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야구단 품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2.01 11:56:07
  • 호수 1308호
  • 댓글 0개

“플레이볼~” 유통+스포츠 야구로 만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야구장에 ‘용진이형’이 뜬다. ‘용진이형’은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을 친근하게 부른 표현이다. 최근 신세계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는 프로야구 명문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했다. 이로서 정 부회장은 유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야구팬을 모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SK와이번스 인수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며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신세계 계열사인 이마트가 SK텔레콤의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인수 금액은 훈련장 등 자산을 포함해 총 1352억원이다. 신세계는 코치진을 비롯한 선수단과 프런트를 100% 고용 승계한다는 방침이며 연고지도 인천으로 유지한다.

‘용진이형’
1352억원 인수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고객의 변화된 요구에 맞춰 광적인 집중을 해달라”며 “자신이 속한 사업만 바라보는 좁은 사고에서 벗어나자”며 사업의 방향성을 넓혔다.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사업 통합과 온라인 시장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 프로야구 팬과 그룹 고객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고객 경험의 확장’을 꾀할 수 있고, 야구팬들이 모바일 등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온라인 시장의 주도적 고객층과 일치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그룹은 “야구장을 찾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즐기는 야구’를 표방해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야구장을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바꿔 야구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의 서비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팬과 지역사회, 관계 기관의 의견을 수립해 돔을 비롯한 다목적 시설의 건립 추진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좋은 선수를 발굴·육성하고 선수진의 기량 증가를 돕기 위해 훈련 시설 확충 등 시설 개선에도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조만간 구단 이름과 캐릭터를 확정하고 오는 3월 중 정식 출범한다는 방침이다. 야구단 이름으로 새로운 팀 이름 앞에 ‘SSG’를 붙이는 방안이 내부적으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나 신세계가 국내에 익히 알려진 터라 야구단 이름에 붙이면 마케팅 효과가 적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SSG는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 통합 브랜드다. 2014년 브랜드 출범 당시 SSG를 발음 그대로 한글로 옮긴 ‘쓱’을 활용한 TV 광고 등이 화제가 되면서 함께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국내에서 신세계나 이마트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는 이미 높아서 그룹 전체의 온라인 쇼핑 브랜드인 SSG 등을 구단명 앞에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야구단 관계자는 “와이번스라는 이름은 바뀌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그동안 야구단 매각 때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특히 이번 SK와이번스 인수에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동호회에서 투수로 활약했을 정도로 야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는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

돔구장·다목적 시설 건립 추진
새로운 경험 제공…즐기는 경기

두터운 야구팬층을 ‘신세계 팬’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이는 충성고객이 많은 경쟁사 쿠팡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 내부에서는 프로야구단 인수에 정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크게 작용했다는 말이 나온다. 야구장은 정 부회장이 유통업의 경쟁상대로 수차례 거론한 곳이다. 그는 2016년 ‘스타필드 하남’ 개장식에서 “향후 유통업의 경쟁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신세계그룹과 프로스포츠와의 인연이 좋지 않기 때문에 프로야구 진출을 곱게 보지 않는 시선도 존재한다. 신세계는 여자프로농구 원년부터 리그에 참가해 1999~2002년 우승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정선민의 이적과 주전의 노쇠화 및 구단의 투자 부진 속에 팀 성적은 내리막을 걸었다. 그 뒤로 2012년 4월 팀 해체를 선언했다. 15년간 이끌던 팀을 단번에 없애버린 것이다.

프로 스포츠계 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비시즌 중에 갑자기 다음 시즌부터 팀을 해체하겠다고 팩스 한 통으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 통보했다”며 “사전에 어떤 언질도 없이 팩스 한 통으로 팀 해체를 전하는 모습이 스포츠계 입장에서 봤을 때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팀을 운영할 때 선수 영입 등에 있어서 굉장히 인색했다”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성적이 나빠지고 모기업에선 굳이 스포츠단을 운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손들고 나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이마트 라이브 ⓒ유튜브

이 때문에 스포츠계에서는 여자농구단을 무책임하게 해체했던 신세계가 프로야구단을 인수할 자격이 있는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스포츠를 무시했던 기업이 야구단을 맡겠다고 하니, 스포츠업계에서는 또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과거 농구단 신세가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를 두고 스포츠업계에 발을 들일 때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1968년 9월19일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정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학창시절 정 부회장을 기억하는 동창들은 이구동성으로 ‘팔방미인’이었다고 말한다. 정 부회장은 활달한 성격인 만큼 친구들을 좋아해 모임을 자주 하는 편이었다. 특히 사회에서 만난 인사들보다 초·중·고 동창들과 가깝게 지낸다고 한다. 

