ‘신생아 특례 버팀목대출’ 신청을 받았다.


신생아 특례 디딤돌대출은 대출 접수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무주택 세대주 및 1주택 세대주(대환대출)에 대해 연 1.6~3.3% 저리로 5억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DTI(총부채상환비율) 60%, LTV(담보인정비율) 70% 이내(생애최초 80%) 이내로 최고 5억원까지 대출 가능하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적용되지 않는다. 부부 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가액 4억6900만원 이하면 받을 수 있다. 대상 주택은 전용 85㎡ 이하(읍·면 100㎡)이고 평가액 9억원 이하여야 한다.

신생아 특례 버팀목대출은 대출 접수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무주택 세대주이면서 부부 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가액 3억4500만원 이하인 경우가 대상이다. 연 1.1~3.0% 저리로 3억원까지 대출된다. 임차보증금 5억원(비수도권 4억원), 전용 85㎡ 이하(읍·면 100㎡) 주택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주택도시기금 기금e든든’ 사이트에는 이 상품 출시 첫날 하루 종일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비스 접속 대기 안내’ 화면이 떴다. 1월29일 오전 9시40분께 접속하자 대기자가 약 1000명에 달해 1시간16분을 기다려야 했다. 오후에도 동시접속 사용자가 많아 대기시간이 길었다.

서버가 다운된 건 아니고 신청자가 갑자기 몰려서 대기시간이 발생했다. 시작 일을 공지했을 뿐 마감 기한은 없다. 선착순 개념도 아닌데 초반이라 그런지 빨리 신청하려는 수요가 좀 있는 듯하다고 HUG 관계자는 전했다.

이러한 인기가 부동산 매수심리 회복에 탄력을 줄지 주목되고 있다. 2022년 말 증가 전환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8월(3899건)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이 종료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부 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9억원 이하 주택 저리로 최대 5억원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구입자금대출과 전세자금반환대출, 대환대출 모두 가능하고 실거주 의무도 없어 시장 회복에 기여했었다. 40조원 규모였던 특례보금자리론과 달리 27조원 규모로, 예정된 신생아 특례대출은 적용 대상도 한정적이라 파급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수혜 대상을 약 40만가구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부터 적용되는 만큼 현재 1년치 수요가 누적된 상황이라 연초에는 대출 신청도 많고 거래량이 단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적용 대상이 전체 가구의 2%에 불과해 시장 전체 거래량을 크게 증가시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당장은 대출 신청이 많겠지만 주택구입자금대출보다 전세자금대출, 대환대출 위주일 듯하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대출일로부터 1개월 내에 대출받은 주택에 전입 후 1년 이상 실거주를 유지해야 하는 조건도 부담이다. 정책 취지상 투자 수요를 배제하고 실수요자만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대출 신청자는 더 적을 수 있다.

업계는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이 시장 회복에 기여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집값 전망 자체가 불투명해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주택 구입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수요자 위주로만 시장에 유입된다는 점에서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만큼 강렬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상자가 아닌 경우 지난 1월9일부터 시작된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신생아 특례대출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신생아 대출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1억3000만원 이하인 차주에 적용하는 금리가 최고 연 3.30%인데 시중 은행도 3%대 주담대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수혜 대상 
40만가구

실제 대환대출 플랫폼이 들어오면서 은행 간 금리 경쟁이 붙어 자금 이동이 굉장히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최근 주담대 금리가 3% 중반까지 떨어진 만큼 신생아 특례대출의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신규 분양 아파트 신생아 특례대출의 경우 입주 시점에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때 신청 가능하다. 단, 사업 유형에 따라 대출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분양 아파트는 입주 시점에 ‘미등기’ 상태인 만큼 주택도시기금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제약을 둔 것이다.

