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대출로 내 집 마련

지난 1월29일부터 시작된 신생아 특례대출에 지난달 16일까지 3조3928억원(1만3458건)이 접수되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신규 분양 단지 가운데 분양가 9억원 이하인 동시에 택지지구 또는 도시개발로 공급되는 단지는 신생아 특례대출 혜택을 볼 수 있어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지난해 1월1일 이후 출생한 아이를 가진 가구 중 부부 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등 요건을 갖추면 9억원 이하 주택에 저리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되는 정부 지원사업이다. 금리는 소득·대출기간·우대금리 등에 따라 연 1.6~3.3%가 적용된다.

활기 더할 
불쏘시개?

신생아 특례대출이 출시 첫날인 지난 1월29일 신청자를 확 끌어모으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시행 종료되고 주택 매매시장 거래가 얼어붙은 상황서 신생아 특례대출이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더할 새로운 ‘불쏘시개’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다만 지난해 1월1일 이후 출생아부터 적용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주가 제한적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파격적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1월29일 오전 9시부터 구입자금대출인 ‘신생아 특례 디딤돌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인 ‘신생아 특례 버팀목대출’ 신청을 받았다.

신생아 특례 디딤돌대출은 대출 접수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무주택 세대주 및 1주택 세대주(대환대출)에 대해 연 1.6~3.3% 저리로 5억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DTI(총부채상환비율) 60%, LTV(담보인정비율) 70% 이내(생애최초 80%) 이내로 최고 5억원까지 대출 가능하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적용되지 않는다. 부부 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가액 4억6900만원 이하면 받을 수 있다. 대상 주택은 전용 85㎡ 이하(읍·면 100㎡)이고 평가액 9억원 이하여야 한다.

신생아 특례 버팀목대출은 대출 접수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무주택 세대주이면서 부부 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가액 3억4500만원 이하인 경우가 대상이다. 연 1.1~3.0% 저리로 3억원까지 대출된다. 임차보증금 5억원(비수도권 4억원), 전용 85㎡ 이하(읍·면 100㎡) 주택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주택도시기금 기금e든든’ 사이트에는 이 상품 출시 첫날 하루 종일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비스 접속 대기 안내’ 화면이 떴다. 1월29일 오전 9시40분께 접속하자 대기자가 약 1000명에 달해 1시간16분을 기다려야 했다. 오후에도 동시접속 사용자가 많아 대기시간이 길었다.

서버가 다운된 건 아니고 신청자가 갑자기 몰려서 대기시간이 발생했다. 시작 일을 공지했을 뿐 마감 기한은 없다. 선착순 개념도 아닌데 초반이라 그런지 빨리 신청하려는 수요가 좀 있는 듯하다고 HUG 관계자는 전했다.

이러한 인기가 부동산 매수심리 회복에 탄력을 줄지 주목되고 있다. 2022년 말 증가 전환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8월(3899건)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이 종료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부 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9억원 이하 주택 저리로 최대 5억원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구입자금대출과 전세자금반환대출, 대환대출 모두 가능하고 실거주 의무도 없어 시장 회복에 기여했었다. 40조원 규모였던 특례보금자리론과 달리 27조원 규모로, 예정된 신생아 특례대출은 적용 대상도 한정적이라 파급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수혜 대상을 약 40만가구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부터 적용되는 만큼 현재 1년치 수요가 누적된 상황이라 연초에는 대출 신청도 많고 거래량이 단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적용 대상이 전체 가구의 2%에 불과해 시장 전체 거래량을 크게 증가시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당장은 대출 신청이 많겠지만 주택구입자금대출보다 전세자금대출, 대환대출 위주일 듯하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대출일로부터 1개월 내에 대출받은 주택에 전입 후 1년 이상 실거주를 유지해야 하는 조건도 부담이다. 정책 취지상 투자 수요를 배제하고 실수요자만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대출 신청자는 더 적을 수 있다.

업계는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이 시장 회복에 기여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집값 전망 자체가 불투명해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주택 구입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수요자 위주로만 시장에 유입된다는 점에서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만큼 강렬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상자가 아닌 경우 지난 1월9일부터 시작된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신생아 특례대출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신생아 대출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1억3000만원 이하인 차주에 적용하는 금리가 최고 연 3.30%인데 시중 은행도 3%대 주담대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수혜 대상 
40만가구

실제 대환대출 플랫폼이 들어오면서 은행 간 금리 경쟁이 붙어 자금 이동이 굉장히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최근 주담대 금리가 3% 중반까지 떨어진 만큼 신생아 특례대출의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신규 분양 아파트 신생아 특례대출의 경우 입주 시점에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때 신청 가능하다. 단, 사업 유형에 따라 대출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분양 아파트는 입주 시점에 ‘미등기’ 상태인 만큼 주택도시기금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제약을 둔 것이다.

