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미꾸라지 승츠비’ 승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2.25 10:20:06
  • 호수 12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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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조리 잘도 피하네 ‘군대 가면 끝?’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승리가 버닝썬 폭행사건 논란으로 이미지를 제대로 구겼다. 그동안 자신을 버닝썬 대표이사라고 홍보해왔지만 정작 사건이 불거지자 책임 회피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반면 버닝썬 폭행사건은 마약·성폭행 등 논란이 확대됐다. 현재 승리는 경찰 수사 대상에도 올랐다. 

 

▲ ⓒ승리 인스타그램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1월24일로 거슬로 올라간다. 빅뱅의 멤버 승리가 운영하는 클럽으로 알려진 버닝썬서 김상교씨가 클럽 이사와 보안요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늑골이 부러지는 등 상해를 입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추가적인 폭행을 당했다는 김씨의 주장과 전면 부인 중인 경찰, 폭행은 인정하나 김씨의 범죄로부터 시작됐다는 클럽 측의 삼자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끝없는 논란
경찰은 뒷북

그런데 김씨가 버닝썬 이사와 보안요원들에게 폭행당한 영상이 공개되자 여론이 들끓었다. 서울강남경찰서는 김씨의 주장이 잘못됐다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신고자 김씨와 클럽 이사의 상호 폭행 등 혐의로 피의자로 모두 입건, 강력팀서 엄정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여론은 경찰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경찰이 클럽과 유착해서 김씨를 무리하게 제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버닝썬의 대표이사라고 밝혔던 승리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승리는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론화되기 며칠 전 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일각에선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침묵하고 있던 승리는 지난 3일 본인의 SNS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승리는 “실질적인 클럽의 경영과 운영은 제 역할이 아니었고, 처음부터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도 처음부터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였던 점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승리는 사건이 불거졌음에도 콘서트를 강행해 팬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지난 16∼17일까지 서울올림픽공원서 ‘퍼스트 솔로 투어-더 그레이티스트 승리-파이널 인 서울’이란 이름으로 콘서트를 연 것. 

공연 직전까지 버닝썬 폭행사건에 대한 승리의 도의적 책임 논란이 거셌다. 팬들은 콘서트 입장권 예매를 잇달아 취소하기까지 했다. 지난 16일 그 첫 번째 무대인 서울 공연서 승리는 팬들에게 사과했지만 과연 이런 엄청난 사건을 앞에 두고 해외공연까지 강행하는 게 옳은 판단이었는지에 대해 뒷말이 많다. 

버닝썬 대표이사라고 자랑하더니… 
논란 불거지자 책임 회피하기 바빠  

현재 승리의 사건인지 및 책임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다. 버닝썬은 승리가 사건 당일에 클럽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인 효연은 개인 SNS에 지난해 11월24일 승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승리 클럽 버닝썬 폭행사건에 효연 인스타그램에는 “언니 도망쳐”와 같은 댓글이 달렸다.

이어 승리도 열흘 후인 12월4일 같은 날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사건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인스타그램에는 사건 당일에 승리가 있었던 건 맞지만, VIP 입구가 아닌 일반 입구에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양현석은 입장문을 통해 “승리는 2018년 11월24일 오전 3시까지 클럽에 있었고, 사건 발생은 오전 6시경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KBS는 승리가 지난달 13일경 클럽에 출근할 때 “여기가 언론사가 취재하는 곳이냐” “여기가 그렇게 가드가 사람을 때린다면서요?”라고 말했다는 버닝썬 전직 직원의 증언을 보도했다. 승리가 사건 공론화 전 이미 폭행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만 전직 직원은 승리가 사건이 일어난 날짜에는 클럽에 있었으나 사건이 일어난 시각에는 부재했다고 증언했다. 
 

승리는 그로부터 열흘 뒤인 1월24일 버닝썬의 사내이사직서 물러났고, 클럽의 감사를 맡고 있던 승리의 모친도 자리서 물러났다.

한편 승리는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와 <나 혼자 산다> 등의 예능서 자신이 클럽을 운영한다고 주장했다. 승리는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연예인분들 사업이면 이름 빌려주고, 얼굴만 그렇게 하는 줄 아는데 저는 직접 다 한다. 안 그러면 신뢰를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의 책임 여부와 별개로, 승리는 클럽의 실소유주가 아니었다는 해명 때문에 거짓말을 해왔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막상 책임져야 할 상황이 오자 말을 바꿔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팬들도 돌아선 
무책임한 대처

이문호 버닝썬 대표이사도 승리가 클럽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승리와 저는 오랜 친구 사이이며 제가 클럽을 준비할 때 컨설팅 의뢰를 제안했다”며 “승리는 본인이 직접 경영하고 운영을 맡았던 다른 사업체들과는 달리 버닝썬에서는 컨설팅과 해외 DJ 컨택을 도와줬을 뿐, 버닝썬의 실질적인 운영과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버닝썬 사건은 현재 마약·성폭행 등으로 논란이 확대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 논란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18일 버닝썬 직원이 마약류 투약 혐의로 처음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주말 버닝썬서 마약 유통을 책임졌다는 의심를 받고 있는 중국인 여성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일명 ‘애나’라고 불리는 이 여성은 VIP 고객을 상대로 마약을 판매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승리가 애나와 함께 찍은 사진이 지난 12일 SNS에 게시되어 삽시간에 퍼졌다. 중국인 애나는 불법체류자이며 지난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승리는 지난 13일 다른 매체를 통해 “클럽에 있다가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시기에 찍어드린 것”이라며 “사진을 찍은 시점이 정확하게 언제인지, 저 분이 어떤 분인지 잘 기억이 나질 않을 정도”라고 밝혔다.

