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한국당이 웃는 이유

성난 민심 업고 수도권 재탈환?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지난 5월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에 3기 신도시 추가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고양 일산·파주 운정 등 기존 신도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주민들에게 약속한 교통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데, 입주 물량이 과잉 공급되면 기존 신도시의 집값 하락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도 서북부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석권한 지역이다. 민주당은 과연 내년 총선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20대 총선서 재선에 성공하며 경기 고양을 지켰다. 그러나 최근 3기 신도시 정책 발표 이후 차갑게 돌아선 고양 일산 주민들의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기존 신도시 주민들은 김 장관의 해임을 촉구하며 내년 총선서 ‘두고 보자’는 분위기다.

‘두고 보자’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서 ‘무분별한 신도시 지정,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정책토론회를 열어 수도권 표심을 공략하고자 했다. 3기 신도시가 진영 간 정치싸움으로 전락되면서 내년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기 신도시에 반대하는 1·2기 신도시 시민들의 반발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5일 저녁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청 앞 광장에 1만여명의 시민이 모여 고양 창릉 3기 신도시 지정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기존 신도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는 이유는 크게 집값 하락과 정부의 광역교통관리 약속 불이행 두 가지로 꼽힌다. 1기 신도시는 이미 낙후화된 지 오래고, 정부가 2기 신도시 주민들에게 약속한 광역교통 확충 역시 더디게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서 3기 신도시가 건설돼 더 좋은 입지의 공급 물량이 증가하면, 기존 신도시는 집값 하락은 물론이고,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1·2기 신도시 주민들은 “서울 집값을 잡는 데 애꿎은 경기도만 희생되고 있다”며 분개하고 있다. 지역 이기주의로 보는 의견도 나오지만 ‘주택 가격 안정화’라는 공익을 위해서도 3기 신도시 계획은 허술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지역은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한 강남 3구 및 핵심 지역과 물리적 거리가 멀어 부동산 가격 억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 발표 후 기존 신도시의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김 장관은 “전체적으로 서울 집값은 28주째 하락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기 때문에 일산이 큰 기조서 벗어나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말대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서울과 지방 할 것 없이 집값은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지정된 경기 서북부, 여당 석권 지역
주민들 부글부글…이탈표 야당으로?

그러나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실제 고양시 일산과 인천 서구 등의 아파트 값의 하락 폭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고양 창릉 인근 지역은 매수 심리 위축 등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덕양구의 집값은 지난주 -0.06% 하락했고 이번 주는 -0.10%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일산 동구와 서구도 지난달 27일을 기준으로 동구가 0.22%, 서구가 0.15% 각각 내려갔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은 기존 신도시보다 서울과 더 가깝다. 신도시 성공의 필수 조건인 자족기능과 교통수단을 갖춘 만큼 기존 신도시들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검단 신도시는 최근 청약시장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교통 문제 역시 주민들의 민심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는 기존 신도시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일산 식사지구의 경우 입주 당시 세대당 700만원씩, 모두 500억원의 광역교통개선분담금을 납부했지만 10년 동안 겨우 광역버스 1개 노선에 의존하고 있다.

또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수립된 100만m² 이상 택지개발지구의 교통사업 89건 중 86건이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 이 중 13개 사업은 준공 계획조차 정해지지 않아 기한 없이 방치된 상태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일산 주민 A씨는 “일산엔 기업이 없기 때문에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다. 3호선은 멀리 돌아가고 경의선은 잘 오지 않는다”며 “유일한 도로인 자유로는 새벽 6시에나 나가야 출근시간을 맞출 수 있다. 그런데 일산과 서울 사이에 도시를 또 만든다고 한다. 일자리 없는 도시인 일산에 사는 주민들은 서울로 출퇴근도 못할 것 같다”며 신도시 정책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조기 개통, 인천지하철 2호선의 일산 연결, 대곡∼소사 복선전철 연장 운행 등의 보완책을 내놨다. 인천 지하철 2호선과 일산 연장의 경우, 국토부는 올해 최적 노선을 마련해 내년까지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의 ‘당근책’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일산 주민 B씨는 “10여년 전부터 추진해온 계획들을 되풀이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며 강한 불신을 표명했다. 다른 계획들 역시 대부분 현재 사전타당성 조사나 예비타당성 심사 준비 등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설익은 발표란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도 인천지하철 2호선과 일산 지역의 연장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수는 “해당 구간은 통근수요 등이 서울 방향에 비해 별로 없기 때문에 경제성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산 민심이 뒤숭숭해지자 한국당은 때를 놓치지 않고 정부와 여당을 향한 공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국당은 지난달 28일 고양시 킨텍스서 무문별한 신도시 지정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GTX 당근’에도 냉담
일산·파주 타깃으로

이날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부가 1·2기 신도시를 죽이면서 3기 신도시를 추진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 3기 신도시를 원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2기 신도시는 가뜩이나 미분양이 많고 분양가보다 가격이 내려가는데 3기 신도시를 추진하면, 정부가 국민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밖에 더 되냐”며 정부를 겨냥하고 나섰다.

정책토론회를 국회가 아닌 곳에서 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3기 신도시 정책 발표로 돌아선 민심을 지렛대 삼아 내년 총선서 전체 수도권 선거의 승기를 잡겠다는 한국당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 일산, 파주 등 1·2기 신도시 지역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텃밭이다. 김 장관은 19·20대 총선서 경기 고양 시민들의 신뢰를 받고 당선됐다. 현 정부의 핵심 인사로 꼽히는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인 민주당 유은혜 의원도 지역구가 고양병이다. 이외에도 고양을 정재호, 파주갑 윤후덕, 파주을 박정 등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도 서북부 지역 국회의원은 민주당이 석권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한국당 내에서는 당내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의원을 내세워 국토교통부장관인 김현미 의원에게 ‘맞불’을 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고양정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김현미 장관에게 밀려 연이어 낙선했던 김영선 전 의원의 재도전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맞불 후보


아울러 고양을서 18·19대 연속 당선됐지만 2016년 총선서 민주당 정재호 의원에게 900표 차이로 아깝게 고배를 마신 바 있는 김태원 전 의원도 내년 총선을 벼르고 있다. 네이버 일산아지매 카페의 한 회원은 ‘내년에 김현미가 뽑힌다면 호구 인정’이라며 ‘전국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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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