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황희두 총선기획단 위원 “게임과 정치판? 크게 다를 게 없죠”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일 내년 총선기획단을 출범시켰다. 1차 총선기획단 회의서 이해찬 대표의 바로 옆자리를 차지했던 청년. 거대양당을 통틀어 유일한 ‘20대’ 총선기획단 황희두 위원을 <일요시사>가 지난 11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만났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는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위원

27세 대표적 진보 유튜버, 사회 운동가, 청년문화포럼 회장, 전직 프로게이머. 통통 튀는 이력을 가진 그는 게임과 정치판을 ‘전략’이란 키워드로 묶었다. 두 영역 모두 승리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전략가’가 돼야 한다. ‘조국 정국’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된 만큼, 내년 총선에선 2030세대의 능력 있고 신선한 수혈이 선거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자처한 그를 영입한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전략이 돋보인다. 다음은 황 위원과의 일문일답.

-황희두 위원님. <일요시사> 구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에 합류하게 된 황희두입니다. 저는 앞으로 홍보, 소통 쪽에 초점을 맞춰서 활동할 예정입니다. 알려야 하는 당의 좋은 정책들이나 외부서 당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내용, 전달됐으면 하는 내용을 최대한 가감없이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홍보와 소통업무는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말하나.
▲아직 시작 단계라 지금까지 논의된 건 크게 없지만, 최근에 정청래 전 의원님께서 스타크래프트도 해보자고 그러시더라고요.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분들이 워낙 많이 계시니깐 그분들과 같이 게임하면서 소통도 하고요. 저는 게임과 정치가 다른 영역이 아니고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있다는 걸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어요. 기존 언론서 많이 다루지 않는 내용들은 개인 유튜브로 꾸준히 전달도 하고요. 또 멋진 분들이 있으면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습니다.

전직 프로게이머 출신
민주당의 성공적 수혈


-더불어민주당서 20대 남성 청년들이 관심 가질만한 정책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 전국청년위원회랑 전국대학생위원회서 예비군 훈련비 인상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예비군들이 2박3일동안 훈련비 3만2000원을 받고 있는데요.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과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한테는 무척 중요한 시간들인데, 받는 금액은 많이 부족하지 않냐는 여론이 형성돼서 추진 중에 있습니다.

-14만명의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 ‘진보 유튜버’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옹호하는 데 적극적이였다. 이유는?
▲언론이 조 전 장관에 대해 100만건이 넘는 보도를 했잖아요. 조 전 장관과 지인들, 일가를 향해 일방적으로 공격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막강한 자리로 생각되는 현직 법무부장관까지도 그렇게 공격을 받고 있는데, 저같이 평범한 시민들은 오죽할까 싶어서 무섭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님께서도 직접 나서서 정의를 위해 소신발언을 하시는 걸 보면서 영감을 얻었고요. 저도 평범한 청년이지만, 누군가가 나서주길 바랄 게 아니라 당장 나라도 나서면 영향을 받는 주변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습니다.
 

-유튜버 활동 전 프로게이머라는 색다른 이력이 있다. 황 위원의 영입이 총선을 위한 ‘보여주기’식이라는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다 생각해요. 하지만 타 언론 인터뷰서도 계속 밝혀왔는데 전 정치할 생각이 없거든요. 저보다 훨씬 더 멋지고 대단한 분들이 많으셔서... 다만 저는 내년 총선까지 게임인들의 목소리, 수많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당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고, 이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 사는 세상’이에요. 언론의 제대로 된 보도를 통해 억울한 사람들이 없는 세상, 국민들이 최대한 잘 사는 세상을 원해요. 저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게임과 정치, 둘의 공통점이 있다면.
▲주위에 게임하는 친구들을 보면 머리도 상당히 좋고 전략적 사고에도 뛰어난 친구들이 많아요. 사실 정치도 마찬가지잖아요. 정치를 할 때 전략이 필요하듯이 게임할 때도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 그 뒤에는 수많은 수가 있어요. 사실 바둑이랑 정치가 비교가 많이 되는데 게임도 같은 맥락이라 봐요.

