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안에 영화관이 있다고?

대형 건설사가 짓는 브랜드 & 대단지가 분양시장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입지나 상품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면서 시세를 리딩하는 경우도 많아서다. 

차별화된 주민 이용시설을 갖춘 3000가구 이상의 매머드급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규모감 있는 커뮤니티, 조경은 물론 브랜드 프리미엄까지 갖추고 있다 보니 시장 침체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입주 이후에는 분양가 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 동안 서울 및 수도권서 공급된 3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 가운데 입주를 마친 19개 단지를 대상으로 시세를 조사한 결과 분양가보다 수천만원서 수억원 이상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머드급
규모의 품격

가장 최근 입주한 3432가구 규모의 ‘수원센트럴아이파크자이’ (2023년 7월 입주) 전용 84㎡는 입주 당시 8억1136만원(15층)에 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2020년 6월 분양 당시 분양가보다 1억5000만원가량 가격이 오른 것이다. 분양 당시 시장 호황 이후 최근 시장침체를 겪은 가운데서도 가격이 다시 빠르게 반등하며 현재 8억8000만원~9억원 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2월 입주를 시작한 ‘일루미스테이트’ 역시 전용 84㎡가 6억6000만원(18층)에 거래되며 분양가 대비 약 1억3000만원가량 프리미엄이 붙었다. 입주 당시 상황이 안 좋았음에도 분양가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고, 현재는 8억~9억원대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부동산 침체기에 분양했던 단지들도 입주 이후에는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을 보였다. 2013년 7월 ‘DMC파크뷰자이’는 청약 당시 미달이었지만 2015년 10월 입주 이후에는 전용 84㎡ 기준 분양가 대비 8000만~1억원가량의 웃돈이 붙은 6억2000만~6억4000만원 선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현재 12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3000가구 넘는 대단지에 수요자 관심↑
브랜드 프리미엄에 차별화된 이용시설

신규 대단지 아파트는 일반적인 커뮤니티시설을 넘어 쇼핑몰, 영화관, 대규모 수영장 등의 편의시설을 조성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영화관, 대형학원, 스카이라운지, 삼식 제공 등의 서비스를 운영·관리하기 유리해 매머드급 단지마다 다양한 이용시설을 선보이고 있다.

희소성을 갖춘 주민시설은 지역 내 랜드마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서 지난해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는 10개 레인을 갖춘 수영장이 조성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근에 대림아크로빌, 타워팰리스 등 고급 주거단지에도 수영장이 있지만 10개 레인을 갖춘 대형 수영장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대단지는 분양 성적도 좋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경기 화성시에 분양된 1227가구 규모의 ‘동탄레이크파크자연&e편한세상’은 1순위 청약에 당시 최다 청약 접수가 이뤄지면서 평균 240.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서울 동대문구에 분양된 ‘래미안라그란데’ 역시 총 3069가구의 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하며 일반공급 468가구 모집에 3만7000여명이 몰려 평균 79.11대1의 경쟁률로 전 평형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집값도 크게 올랐다. 1500가구 이상 대단지가 평균 763만원이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000~1499가구 단지가 629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300가구 미만 단지는 553만원 오르는 데에 그쳤다. 

클수록
오른다

지난해 부동산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 때도 큰 단지들은 회복 속도도 빨랐다. 부동산 114자료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7~10월)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규모별 가격 상승률을 보면 1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0.38%, 1000세대~1500세대 미만 0.06%, 700~1000세대 미만 0.04% 올랐다.

반면 500~700세대 미만 -0.03%, 300~500세대 -0.08%, 300세대 미만 -0.02% 등을 기록하며 면적이 클수록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미니 신도시로 불릴 만큼 규모가 큰 3000가구 이상 매머드급 단지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3000가구 이상 단지는 압도적인 규모서 얻는 랜드마크 효과를 비롯해 인근으로 교통, 쇼핑, 문화 등 각종 개발 호재들이 집중돼 향후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수요자들은 비슷한 입지라면 안정성이 높은 매머드급 단지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대단지는 관리비 절감, 생활 인프라스트럭처 발전 등의 프리미엄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수도권서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두고 있는 3000가구 이상 대단지.

▲트리우스 광명=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광명시에 공급하는 선시공 후분양 아파트 ‘트리우스 광명’이 미분양 잔여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잔여 물량 해소를 위해 기존 계약금을 10%서 5%로 낮춰 수요자들의 입주 부담을 최소화했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 일원 광명2R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탄생하는 아파트로, 1순위 청약에서 전용 36~102㎡ 517가구 모집에 2444명이 몰려 평균 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 동, 총 3344가구로 전용면적 36~102㎡로 구성된다.

