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안에 영화관이 있다고?

대형 건설사가 짓는 브랜드 & 대단지가 분양시장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입지나 상품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면서 시세를 리딩하는 경우도 많아서다. 

차별화된 주민 이용시설을 갖춘 3000가구 이상의 매머드급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규모감 있는 커뮤니티, 조경은 물론 브랜드 프리미엄까지 갖추고 있다 보니 시장 침체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입주 이후에는 분양가 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 동안 서울 및 수도권서 공급된 3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 가운데 입주를 마친 19개 단지를 대상으로 시세를 조사한 결과 분양가보다 수천만원서 수억원 이상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머드급
규모의 품격

가장 최근 입주한 3432가구 규모의 ‘수원센트럴아이파크자이’ (2023년 7월 입주) 전용 84㎡는 입주 당시 8억1136만원(15층)에 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2020년 6월 분양 당시 분양가보다 1억5000만원가량 가격이 오른 것이다. 분양 당시 시장 호황 이후 최근 시장침체를 겪은 가운데서도 가격이 다시 빠르게 반등하며 현재 8억8000만원~9억원 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2월 입주를 시작한 ‘일루미스테이트’ 역시 전용 84㎡가 6억6000만원(18층)에 거래되며 분양가 대비 약 1억3000만원가량 프리미엄이 붙었다. 입주 당시 상황이 안 좋았음에도 분양가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고, 현재는 8억~9억원대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부동산 침체기에 분양했던 단지들도 입주 이후에는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을 보였다. 2013년 7월 ‘DMC파크뷰자이’는 청약 당시 미달이었지만 2015년 10월 입주 이후에는 전용 84㎡ 기준 분양가 대비 8000만~1억원가량의 웃돈이 붙은 6억2000만~6억4000만원 선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현재 12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3000가구 넘는 대단지에 수요자 관심↑
브랜드 프리미엄에 차별화된 이용시설

신규 대단지 아파트는 일반적인 커뮤니티시설을 넘어 쇼핑몰, 영화관, 대규모 수영장 등의 편의시설을 조성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영화관, 대형학원, 스카이라운지, 삼식 제공 등의 서비스를 운영·관리하기 유리해 매머드급 단지마다 다양한 이용시설을 선보이고 있다.

희소성을 갖춘 주민시설은 지역 내 랜드마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서 지난해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는 10개 레인을 갖춘 수영장이 조성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근에 대림아크로빌, 타워팰리스 등 고급 주거단지에도 수영장이 있지만 10개 레인을 갖춘 대형 수영장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대단지는 분양 성적도 좋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경기 화성시에 분양된 1227가구 규모의 ‘동탄레이크파크자연&e편한세상’은 1순위 청약에 당시 최다 청약 접수가 이뤄지면서 평균 240.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서울 동대문구에 분양된 ‘래미안라그란데’ 역시 총 3069가구의 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하며 일반공급 468가구 모집에 3만7000여명이 몰려 평균 79.11대1의 경쟁률로 전 평형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집값도 크게 올랐다. 1500가구 이상 대단지가 평균 763만원이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000~1499가구 단지가 629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300가구 미만 단지는 553만원 오르는 데에 그쳤다. 

클수록
오른다

지난해 부동산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 때도 큰 단지들은 회복 속도도 빨랐다. 부동산 114자료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7~10월)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규모별 가격 상승률을 보면 1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0.38%, 1000세대~1500세대 미만 0.06%, 700~1000세대 미만 0.04% 올랐다.

반면 500~700세대 미만 -0.03%, 300~500세대 -0.08%, 300세대 미만 -0.02% 등을 기록하며 면적이 클수록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미니 신도시로 불릴 만큼 규모가 큰 3000가구 이상 매머드급 단지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3000가구 이상 단지는 압도적인 규모서 얻는 랜드마크 효과를 비롯해 인근으로 교통, 쇼핑, 문화 등 각종 개발 호재들이 집중돼 향후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수요자들은 비슷한 입지라면 안정성이 높은 매머드급 단지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대단지는 관리비 절감, 생활 인프라스트럭처 발전 등의 프리미엄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수도권서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두고 있는 3000가구 이상 대단지.

▲트리우스 광명=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광명시에 공급하는 선시공 후분양 아파트 ‘트리우스 광명’이 미분양 잔여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잔여 물량 해소를 위해 기존 계약금을 10%서 5%로 낮춰 수요자들의 입주 부담을 최소화했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 일원 광명2R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탄생하는 아파트로, 1순위 청약에서 전용 36~102㎡ 517가구 모집에 2444명이 몰려 평균 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 동, 총 3344가구로 전용면적 36~102㎡로 구성된다.