경쟁상대로
거론하더니?

호남형의 정 부회장을 시원시원한 성격에 대단한 ‘학구파’였다고 지인들은 입을 모았다. 정 부회장과 같은 반이었다는 한 지인은 “용진이는 학창시절에 공부도 잘했다. 고3 때 모의고사에서 전교 1등을 한 적도 있다. 남자답고 활달한 성격으로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1995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신세계 전략기획실에 입사한 후 15년 만에 그룹의 얼굴로 전면 등장한 그는 부회장으로 승진한 2006년 이후 구학서 부회장의 뒤에서 묵묵히 현장을 돌며 3년여 동안 굵직한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는 등 경영 수업을 받았다. 정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현장을 중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새로 여는 이마트 개점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백화점 점포도 수시로 들르는 등 현장 경영을 강조한다. 신세계 측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해외의 선진 유통 현장도 자주 시찰하는 등 풍부한 경험으로 쌓아 다진 전문적인 식견엔 담당 직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우락부락한 외모와는 달리 ‘꼼꼼함’도 정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 중 하나로 꼽힌다. 유통업의 특성상 모든 게 잘 돼있어도 사소한 한두 가지 제품이나 서비스가 잘못되면 매장 전체에 대한 신뢰가 상실됨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MD(상품기획), 집기 개발, 상품 포장 등 매장 운영에서부터 상품정보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지적해 담당자들의 진땀을 빼놓기도 한다. 


그렇다고 사원들과 거리를 두는 스타일은 아니다. 과거 직원들과 소주에 삼겹살 회식은 물론 이마트 개점 때는 고사에도 참석, 직원들이 건네는 막걸리를 몇 잔이고 받아 마셨다고 한다. 직원들에게도 꼭 두 손으로 술을 따르며 몸을 낮춘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지하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정 부회장의 친화적인 성격은 소비자와의 활발한 소통으로 이어졌다.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52만9000여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마트 유튜브 채널에 직접 출연하기도 한다. 

‘부회장’이라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플루언서로서 고객에게 직접 다가가 효과를 봤으며 이 같은 정 부회장의 SNS 마케팅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로 이마트 PB브랜드를 소개하면 해당 제품의 매출이 곧바로 늘어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지난 1일 ‘이마트LIVE’는 ‘배추밭 비하인드와 시장에서 장 본 이야기 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앞서 정 부회장은 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영문 이니셜을 딴 ‘YJ로그’ 공개를 알린 바 있다.

꼼꼼하고
친밀하게

이날 공개된 영상은 지난해 12월17일 이마트LIVE가 공개한 ‘정용진 부회장이 배추밭에 간 까닭은?’의 촬영 뒷이야기를 담고 있다. 해당 영상은 정 부회장이 이마트를 홍보하는 영상으로, 전남 해남의 한 배추밭에서 배추를 직접 수확하고, 배추를 활용한 요리 역시 직접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정 부회장이 출연한 이마트 홍보 영상은 그가 직접 연기와 내레이션을 한 것이 알려지며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영상은 조회 수는 125만회(지난달 11일 기준)를 넘기며 이마트 홍보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이날 첫선을 보인 YJ로그는 정 부회장의 공식 유튜버 데뷔인 만큼 ‘마트맨 Y’라는 호칭으로 소개됐다.

영상은 정 부회장의 이마트 홍보영상 촬영 뒷이야기를 주로 담았는데, 추위에 몸을 떨면서도 직접 배추를 나르고 요리하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담겼다.

