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안에 영화관이 있다고?

대형 건설사가 짓는 브랜드 & 대단지가 분양시장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입지나 상품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면서 시세를 리딩하는 경우도 많아서다. 

차별화된 주민 이용시설을 갖춘 3000가구 이상의 매머드급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규모감 있는 커뮤니티, 조경은 물론 브랜드 프리미엄까지 갖추고 있다 보니 시장 침체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입주 이후에는 분양가 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 동안 서울 및 수도권서 공급된 3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 가운데 입주를 마친 19개 단지를 대상으로 시세를 조사한 결과 분양가보다 수천만원서 수억원 이상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머드급
규모의 품격

가장 최근 입주한 3432가구 규모의 ‘수원센트럴아이파크자이’ (2023년 7월 입주) 전용 84㎡는 입주 당시 8억1136만원(15층)에 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2020년 6월 분양 당시 분양가보다 1억5000만원가량 가격이 오른 것이다. 분양 당시 시장 호황 이후 최근 시장침체를 겪은 가운데서도 가격이 다시 빠르게 반등하며 현재 8억8000만원~9억원 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2월 입주를 시작한 ‘일루미스테이트’ 역시 전용 84㎡가 6억6000만원(18층)에 거래되며 분양가 대비 약 1억3000만원가량 프리미엄이 붙었다. 입주 당시 상황이 안 좋았음에도 분양가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고, 현재는 8억~9억원대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부동산 침체기에 분양했던 단지들도 입주 이후에는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을 보였다. 2013년 7월 ‘DMC파크뷰자이’는 청약 당시 미달이었지만 2015년 10월 입주 이후에는 전용 84㎡ 기준 분양가 대비 8000만~1억원가량의 웃돈이 붙은 6억2000만~6억4000만원 선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현재 12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3000가구 넘는 대단지에 수요자 관심↑
브랜드 프리미엄에 차별화된 이용시설

신규 대단지 아파트는 일반적인 커뮤니티시설을 넘어 쇼핑몰, 영화관, 대규모 수영장 등의 편의시설을 조성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영화관, 대형학원, 스카이라운지, 삼식 제공 등의 서비스를 운영·관리하기 유리해 매머드급 단지마다 다양한 이용시설을 선보이고 있다.

희소성을 갖춘 주민시설은 지역 내 랜드마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서 지난해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는 10개 레인을 갖춘 수영장이 조성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근에 대림아크로빌, 타워팰리스 등 고급 주거단지에도 수영장이 있지만 10개 레인을 갖춘 대형 수영장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대단지는 분양 성적도 좋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경기 화성시에 분양된 1227가구 규모의 ‘동탄레이크파크자연&e편한세상’은 1순위 청약에 당시 최다 청약 접수가 이뤄지면서 평균 240.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서울 동대문구에 분양된 ‘래미안라그란데’ 역시 총 3069가구의 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하며 일반공급 468가구 모집에 3만7000여명이 몰려 평균 79.11대1의 경쟁률로 전 평형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집값도 크게 올랐다. 1500가구 이상 대단지가 평균 763만원이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000~1499가구 단지가 629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300가구 미만 단지는 553만원 오르는 데에 그쳤다. 

클수록
오른다

지난해 부동산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 때도 큰 단지들은 회복 속도도 빨랐다. 부동산 114자료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7~10월)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규모별 가격 상승률을 보면 1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0.38%, 1000세대~1500세대 미만 0.06%, 700~1000세대 미만 0.04% 올랐다.

반면 500~700세대 미만 -0.03%, 300~500세대 -0.08%, 300세대 미만 -0.02% 등을 기록하며 면적이 클수록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미니 신도시로 불릴 만큼 규모가 큰 3000가구 이상 매머드급 단지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3000가구 이상 단지는 압도적인 규모서 얻는 랜드마크 효과를 비롯해 인근으로 교통, 쇼핑, 문화 등 각종 개발 호재들이 집중돼 향후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수요자들은 비슷한 입지라면 안정성이 높은 매머드급 단지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대단지는 관리비 절감, 생활 인프라스트럭처 발전 등의 프리미엄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수도권서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두고 있는 3000가구 이상 대단지.

▲트리우스 광명=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광명시에 공급하는 선시공 후분양 아파트 ‘트리우스 광명’이 미분양 잔여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잔여 물량 해소를 위해 기존 계약금을 10%서 5%로 낮춰 수요자들의 입주 부담을 최소화했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 일원 광명2R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탄생하는 아파트로, 1순위 청약에서 전용 36~102㎡ 517가구 모집에 2444명이 몰려 평균 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 동, 총 3344가구로 전용면적 36~102㎡로 구성된다.

