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지난 대선 기간에 야권의 윤석열, 안철수 후보가 부르짖었던 정권교체는 국민에 대한 호도 행위라 언급했던 일이 떠오른다.
아울러 당시 여당 후보로 출마했던 이재명이 당선되더라도 광의의 정권교체라고 언급했었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청와대를 위시해 행정부 등 권력 요직의 모든 사람이 교체되기 때문이다.
이는 기독교 교리에 언급되는 이른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처럼 새로 들어선 권력은 권력자의 핵심 조력자들이 차지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참으로 흥미로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 한덕수씨를 국무총리로 지명한 일에 대해서다.
그는 김대중정부 때 통상산업부 차관을 지냈고, 노무현정부 때 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도 역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차치하고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관계를 살펴보자.
사실 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시시콜콜 언급하지 않아도 이 나라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후계자라고.
다시 언급해서 한덕수 지명자는 새 술 즉, 정권교체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물이다. 그런데 윤 당선인이 그를 다른 직책도 아닌 국무총리로 지명한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나아가 그가 그리도 목놓아 외쳐댔던 정권교체는 필자의 지적처럼 정말로 국민을 우롱하기 위해 벌인 촌극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정말 흥미로운 대목은 윤 당선인이 새 술은 물론 새 부대에 대해 제대로 인식도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는 점이다.
새 부대를 윤석열정권이 아닌 집무실로 간파하고 있는 모양이다. 대통령 집무실인 청와대를 버리고 용산으로 이전하겠다는 발상을 살피면 능히 이를 확신할 수 있다.
결국 윤 당선인은 새 부대에 새 술이 아닌 오래된 술을 담겠다는 의지로 파악된다.
이제 장안에 화제로 대두되고 있는 제목에 언급한, 청와대에 기거하고 있는 풍산개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현재 청와대에는 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은 곰이와 송강이란 이름을 지닌 두 마리의 풍산개가 있는데 이 두 마리의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서다.
사실 이 대목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민망하기 짝이 없다. 다분히 윤 당선인의 위상을 나타내주고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지난 역대 정권들과는 달리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업무 수행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결과로 윤 당선인의 업무 수행에는 전혀 관심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여하튼 동 사안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개진해보자.
결론적으로 언급해서 풍산개는 윤 당선인이 키우는 게 도리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결자해지 차원이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로 청와대를 이용한다면 두 마리의 풍산개는 당연히 현 위치를 고수하고 있을 터다.
그러나 윤 당선인의 본심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국민을 핑계로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겠다고 고집을 세우고 있다.
바로 그런 문제로 인해 풍산개는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에 처하게 됐으니 윤 당선인이 책임져야 마땅하다.
두 번째는 윤 당선인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상갓집 개들에 대한 단도리 차원에서다.
한덕수 총리 지명자 역시 지역 안배와 구 정권 인사 지명을 통해 초대 총리 인사청문회를 겨냥한 상갓집 개들의 꼼수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다. 먹을 것이 산적한 상갓집 개들이 기승을 부릴 일은 빤하다.
그런 차원에서 용맹하기로 유명한 풍산개를 윤 당선인 주변에 배치해 상갓집 개들의 발호를 막아야 한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