우선 재개발·재건축 분양 아파트는 입주 시점에 바로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없다.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분쟁, 추가 분담금, 입주민 관리처분 인가 동의 거부 등이 발생하면 등기가 몇 년씩 늦춰질 수 있다. 즉 금융권 입장서 담보로 잡을 아파트가 실제 대출자한테 소유권 이전이 언제 될지 가늠하기 어려워 대출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신도시 및 도시개발구역서 공급되는 아파트의 경우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는 데 문제가 없다. 정비사업과는 달리 등기 지연 우려가 없다. 다만 규모에 있어 세대수가 300세대 이상이어야 하며, 대출 신청은 사용 승인 이후 6개월 이내여야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다.

선뜻 나서기…
집값 불투명

신생아 특례대출은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는 30대에도 유리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이들 연령대 구매 열기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의 ‘2023년 전국 아파트 연령대별 거래량’을 살펴본 결과 30대가 26.6%를 차지해 40대(25.8%)를 웃돌았다. 2019년 조사 이후 30대가 40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30대의 내 집 마련 열기가 여전히 살아 있고, 정부 복지 목적 대출이라는 점에서 젊은 세대 관심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대부분 재개발·재건축으로 공급되며 9억원 미만으로 나오는 경우를 찾기 어려워 인천 등 서울 인접 지역서 신생아 특례대출 요건을 갖춘 신축 아파트가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신생아 특례대출이 가능한 신규 분양 아파트.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인천 서구 왕길동에 ‘왕길역 로열파크씨티’가 분양 중이다. 1500세대 대단지로, 전용면적 59·74·84·99㎡ 모든 타입서 신생아 특례대출이 혜택이 가능하다. 전매제한 기간은 6개월이며 실거주 의무도 적용받지 않는다. 금융 혜택으로 계약금(10%)을 납부하면, 중도금은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구매 부담도 크게 낮췄다.

‘한도 충분’ 연말까지 신청 가능
꺾인 매수심리 이참에 살아날까?

올해 9월 입주하는 리조트특별시 첫 번째 시범단지로 시공은 주택 명가 대우건설이 맡았다. 조경은 대한민국 조경 분야 1위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이 맡았다.

▲영통역자이 프라시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일원에 들어서는 ‘영통역자이 프라시엘’ 아파트가 미분양 잔여 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3층, 총 472가구 규모다. 전용면적은 84㎡A 201가구, 84㎡B 109가구, 84㎡C 107가구, 84㎡D 35가구, 100㎡ 20가구로 구성된다. 2026년 하반기 입주 예정. 

단지는 남향 위주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다. 피트니스클럽, 골프연습장, 필라테스 등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갖춰진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으나, 용인은 다양한 개발 호재와 우수한 교통여건으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빠르게 소진 중”이라고 전했다.

경기에서는 영통·망포 생활권에 속한 영통역자이 프라시엘(472세대)도 전용면적 84㎡ 452세대에 한해 대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세대수 95%에 해당한다. 전매제한도 6개월로 짧다.

▲평택 브레인시티 중흥S-클래스= 지제역 인근에 위치한 미분양 아파트 ‘평택 브레인시티 중흥S-클래스’가 선착순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16개동, 총 1980세대 규모다. 전용면적 59㎡, 84㎡로 구성된다. 입주는 2027년 2월 예정.

1980세대 모두 신생아 특례대출이 가능하다. 파주 힐스테이트 더 운정의 경우 아파트 744세대 가운데 펜트하우스(6세대)를 제외한 전용면적 84㎡ 738세대가 신생아 특례대출 혜택을 볼 수 있다. 입주 전 전매도 가능하다. 청약통장은 필요 없고 실거주 의무와 재당첨 제한도 없다.

서울 인접지
신축 아파트

단지는 잔디마당과 어린이 물놀이터, 아트놀이터, 자작나무원, 청유원 등 조경 특화 설계가 적용된다. 피트니스센터를 비롯해 GX룸, 실내골프연습장, 다목적 실내체육시설 등이 들어선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CGV, 롯데시네마 등이 인근에 위치하고 은행·병원·약국 등 다양한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중심상업지구가 가깝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부지도 인근에 계획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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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