또 배추로 2행시를 짓거나 오일장에서 직접 장을 보는 등 일상 속 모습도 공개됐다. 해남읍 오일장에서 장을 보는 정 부회장에게 상인이 “뭐하시는 분이냐”고 묻자, 정 부회장은 “장사해요”라고 답하며 촬영 스태프들을 웃게 만들었다. 끝내 정 부회장의 정체를 알지 못한 상인이 “셰프냐”고 묻자, 정 부회장은 “네”라고 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공개된 5분 분량의 YJ로그는 배추밭 광고 촬영의 뒷이야기만 담고 끝났지만, 앞으로 정 부회장의 일상 속 모습을 소개하는 영상이 추가로 업로드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예고 영상에는 ‘스타워즈 다스베이더’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요리하는 모습과 한복을 차려입고 직접 슬레이트를 치는 모습이 담겼지만, 이날 영상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 ▲

그의 취미는 각종 스포츠와 음악이다. 정 부회장은 사석에서 “나는 경영인이 안 됐다면 음악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한다고 한다. 학창시절 어머니 이명희 회장의 조언에 따라 ‘체르니 40번’까지 피아노를 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식을 좋아해 클래식 음악 파일만 수천개 들어 있는 MP3와 아이팟을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듣고, 국내서 열리는 유명 음악 공연도 빠짐없이 본다고 한다. 

또 자녀들과 함께 첼로를 배우는 등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주량은 소주 2병 정도로 와인 애호가로도 알려져 있다. 한때 신세계 직원들 사이에 ‘와인 공부를 열심히 하면 비서실로 특채될 수도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인스타그램·유튜브서 활발한 활동
배추 직접 수확하고 요리까지 콜∼

정 부회장이 즐기는 스포츠 가운데 오토바이 레이싱은 수준급이다. 정 부회장은 할리 데이비슨, BMW 등 60여대의 명품 바이크를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오토바이 레이싱을 즐기는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한때 모터사이클 동호회 회장직을 맡아 서울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1000㎞를 달린 적도 있다.

최근에 그룹 전반을 책임지고부터는 시간을 낼 수 없어 오토바이는 거의 타지 않는다. 오토바이 외에 요트도 즐기는 편이다.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만능스포츠맨이지만 호화스포츠만 즐긴다는 지적도 있다.

운동 마니아기도 한 정 부회장은 소문난 ‘몸짱’이다. 건장한 체격을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매일 거르지 않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있다. 지금도 하루 2~3시간씩 꼭 짬을 내서 몸 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력이 밑받침돼야만 좋은 사고도 나온다는 지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 실력은 핸디 18, 보기 플레이어 수준이다. 예전에는 80~85타를 쳤지만 경영에 매진하면서 골프를 거의 못 치고 있다고 한다. 힘이 좋아 250~300야드를 치는 장타자로 소문이 나 있다. 

정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임직원들에게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후 르네상스라는 화려한 꽃이 피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장 경제 환경이 급격하게 재편되는 올 한 해가 오히려 최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10년, 20년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고객을 향한 불요불굴(不撓不屈) ▲구성원 간의 원활한 협업과 소통 ▲다양성을 수용하는 조직문화 등 세 가지 중점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정 부회장은 ‘결코 흔들리지도 굽히지도 않고 목표를 향해 굳건하게 나아간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불요불굴’을 언급하며 “우리에게 불요불굴의 유일한 대상은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신세계백화점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장 방문을 꺼리는 고객들을 위해 SSG닷컴의 라이브방송 채널 ‘쓱라이브’와 손을 잡고 화장품 쇼케이스를 기획했던 시도 등을 예로 들었다.

또 정 부회장은 고객에게 광적인 집중을 하기 위해서는 ‘One Team, One Company’가 돼야 한다며 온·오프라인 시너지 등 관계사 간, 부서 간의 협업과 소통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음악 좋아하는
만능 스포츠맨

그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리테일 시장의 온라인 전이가 최소 3년 이상 앞당겨졌다며, 새로운 IT기술을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묶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 인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절대 후회하지 마라. 좋았다면 멋진 것이고, 나빴다면 경험인 것이다’라는 소설가 빅토리아 홀트의 명언을 인용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을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신세계그룹을 스스로 재정의하는 한 해로 만들어달라”고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