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08②> 기업 사회공헌 ‘기부 짱’·‘기부 꽝’리스트

‘불황’ 녹이는 토종회사…더 꽁꽁 얼리는 외국회사

기업과 나눔. 이젠 더 이상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기업의 ‘나눔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핵심 경영키워드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영에 있어서도 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은 불황에 기업들의 온정은 더욱 빛이 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나눔에 인색한 기업도 한눈에 들어온다. 그저 돈벌이에만 눈이 멀어 사회적 책임엔 ‘나몰라’라 하는 경우다. 올 한 해 사회 외진 곳에서 값진 땀을 흘린 ‘기부 짱’기업들의 성과와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했던 ‘기부 꽝’기업들의 한계를 조명해봤다.

경제 불황의 어두운 그림자가 갈수록 짙어지는 가운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며 주목받고 있다. 국민적 염원인 ‘경제 살리기’는 재벌그룹의 사업 투자만으론 모자라다. 기업들이 기부, 일자리 창출, 지역 균형발전 등 사회공헌활동으로 우리 사회에 소금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과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연말에 몰린 단발성 행사의 단순 기부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이젠 경영전략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사회공헌을 업무 차원에서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 사회전체의 행복 온도를 높이고 있는 것.

그룹 전담조직 구성
전체 임직원 90% 참여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조사에 응답한 208개 기업들이 지난해 사회공헌활동에 쓴 비용은 총 1조955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1조8048억원에 비해 8.4% 증가한 금액으로, 한 기업당 평균 94억200만원씩 지출한 셈이다. 임직원들의 사회봉사 참여율 역시 2005년 49.1%, 2006년 70.5%에 이어 지난해 71.3%를 기록, 증가 추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나아가 대부분의 기업은 내년도 사회공헌 규모를 축소하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이 상당수에 달한 것. 응답 기업(208개)의 87.3%가 “사회공헌활동을 늘리거나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현재보다 규모를 줄이겠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전경련 측은 “경기 침체에도 국내 기업들이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공헌 지출 비용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임직원들의 참여가 증가하고 직접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사업 형태가 선진국 기업의 형태로 진화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각 기업의 사회공헌 형태는 진화하고 있다. ‘기부형’에서 ‘참여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 기업들이 직접 운영하거나 임직원이 동참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룹마다 사회공헌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전담조직을 구성해 1년 365일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요 그룹 80% 이상이 각 계열사에서 흩어져 진행되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일원화하기 위해 사회공헌팀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총수들과 CEO들은 이들 사회공헌팀을 직접 꾸릴 정도로 참여도가 높다.


‘행복 경영’의 대명사 SK그룹이 대표적이다. SK그룹은 2004년 ‘SK 자원봉사단’을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사회공헌에 나섰다. 당시 48개 팀 1200여 명으로 시작한 봉사단은 12개 주요 계열사 370개 팀에 소속된 임직원만 2만2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그룹 전체 임직원의 90%가 넘는 수치다. 연간 총 봉사시간은 40만 시간 정도. 1인당 봉사시간은 매년 3∼4차례 이상 20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사회공헌에 투자한 금액도 1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SK그룹의 사회공헌활동 선두엔 최태원 회장이 있다. 최 회장은 단순히 직원들을 독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행복전도사’인 최 회장은 “내 주위 사람들이 행복하면 내가 행복해진다”는 생각으로 반기에 한 번씩 봉사현장에 나간다. 앞치마를 두르고 바자회에 나서는가 하면 근로복지센터를 찾아가 직접 과자를 굽기도 한다. 또 집을 짓기 위해 목재를 옮기고 달동네에 연탄을 나르는 등 험하고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SK그룹 전 계열사 CEO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 손관호 SK건설 부회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등 SK그룹 대표 CEO들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고 있다. 지난해 SK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의 봉사활동 횟수는 1인당 평균 4회가량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솔선수범하며 그룹의 사회공헌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봉사 현장에선 재벌그룹 총수가 아닌 그저 평범한 봉사자의 신분으로 돌변(?)한다. 사회시설 등 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며 갓난아이들에게 아버지 역할을, 외로운 노인들에겐 아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또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손발 노릇을 자청하기도 한다. 최근엔 3남인 동선 씨와 함께 종로구 창신동 일대 천막촌 독거노인을 방문해 시선을 끌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임직원 모두가 사회공헌에 참여해야 한다”는 김 회장의 뜻에 따라 지난해 ‘한화사회봉사단’을 발족한 이후 본격적인 봉사 활동을 펴고 있다. 임직원의 자발적 봉사활동 참여율은 2006년 78.6%에서 2007년 86.5%로 증가했다. 1인당 평균 봉사 시간도 2006년 10시간에서 2007년 12시간으로 늘어났다.

