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따라’ 역대 정권과 헌재 변천사

대통령 바뀌면 흔들흔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는 법원과 함께 우리나라 사법부를 아우르는 헌법기관이다. 헌법기관의 생명은 공정성과 중립성이다. 헌재 재판관 지명 주체가 각기 다른 것도 권력의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다. 그럼에도 헌재 판결의 방향성은 정부 성향에 따라 좌지우지되곤 한다.

지난 25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 심판 결과가 나왔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이날 오후 대심판정서 열린 선고 재판서 재판관 9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탄핵 기각
이례적 일치

지난 2월8일 국회는 이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10월29일 발생했던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사전 예방조치 ▲사후 재난대응 ▲사후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헌재는 3가지 모두 탄핵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이 장관)은 행정안전부의 장이므로 사회재난과 인명 피해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도 “헌법과 법률의 관점서 재난안전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해 국민을 보호해야 할 헌법상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가 어느 하나의 원인이나 특정인에 의해 발생·확대된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각 정부 기관이 대규모 재난에 관한 통합 대응 역량을 기르지 못한 점 등이 총체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그 책임을 이 장관에게 돌리기 어렵다고 봤다. 


참사 원인이나 ‘골든타임’과 관련해 국회나 언론 질의에 부적절하게 대답한 부분을 두고서는 “전체적으로 국민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부적절하다”면서도 탄핵할 정도의 잘못은 아니라고 봤다. 

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이 장관의 사후 재난 대응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은 맞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정정미 재판관 등 4명은 이 장관의 사후 발언 일부가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 위반 행위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이 같은 부분이 탄핵 사유가 될 정도는 아니라는 점에 동의했다.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각 판결이 나오면서 정치권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 장관의 탄핵 심판 청구에 기각 혹은 인용 가능성을 논하는 과정서 불거진 재판관의 성향을 가지고도 말이 나오는 중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탄핵 심판 판결 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탄핵이 인용되기 위해서는 6명 이상 재판관의 찬성이 필요한데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 그러면서 김 의원은 재판관의 정치적 성향을 언급했다.

1987년 개정헌법 후 현재 모습
국회·대법원장·대통령 3명씩

현재 헌재 재판관 9명 가운데 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형주·정정미 재판관은 중도·보수 성향으로, 유남석 헌재소장·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중도·보수 5, 진보 4로 구성돼있는 셈이다.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 결과가 전원 일치 기각으로 나온 점을 두고 이례적이라고 보는 이유다.

헌재는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에 와서야 현재의 ‘헌법재판소 제도’가 도입되면서 신설됐다. 제헌헌법에 따르면 헌법위원회가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사했다. 1960년 개정헌법에 헌법재판소 제도가 도입돼 1961년 헌법재판소법이 제정됐지만 5·16 군사정변으로 설립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제3공화국 때인 1962년 헌법에서는 법원과 탄핵심판위원회가 헌법재판권과 탄핵심판권을 행사했다. 1972년과 1980년 헌법에서는 헌법위원회가 그 기능을 담당했다.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된 건 1988년 헌법재판소법이 발효되고 재판관 9명이 임명되면서부터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재는 ▲법원의 제청에 의한 법률의 위헌 여부 심판 ▲탄핵 심판 ▲정당의 해산 심판 ▲국가기관 상호 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및 지방자치단체 상호 간의 권한쟁의에 관한 심판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을 담당한다. 

헌재는 법관 자격을 가진 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3명은 국회가 선출하고, 다른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사람을 대통령이 임명한다. 나머지 3명은 대통령의 권한으로 지명한다. 헌재 소장은 재판관 가운데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임기는 6년이다. 

정치 성향
판결 영향

국회·대법원장·대통령 등 재판관을 지명하는 주체가 다른 것은 헌재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부가 바뀔 때마다 재판관의 구성이 변화하는 부분을 두고 ‘정치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의 색깔이 가장 진하게 드러나는 기관이 헌재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1988년 9월 조규광 헌재소장 체제로 1기 재판부가 출범한 뒤 1994년 9월 김용준 소장이 헌재소장을 맡으면서 2기 재판부가 들어섰다. 당시까지만 해도 헌재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는 높지 않았다. 헌재가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점은 참여정부 시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 및 심판 사건, 신 행정수도 문제를 맡아 높은 관심을 받았다. 

2013년 4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활동한 박한철 소장 체제의 5기 재판부는 역대 재판부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한 기수로 평가받는다.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사건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 통합진보당이 해산되고 소속 국회의원이 자격을 상실하면서 정치적 파장이 일었다. 

