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식' 쏘카의 약관 꼼수

큰일 앞두고…연이은 잡음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쏘카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업체다. 최근 차량 대여 약관과 자동차면책손해면책제도를 두고 불공정 약관이라는 논란을 겪고 있다. 회원들이 잇따라 탈퇴하며 논란이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원하는 장소를 골라 타고 싶은 시간만큼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쏘카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지난 2013년 첫 선을 보인 쏘카 누적 가입 수는 660만명에 달한다. 

‘등’의 족쇄

쏘카는 모빌리티 업계 최초로 기업 가치를 1조 이상으로 인정받아 국내 12번째 유니콘 업체로 등재됐다. 최근에는 상장까지 거론될 정도로 성장한 기업이다. 

올해 신차 7500여대를 투입해 총 1만8000여대를 운영하고, 중고차 시장, 출장 세차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보유 차량도 국내와 해외의 고급차량까지 소유해 이용자의 폭넓은 선택이 용이하다. 

하지만 규모는 커진 데 반해 여전히 고객 대응과 쏘카의 정책 부분은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쏘카의 카페어링(오너가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 공유하는 시스템)을 이용한 A씨 역시 쏘카가 고객에게 불합리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쏘카 카페어링 시스템을 활용해 2년 정도 차량을 렌트해 이용해왔다. 문제는 지난 5월에 불거졌다. 고속도로 주행 중 졸음운전으로 가드레일을 들이박아 차량이 파손됐다. 

사고가 발생했지만 A씨는 쏘카의 차량손해면책상품에 가입한 상태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차량손해면책상품은 사고가 발생해도 자기부담금을 내면 차량 수리비가 면제되는 상품이다.

그러나 A씨는 쏘카 측에서 제시한 수리비 내역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쏘카 측에서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차량 수리비로만 5000만원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A씨가 12대 중대과실 사항 중 하나인 과속을 한 점은 사실이지만, 당연히 보험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쏘카 8조7항에 포함된 ‘등’이라는 표현에 발목이 잡혔다. 7항의 ‘등’에는 법규로 금지된 행위(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난폭운전, 보복운전, 도주, 뺑소니 등이라고 적시돼있다. 

손해 면책 상품 가입했는데
사고 나면 고객이 다 보상?

이렇듯 계약서상에는 과속으로 인한 사고는 자차 보험처리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 없다.

쏘카 측은 공정거래위원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해당 내용을 고지했고, 다른 차량공유 업체들도 적용하는 사안이 대부분 동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홈페이지 상에 차량손해면책제도 중 보험 적용이 불가한 항목을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타사의 차량공유 업체들도 보험처리가 불가능한 부분을 명시하고 있지만 쏘카와는 차이가 있다. 타 업체들의 경우 음주운전, 무면허, 약물 복용을 제외하면 중대과실 사고라도 일반 보험과 동일하게 면책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곧 쏘카의 보험규정이 다른 업체들보다 훨씬 엄격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경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모호한 규정을 만들어 회사에 유리하게 해석한다면 결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쏘카의 논란은 이뿐만 아니다. 지난 2월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논란으로 번졌다.

경찰 협조 요청에도
“내규 있다” 나몰라

당시 30대 남성이 SNS상에서 알게 된 초등학생과 연락해 집주소를 알려달라며 접근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쏘카를 이용해 초등학생을 태우고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했다.

사실을 알게 된 초등학생 부모가 경찰에 신고했고, CCTV 분석을 통해 차량 번호를 분석해 용의자 신원을 파악했다. 경찰은 용의자와 관련된 개인정보를 쏘카 측에 요구했지만 쏘카는 영장이 있어야 한다고 거절했다.

영장이 발부된 후에도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며 영장 발부 이틀 뒤에야 정보를 제공해 범행을 제지할 수 있었던 시간을 놓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수사기관이 범죄수사를 위해 이용자 개인정보를 요청할 경우 피해자 보호를 위해 협조해야 한다는 회사 내부 매뉴얼이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쏘카 측은 “직원이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한 실수”라는 해명을 내놨다. 

‘실수’라는 쏘카 측 해명에 이용자들은 범죄사고 프로세스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불매운동까지 벌였다.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박재욱 대표는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사과문까지 게재했다.

일각에서는 쏘카의 안일한 대처 이유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해 편리함을 제공하는 만큼 범죄행위들을 부추기는 데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쏘카 측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해결은 하지 않고 해명에만 급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또 개선 가능한 점인데도 불구하고 기업 보호에만 힘쓰는 등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외에도 차량 관리, 수리비와 관련해서도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단순 서비스가 아닌 차량 공유 문화의 정착을 위해 쏘카의 책임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상장 목전에…

쏘카가 쉽게 차량공유 업계의 1위 자리를 내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쏘카의 앞날은 각종 논란으로 순탄치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이 커질수록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며 “책임을 고객에게만 떠넘기는 행위는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죄? 무죄? 타다 앞날은?

타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운전기사가 배치돼 11인승 승합차를 호출해 이용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타다 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현재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종료된 상태다.


현재는 타다 라이트, 타다 플러스를 내놓으며 택시기사들과 협업 중이다. 

지난 9일 열린 2심에서 검찰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타다의 전·현직 경영진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타다를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한 렌터카 서비스라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2심 결심공판이 종료된 가운데 재판부의 최종 판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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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