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불륜 청부해킹 ‘사이버흥신소’ 실태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7.13 11: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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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누군가 당신의 ‘메신저’를 엿보고 있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누군가의 뒤를 쫓거나 행방이 불분명한 사람을 찾아주는 등의 일을 대행해주던 ‘심부름센터(흥신소)’. IT시대를 맞아 최근 이 흥신소가 불륜 증가와 맞물리면서 사이버상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이나 틱톡 등의 메시지 내용 확인은 물론,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뒷조사를 대행해주고 있는 것. 독버섯처럼 퍼져나가는 ‘사이버흥신소’ 실태를 추적해봤다.

주부 김모(37)씨는 얼마 전부터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남편 손모(42)씨의 늦은 귀가와 갑작스런 출장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10년을 함께 살아온 남편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출처를 알 수 없는 카드 값은 점점 늘어나고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를 매번 나가서 받는 남편의 이상한 행동에 불안한 생각은 자꾸 커져만 갔다.

불륜 호황에
날개 단 ‘IT흥신소’ 

심지어 외도라는 확신까지 갖게 되었지만 직접 증거를 찾아 나서자니 덜컥 겁부터 나고 주변사람들에게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자니 내 얼굴에 침 뱉는 격이라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인터넷을 하던 중 “배우자가 바람났나요? 애인의 카톡이 궁금하시나요? 배우자의 문자기록 통화기록이 궁금하시나요? 애인이 네이트온이나 메신저에서 누구랑 채팅하는지 궁금하나요? 배우자가 뭐하는지 원격으로 감시하고 싶으시다구요? 그 고민은 저희가 해결해 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의 광고 글을 발견했다. 이후 해당 사이트에 접속했더니 돈을 주면 원하는 사람의 뒷조사나 불륜현장 추적 등을 해주는 ‘사이버흥신소’였다.


흥신소 관계자는 김씨에게 남편이 가입한 통신사, 주민번호 앞자리, 휴대폰 번호만 갖고 있으면 통신사의 ‘친구찾기 시스템’을 통해 그의 행적과 소재를 파악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과 메신저 내용 확인도 가능하다고 은밀히 제안했다.

최근 불륜이 증가하면서 인터넷에 L흥신소, P사설탐정, N심부름센터 등의 IT흥신소사이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속의 손길이 느슨한 틈을 타 전국적으로 이런 청부업체 1000여 곳이 성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IT 기술의 재앙… 불륜 잡는 ‘사이버 흥신소’ 활개
특정인 정보 파악 ‘식은 죽 먹기’…메신저까지 엿본다

C탐정업체 관계자는 “특히 요즘같이 휴가철이 다가오게 되면 흥신소와 심부름센터들은 더더욱 바빠지는데 저마다 연인들과 해변으로 계곡으로 휴가를 떠나기 때문”이라며 “휴가를 보내더라도 가족과는 1박이나 2박만 보내고 내연의 여자나 남자와 같이 두 번째 휴가를 가거나 어떤 경우는 아예 모든 휴가를 내연남녀와 같이 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또 이 관계자는 “특히 최근 일어나는 불륜 중 자주 일어나는 케이스의 한 유형을 보면 다름이 아니라 집으로 끌어 들인다는 것”이라며 “남편 해외출장 중에 혹은 아내가 친정에 가 있을 때 등을 자주 이용한다. 또 처녀인 내연녀가 남편이 얻어준 원룸으로 끌어들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털어놨다.

배우자의 불륜을 확인하고자 내는 비용은 막대하다. 인건비만 하루에 보통 30만~50만원. 휴대폰 메시지 확인이나 장비 사용 비용은 따로 청구된다.

추정해 보면 이렇게 이들이 일주일 동안 장비비와 인건비 등으로 챙기는 돈은 300만~500만원이 넘는다. 또 현 위치와 주행속도, 주차 여부, 배터리 상태 등 갖가지 항목을 체크할 수 있는 위치추적기, 300m 거리에서도 남의 대화내용을 엿들을 수 있는 고성능 도청기 등 장비 또한 첩보영화에서처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007도 울고 갈
감쪽같은 첨단장비

담뱃갑 한 개 반만 한 크기의 차량위치추적기.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기능을 활용해 추적기가 장착된 차량의 위치를 인터넷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24시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장비다. 단 몇 분 만에 누구나 손쉽게 장착할 수 있고, 탑승자의 눈에 띄지 않게 장착이 가능한 위치도 50여 군데나 된다.

