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문정부' 결정적 헛발질 순간들

촛불은 그냥 그렇게 꺼졌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오는 10일이면 문재인정부가 막을 내린다. 지난 5년간 문재인 대통령은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공도 있지만 당연히 과도 함께 있다. 문제는 공에 비해 과가 더 눈에 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말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40%를 굳건히 지키며 흔히 말하는 레임덕 현상은 오지 않았다고 평가가 내려진다. 촛불민심으로 선택받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국정 초반 80%에 육박해 기대감이 컸다. 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내 곧 실망감으로 뒤집어졌다. 퇴임을 앞둔 현재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가면 갈수록
실패의 연속

한국형 뉴딜 정책 시행,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G7 초청국으로서 국격을 높였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대한 대응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비정규직 노동자 등 고용보험을 확대한 부분 역시 긍정적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남북 정상이 만나 손을 번쩍 들었던 순간도 있었고,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도 이뤄냈다. 대외적으로 성과를 낸 부분이 명확하다. 그러나 국내의 상황은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는 평가가 문 대통령에게 비판이 가해지는 대목이다.

부동산, 검찰, 인사, 외교, 경제(일자리) 분야에서 문제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이런 탓에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이 서서히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부동산 = 부동산 문제는 문정부 5년간 짐짝처럼 따라다닌 존재다. 30번에 가까운 부동산 정책 대수술을 반복해왔지만 오히려 집값은 천정부지로 솟았다. 

취임 후 문정부에서 발표한 8·2대책 이후 지금까지 집값은 꾸준히 상승해왔다. 투기가 과열된 양상을 보이면서 문정부는 투기꾼을 잡겠다며 규제를 통해 강한 그립을 쥐었다. 임대사업등록제를 실행을 통해 갭투자 등 투기를 막으려 시도한 것.

정부의 예상과는 다르게 주택을 소유한 이들은 집을 팔지 않고 임대사업등록으로 혜택을 받는 데 몰두했다.

이 정책은 오히려 투기세력의 배를 불린 꼴이 된 셈이 되고 말았다.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자는 의미로 시행했지만 결국 임대사업등록제는 폐지 수순에 접어들었다. 이런 탓에 문정부는 4년 만에 부동산 시장 안정화 실패를 인정하며 국민에게 직접 사과했다.

최근 들어서야 집값이 주춤한 양상을 띠지만 5년간 서울 아파트 기준 3.3㎡당 평균 매매가는 걷잡을 수 없이 상승했다.

일각에선 임대사업등록제를 제외하고 집값 상승이 공급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수요 규제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실제 아파트 공급량을 따져보면 이전 정부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다. 총량을 살펴보면 연간 54만호 규모다.

잘했다? 못했다? 역대 정권같이 공과 공존
퇴임 전후 여론은 싸늘…더 지나봐야 안다?

그러나 정부는 공급 부족을 원인으로 분석해왔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의 땅 투기 사건인 이른바 ‘LH 사태’가 터지면서 문정부에 대한 부동산 문제 해결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민심 악화에 기름을 끼얹게 된 꼴이다. LH 사태는 풀어야 할 국민적 숙제를 해결하지 않고, 내부정보를 활용해 공공직원들을 건드린 탓이 크다. 역린을 건드렸던 죄는 민주당이 패배한 재보선 결과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투기를 잡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르게 적이 내부에도 있었던 셈이다. 규제에 찍혀있던 부동산 대책의 방점을 공급으로 수정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급히 공급을 늘리겠다고 선언했고,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급히 시행했으나 결국 전셋값마저 치솟아 버린 결과로 되돌아왔다. 

이렇듯 부동산 정책은 사실상 누더기 정책이 돼버렸다. 사실 이미 투기화된 시장을 정부가 예측하고 맞추기는 힘들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일관성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검찰 = 과거 검찰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권력으로 불렸다. 오랜 기간이 지나는 동안 검찰의 권력에 칼을 댈 수 있는 존재는 없었다. 앞선 노무현정부에서도 검찰개혁은 큰 화두였다. 검사와의 대화부터 촉발된 검찰개혁은 20년 세월이 지나는 동안 정치권의 풀지 못한 숙제 중 하나다. 

당시 한 검사는 노 전 대통령에게 몇 학번인지를 묻기도 했다. 대화가 보여주는 것처럼 검찰은 무서울 게 없는 권력이었던 셈이다. 문정부 역시 초기 필수 과제 중 하나로 검찰개혁을 띄웠다. 최근 민주당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벌써부터 안팎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미완의
검수완박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출범 직후 내세운 검찰개혁 공약을 채택해 국정과제로 삼았다.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 공수처 설치, 자치경찰제 등이다.

문정부가 검찰개혁에 주안을 둔 포인트는 권력분산이다. 비교적 긴 시간 논의가 이뤄졌고, 2019년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이 완성됐다. 당시에도 검찰의 반발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완성하기 위해 파격적인 임명을 감행한다.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해서다. 파격적인 시도는 오히려 부메랑이 된 모양새다. 윤 당선인은 총장 임명 직후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시켰다. 

문 대통령의 긍정과 부정 지지율이 데드크로스를 맞이한 시기다. 사실상 ‘조국 사태’로 검찰이 청와대에 강한 반기를 들었다고 해석된다. 

