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같은 ‘명품 조경’ 아파트

신규 분양아파트 가운데 조경 설계가 어우러진 단지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브랜드 아파트들은 대부분 입지와 인지도서 이미 상향 평준화를 이룬 상황이라 단지 정체성을 살려 조경을 설계해 차별화 전략을 가져가는 모양새다.

아파트 조경이 단지의 가치를 판가름하는 주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상적인 아파트 단지의 조경 면적 비중(20%)을 훌쩍 넘겨 면적의 절반을 녹지로 꾸미는 단지가 늘어 수요자의 관심이 모아진다.

45% 달해
시세 주도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조경 분야 공사 실적 1위는 제일건설로, 93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물산(543억원), 금강주택(420억원), 대방건설(413억원), 대우건설(383억원), GS건설(300억원)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주요 브랜드 건설회사라는 게 공통점이다. 시장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일수록 조경 공사실적이 좋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단지 내 조경 비중이 높은 아파트는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조경률은 전체 아파트 단지 대지서 녹지나 조경시설이 차지하는 면적 비중을 의미한다.

건축법과 지방자치단체 조례 등에 따르면 연면적 2000㎡ 이상 건축물은 대지면적 15% 이상을 조경 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아파트는 20% 안팎의 대지를 조경에 사용하지만, 최근에는 조경률이 40~50%에 달하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경기 파주시 동패동 ‘운정신도시 아이파크’는 조경 면적이 45%에 달하는 대표적인 단지다. ‘운정신도시 대장주’로 불리며 일대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7월 7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주변 단지 같은 면적이 6억4000만~6억9000만원 선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몸값이 최대 1억원가량 높은 셈이다.

단지 내 녹지 비중 높을수록 가치 인정
조경률 15% 이상 기본…40~50% 확보도

분양시장서도 조경 비중이 높은 단지가 청약에 선방하고 있다. 경기 화성시 신동 동탄2신도시에 지난해 4월 공급된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는 전체 부지의 절반을 조경 공간으로 채웠다. 분양시장이 얼어붙었던 상반기에 공급한 단지임에도 공동주택에 이어 상가까지 완판됐다.

지난해 5월 분양한 파주시 목동동 ‘운정자이 시그니처’도 1순위 청약에 4만1802명이 몰리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이 단지의 조경률도 45%에 달한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집 앞에 멋지게 꾸며진 정원을 갖고 있다는 건 입주민만이 지닌 특권”이라며 “저층 세대서까지 프리미엄을 불러오는 요소 중 하나가 조경설계인 만큼 단지의 가치상승을 중시하는 수요자들이라면 조경설계가 돋보이는 단지 위주로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단지 내 조경 면적이 넓거나 특화 조경을 도입한 공원형 아파트.

▲신반포 메이플자이= GS건설은 신반포8·9·10·11·17차 아파트와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 등을 통합한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하는 ‘메이플자이’를 분양한다. 서초구 잠원동 60-3 일대에 조성되며,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9개동 총 3307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면적 43~59㎡ 16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면적별 분양 가구 수는 43㎡A 38가구, 43㎡B 11가구, 49㎡A 53가구, 49㎡B 27가구, 49㎡C 12가구, 49㎡D 15가구, 59㎡A 2가구, 59㎡B 4가구다.


단지는 세심하게 신경 쓴 조경과 식재가 돋보인다. 수목과 휴게 시설물이 어우러지는 정원, 테마형 놀이터, 운동 공간 등 다양한 조경 특화시설이 조성된다. 단지 내 입주민 편의를 위한 고품격 커뮤니티센터 ‘클럽 자이안’에는 스카이라운지인 클럽 클라우드와 연회장, 게스트하우스, 골프연습장, 피트니스클럽, 수영장, 사우나, 실내체육관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들어설 계획이다.

공원형 
아파트

우수한 교육환경, 풍부한 생활 기반시설과 편리한 교통여건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한강공원이 인접해 있어 쾌적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제공할 수 있다. 먼저 단지 인근으로 원촌초, 원촌중, 경원중, 신동중, 반포고, 세화여고 등 명문 초·중·고교가 있다. 또 사립초등학교인 계성초, 서초구립 반포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이 있고 반포 학원가도 가까이 자리 잡고 있다.