P추적자 관계자는 “차량위치추적기는 추적 대상 차량을 ±10m의 오차범위 내에서 정확히 잡아낸다. 주위의 건물이나 상호명까지 세세하게 모니터로 들여다볼 수 있다”며 “가격은 100만~250원대로 좀 비싼 편이지만 그만큼 성능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완벽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고성능 캠코더도 있다. 캠코더라고 해서 큰 부피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PC에서 바로 인식이 가능한 USB 메모리 캠코더가 있는가하면 자동차 리모컨 디자인의 캠코더, 내가 보는 것을 그대로 찍는 신개념 안경캠코더, 초소형 단추 카메라, 스위치 디자인과 최신 센서를 착용한 스위치형 캠코더까지 있다. 가격은 10만원~40만원대이다. 

외도와 불륜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시약 테스트도 있다. 한 흥신소 사이트 내 N스프레이는 하루 종일 입고 다니던 배우자의 은밀한 하루 행적을 알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의심 가는 날 의심이 가는 속옷에 스프레이를 살짝 뿌리면 정액이 묻은 자리에 색상이 변하게 되면서 외도에 대한 정황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자위를 통한 정액인지 남녀관계를 통한 정액인지를 구분할 수 있고 노래방, 자동차, 모텔 등의 대략적인 장소구별도 가능하다고 한다. 

당신의 사생활은
‘알몸으로’

관계자에 따르면 “자위를 했을 경우 눈에 보기에도 흔적이 진하며 흔적의 부분이 단단한 촉감을 나타낸다”며 “쿠퍼액을 시약으로 검사했을 시 ‘노란색’으로 나타나는데 시약이 검붉은색, 보라색으로 나타날 때는 성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가 사정한 정액은 샤워를 해도 일정시간동안 조금씩 흘러나와 속옷에 묻게 되고 여자의 경우 약 2, 3일 정도에도 조금씩 흘러나와 속옷에 묻어나오니 객관적인 확인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IT흥신소는 이 밖에도 상대방의 통화내역은 물론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등 개인의 적나라한 사생활도 확인해주고 있다. 상대방의 휴대폰에 저장돼 있는 통화내역, 문자·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위치정보 등을 전송받을 수 있는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PC나 휴대폰에 설치하기만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내용확인이 가능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이름과 주민번호, 아이디만 알고 있으면 특정인이 사용하는 주요 인터넷 포털의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일도 한다.


증거조사전문 S기획 관계자는 “휴대폰은 기본적인 불륜 증거, 간통증거를 잡을 수 있는 문자메시지, 전화통화 기록 등을 담고 있다”며 “상대방의 기본정보만 알려주면 언제 어디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생각보다 어려워 보이지만 통신사 서버에 접근할 수 있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라면서 “심증만으론 증거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불륜증거 확보를 위해서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 이유다”라고 조언했다.

불륜현장과 간통현장 잡기 위해 사용되는 최첨단 장비
분쟁 생기지 않는 한 법적 제재 어려워 사실상 무대책

이에 대해 직장인 조모(41·남)씨는 “드디어 배우자 구속의 결정판이 나왔다”며 “SNS 서비스로 불특정 다수에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도 꺼려지는데 날 의심하는 아내가 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찔리는 게 없어도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다.

주부 윤모(39·여)씨도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한 법인데 이런 게 널리 사용되는 세상이 되면 모든 게 싸움거리가 될 것 같다”며 “한번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관음증 이상으로 중독성이 강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경찰관계자는 “IT흥신소가 있다 해도 분쟁이 생기지 않는 한 단순한 정보노출 자체만으로는 법적 제재가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벌어지는 프라이버시 침해를 원천 차단하는 수단은 사실상 없는 형편이다”라고 지적했다.


보안전문가들은 “바야흐로 ‘빅 데이터(Big Data) 시대’가 도래했지만 자칫 개인의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성도 함께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과 함께 개개인의 철저한 보안관리”를 요구했다.

배우자 구속의
완벽한 결정판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사생활침해를 관리 감독할 법적 근거마련도 중요 하지만 유능한 해커를 양성화해 국가와 기업의 보안파수꾼으로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수많은 정보가 생산 유통되는 시대에 도청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관심인물에 대한 웬만한 정보와 사생활을 훔쳐볼 수 있는 사이버시대. IT 기술의 재앙을 막기 위해선 보다 강력한 단속과 제재가 필요하다. 당신이 누군가의 정보를 캐내는 사이 누군가에게 당신의 정보도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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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