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그다지 가까이 하지 않는 필자가 간혹 시청하는 방송이 있다. 일요일 오후 KBS2서 방영되는 ‘개그콘서트’다. 그를 시청하는 이유는 한 주를 웃음으로 마감하고 새로운 주를 시작하자는 의도에서다.
그 방송을 보면서 가끔 출연자들이 안쓰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시청자들에게 몸으로 또 말로 웃음을 전달하기 위해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쏟아 부을 것인가의 문제다. 문학에 종사하는 필자 입장서 바라볼 때 그 일이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큰 틀에서 살피면 매 장면이 궤를 함께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세밀하게 들어가면 내용이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까다롭기 그지없는 시청자들을 위해 매번 다른 내용의 개그를 만드느라 용을 쓰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질 정도다.
여하튼 개그는 고대 그리스의 희극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영어로 표기하면 ‘gag’다. 그런데 이 개그가 상기의 의미 말고 다른 의미 역시 지니고 있다. ‘다른 사람의 입을 막는다’ ‘다른 사람 입에 재갈을 물린다’는 의미다.
아울러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개그는 바로 이 대목, 즉 남의 입을 막는다는 의미로 바로 문재인정권의 행태가 그렇다는 말이다. 왜 그런지 최근에 발생한 두 건의 사안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조명래 환경부장관의 임명에 대해서다. 이와 관련해 바른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 임명 하루 전 “불법 증여, 부동산 투기, 거짓 증언, 논문 표절 등 청와대의 인사배제 7대 원칙에 분명히 위배되는 인사며, 장관 임명이 강행된다면 국민과의 약속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라 맹공을 퍼부었다.
정말 그런지 문 대통령의 인사 배제 7원칙을 살펴보자. 위장전입, 탈세, 병역 면탈,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성(性) 관련 범죄 그리고 음주운전이다. 그런데 조 장관은 이 중에서 하나도 아니고 두 개의 사안에 해당되고 있다.
그런 이유로 국회 인사청문회서 채택되지 않았는데 문 대통령은 그에 아랑곳하지 아니하고 임명을 강행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문재인정권 들어서고 벌써 7번째라는 사실이다.
더 기막힌 일은 문 대통령이 조 장관 임명 직전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분기별 1회 개최하기로 합의하는 등 협치를 강조한 바 있다는 사실이다.
다음은 개그우먼 출신으로 촛불 시민운동에 참여했고 그를 촛불 혁명으로 굳게 확신하고 있는 김미화씨가 노무현정권 시절 통일부장관을 역임했던 정세현씨와 이철 전 의원과 함께 동해북부선연결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직을 맡았다는 기사에 대해서다.
동해북부선연결 추진위는 역시 노무현정권 시절 코레일 사장을 역임했던 이철 전 의원이 이사장인 사단법인 희망레일이 주축인 단체다. 외견상으로는 순수한 민간인 단체로 보일 수 있으나 핵심 구성원을 살피면 문재인정권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벌써 곳곳서 성원이 이어지고 있는 사실에 유념하기 바란다. 그런데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각설하고 할 말을 못하게, 즉 입을 열지 못할 정도의 편파를 일삼는 문재인정권에 대해 개그정부라 지칭한다면 혹시나 개그맨들에게 커다란 결례가 되지 않는지 염려된다. 그러나 이 점 개그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충분히 이해해 주리라 생각한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