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08①> 정치권 강타 숨은 뒷이야기 대공개

속으론 요란해도 겉은 조용하게


다사다난했던 2008년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정치권은 연말 연례행사였던 ‘극한 대치’ 상황을 또 다시 재현 중이다. 한편에서는 2008년을 되돌아보면서 숨은 뒷이야기를 꺼내는 이들도 있다. 일각에선 “당을 위해 자신이 통과시킨 법안을 뒤집는 의원이 있다”, “H의원은 언론을 이용하려다 언론인 사이에서 신임을 잃어버렸다”는 등의 말들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특히 계파를 넘나들며 주류로 활동하려는 의원들도 많다. 비주류보다는 주류에서 활동해야 향후 정치 행보에 득이 될 수 있다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서라는 게 일각의 중론이다. 하지만 이는 곧 정치 생명에만 눈이 멀어 뚜렷한 주관 없이 휩쓸려 다닌다는 얘기와도 일맥상통한다. 올 한 해 정치권의 숨은 뒷얘기를 조명해봤다.


정치권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경제 위기론 등으로 정치인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샅바싸움’에만 관심이 많은 듯하다. 국민들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한 채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치인들에 대한 뒷담화가 화제다. 의원들이나 보좌관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이명박 대통령을 시작으로 모든 정치인들이 한 번씩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정치권이 혼란스러운 만큼 정치인들의 잘못된 행동을 꼬집으며 비판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나아가 사석에서 정치인들에 대한 ‘괴담’이나 ‘사생활’ 등을 술안주로 삼기도 한다.

MB 뒷담화 가장 많이 거론?
여야 인사, 사석선 정보교환

정치권 한 관계자는 “사석에서 여야 보좌관들이 만나면 허심탄회하게 얘기한다. 이때만큼은 여야 구분이 없다. 서로간의 정보를 교류하기도 하고, 각종 현안에 대해 서슴없이 토론을 한다”며 “의원들끼리 서로 대화를 하면서 다른 의원에 대한 뒷얘기도 간혹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여야 보좌관들은 친분이 두텁다. 학교 선후배 관계도 많을 정도다. 이 때문에 서로 간의 정보 교류를 비롯해 의원들의 사생활에 대한 얘기가 농담조로 오가기도 한다. 의원들 역시 야당 의원은 여당 의원, 여당 의원은 야당 의원을 주타깃으로 뒷담화를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뒷담화에 오르내리는 인사는 과연 누가 있을까. ‘권력의 1인자’로 불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괴담은 마친 진짜 있었던 일처럼 들릴 정도다. 4대강 정비 사업을 둘러싼 괴담이 대표적이다.

야당에선 “대운하를 위한 전초전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여당에서는 “대운하 사업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당 일부에서는 대운하 사업을 위한 구상은 이미 끝났고 시기 조율만 남았다는 등 갖가지 괴담이 하루가 멀다시피 회자되고 있다.


실제 대선 캠프 당시 36개 건설사 사장 등이 모여 2주마다 대운하 추진을 위한 모임을 가지기도 했을 뿐 아니라 업체 간의 사업자 선정도 이미 완료됐다는 후문이다. 특히 대권 과정에서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기업들에게 ‘받은 만큼 되돌려 준다’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별명은 불도저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대운하는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언젠간 추진하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과 건설사 간에 뒷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다. 이 대통령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인연을 놓고 말들이 많다. 경제 위기론이 대두됨에 따라 여권과 야권에서는 강만수 사퇴론이 제기됐다. 그렇지만 이 대통령은 강 장관을 해임하지 않고 현재까지 한 배를 타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1980년도에 소망교회에서 처음 만났고, 이 대통령의 장로가 강 장관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 때문에 강 장관을 해임하지 못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대통령의 주변인물에 대한 뒷얘기도 정치권 안팎에서 회자되고 있다. L씨가 대표적이다.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L씨는 음주문화에만 흠뻑 젖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무난히 A기업에 입사했는데 이 대통령이 가장 안심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곳이 A기업이었기 때문이라는 말이 회자된다. L씨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L씨가 유흥업소 등을 다니지 못하게 하는 등 금족령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대통령 선거 당시 이 대통령를 적극 도왔던 Y인사도 거론된다. 보이지 않는 실세로서 이 대통령에 각종 조언을 해주기도 했지만 이들 간의 불화가 시작되면서 이 대통령은 Y인사가 기획한 모든 것들을 ‘누락’시키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심지어 ‘왕따’였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다.