남향 위주로 배치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고, 안방 드레스룸을 비롯해 다양한 수납공간을 갖췄다.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시설로 실내골프클럽, 사우나, 피트니스클럽, 독서실, 북카페, 라운지, 작은도서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이 들어선다.

미분양 물량
빠르게 소진


선착순 동호 지정이 가능하고,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발코니 확장 무료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입주는 올해 12월 예정.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1호선 개봉역을 도보 10분 내외로 이용할 수 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케아 광명점, 광명 전통시장, 중앙시장, 롯데시네마, 광명시청, 광명시민회관, 철산로데오거리, 코스트코 고척점, 고척 아이파크몰, 스타필드 부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광명초, 광명북중, 광명북고가 도보 거리에 있다. 연서도서관도 가깝고 철산역 학원가도 1.3㎞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아파트 전세, 월세, 매매 가격이 급락하면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늘고 있으나, 광명은 서울과 가깝고 편리한 교통여건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이플자이= GS건설이 신반포8·9·10·11·17차 아파트와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 등을 통합해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하는 ‘메이플자이’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9개동 총 3307가구다. 이 중 전용면적 43~59㎡ 16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서초구에 위치한 반포자이, 신반포자이, 반포센트럴자이와 함께 8000여가구 규모의 자이(Xi)브랜드 타운을 완성할 예정이다. 수목과 휴게 시설물이 어우러지는 정원, 테마형 놀이터, 운동공간 등 다양한 조경특화시설이 조성된다.


단지 내 입주민 편의를 위한 고품격 커뮤니티센터 ‘CLUB XIAN’에 스카이라운지인 CLUB CLOUD 및 연회장, 게스트하우스, 골프연습장, 피트니스클럽, 수영장, 사우나, 실내체육관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들어설 계획이다.

수도권 지하철 3호선 잠원역과 직결되고, 7호선 반포역도 바로 인접한 초역세권 단지다. 3, 7, 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과도 인접해 있으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통한 시외로의 이동도 용이하다. 올림픽대로, 한남대교, 경부고속도로 반포IC를 통해 시내외 교통도 이용하기 편리하다.

그들만의 미니 신도시
시장 흔들려도 ‘굳건’

단지 인근으로 원촌초, 원촌중, 경원중, 신동중, 반포고, 세화여고 등 명문 초중고교가 있다. 사립초등학교인 계성초, 서초구립 반포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및 반포학원가도 가까이 자리 잡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뉴코아아울렛 등 백화점 및 대형마트와 고속터미널, 신사, 논현역 중심상업지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도 도보권에 있다. 한강공원을 걸어서 갈 수 있고, 단지 앞에는 신동근린공원 산책로가 위치하며 서리풀, 몽마르뜨공원 산책로도 인접해 있다.

▲힐스테이트 더 운정= 현대건설이 경기 파주시 와동동 일원(P1, P2블록)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더 운정’이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49층, 총 13개동으로 아파트 744가구, 주거형 오피스텔 2669실 등 총 3413가구로 조성된다. 이번에 분양하는 물량은 아파트다. 주거형 오피스텔은 앞서 계약을 모두 완료한 바 있다.  

단지에는 국내 최초로 ‘스타필드 빌리지’가 들어선다. 스타필드 개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새롭게 선보이는 커뮤니티형 쇼핑공간이다. 온 가족의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아카데미와 엔터테이먼트, 교육과 놀이가 결합된 키즈 콘텐츠 등 주민의 일상생활 서포트뿐 아니라 개인의 취향을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고품격 스트리트몰 및 6개 상영관이 설치·운영될 멀티플렉스관인 CGV, 유명 사립 교육기관인 종로엠스쿨도 입점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지 내에 영화관, 대형 사설학원 등을 조성할 수 있는 것도 대단지여야 가능하다”며 “차별화된 주민 이용시설은 생활 편의성뿐만 아니라 단지 가치상승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즐기고
누리고

운정신도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개통을 앞두고 있다. A 노선은 파주운정역(가칭)서 서울역과 삼성역을 거쳐 동탄역까지 연결된다. 지하철 3호선 연장 사업도 추진 중이다. 3호선 대화역서 운정신도시를 거쳐 파주시 금촌동(금릉역)까지 연결된다. 

경의중앙선 운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자유로와 제2자유로, 서울-문산 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하다. 지산초등학교, 파주와동초등학교, 한가람중학교 등 교육시설이 가까운 것도 단지의 강점으로 꼽힌다. 운정호수공원도 인접해 있다. 72만4937㎡에 달하는 생태공원으로 여의도공원의 3.2배에 이른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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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