-자칭 ‘우파 유튜버’로부터 공개적인 인신 공격을 당했다. 이외에도 황 위원에 대한 언론의 조명이 계속되고 있는데, 공인으로서의 무게감이 실감나는가.
▲예비군 갔다가 나와서 택시 타고 이동 중이었는데 실시간 검색어 1위더라고요. 얼떨떨했어요. 또 본의 아니게 중요한 역할을 맡다 보니까 주위에 소홀하게 된 거 같아 미안한 생각도 들고요. 민주주의 국가서 저를 비판적으로 보시는 분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 생각해요.

청년단체 운영한 진보 유튜버
당과 청년 연결하는 가교 역할


다만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던 건 모 유튜버 분께서 제 프로게이머 시절 때 성적을 보고 저를 ‘경쟁사회서 도태된 패배자’라고 표현하셨더라고요. 프로 세계에조차 진입하지 못하는 연습생들도 많은데, 프로게이머의 성적 하나에 패배자라는 이름을 붙인다는 사실에 놀랐죠.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고 그렇게 말한다면 좌우를 떠나 개인의 노력을 전부 다 무시해버리는 것 아닌가요. 어떤 꿈이나 목표를 이루지 못했던 많은 청년들이 느낄 박탈감이나 패배감도 우려되고요.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중요하다고 느꼈던 경험이 있나.
▲청년단체를 운영했어요. 많은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누군가가 나서서 우리의 얘기를 꺼내야 하는데 서로 가슴 속에만 묵혀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최근에 알게 된 건데 제가 들어갔던 ‘MBC게임 히어로’ 팀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주신 분이 정청래 전 의원이셨어요. 제가 이 분야에 깊숙히 몸담았던 프로게이머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의원이 어떤 일을 했는지 저도 정확히 몰랐죠. 사실 그 분이 안 계셨다면 제가 프로게이머가 못 됐을 수도 있었잖아요. 이런 걸 알고 나니까 한 정치인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또 한 번 느끼게 됐어요.
 

-E스포츠 쪽에 더 관심이 갈 것 같다. 정청래 전 의원과 프로게이머 인식 변화에 더 주력하고자 한다고.
▲게임은 이제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해요. 저도 ‘게임 폐인 주제에’ ‘게임만 하던 놈이 뭘 알아’ 이런 얘기를 상당히 많이 들었어요. 제 주변에 머리가 상당히 좋은 프로게이머가 많거든요. 게임인들이 여전히 무시를 많이 당해서 안타까워요.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는 친구들도 더 많아지고 있고 E스포츠가 지금 세계로 나아가서 해외에서는 더 각광받고 있는 상황인 점을 알리려고 해요.

-총선기획단 활동이 끝나면 다시 유튜버로 돌아가는 건가.
▲네. 유튜브를 통해서 더 많은 청년들과 소통할 겁니다. 제가 오프라인서 강의를 다니다 보니 중고등학생들도 제 영상을 많이 봐요. 이렇게 청년, 학생들과 소통하고 연락을 주고받는 게 제겐 제일 행복한 삶이에요.


<sangmi@ilyosisa.co.kr>

 