남향 위주로 배치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고, 안방 드레스룸을 비롯해 다양한 수납공간을 갖췄다.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시설로 실내골프클럽, 사우나, 피트니스클럽, 독서실, 북카페, 라운지, 작은도서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이 들어선다.

미분양 물량
빠르게 소진

선착순 동호 지정이 가능하고,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발코니 확장 무료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입주는 올해 12월 예정.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1호선 개봉역을 도보 10분 내외로 이용할 수 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케아 광명점, 광명 전통시장, 중앙시장, 롯데시네마, 광명시청, 광명시민회관, 철산로데오거리, 코스트코 고척점, 고척 아이파크몰, 스타필드 부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광명초, 광명북중, 광명북고가 도보 거리에 있다. 연서도서관도 가깝고 철산역 학원가도 1.3㎞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아파트 전세, 월세, 매매 가격이 급락하면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늘고 있으나, 광명은 서울과 가깝고 편리한 교통여건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이플자이= GS건설이 신반포8·9·10·11·17차 아파트와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 등을 통합해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하는 ‘메이플자이’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9개동 총 3307가구다. 이 중 전용면적 43~59㎡ 16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서초구에 위치한 반포자이, 신반포자이, 반포센트럴자이와 함께 8000여가구 규모의 자이(Xi)브랜드 타운을 완성할 예정이다. 수목과 휴게 시설물이 어우러지는 정원, 테마형 놀이터, 운동공간 등 다양한 조경특화시설이 조성된다.

단지 내 입주민 편의를 위한 고품격 커뮤니티센터 ‘CLUB XIAN’에 스카이라운지인 CLUB CLOUD 및 연회장, 게스트하우스, 골프연습장, 피트니스클럽, 수영장, 사우나, 실내체육관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들어설 계획이다.

수도권 지하철 3호선 잠원역과 직결되고, 7호선 반포역도 바로 인접한 초역세권 단지다. 3, 7, 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과도 인접해 있으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통한 시외로의 이동도 용이하다. 올림픽대로, 한남대교, 경부고속도로 반포IC를 통해 시내외 교통도 이용하기 편리하다.

그들만의 미니 신도시
시장 흔들려도 ‘굳건’

단지 인근으로 원촌초, 원촌중, 경원중, 신동중, 반포고, 세화여고 등 명문 초중고교가 있다. 사립초등학교인 계성초, 서초구립 반포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및 반포학원가도 가까이 자리 잡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뉴코아아울렛 등 백화점 및 대형마트와 고속터미널, 신사, 논현역 중심상업지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도 도보권에 있다. 한강공원을 걸어서 갈 수 있고, 단지 앞에는 신동근린공원 산책로가 위치하며 서리풀, 몽마르뜨공원 산책로도 인접해 있다.

▲힐스테이트 더 운정= 현대건설이 경기 파주시 와동동 일원(P1, P2블록)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더 운정’이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49층, 총 13개동으로 아파트 744가구, 주거형 오피스텔 2669실 등 총 3413가구로 조성된다. 이번에 분양하는 물량은 아파트다. 주거형 오피스텔은 앞서 계약을 모두 완료한 바 있다.  

단지에는 국내 최초로 ‘스타필드 빌리지’가 들어선다. 스타필드 개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새롭게 선보이는 커뮤니티형 쇼핑공간이다. 온 가족의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아카데미와 엔터테이먼트, 교육과 놀이가 결합된 키즈 콘텐츠 등 주민의 일상생활 서포트뿐 아니라 개인의 취향을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고품격 스트리트몰 및 6개 상영관이 설치·운영될 멀티플렉스관인 CGV, 유명 사립 교육기관인 종로엠스쿨도 입점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지 내에 영화관, 대형 사설학원 등을 조성할 수 있는 것도 대단지여야 가능하다”며 “차별화된 주민 이용시설은 생활 편의성뿐만 아니라 단지 가치상승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즐기고
누리고

운정신도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개통을 앞두고 있다. A 노선은 파주운정역(가칭)서 서울역과 삼성역을 거쳐 동탄역까지 연결된다. 지하철 3호선 연장 사업도 추진 중이다. 3호선 대화역서 운정신도시를 거쳐 파주시 금촌동(금릉역)까지 연결된다. 

경의중앙선 운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자유로와 제2자유로, 서울-문산 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하다. 지산초등학교, 파주와동초등학교, 한가람중학교 등 교육시설이 가까운 것도 단지의 강점으로 꼽힌다. 운정호수공원도 인접해 있다. 72만4937㎡에 달하는 생태공원으로 여의도공원의 3.2배에 이른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