우선 재개발·재건축 분양 아파트는 입주 시점에 바로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없다.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분쟁, 추가 분담금, 입주민 관리처분 인가 동의 거부 등이 발생하면 등기가 몇 년씩 늦춰질 수 있다. 즉 금융권 입장서 담보로 잡을 아파트가 실제 대출자한테 소유권 이전이 언제 될지 가늠하기 어려워 대출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신도시 및 도시개발구역서 공급되는 아파트의 경우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는 데 문제가 없다. 정비사업과는 달리 등기 지연 우려가 없다. 다만 규모에 있어 세대수가 300세대 이상이어야 하며, 대출 신청은 사용 승인 이후 6개월 이내여야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다.

선뜻 나서기…
집값 불투명

신생아 특례대출은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는 30대에도 유리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이들 연령대 구매 열기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의 ‘2023년 전국 아파트 연령대별 거래량’을 살펴본 결과 30대가 26.6%를 차지해 40대(25.8%)를 웃돌았다. 2019년 조사 이후 30대가 40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30대의 내 집 마련 열기가 여전히 살아 있고, 정부 복지 목적 대출이라는 점에서 젊은 세대 관심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대부분 재개발·재건축으로 공급되며 9억원 미만으로 나오는 경우를 찾기 어려워 인천 등 서울 인접 지역서 신생아 특례대출 요건을 갖춘 신축 아파트가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신생아 특례대출이 가능한 신규 분양 아파트.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인천 서구 왕길동에 ‘왕길역 로열파크씨티’가 분양 중이다. 1500세대 대단지로, 전용면적 59·74·84·99㎡ 모든 타입서 신생아 특례대출이 혜택이 가능하다. 전매제한 기간은 6개월이며 실거주 의무도 적용받지 않는다. 금융 혜택으로 계약금(10%)을 납부하면, 중도금은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구매 부담도 크게 낮췄다.

‘한도 충분’ 연말까지 신청 가능
꺾인 매수심리 이참에 살아날까?

올해 9월 입주하는 리조트특별시 첫 번째 시범단지로 시공은 주택 명가 대우건설이 맡았다. 조경은 대한민국 조경 분야 1위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이 맡았다.

▲영통역자이 프라시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일원에 들어서는 ‘영통역자이 프라시엘’ 아파트가 미분양 잔여 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3층, 총 472가구 규모다. 전용면적은 84㎡A 201가구, 84㎡B 109가구, 84㎡C 107가구, 84㎡D 35가구, 100㎡ 20가구로 구성된다. 2026년 하반기 입주 예정. 

단지는 남향 위주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다. 피트니스클럽, 골프연습장, 필라테스 등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갖춰진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으나, 용인은 다양한 개발 호재와 우수한 교통여건으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빠르게 소진 중”이라고 전했다.

경기에서는 영통·망포 생활권에 속한 영통역자이 프라시엘(472세대)도 전용면적 84㎡ 452세대에 한해 대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세대수 95%에 해당한다. 전매제한도 6개월로 짧다.

▲평택 브레인시티 중흥S-클래스= 지제역 인근에 위치한 미분양 아파트 ‘평택 브레인시티 중흥S-클래스’가 선착순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16개동, 총 1980세대 규모다. 전용면적 59㎡, 84㎡로 구성된다. 입주는 2027년 2월 예정.

1980세대 모두 신생아 특례대출이 가능하다. 파주 힐스테이트 더 운정의 경우 아파트 744세대 가운데 펜트하우스(6세대)를 제외한 전용면적 84㎡ 738세대가 신생아 특례대출 혜택을 볼 수 있다. 입주 전 전매도 가능하다. 청약통장은 필요 없고 실거주 의무와 재당첨 제한도 없다.

서울 인접지
신축 아파트

단지는 잔디마당과 어린이 물놀이터, 아트놀이터, 자작나무원, 청유원 등 조경 특화 설계가 적용된다. 피트니스센터를 비롯해 GX룸, 실내골프연습장, 다목적 실내체육시설 등이 들어선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CGV, 롯데시네마 등이 인근에 위치하고 은행·병원·약국 등 다양한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중심상업지구가 가깝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부지도 인근에 계획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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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