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A씨와 B씨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동업하기로 했습니다. A씨는 B씨에게 2016년 9월부터 2017년 1월까지 1억8000만원을 지급했고 B씨는 여기에 자신의 돈을 보태 C씨에게 2억40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C씨는 중국에 체류하며 그 돈으로 숙소와 사무실을 임차해 온라인 사이트 구축 작업을 했습니다. A씨는 B씨에게 은행 대출금 사용처에 대한 증빙자료로 사용한다며 차용증 작성을 요구했고, 세금비용으로 2000만원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B씨가 ‘A씨로부터 2억원 범위 내에서 금원을 차용하되 차용기간은 2017년 2월부터 2018년 1월까지로 하고 이자율은 연 4%로 한다’는 금전대차약정서를 작성해주고, 한 달여 뒤 A씨에게 2000만원을 반환했습니다. 그런데 A씨가 B씨에게 나머지 1억6700여만원과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것을 청구한다면 B씨에게 반환의무가 인정될까요?
[A]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인해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때에는 그렇지 않다”고 규정, 불법한 원인을 이유로 타인에게 금전을 교부한 경우 그 금전을 반환받을 수 없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불법원인급여란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하며 도박이나 인신매매와 같은 계약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즉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는 무효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행위에 기해서 급부한 자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며, 이러한 취지서 민법은 불법의 원인으로 말미암아 급부한 자에게는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수익자의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현저히 큰 데 반해 급여자의 불법성은 미약한 경우에도 급여자의 반환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공평에 반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어긋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민법 제746조 본문의 적용이 배제돼 급여자의 반환청구는 허용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질문의 사안서 법원은 불법 도박사이트 동업자로부터 받은 자금은 차용증을 써줬더라도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불법영업에 필요한 자금이라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부당이득반환청구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법원은 A씨와 B씨, C씨가 인터넷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수익금을 분배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차용증에 기한 A씨의 B씨에 대한 대여금채권은 그 기초가 되는 법률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며, 나아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부당이득반환청구로도 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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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졸업
▲ 대한상사중재원 조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