2015년 2월에는 간통죄를 위헌으로 판단했다. 간통 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형법 241조에 대해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한 것. 1990년부터 2008년까지 4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다가 5번째 위헌 판결이 나면서 간통죄는 6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헌재가 전 국민적 관심을 받은 사안은 따로 있다.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관한 탄핵소추를 심리하고 판단한 사건이다. 2016년 12월9일 국회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박 전 대통령에 관한 탄핵 심판 절차가 개시됐다. 

이후 2017년 3월10일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파면되는 일이 일어났다. 당시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결정됐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밝힌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한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서 가장 유명한 말로 남았다.

문정부 때
성향 뚜렷

헌재는 2018년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문재인정부 시기로 같은 해 헌재소장을 비롯해 재판관 5명이 교체되면서 6기 재판부가 출범했다. 헌재의 판결이 재판관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크게 움직였다는 지적이 나온 때다. 재판관 구성 자체가 진보 인사로 채워지면서 판결 관점이 좌로 치우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실제 2019년 4월 낙태죄와 관련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다. 헌법불합치 결정은 위헌이지만 해당 조항이 바로 무효가 될 경우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어 일시적으로 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낙태죄 위헌법률심판서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2020년 12월31일까지 법률을 개정하라고 판결했다.

2012년 합헌 결정 이후 7년 만에 위헌으로 판결이 뒤집혔다. 

이보다 앞서 2018년 6월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병역거부자 처벌 규정 자체는 합헌으로 결정하면서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처벌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뜻을 밝혔다.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의 헌법소원 당시에는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을 합헌으로 결정했다.

재판관의 성향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사안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관한 권한쟁의 심판 선고 때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명수 대법원장, 민주당이 지명한 진보 성향 재판관 5명과 보수․중도보수 성향의 재판관 4명의 판단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노무현정부서 큰 주목
박근혜 탄핵 인용 결정


국회는 지난해 4~5월 민주당 주도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기존 6대 범죄(부패·경제·선거·공직자·방위사업·대형참사)서 2대 범죄(부패·경제)로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입법을 위해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시켜 비교섭단체 안건조정위원회 몫으로 표결을 행사하게 해 법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당했다며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법무부와 검찰은 이와 별개로 검수완박 법안이 헌법과 법률에 의해 부여된 검사의 수사·소추권을 침해한다며 국회의 입법 행위와 법안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권한쟁의 심판과 법안의 효력 정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등 진보 성향의 재판관 5명은 국회 본회의서 국민의힘 의원의 심의·표결권에 침해가 없었으며 국회의장의 가결 선포 행위도 유효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법무부와 검찰의 권한쟁의 청구에 관해서도 각하 결정을 내렸다. 

반면 보수·중도보수 성향의 재판관 4명은 정반대의 의견을 냈다. 이선애·이종석·이은애·이영진 재판관은 검수완박 법안 입법 과정서 민형배 의원이 당시 민주당을 탈당한 것, 최장 90일간 법안 검토를 해야 하는 안건조정위 논의를 17분 만에 끝낸 것, 법사위서 8분 만에 가결시킨 것 등이 헌법 49조(다수결 원칙)와 국회법 57조 2, 58조(위원회 심사 절차)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진보 성향의 재판관은 법무부 장관이 수사·소추권을 직접 행사하지 않기 때문에 청구인 자격이 없고 검수완박 법안이 수사·소추권을 국가기관 사이서 조정·배분한 것이기 때문에 검사의 권한을 침해한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 반면 중도·보수 성향의 재판관은 법무부 장관의 청구인 적격과 검사의 권한 침해 가능성을 인정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3월 이선애 재판관의 후임으로 김형두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난 4월 퇴임한 이석태 재판관의 후임으로 정정미 대전고법 판사를 추천했다. 이석태 재판관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참여연대 등에서 활동한 진보 성향으로 꼽힌다. 이석태 재판관의 퇴임으로 진보 성향 재판관이 4명으로 줄어들고 중도·보수 성향 재판관이 5명이 됐다.

2년 안에
지형 바뀐다

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의 취임은 윤석열정부의 헌재 지형 재편의 시발점으로 여겨졌다. 두 재판관의 교체를 시작으로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에 재판관 모두가 물갈이된다.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은 헌재 지형이 바뀐 뒤 나온 첫 주요 결정이다. 이 사건서 헌재가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각 판결을 낸 것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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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