수도권 지하철 3호선 잠원역이 단지와 직결된다. 7호선 반포역도 바로 인접해 있다. 3·7·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과도 인접해 있으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통한 시외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올림픽대로, 한남대교, 경부고속도로 반포IC를 통해 시내외 교통도 이용하기 편리하다.

신세계백화점, 뉴코아아울렛 등 백화점과 대형마트, 고속터미널, 신사, 논현역 중심상업지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도 도보권에 있다. 한강공원을 걸어서 갈 수 있고, 단지 앞에는 신동근린공원 산책로가 위치한다. 서리풀, 몽마르뜨공원 산책로도 인접해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메이플자이는 좋은 입지에 3000가구 이상의 단지 규모, 우수한 상품성과 함께 자이 브랜드로 랜드마크가 갖춰야 할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며 “8000여가구의 자이 브랜드 타운을 완성할 단지인 만큼 상품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입주는 2025년 상반기 예정.

▲트리우스 광명=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에 공급하는 선시공 후분양 아파트 ‘트리우스 광명’이 미분양 잔여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 일원 광명2R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탄생하는 아파트로, 1순위 청약서 전용 36~102㎡ 517가구 모집에 2444명이 몰려 평균 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풍부한 식재
친환경 단지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 동, 총 3344가구 전용면적 36~102㎡로 구성된다. 선착순 동호 지정이 가능하고,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발코니 확장 무료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남향 위주로 배치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고, 안방 드레스룸을 비롯해 다양한 수납공간을 갖췄다.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시설로 실내골프클럽, 사우나, 피트니스클럽, 독서실, 북카페, 라운지, 작은도서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이 들어선다.

특히 풍부한 조경의 친환경 단지로, 대지면적 약 38%의 쾌적한 조경 면적 및 약 1.2㎞의 산책 동선을 품은 힐링 라이프 생활이 가능하다.

단지 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광명초, 광명북중, 광명북고가 도보 거리에 있으며, 연서도서관도 가깝고 철산역 학원가도 1.3㎞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1호선 개봉역이 도보 10분 내외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케아 광명점, 광명 전통시장, 중앙시장, 롯데시네마, 광명시청, 광명시민회관, 철산로데오거리, 코스트코 고척점, 고척 아이파크몰, 스타필드 부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집 앞에 멋진 정원
입주민만 지닌 특권

분양 관계자는 “최근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아파트 전세, 월세, 매매 가격이 급락하면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늘고 있으나, 광명은 서울과 가깝고 편리한 교통여건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입주는 올해 12월 예정.

▲더샵 금정위버시티= 부산광역시 금정구서 분양 예정인 ‘더샵 금정위버시티’가 분양한다. 금정구의 첫 번째 더샵 브랜드 단지로서 더샵만의 우수한 상품성과 높은 브랜드 가치로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부산광역시 금정구 부곡동 일원에 지하 3층~지상 29층, 전용면적 5984㎡ 총 99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조합원이 686가구이며, 일반분양분으로 308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단지는 금정구서 최초로 선보이는 더샵 아파트에 걸맞게 조경시설 외에도 4베이, 드레스룸, 알파룸 등 수요 선호도 높은 공간 구성의 혁신평면이 적용된다. 대단지인 만큼 다양한 커뮤니티시설까지 갖출 계획이다.

조경 디자인은 주출입구 옆 ‘벽천’으로부터 시작되는데, 단지 진입 시부터 시각적 청각적으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동과 동 사이에는 탁 트인 녹지공간과 수경시설이 조화를 이룬 쾌적한 중앙광장인 ‘캐스케이드’를 비롯해 ‘힐링가든’ ‘초화가든’ ‘페르마타 가든’ 등 다채로운 조경 공간으로 꾸며진다.

더불어 ‘펫가든’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야외서 다양한 놀이와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테마형 물놀이 공간인 ‘어린이 물놀이장’도 조성돼 무더운 여름에는 단지 내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며 물놀이를 안전하게 즐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폐율
대폭 낮춰

특히 풍부한 조경시설을 위해 건폐율을 대폭 낮춘 점이 눈길을 끈다. 단지 건폐율을 약 14.38%까지 낮춰 동간 간격을 최대한 확보한 만큼 넉넉한 지상 공간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한다.

분양 관계자는 “단지 안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삶의 여유와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건폐율을 낮추고 지상 공간에 다채로운 조경을 기획했다”며 “가까이에는 윤산이 있어 단지 내외로 높은 쾌적성이 기대되는 단지로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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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