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시원시원한 몸매와 서글서글한 듯 오묘한 눈빛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최윤영. 보스턴대 출신인 이 미모의 엄친딸이 지인의 집에서 260만원을 훔쳐 충격을 주고 있다. 남부러울 것 없이 잘 살줄 알았던 그녀가 뭐가 아쉬워 남의 지갑에까지 손을 댔을까. 2년 전 마지막 인터뷰 이후 종적을 감췄던 그녀에게 그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최윤영은 지난달 20일 오후 1시쯤 평소 언니라 부르며 친하게 지내던 김모(41)씨의 청담동 집에 놀러갔다. 차를 내온 김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최윤영은 두둑한 현금이 들어 있는 지갑을 발견했고 차를 마신 후 “이만 가야겠다”며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황급히 빠져나온 최윤영의 품에는 김씨의 지갑이 있었다.
뻔뻔 ‘오리발’
최윤영이 김씨의 집에서 갖고 나온 80만원 상당의 명품지갑 안에는 현금 80만원과 1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 10장이 들어 있었다. 그 돈은 김씨가 가사 도우미에게 줄 월급이었다고 한다.
지갑이 없어진 사실을 알고 난 직후 김씨는 최윤영에게 “지갑이 없어졌다”며 이 문제에 대해 상의했다. 그러나 최윤영은 태연히 “꼭 지갑을 찾았으면 좋겠다. 잘 찾아보라”고 함께 걱정하고 당부했고, 김씨가 “경찰에 도난신고를 해야겠다”고 말했음에도 최윤영은 마치 자신과 관련한 일이 아닌 듯 별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설마 최윤영이 자신의 지갑에 손댔을 리 없다고 생각한 김씨는 22일까지 지갑을 찾지 못하자 수표 지급정지를 위해 도난신고를 했다. 이후 은행 CCTV를 통해 최윤영이 훔친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는 장면을 확인한 뒤 충격에 빠졌다.
경찰조사에서 최윤영은 절도 혐의를 대부분 시인하면서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먼저 쓰고 뒤에 말하려고 했는데 시기가 맞지 않았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1995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선을 차지한 최윤영은 미국 명문대학인 보스턴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취득한 재원이다. 이듬해 배용준, 이영애가 주연을 맡았던 KBS 드라마 <파파>로 연예계에 데뷔, <미스터 큐>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선녀와 사기꾼> 등에 출연했으며, 영화 <투사부일체>등에 출연해 인기를 쌓아왔다.
2003년부터는 요가 사업에 뛰어들어 국내에 요가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최윤영은 인도에서 직접 요가를 사사받은 후 한국으로 돌아와 비디오 출시는 물론 청담동에 150평 규모의 요가전문 스튜디오 ‘퓨어요가’를 설립해 3곳의 직영점과 17곳의 프랜차이즈 요가센터를 열면서 성공한 CEO로 주목받았다. 최윤영의 성공에 옥주현, 현영 등의 연예인들도 요가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보스턴대 출신 ‘엄친딸’에 새긴 ‘절도범’ 주홍글씨
요가사업 실패·재미사업가 남편 알고 보니 빈털터리
최윤영은 또 2007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홍보대사로 활약하는 등 사회활동에도 열심이었다. 2009년 미국 맨해튼에서 3살 연하의 재미사업가와 결혼, 슬하에 예쁜 딸까지 뒀다.
당시 최윤영은 한 여성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결혼식은 가족과 친지만 참석해 아쉬웠다”면서 “2011년 4월 한국에서 다시 한 번 제대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는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소식이 없었다.
미국에서 깨소금 같은 신혼생활로 행복할 줄만 알았던 최윤영이 절도를, 그것도 연예인이라기엔 좀도둑 수준의 행각을 벌였다니. 지난 2년 간 최윤영에겐 도대체 무슨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최윤영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전한다. 대규모로 펼친 요가사업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많은 빚을 졌고, 사업가였던 남편도 특별한 수입이 없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사 연예프로그램은 지난 6월27일 최윤영의 재정상태를 파악하던 중 “최윤영의 요가학원은 이미 1년 6개월 전에 문을 닫았고, 당시 건물 주차요금도 두 달 동안 밀릴 정도로 재정상황이 안 좋았다”는 요가학원 건물 주차요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최윤영의 ‘습관성 도벽이 아니냐’란 지적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최윤영에게 생리 때마다 물건을 훔치는 이른바 ‘생리도벽’같은 심신장애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라며 정신적 문제를 근본 이유로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의 절도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연예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이런 사태를 빚었다는 시각도 있다. 연예인 생활을 하다보면 인기에 따라 잘 벌 때는 돈을 잘 벌고 못 벌 때는 못 버는 롤러코스터 같은 수입구조를 갖게 된다.
이 경우 수입이 들쑥날쑥해서 돈 관리에 어려움이 있고, 사업에 실패했을 경우 연예인 신분으로 다른 직업을 찾기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범죄에 빠져들 가능성도 높아진다. 잇따른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 젝스키스 멤버 강성훈이나, 부녀자 납치강도 사건으로 구속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김동현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해석된다.
습관성 도벽?
한편 현재 최윤영과 지인인 김씨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검찰로 송치된 최윤영 사건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을 경우 처벌수위가 낮아질 전망이다.
사건이야 어떻게든 종결되겠지만 향후 그녀의 앞길에는 수치스런 ‘절도범 꼬리표’가 영원히 붙어 다닐 것이다. 세간에 드러난 사연보다 더 안타까운 사정이 있었던 것인지, 절벽에 몰린 절도 사건의 시시비비가 조속히 가려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