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서막’ 친문의 귀환 막전막후

모아놓고 보니 선명해진 색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친문(친 문재인) 총선의 서막일까.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친문 인사들은 내년 총선을 위해 여당으로 속속 집결하고 있다. 당에서도 이들과의 접촉에 꽤나 적극적이다. 친문 총선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한편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집권 후반기 문재인정부가 국정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내린 정치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 비서관과

내년 총선은 사실상 정부와 여당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에 집권 4년 차에 접어든다. 레임덕 이야기가 차츰 피어오를 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스스로 공언한 장기집권의 기로에 서게 된다. 여당의 총선 승리는 문 대통령의 레임덕을 늦출 공산이 크다. 또한 민주당의 장기집권에도 청신호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이 차기 총선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레임덕
장기집권

이들의 묘한 긴장감은 다음 달 치러질 4·3국회의원 보궐선거서도 드러난다. 4월 보궐선거는 정부와 여당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보궐선거는 지난 6·13지방선거 이후, 내년 4·15총선 이전에 실시된다. 선거구는 두 곳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이번 선거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4월 보궐선거는 PK(부산·경남)지역인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서 열린다. PK 민심의 향배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PK는 그간 보수진영의 텃밭으로 여겨졌지만 6월 지방선거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최근 들어 PK 지역의 문 대통령 지지도가 약화되는 상황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구속됐다. 정부와 여당에게 정치적 의미가 강한 선거로 해석된다.

다음 달 보궐선거 이후 총선은 1년 앞으로 다가오게 된다. 각 정당은 곧바로 총선 모드에 돌입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총선 준비를 위해 터를 다잡고 있다. 이 가운데 친문 인사들의 민주당 복귀가 가시적이다. 특히 청와대 요직 출신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전 비서실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 권혁기 전 춘추관장은 모두 지난달 18일 민주당에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임 전 실장은 “자랑스러운 민주당 당원으로 복당한다”며 “한반도 평화, 함께 잘사는 나라를 향한 민주당 정부와 문 대통령의 노력에 당원으로서 최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 전 비서관은 “국민께 지켜야 할 약속과 가야 할 길을 민주당서 실천하겠다”며 소회를 밝혔다. 권 전 관장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신뢰의 정치를 민주당서 배우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한병도 전 정무수석은 지난 5일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들의 복당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7일 민주당으로 복당한 청와대 참모진 1기들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입당이나 복당 절차를 밟지 않은 전직 참모진들도 함께했다.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과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이 그 주인공이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날 이 대표는 만찬서 복당 인사들의 역할 논의와 함께 윤 전 수석과 송 전 비서관의 입·복당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1기 참모진이 민주당으로 대거 복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1년 앞둔 때다. 이들은 문재인정부 탄생의 주역이다. 또한 이들 중 몇몇은 지난 총선서 당선된 전직 의원 출신이다. 1기 참모진들은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서 근무한 뒤 국회로 돌아왔다. 집권 후반기 문재인정부에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 연유로 이들의 차기 총선 출마 여부가 가장 먼저 거론됐다.

내년 4·15총선, 문정부 운명 달려
측근 인사, 민주당으로 러시 행렬


임 전 실장은 지난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민주당의 전신) 후보로 서울 성동구서 당선됐다. 그는 17대 총선서 열린우리당(민주당의 전신) 후보로 성동구을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임 전 실장은 18대 총선서 3선을 노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임 전 실장은 통합민주당(민주당의 전신) 후보로 성동구을서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김동성 후보에게 4.91%포인트 차로 낙선했다.

임 전 실장은 중구·성동구을서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 20대 총선서 중구는 인구 하한선에 미치지 못해 인구 상한선을 넘긴 성동구와 합쳐져 중구·성동구갑과 중구·성동구을로 나뉘어졌다. 현재 중구·성동구을은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지상욱 의원의 지역구다.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와 겹치지 않는 탓에 임 전 실장의 출마가 유력하다.

백 전 비서관은 재선 의원이다. 그는 지난 17대 총선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기 시흥갑서 당선됐다. 18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했다. 백 전 비서관은 19대 총선서 시흥갑 3선에 도전했지만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함진규 후보에게 0.24%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그는 20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다시 시흥갑에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20대 총선서도 함 후보를 넘지 못했다. 백 전 비서관이 내년 총선에 나설 경우, 시흥갑서 함 의원과 세 번째 대결이자 두 번째 리턴 매치를 펼칠 전망이다.

다만 민주당은 백 전 비서관에게 인재영입위원장을 제안했다. 백 전 비서관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고 전해진다. 백 전 비서관은 청와대서 인사검증을 했고, 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맡았던 바 있다.

1기 참모진
민주당 복당

남 전 비서관은 총선 경험은 있지만 당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남 전 비서관은 지난 16대 총선서 민주국민당 후보로 서울 은평구갑에 도전했다. 당시 그는 3.52%의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권 전 관장은 지난 19대 총선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20대 총선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이름을 올렸지만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권 전 관장은 서울 용산지역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수석은 초선 출신이다. 한 전 수석은 지난 17대 총선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전북 익산시갑에 당선됐다. 그는 20대 총선서 민주당 후보로 익산시을에 출마했지만 재선을 달성하지 못했다. 한 전 수석은 차기 총선서 익산에 재도전할 공산이 크다.

윤 전 수석은 민주당 입당 후 경기 성남중원 출마가 예상된다. 윤 전 수석은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에도 성남시장 출마설이 제기된 바 있다.

송 전 비서관도 복당 후 총선 출마가 예측된다. 송 전 비서관은 같은 지역서만 4번 도전한 경력이 있다. 송 전 비서관은 지난 17대 총선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경남 양산에 첫 발을 내딛었으나 1.29%포인트 차로 아깝게 졌다. 18대 총선에선 무소속으로 양산에 재도전했지만 낙선했다. 19대 총선서도 민주통합당 후보로 양산서 재기에 나섰지만 4.61%포인트 차로 미끄러졌다.
 

