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시부모의 침구를 정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꾸중을 들었다는 한 누리꾼의 경험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시부모님 침구를 며느리가 정리해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시부모 침구 정리 문제로)남편과 싸우고 시부모님과도 언쟁이 있었는데 여러 의견을 듣고 싶어서 글을 쓴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시부모님이 신혼집에서 자고 가셨다. 손님방에 아직 침대를 놓지 못했는데 시어머니가 맨바닥이 편하다고 해서 두터운 이불 깔고 잠자리를 준비해드렸다.
그는 “다음날 아침에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시어머니가 ‘A는 시부모님 일어나시면 이부자리부터 정리해놔야지, 이불 개고 정리해놔야 이쁨 받는다’고 했다”며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본인 이부자리는 본인이 정리하는 게 맞다고 배웠고 그렇게 살아왔다”면서도 “물론 시부모님이 어른이고 손님이기 때문에 이부자리를 정리하지 않고 그냥 가셨다면 아무렇지 않게 남편이나 제가 정리했을 텐데 굳이 왜 저런 말을 하시나 싶었다. 그것도 아들에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며느리한테…”라고 토로했다.
A씨는 “그래서 남편에게 ‘어머니한테 배웠으면 자기가 정리 좀 바로바로 하지 왜 안 했어? 어머님, 아버님 이부자리 정리해놓고 아침 먹어’라고 했더니 시아버지는 허허 웃으셨고 시어머니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A씨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그게 아니라 어머니께서 남편을 그렇게 가르치셨을 텐데 남편이 정리를 하지 않아서 말해준 것이고 ‘아들도, 며느리도 똑같은 자식인데 누가 정리하면 어떠냐’”고 물었다.
결국 B씨는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이겨 먹으려고 한다”며 소리를 질렀고 남편도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시부모님 댁으로 모셔드리면서 일단락됐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A씨에게 ‘어른에게 그렇게 얘기하는 건 버릇없는 것이니 사과드려라’고 했고 결국 의견 차이로 인해 다툴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A씨는 “내가 그렇게 잘못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해당 글에는 250개가 넘는 댓글들이 폭주했다(5일 오후 1시 기준).
이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베플은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더라도 사돈댁 귀한 딸에게 고함치는 것부터가 이미 틀려 먹었다. 글 작성자 부모님이 남편에게 한 번 고함치시면서 크게 야단쳐주시면 알아들으려나?”며 “어디 남의 귀한 자식에게 악을 쓰느냐?”고 A씨를 옹호하는 뉘앙스의 댓글이었다.
두 번째 베플은 “자기 자식에겐 가르치지도 않고 시키지도 않으며 자식 부부 사이 갈라놓는 게 참 좋은 시부모”라며 “집에 손님용 침대 및 침구도 사지 마시고 시부모 재우고 밥 차리는 것도 하지 마셔라”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똑 부러지게 말 잘했는데 시어머니가 이상하다. 아들 시키면 되거나 그냥 놔두면 아들 며느리가 알아서 정리할 텐데, 콕 찝어서 며느리 시키는 심보가 영 그렇다” “사과하지 마세요. 사과하면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 “신혼집에 자고 가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지. 잘해주면 끝을 모른다” 등의 시어머니에 대한 성토 댓글이 주를 이뤘다.
반면 “한심한 시어머니의 갑질이 가장 잘못이지만 님의 대꾸 역시 아주 잘못”이라는 부정적 댓글도 눈에 띈다. 한X한X는 “올바른 소리 듣고서 기분 나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 그래도 어른들인데…아 다르고 어 다르다. 왜 며느리가 개지 않느냐고 하는데 굳이 아들을 들먹이는 건 아니다”라며 “차라리 솔직하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야지, 괜히 돌려서 말하는 말뽄새가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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