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리뷰> 바얀 신도 천우희처럼…‘랑종’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영화 <황해> 개봉 후에 나홍진 감독의 가까운 지인이 유명을 달리했다. 나 감독 개인이 보기에 인간적으로 매우 훌륭한 사람이 사고를 당한 것. 신에 대한 믿음도 깊었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충격을 받은 나 감독은 그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한다. 

‘인간이 피해자가 되는 데 이유가 없구나. 어떻게 해서 피해를 봤는지는 알겠는데, 왠지는 모르겠다. 현실에서는 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인간이 존재하는 데 이유가 있듯 죽음에 대한 이유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홍진 감독에겐 이 같은 질문이 던져졌다. 그 답을 얻지 못한다면 스스로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도 생각했다. 

이유를 찾기 시작했고, 방향은 신의 존재로 향했다. 현실에서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독교인인 그는 가톨릭, 불교, 무속신앙 취재에 열을 올렸다. 무당 암자에 몇 달씩 들어가 있다는 소식도 들렸다. 오랜 기간 취재 끝에 탄생한 영화가 바로 <곡성>이다.

<곡성>은 한국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작으로 꼽힌다. 도대체 이 영화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에 관객들은 혼돈에 빠졌다. 그리고 5년이 지난 2021년 나 감독은 자신의 세계관을 더 공고히 하는 새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제목은 <랑종>. 시나리오 단계부터 <곡성>보다도 강렬한 탓에 한국에서는 도저히 개봉할 수 없겠다는 판단이 든 나 감독은 태국의 반종 피산다나쿤(이하 반종) 감독과 협업한다. 


코로나19가 극성하는 이 시기에 오컬트 장르로 60만 관객에 육박하는 누적 관객 수를 보이고 있다. 2016년에 그랬던 것처럼 많은 관객이 나 감독의 세계관에 홀리고 있다. 

<랑종>의 플롯은 단순한 편이다. 수학능력시험 문제 출제자의 태도로 여러 갈래로 해석이 가능한 장면을 집어넣고,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스토리를 꼬아버리는 나 감독의 기존 영화와는 궤를 달리한다. 

전작들이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하나라도 어긋나면 이상한 답이 나오는 수준이었다면, <랑종>은 비교적 순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려운 문제도 딱히 없다. 그럼에도 <랑종>이 제시한 화두가 쉽지만은 않다. 

님(싸와니 우툼마 분)이라는 무당이 있고, 이 무당의 조카 밍(나릴야 군몽콘겟 분)이 귀신에 들린 것 같은 현상을 보인다. 처음에는 바얀 신을 받아들이지 않아 발생한 현상으로 보였지만, 수많은 악령이 밍에게 들어간 것을 확인한다. 

악령으로부터 조카와 딸을 보호고자 했던 님과 노이(씨라니 얀키띠칸) 가족은 퇴마를 진행한다. 하지만 결과는 충격적이다. 

나 감독은 <랑종>을 제작한 이유로 <곡성>에서의 일광(황정민 분)의 전사를 써보고 싶어서였다고 밝혔다. ‘일광은 왜 악령(외지인‧쿠니무라 준 분)과 손을 잡았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는 곧 사람들은 왜 악한 행동을 하는가라는 질문으로도 이어진다. 

<곡성>을 통해 나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랑종>을 통해 더욱 분명해진다. <곡성>에서 천우희가 연기한 무명은 선한 신으로 묘사된다. 이른바 정의에 가까운 곳에 힘썼던 무명은 마지막 단계에서 종구를 설득하는  데 실패한다. 


이 시퀀스만 놓고 보면 무명은 과연 종구(곽도원 분)를 설득하려 하는 의지가 있었는지, 혹은 정말로 악신을 막으려고 하는지, 그들을 막을 능력은 있는지 묻게 된다. 성경에 쓰인 대로라면 전지전능한 신이어야 하는데, 오히려 무능과 의지박약의 형태를 띤다. 

인간 사이에서 벌어질 수 없는 불의한 일을 목격한 나 감독은 마치 관객이 무명을 바라보듯, 신을 정의를 위해 힘쓰지 않는 모호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었다. 

<랑종>에서도 그 생각이 변하지 않았다. 되려 선한 신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희미해졌다. 선한 신으로 여겨지는 바얀 신은 무명보다도 더 방관한다. 어떤 형태도 띠지 않으며, 심지어 목이 잘리기도 한다. 무능과 방관의 태도가 겹친다. 

모든 충격적인 상황이 끝나고, 인터뷰 장면이 나온다. 바얀 신을 섬기고 있던 님이 ‘사실 내가 바얀 신을 모시고 있는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다’며 매우 불안한 눈빛을 보인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들어가 엉엉 운다. 

바얀 신을 섬긴다며 타인과 자신을 속여왔던 삶을 부정한 것이 너무 힘들어서였을까, 아니면 자신의 거짓된 삶과 정확히 마주하면서 두려움이 급격히 커진 탓일까? 그 울음이 구슬프게 들린다. 

이 장면은 신의 존재를 누구보다도 뜨겁게 탐구해온 나 감독이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자신의 심정을 표현한 것처럼 느껴진다. 신이 자신 앞에 컴백하길 바라는 강렬한 열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한 슬픔이다. 

인간이 혼령에 빙의되는 것은 물론 개의 혼령마저 인간에게 빙의된 것이나 밍을 지나치게 관음적으로 표현한 태도, 생명을 처절하게 죽이는 행위 등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관객들이 적지 않아 보이지만, 이는 본질과는 동떨어진 지적으로 보인다. 

<곡성>과 마찬가지로 <랑종> 역시 관객과 소통하기 위함보다는, 나 감독이 여전히 신의 존재에 답을 찾지 못했다는 보고서이자, 악에 대한 기록이다.

<랑종>을 일광의 전사라는 측면에서 보면, 사람들이 악과 손을 잡는 건 악이 더 강해서, 그리고 악의 힘이 분명한데 반해 선은 너무 모호하기 때문으로 귀결된다. 

<곡성>을 제작한 이유로 그는 선량한 사람들이 더 힘들고 다치는 사회적 분위기라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 신이 너무 필요하기 때문에 신에 대한 의심이 더 커지기 전에 신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랑종>까지 제작한 나 감독의 눈에 세상은 여전히 악의 힘이 선의 그것보다 더 강해 보이나 보다. 혐오가 더욱 팽배해지고 여전히 현실에서 총과 칼을 인간에게 들이미는 장면을 보면 그 시선에 동의하게 된다. 

나 감독의 질문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나 감독이 이런 류의 영화를 접고 다른 주제에 관심이 쏠린다면, 그건 아마도 세상이 좀 더 나아져 있기 때문일 테다. 그런 세상이 하루빨리 오길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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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