승리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클럽 운영진이 마약 유통 및 성범죄 의혹 등을 인지하고도 방치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중이다. 이 때문에 과거 이사직에 있던 승리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고 경찰은 승리의 소환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까지 책임?
포토라인 설까?

승리는 그룹 빅뱅서 서브보컬과 리드댄서를 맡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6개월여간 연습생 기간을 거친 후, 빅뱅 멤버로 데뷔했다. 일본서 활동 시 불리는 예명은 V.I.로 ‘Victory’서 따온 줄임말이다. 그는 2011년 첫 솔로 음반 ‘V.V.I.P’를 발매했다. 

승리는 1990년 12월1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가수의 꿈을 키웠던 그는 정암초등학교를 거쳐 천곡중학교 시절 댄스 그룹의 ‘일화’의 멤버로서 활동했다. 2005년 그는 제2의 신화를 발굴하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Mnet <레츠 코크플레이 배틀신화>에 지원했다.
 

그는 자신의 춤 실력에 자신감이 있었지만, 신화 멤버가 직접 6명의 멤버를 뽑아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프로젝트서 실력 부족을 이유로 최종 탈락했다. 

이후 승리는 오디션을 통해 YG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발탁됐다. 2006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된 서바이벌 프로그램 <리얼다큐 빅뱅(BIGBANG)>에 출연했다. 하지만 9회에서 장현승(현재의 트러블 메이커 멤버)과 함께 최종 멤버로는 탈락했다. 

탈락 위기 속에서 주어진 마지막 오디션에서 승리는 기회를 잡았다. 빅뱅 멤버로서의 필요성 5가지 이유를 밝히며 타샤니의 곡 '하루하루'를 불러 그동안 못 보여준 자신의 노래 실력을 뽐냈다.

양현석 대표의 마음을 움직인 승리는 극적으로 지드래곤, 태양, T.O.P, 대성과 함께 YG엔터테인먼트서 제작하는 최초의 아이돌 힙합 그룹 빅뱅 멤버로 정식 합류하게 됐다. 승리는 빅뱅의 멤버 태양과 함께 그룹 내에서 가장 뛰어난 춤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건 일파만파 확대…마약·성폭행까지 수사  
경찰 뇌물 오간 내용 확인…승리 수사대상에

007년 9월 재학 중이던 숭의고등학교를 자퇴했으며 2009년 7월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그해 10월에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수시모집에 특기자 전형 연기 경력자 부문으로 입학했지만, 바쁜 연예활동으로 자퇴했다. 

빅뱅은 2006년 8월19일 첫 싱글 'Bigbang'을 발표했고, 같은 날 YG패밀리 10주년 콘서트서 첫 무대에 섰다. 2006년 9월23일 음악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서 공식 데뷔를 했다. 승리는 그해 12월에 발매된 빅뱅의 첫 번째 정규 음반 BIGBANG Vol.1에 수록된 '다음 날'에서 첫 솔로곡을 불렀다. 

빅뱅은 2007년 첫 번째 EP 'Always'의 발매와 동시에 타이틀 곡 ‘거짓말’로 엄청난 메가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두 번째 EP 'Hot Issue'의 ‘마지막 인사’와 세 번째 EP 'Stand Up'의 ‘하루하루’가 연이어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최정상의 대세 그룹으로 우뚝 섰다.

2011년 1월20일 승리는 첫 솔로 EP 음반 'V.V.I.P'를 발매했다. 이 음반은 ‘VVIP’와 ‘어쩌라고’의 더블 타이틀곡으로 구성됐다. 승리는 총 7곡의 수록곡 중에서 6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그는 이 음반으로 <엠카운트다운>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승리는 2012년 7월쯤부터 일본 버라이어티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하며 솔로로서의 첫 활동을 시작했다. 각종 일본 방송국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후지TV <사키가게 온카쿠 반즈케>의 스페셜 MC도 맡았다. 

솔로 활동으로 
전성기였는데… 

승리는 2013년 초 그룹의 멤버 대성과 일본 활동에 주력하고자 도쿄 숙소서 거주했다. 2013년 7월28일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의 두 번째 EP 음반 ‘Let's Talk About Love’를 그해 8월19일에 발매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9월 말까지 한국서 자신의 앨범을 홍보했으며 승리는 2013년 10월9일에 그의 첫 번째 일본어 음반 Let's Talk About Love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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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