남향 위주로 배치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고, 안방 드레스룸을 비롯해 다양한 수납공간을 갖췄다.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시설로 실내골프클럽, 사우나, 피트니스클럽, 독서실, 북카페, 라운지, 작은도서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이 들어선다.

미분양 물량
빠르게 소진


선착순 동호 지정이 가능하고,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발코니 확장 무료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입주는 올해 12월 예정.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1호선 개봉역을 도보 10분 내외로 이용할 수 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케아 광명점, 광명 전통시장, 중앙시장, 롯데시네마, 광명시청, 광명시민회관, 철산로데오거리, 코스트코 고척점, 고척 아이파크몰, 스타필드 부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광명초, 광명북중, 광명북고가 도보 거리에 있다. 연서도서관도 가깝고 철산역 학원가도 1.3㎞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아파트 전세, 월세, 매매 가격이 급락하면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늘고 있으나, 광명은 서울과 가깝고 편리한 교통여건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이플자이= GS건설이 신반포8·9·10·11·17차 아파트와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 등을 통합해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하는 ‘메이플자이’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9개동 총 3307가구다. 이 중 전용면적 43~59㎡ 16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서초구에 위치한 반포자이, 신반포자이, 반포센트럴자이와 함께 8000여가구 규모의 자이(Xi)브랜드 타운을 완성할 예정이다. 수목과 휴게 시설물이 어우러지는 정원, 테마형 놀이터, 운동공간 등 다양한 조경특화시설이 조성된다.


단지 내 입주민 편의를 위한 고품격 커뮤니티센터 ‘CLUB XIAN’에 스카이라운지인 CLUB CLOUD 및 연회장, 게스트하우스, 골프연습장, 피트니스클럽, 수영장, 사우나, 실내체육관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들어설 계획이다.

수도권 지하철 3호선 잠원역과 직결되고, 7호선 반포역도 바로 인접한 초역세권 단지다. 3, 7, 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과도 인접해 있으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통한 시외로의 이동도 용이하다. 올림픽대로, 한남대교, 경부고속도로 반포IC를 통해 시내외 교통도 이용하기 편리하다.

그들만의 미니 신도시
시장 흔들려도 ‘굳건’

단지 인근으로 원촌초, 원촌중, 경원중, 신동중, 반포고, 세화여고 등 명문 초중고교가 있다. 사립초등학교인 계성초, 서초구립 반포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및 반포학원가도 가까이 자리 잡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뉴코아아울렛 등 백화점 및 대형마트와 고속터미널, 신사, 논현역 중심상업지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도 도보권에 있다. 한강공원을 걸어서 갈 수 있고, 단지 앞에는 신동근린공원 산책로가 위치하며 서리풀, 몽마르뜨공원 산책로도 인접해 있다.

▲힐스테이트 더 운정= 현대건설이 경기 파주시 와동동 일원(P1, P2블록)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더 운정’이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49층, 총 13개동으로 아파트 744가구, 주거형 오피스텔 2669실 등 총 3413가구로 조성된다. 이번에 분양하는 물량은 아파트다. 주거형 오피스텔은 앞서 계약을 모두 완료한 바 있다.  

단지에는 국내 최초로 ‘스타필드 빌리지’가 들어선다. 스타필드 개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새롭게 선보이는 커뮤니티형 쇼핑공간이다. 온 가족의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아카데미와 엔터테이먼트, 교육과 놀이가 결합된 키즈 콘텐츠 등 주민의 일상생활 서포트뿐 아니라 개인의 취향을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고품격 스트리트몰 및 6개 상영관이 설치·운영될 멀티플렉스관인 CGV, 유명 사립 교육기관인 종로엠스쿨도 입점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지 내에 영화관, 대형 사설학원 등을 조성할 수 있는 것도 대단지여야 가능하다”며 “차별화된 주민 이용시설은 생활 편의성뿐만 아니라 단지 가치상승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즐기고
누리고

운정신도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개통을 앞두고 있다. A 노선은 파주운정역(가칭)서 서울역과 삼성역을 거쳐 동탄역까지 연결된다. 지하철 3호선 연장 사업도 추진 중이다. 3호선 대화역서 운정신도시를 거쳐 파주시 금촌동(금릉역)까지 연결된다. 