▲ 문재인 대통령

그는 20대 총선서도 민주당 후보로 재차 양산에 출마했지만 4.8%포인트 차로 끝내 고개를 숙였다.


송 전 비서관은 내년 총선 출마 시 또다시 양산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 양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한국당 윤영석 의원이 19~20대 총선서 송 전 비서관을 꺾은 바 있는 만큼 두 사람의 리턴 매치는 불가피해보인다.

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 비서관은 조만간 복귀를 결정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양 전 비서관에게 민주연구원(민주당 정책연구원) 원장 자리를 제안했고 지난 10일, 이 제안을 전격 수락했다. 민주연구원은 총선 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민주연구원은 총선 과정서 전략과 정책, 여론 동향 파악 등을 수행한다.

장관들의 복귀도 눈여겨볼 만하다. 물론 이들을 모두 친문으로 분류하는 건 무리가 있다. 다만 여의도로 복귀하는 장관들은 문재인정부와 철학을 공유한 인사다. 이들의 당선은 사실상 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게 되는 셈이다.

국회로 돌아오는 의원 겸직 장관들은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대구 수성갑)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경기 고양정),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부산 부산진갑), 그리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충북 청주흥덕)이다. 이들은 지역구를 오래 비워둔 만큼 총선 채비를 서두를 예정이다.

총선 경험
당선 목표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움직임 역시 주목된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지난 20대 총선서 민주당 후보로 부산 해운대구갑에 나섰지만 낙선했다. 유 장관은 현재 민주당 해운대갑 지역위원장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지난 19대 총선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그의 출마설은 기정사실화되는 듯했지만 홍 장관 스스로 선을 그었다. 홍 장관은 지난 1월 “정치를 재개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청와대서 근무하는 일부 참모진들의 출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정태호 일자리수석과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등이 거론된다.
 

정 수석은 지난 2015년 4·29보궐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 소속으로 관악을에 출마했지만 당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를 넘지 못했다. 정 수석은 2016년 20대 총선서 오 후보와 다시 관악을서 맞붙었지만 패배했다. 표차는 0.7%포인트에 불과했다.

이 수석은 지난 19대, 20대 총선에 모두 출마했다. 이 수석은 각각 민주통합당, 민주당 후보로 양천구을에 두 번 도전했지만 당시 새누리당 김용태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 수석은 두 번의 총선서 1.8%포인트, 2.05%포인트로 석패했다.

이 부위원장은 재선 의원 출신이다. 그는 지난 17대 총선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서울 금천구서 당선됐다. 18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 후보로 금천구서 재선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이어 19대 총선서 이 부위원장은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 금천구 재선에 성공했다.

친문 출마 채비, ‘내 사람’ 논란
“선거는 이겨야”… 공감 목소리도

조 비서관도 두 번의 총선서 당선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조 비서관은 지난 19대 총선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충남 서산시 태안군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그는 20대 총선서 민주당 후보로 재기에 나섰지만 1.76%포인트 차로 낙선했다.

이들과 함께 구청장 출신 참모진들의 출마도 관심을 끌고 있다. 김영배 민정비서관과 김우영 자치발전비서관, 민형배 사회정책비서관 등은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있을 공산이 크다. 김 민정비서관은 서울 성북구청장을, 김 자치발전비서관은 서울 은평구청장을, 민 비서관은 광주 광산구청장을 지냈다. 이들은 각각 성북구와 은평구, 광산구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측된다.

당에서도 친문 인사들이 민주당으로 모이는 것을 적극 수용하는 분위기다. 친문으로 분류되지 않았더라도 현 정부에 몸담은 이들의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민주당의 차기 총선이 친문 주도의 선거로 비춰지는 까닭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실상 친문 체제로 총선이 치러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공천 과정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잡음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문재인정부를 둘러싼 ‘코드 인사’가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는 추세다. 바미당은 최근 ‘공공기관 친문백서’를 공개했다. 바미당은 지난 5일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340개 공공기관에 낙하산 인사가 총 434명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바미당은 지난해 9월에도 69명의 캠코더(문재인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를 밝힌 바 있다.

바미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난 6일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 문재인정부가 박근혜정부보다 한 수 위다”라고 꼬집었다.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가 이른바 ‘내 사람 심기’로 비춰지면서 총선을 앞둔 친문 인사들의 결집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바미당을 포함한 야권에서는 문재인정부의 인사를 ‘회전문’ 등으로 비유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친문 인사의 결집은 총선이 다가올수록 그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결국 집권 후반기 국정동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 오히려 후폭풍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악수?
묘수?

한편에선 친문 결집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납득할 만한 정치적 처사라는 것이다. 내년 총선은 집권 후반기를 바라보는 문재인정부의 앞날을 결정하게 된다. 한마디로 정부와 여당에게는 ‘이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정부와 여당의 운명이 정해진다”며 “정부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총선서 승리할 수 있을 정도의 정치력을 갖고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 친문은 그 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차기 원내대표도 친문?

오는 5월 치러지는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구도가 완성되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의 3파전으로 예상된다.

당초 원내대표 경쟁은 김 의원과 노 의원의 맞대결로 치러질 전망이었지만, 이 의원의 가세로 구도가 한층 복잡해졌다.

세 후보 가운데 김 의원은 강력한 원내대표 후보로 꼽힌다. 김 의원은 그간 원내 지도부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추미애 전 대표 시절부터 이해찬 대표체제에 이르기까지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 의원은 당 지도부와 친문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김 의원의 당선은 자칫 민주당의 친문 색채를 짙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의 투톱인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친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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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