이런 탓에 결국 조 전 장관은 35일 만에 장관직을 스스로 물러났다. 2019년 연말에 패스트트랙을 거쳐 검찰개혁 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문정부에는 큰 타격이 가해졌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등을 완전히 돌리게 된 순간이다. 

여전히 검찰 조직의 저항은 거셌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압박하기 위해 검찰개혁 다음 주자로 추미애 전 장관을 임명했다. 

추 전 장관과 윤 당선인의 대립은 ‘추윤대전’이라고 불릴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첨예한 갈등을 이어갔다. 수사지휘권 발동, 징계 및 징계위원회 개최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윤 당선인 징계가 의결되자 추 전 장관이 먼저 물러났다. 반면 윤 당선인은 한동안 버텼다. 

야당과 보수 언론은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입장을 강하게 드러냈고,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로  몸집을 키웠다. 정치권에서는 검찰개혁이 조국 사태와 재보선 패배로 동력을 잃었고 윤 당선인이 대선주자로 나서게 된 계기로 평가한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었던 윤 당선인은 공정과 상식, 정권교체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최초의 검찰 출신 대통령이 됐다. 대선 패배를 기록한 민주당은 발 빠르게 움직여 검수완박을 재차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문 대통령도 임기가 끝나기 전 마지막 숙제로 검수완박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미완 상태라고 지적한다. 수사권 축소로 6대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를 경찰이 담당할 것인지, 경찰에 수사권이 집중될 경우 경찰 권력이 세지는 폐단에 대해서는 전혀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은 까닭이다. 

내로남불
그게 그거

문정부의 검찰개혁은 권력분산에 방점이 찍혀 있다. 견제기구로 공수처가 출범됐으나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견제를 전혀 하지 못했다. 이런 탓에 수사기관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하는 숙제가 남는다. 

▲인사 = 인사 문제는 부동산 문제와 함께 정권교체가 된 결정적 이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정부는 인사에서 좌우 가리지 않고 임명하는 탕평책을 펼쳤다. 

지난 5년간 인사청문회는 총 120회가 넘게 열렸다. 문정부는 인사 검증으로 위장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등을 검증하겠다는 7대 원칙을 내세워왔다. 강조해오던 공정이 실종돼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초기 내각 구성 당시부터 후보자들이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문 대통령이 강조하던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던 셈이다. 

특히 조국 사태는 검찰개혁과 더불어 인사문제와도 접점이 있다. 대립각을 세웠던 윤 당선인은 대통령이 됐고,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정치 1번지 종로를 차지했다.

최 의원은 과거 감사원장 시절에 월성 1호기 원자력 발전소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의결 과정에서 반기를 든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정부의 인사들을 두고,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임기 말에는 문 대통령에게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까지 쏟아졌다. 

대외적인 성과 낸 부분 명확
“국내 상황은 제대로…” 지적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에 따르면 문정부에서 알박기 의혹이 의심된다고 밝혀진 인물은 52개 기관의 기관장 13명, 이사·감사 46명 등 총 59명이다. 

차기 정부와 기조가 다른 곳곳에 문정부 인사가 새로 요직을 차지했다. 이런 탓에 차기 정부 국정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외교 = 대한민국의 위상은 올라갔다. 선진국 지위로의 격상은 대한민국을 세계에 더 알리는 계기가 됐다. 문정부의 외교 성과 중 하나다. 집권 초반 남북 정상회담으로 북한과의 교착된 관계의 물꼬를 터 종전이 앞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한껏 부풀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올라간 반면 최근 북한과의 관계는 꼬였다. 북한의 도발이 게속 이어졌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폭파됐다.

최근에는 열병식과 새로운 무기를 북한이 선보였다. 문 대통령 역시 임기 내 종전선언과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쉽지 않다고 밝혔을 만큼이다. 

높아진 국격과 대비되게 외교적 쟁점을 두고서는 전략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미국, 중국 사이에서 둘 중 누구를 택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사이에서 한국은 늘 가운데였다.

일각에선 한 국가를 선택하는 것은 무리지만, 한국의 국익을 지켜 역할을 하는 실용적 외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경제 = 경제성장의 경우 소득주도 성장에 초첨을 맞췄으나 여전히 여러 문제가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출범 직후인 2017년 일자리 확대를 이유로 들어 11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시작으로 임기 내 총 10회, 매년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총 153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해당 추경은 앞선 3개 정부의 추경을 모두 합한 규모(90조원)보다 많다. 

그러나 소득주도 성장을 들인 이후에도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실질소득 격차는 여전하다. 코로나19 이후 통계상으로는 가계소득이 증가해 분배지표가 다소 개선되긴 했으나 이마저도 재난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생산에 기여하지 않고, 개인이 정부에게 받는 수입)이 있어서 가능했다. 

성공한 
대통령?

이제 바통은 윤 당선인에게 넘어간다. 윤 당선인의 공약은 현 정부와 반대되는 기류가 강하게 흐른다. 문 대통령의 지난 5년의 평가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다. 문 대통령은 JTBC와의 대담에서 “위기를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해 선도 국가로 도약하는 데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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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