경의중앙선 운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자유로와 제2자유로, 서울-문산 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하다. 지산초등학교, 파주와동초등학교, 한가람중학교 등 교육시설이 가까운 것도 단지의 강점으로 꼽힌다. 운정호수공원도 인접해 있다. 72만4937㎡에 달하는 생태공원으로 여의도공원의 3.2배에 이른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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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해외순방을 떠났다. 그에 맞는 성과를 낸다면 우주라도 갈 수 있다지만, 여태까지 성적표는 처참해,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가 기대했던 ‘1호 영업사원’의 의미가 대통령 부부와는 달랐던 걸까? 오히려 나갔다 하면 터지는 사고로 불안할 지경이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성남 서울 공항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첫 순방지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향했다. 시작은 화려하게 서울 공항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나와 윤 대통령을 환송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연한 회색 넥타이를 맸고, 김 여사는 밝은 베이지색 정장 차림에 에코백을 들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공군 1호기에 올라 각각 손 인사와 목례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순방국인 투르크메니스탄서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에게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과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계획’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으며, 이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의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의 일환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대한민국 간 관계의 확대를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본 구상을 구현하는 데 양국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양국 간 공동성명에는 가스 및 화학, 조선, 섬유, 운송, 정보통신, 환경보호 등 분야서 협력 강화도 담겨있다. 해외순방이 잘 끝나면 좋지만, 이번 해외순방은 시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여태까지의 실적보다는 리스크가 더 컸다는 말도 나오는 실정이다. 스스로를 ‘1호 영업사원’이라고 지칭한 윤 대통령의 위신은 무너진 지 오래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김 여사가 동행하는 데 대해 ‘검찰 수사 회피용 외유’라고 규정했다. 한 번 나갔다 하면 터지는 논란 총선 이후 숨었다가 해외서 등장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디올백 수수 영상이 공개된 뒤 4·10 총선 ‘도둑 투표’서 보듯이 국민과 언론의 눈을 피해 꼭꼭 숨어다니더니, 이제 대놓고 활보한다. 검찰을 향해 ‘어디서 감히? 소환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과 양주, 고급 화장품을 대가성 뇌물로 제공한 최재영 목사를 소환해 다수의 증거와 증언을 이미 확보했다. 따라서 김 여사는 대가성 뇌물을 받은 의혹이 있는 피의자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피의자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이어 “공범들은 이미 처벌받았다. 재판에 제출된 검찰 의견서에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의 수익이 23억원이라고 적혀 있다. 검찰은 언제까지 김 여사 소환조사를 미룰 건가? 청탁성 선물을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하는 억지 주장을 듣고만 있을 것이냐”고 성토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검찰은 압수수색도, 소환조사도 피해 가는 ‘특권계급’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언론에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해도 믿는 국민은 없다. 아무리 달달한 말을 해도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 앞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부부가 무사히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길 기원한다. 귀국 즉시, 요새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심이 많은 기내 식비와 음료, 술값 내역을 꼭 공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여사는 검찰이 귀국 뒤에도 소환하지 않거든 서울중앙지검에 제 발로 찾아가길 바란다. 그래야 검찰 소환을 피하려고 외유를 택했다는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으로 시작됐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여태까지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서 사고가 끊임없이 터졌던 것에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논란은 독일·덴마크 해외순방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2월18일 윤 대통령은 일주일 일정으로 독일과 덴마크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돌연 연기했다. 지난 2월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순방 일정인 독일과 덴마크 방문 계획이 여러 요인을 검토한 끝에 연기됐다. 과거에도 순방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순방을 연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민간인은 왜 태워? 독일 주요 종합지와 방송사는 윤 대통령의 방문 연기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고, 일부 온라인 언론이 <로이터 통신>의 단신을 번역해 소개했다. 덴마크서 발행되는 주요 언론들도 이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실과 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실도 별다른 언급이나 공식적인 설명하지 않았다. 독일과 덴마크 국민은 한국의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분위기였다. 외신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순방 연기 소식을 전했던 <로이터 통신>은 “한국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다양한 문제 때문에 연기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결정은 4‧10 총선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대통령 내외가 성과도 없이 너무 잦은 해외순방을 하고 있다고 야당이 비판하고 있고, 특히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하는 과정이 담긴 몰래카메라가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이 곤란을 겪고 있다”며 디올백 사건이 연기 결정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함께 전했다. 반면 현지 한인 교민과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전례가 없는 일에 황당해했다. 현지 한국 공관들은 해외순방이 있기 한 달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동포 행사 보조요원을 모집했고, 교민 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비공식 공지까지 한 상황이었다. 