[황희두는?]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위원
▲유튜브 채널 ‘알리미 황희두’ 운영
▲청년문화포럼 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서울특별시 정책소통 평가단
▲서울청년시민회의 청년위원
▲한국 홍콩 청년 교류활동 문화사절단 단원
▲대한북레터협회 상임부회장
▲MBC게임 HERO 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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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권과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GS건설이 인수했다. 대신자산운용이 업무시설에 대한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매입 가격은 3.3㎡당 3500만원가량으로 계약금으로만 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사업은 철거 단계로 예정대로 2030년에 개발이 끝나면 연면적 13만㎡가 넘는 최상급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 경찰에 고발된 몇몇 사건은 종결됐지만 일부는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송사에 휘말린 이들이 현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사실이다. 사업 초창기 기틀을 닦은 이른바 ‘개국공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사에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자금 조달 역할로 합류했다. 부동산 매매, 분양 등을 하는 업체 대표 염모씨와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을 하는 업체 공동대표 오모씨, 권모씨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자금이 부족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을 끌어들였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사업에 합류할 무렵 인허가 문제 등이) 어느 정도 진행돼있었고 저희가 투자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면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가 대표로 있는 연합와이앤제이(이하 연합)와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1월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은 50대 50으로 맞췄다. 여기에 연합은 오씨, 권씨, 최씨, 박 전 이사 등과 따로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 구조는 연합 50%, 오씨 30%, 권씨 10%, 최씨 7%, 박 전 이사 3% 등으로 구성됐다. 2030년 13만㎡ 업무복합시설 법정 공방 최소 3건 진행 중 2019년 6월 연합, 이지스자산운용, 국민은행(이지스펀드의 신탁사), 생보부동산신탁(현 교보자산신탁) 등은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세운5구역 PFV를 설립했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가 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당시 지분 구조는 연합 47.1%, 이지스자산운용(17.2%)+이지스펀드(29.9%) 47.1%, 생보부동산신탁 5.8% 등이다. 대표이사는 염씨가 맡기로 했고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해 총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연합 측에서는 염 대표와 박 전 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이 구성은 박 전 이사가 2020년 8월14일 이사직을 사임할 때까지 유지됐다. 이후 염 대표가 이지스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빠져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염 대표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오간 돈, 이지스자산운용이 오씨와 권씨, 최씨 등에게 준 돈을 두고 불거졌다. 염 대표가 받은 378억원, 오씨 등 3명 등이 받은 94억원 등 약 480억원을 둘러싸고 소유권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 PFV, 이지스자산운용은 돈을 지급한 주체라 송사에 연루돼있다. 이 소송은 당시 사업의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시작됐기에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사회 관련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 세운5구역 PFV 4명의 이사 가운데 1명이었던 박 전 이사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6월20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간 세운5구역 PFV가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사회는 16번이다. 480억원 두고 초기 멤버 갈등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는 상근 직원이 없고 등기임원의 보수도 없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사회는 업무 집행의 법률적 효력과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어쩌면 회사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사회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진행됐으니 그 결의 내용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운5구역 PFV는 명목상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던 만큼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실질적인 경영 주체(이지스자산운용), 총괄 관계자가 책임져야 한다. 리모컨을 누른 사람(이지스자산운용)이 문제지, 리모컨(세운5구역 PFV)이 잘못이 아닌 것과 같다”며 “14개월 동안 이사로 재직하다가 정기총회도 거치지 않고 중도 사퇴한 건 더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릴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이사회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고 서류 작업을 통해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있다. 어디에도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문구는 없다. 대표이사였던 염씨가 이사회를 소집 통지하는 과정에서 보낸 공문에도 정확하게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91조(이사회의 결의방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다만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 수단에 의해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이사회 소집통지’ 공문에 따르면 2020년 3월27일 오전 11시 이지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방법’ 부분에 ‘직접 참석 or 컨퍼런스 콜’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방어 근거 무너지나 박 전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참석한 적 없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이용해 의결이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당일 다른 곳에 있던 적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이사는 “2019년 3차 이사회 이사록을 보면 그해 10월31일 재적 이사 전원 출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으로 기재돼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 차이 나는 곳에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회 결의는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는 이 내용을 가지고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염 대표 등을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전 이사가 재직 당시 이사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송치 처분했다. 박 전 이사는 “사후에 통보식으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이사회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물론 염 대표, 이지스자산운용 모두 물리적 행위 자체가 없었던, 그래서 의결 자체가 무효인 이사회를 무기로 각종 고소·고발건을 방어해 왔다”며 “이사회에서 특별 결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본인들이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서 등에 기재돼있는데도 그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가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 이사회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맺은 공동사업약정서에 따르면 ‘승인된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자본적 지출’은 이사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특별 결의사항은 재적 이사 전원의 동의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절차적 하자 인정하면 사업 자체 흔들릴 가능성도 연합 등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염 대표와 오씨 등이 재개발 구역의 땅을 사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시행사가 직접 원주민에게 토지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사이에 특수관계인을 끼워 넣어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땅값은 사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확한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너무 비싸게 샀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의사회 결의는 무조건 다 있었고 더 큰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이사회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돼 그 존재 자체가 무효가 된다면 결의 내용 역시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관련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세운5구역 PFV 이사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가 같은 이사였던 박 전 이사를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 온·오프라인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박 전 이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전 이사는 “내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세운5구역 PFV 측은 그제야 대면 결의는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서면 결의도 인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서면으로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말하면 조합장이 당장 쫓겨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스자산운영 측은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며 향후 법적 과정에서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1심 판결 곧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경험이 풍부한 한 관계자는 “SPC가 설립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진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주무 관청의 인허가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