이 대통령의 측근인 P씨는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이다. 이 때문에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역주민들에게 평이 좋지 않았고 이 대통령 역시 “제발 고개 좀 숙여라”고 말했을 정도로 거만했다고 한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뒷얘기도 많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내에 야당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4대강 정비 사업에 대해 “정부의 말을 믿어야 된다”고 말해 과거와는 유화적인 표현을 썼다. 그 이면에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박근혜 아킬레스건 ‘가족’
“K의원과 오찬 두렵다”

실제 박연차 리스트가 나돌면서 정치권은 초긴장 상태였다. 당시 민주당 A최고위원, S·L의원을 잡으려다가 박 전 대표를 잡겠다는 말이 나돌았다. 박 전 대표 핵심 3인방으로 불리는 K·Y·K씨가 모두 연루되면서 정치권의 수사가 종결됐다는 것.

친박계 관계자는 “박 전 대표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모습과 다를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표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가족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적잖다.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지난 10월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웨딩홀에서 신동욱 백석문화대 교수(40)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식장에는 1천여 명의 하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지만, 박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신 교수가 정치적인 의도를 품고 박 전 이사장과 결혼하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박계에서는 더 나아가 “그동안 박 전 대표와 가족 간의 사이가 좋지 않다고 소문이 난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가족들과 일정부분 선을 긋겠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갖가지 뒷얘기도 심상치 않게 전해지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 내부에서 월박, 복박이 거론되면서 의원들의 계파별 성향도 나돌고 있다. 문제는 계파 성향표가 나도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

한나라당 L의원은 계파 성향표를 만들어 최신형으로 업데이트를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의원 계파성향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상과 일맥상통하는 의원들과 친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든다는 것이다. 다분히 정치적 발을 넓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J·K의원은 비주류 계파보다는 주류계파에 줄서기를 좋아한다는 말도 있다. 향후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자신의 뚜렷한 주관 없이 권력을 따라다닌다는 얘기다.


사실 J의원은 손학규계, K의원은 정동영계로 분류되어 있다. 그러나 일부 정치권 관계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J·K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전 장관의 측근이라고 말했다. 또 손학규 전 대표가 민주당 당대표로 등극할 당시에는 손학규계로 분류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세균계 인사로 분류되면서, 계파를 넘나들며 이른바 ‘박쥐정치’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비난의 봇물이 줄을 잇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회의원의 성품을 비롯해 사생활 등 갖가지 뒷얘기들이 여의도 정가를 뒤덮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K의원은 정치권 내에서 평판이 안 좋다는 후문이다.

전직 K의원과 함께 일했던 관계자는 사석에서 “K의원은 임기응변이 제로에 가깝다. 모든 법안 등에 대해 자신이 읽고 이해할 수 있게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K의원은 말문이 막힌다”며 “또한 절대 자기 돈을 쓰지 않는 자린고비다”라고 회상했다.

실제 K의원은 뒤에서 경적을 울려도 차안에서 전화통화를 다 끝낸 다음에야 내린다고 한다. 또한 입는 양복도 300만원에 달한다. 그런데 비싼 양복 구입은 가까운 지인을 통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인 100여만원에 구입한다는 게 K의원의 유명한 일화 중 하나다.

특권의식에 젖은 정치인
“내년엔 초심 잃지 말라”


뿐만 아니라 국회부의장 선거 당시에 자신과 같은 계파였던 인사가 직접 방문해 지지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지만 그 의원에게 “다른 분을 찍겠다”고 말해 변덕스러운 정치성향을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했다.

한나라당 K의원을 둘러싼 재미난 얘기도 있다. K의원실 보좌관, 비서관들은 K의원과 오찬을 먹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게 정치권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점심식사가 꾸중식사라는 이유에서다. K의원은 각종 행사를 직접 챙길 뿐 아니라 미흡한 점이 있다면 곧바로 보좌관, 비서관들을 질책한다고 한다. 성격이 매우 꼼꼼할 뿐 아니라 완벽주의자에 가깝다.

이런 까닭에 K의원 측 관계자는 “도대체 무슨 힘이 남아서 그러는 지 모르겠다. 오찬회동마다 매일 깨지니 밥 먹다가 체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S의원은 신기(神氣)가 있다’는 등의 각종 뒷얘기도 나돌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2008년 한 해를 보내는 동안 정치권에서는 수많은 뒷얘기가 난무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활동을 위해 좋지 않은 소문에 휘말리더라도 특권의식에 젖어 이를 시정하거나 변화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대변하는 만큼 신중하고 겸손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개인적인 영리 추구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활동을 하길 바란다는 것을 반증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정치인들이 정치인의 본분에 맞게 행동하길 바랄 뿐 아니라 다가오는 2009년에는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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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