독일 일정의 경우 수도인 베를린에 있는 독일대사관이 아닌 독일 중북부에 있는 함부르크 총영사관이 행사 요원을 모집한 사실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곳에서 있을 만찬은 독일과 유럽의 귀빈들이 주로 참석하는 사교 파티 형식이어서 대통령 부부가 함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모든 게 돌연 취소된 것이다. 외교가에선 이를 두고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는 반응이 불거졌다. 가장 격이 높은 국빈 방문을 불과 며칠 앞두고 취소한 건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외교적 결례 논란으로도 번질 수 있는 사안이었다.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방문도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12월1일 네덜란드 측이 한국의 과도한 경호 및 의전 요구에 우려를 표하기 위해 최형찬 주네덜란드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최 대사를 불러 국빈 방문 경호와 의전을 둘러싼 한국의 다양한 요구에 ‘우려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경호상의 필요를 이유로 방문지 엘리베이터 면적까지 요구한 것 등 구체적인 사례를 열거해 불만을 표했다. 특히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기밀 시설 ‘클린룸’ 방문 일정과 관련해 한국 측이 정해진 제한 인원 이상의 방문을 요구한 데 대한 우려도 컸다. 한 소식통은 “네덜란드가 상대국 정상의 방문을 앞두고 주재 대사를 불러 항의한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외교부는 “최 대사와 네덜란드 측 간 협의는 국빈 방문이 임박한 시점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세부적인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목적서 이뤄진 소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빈 방문이 ‘대통령의 외교’가 아닌 화려한 의전만 챙기는 ‘왕의 외교’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에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대통령 부부가 리투아니아를 방문했는데, 김 여사가 경호원과 수행원 16명을 대동한 채 수도 빌뉴스의 명품 편집매장에 들린 것이 문제가 됐다. 리투아니아 매체 <15min>은 ‘한국의 퍼스트레이디(김 여사)는 50세의 스타일 아이콘 : 빌뉴스(리투아니아의 수도)서 일정 중 유명한 상점에 방문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는 김 여사가 대통령실 직원들과 함께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라는 매장(명품 브랜드 편집숍)에 방문한 사진이 담겼다. 이 기사에 따르면 김 여사는 총 16명을 대동한 채 매장에 왔고, 김 여사가 쇼핑하는 동안 6명의 경호원이 매장 앞에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배치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 브롤리아이 관계자는 김 여사 일행이 매장 방문 이후에도 이곳을 다시 찾아서 추가로 물건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무엇을 샀고 얼마어치를 샀는지는 기밀”이라고 말했다. 해당 일에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상점을 방문한 건 맞고 안내를 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물 폭탄과 문자폭탄에 출근을 서두르고 있는 서민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기사”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여름 한반도 폭우 사태로 인해 국가적 재난 상황에 처했는데 국내 사정을 우선시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지난해 1월에 있었던 아랍에미리트 해외순방에선 윤 대통령의 말이 문제가 됐다.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 UAE 군사훈련 협력단(아크부대)을 방문해 “UAE의 적이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다. 형제국의 적은 우리의 적”이라고 말했다. 명품, 노룩 악수, 경례… “김 여사 귀국 후 검찰로?” 이란이 윤 대통령의 주장에 반발해 성명을 발표하면서 국제적인 논란이 됐다. 주한 이란이슬람공화국 대사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이슬람공화국은 대한민국 공식 채널 특히 외교부를 통해 이란이슬람공화국과 아랍에미리트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 사안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현지서 UAE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서 하신 말씀이다. 따라서 한-이란 관계와 무관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란 나자피 외무부 차관은 윤강형 주이란 한국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항의했다. 2022년 11월 순방에서는 ▲MBC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논란 ▲윤석열정부 정상회담 취재 제한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김 여사가 팔짱을 낀 사진 논란 ▲해외순방 중 윤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채널A, CBS 기자 2명만 따로 부른 것 ▲김 여사가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신 비공개로 캄보디아 병원과 가정에 방문하면서 발생한 논란 등이 있었다. 2022년 9월에 있었던 영국-미국-캐나다 해외순방에서는 나라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 부부는 당시 사망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하러 영국으로 출국했지만, 조문에 참석하지 않았다. 교통 상황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미 교통 혼잡이 충분히 예상됐고, 영국 정부는 이미 방문하는 국가 원수들의 전용기 탑승 자제 및 의전차량 제공 불가를 7일 전에 알렸다. 미국에서는 ▲한일 약식회담 ▲48초 한미정상회담 ▲욕설 발언으로 논란이 됐고, 캐나다에서는 동포 간담회를 열었지만, 내용이 실속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 오타와 전쟁 기념비 앞 참배 과정서 캐나다 국가가 울려 퍼지는 와중에 캐나다 국기에 경례하는 의전 실수를 저질렀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의 첫 번째 해외순방이었던 나토 정상회의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에게 인사하려던 도중 윤 대통령이 악수를 건네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윤 대통령이 건넨 악수만 받은 채 루멘 라데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불가리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돼 ‘노룩 악수’ 논란이 일어났다. 국제적 망신도 이 밖에도 연출된 업무 사진,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에 대통령실 직원이나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씨가 동행한 것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3월 한일정상회담에서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한일 양국의 주장이 엇갈렸으며, 지난해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출국 전 윤 대통령이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서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alswn@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