한화그룹은 임직원 참여율을 90% 이상 끌어올리고 1인당 봉사 시간도 16시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봉사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150억원 정도의 재정적 지원과 2만3000여 명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기존 400개에서 600개로 늘렸다.

포스코도 임직원들의 사회공헌활동 참여가 두드러진다. 사내 봉사그룹만 400개가 넘는 포스코는 지난해 37만여 시간을 지역사회의 소외된 곳을 찾았다. 전 직원의 90%가 봉사활동에 참여했으며 1인당 봉사시간은 평균 21시간이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상황인 만큼 물질적 지원이나 직접 참여가 어려운 기업들은 자사의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 방식을 개발하기도 한다.

IT 기업인 A사는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국민의 IT 활용능력 향상을 돕기 위한 개인상담 및 단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기업인 B사는 청소년들에게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광고회사인 C사는 영세한 중소기업과 NGO 단체의 무료 로고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양’보다 ‘질’
프로그램 직접 운영

그렇다고 기업의 기부문화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교육시설 및 복지시설 등에 대한 기부후원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200억원을 기탁했다. 삼성그룹은 연간 세전이익의 3% 정도인 400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내놓고 있다.

앞서 현대기아차그룹과 LG그룹도 100억원씩 쾌척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 GS그룹 등도 각각 30억원의 성금을 기부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지난 10년간 모금회에 고액기부를 한 기업을 보면 삼성그룹이 187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기아차그룹 544억원, SK그룹 505억원, LG그룹 476억원, 국민은행 450억원, 포스코 359억원, 롯데그룹 168억원, 이랜드그룹 145억원, GS그룹 110억원, 한진그룹 107억원, 신한금융그룹 107억원 순이다.

특히 개인 최고 기부자에 기업인이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주인공은 최신원 SKC 회장. 최 회장은 2003년 1000만원, 2004년 4000만원, 2005년 9800만원, 2006년 2000만원, 2007년 4100만원, 올해 1억2300만원 등 지난 6년 동안 모두 3억3200만원을 익명으로 기부했다.

최 회장의 기부 사실이 알려진 것은 최근 모금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개인 최고 기부자를 발표하면서다. 이는 모금회 10년간 개인 최고 기부자 4위에 해당하며 현직 기업인으론 최고액이다. 그는 대기업 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모금회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정식 가입했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노력에 대한 국민 인식 수준이 매우 낮은 것. 전경련이 지난해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56.4%)이 “현재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사회 분위기로 마지못해 하는 경우가 많다 ▲공헌활동이 일회성에 그친다 ▲공헌 규모가 작다 등으로 꼽혔다. 지난해 대한상의 ‘기업호감도 조사’에서도 국민들이 평가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점수는 1백점 만점에 37.4점에 그쳤다.

기업들이 활발하게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기업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기업의 사회적인 역할과 책임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제 사회공헌의 ‘양’보다 ‘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방적인 기부금 전달이나 주먹구구식 예산 집행만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다. 기업의 장기적인 전략 수립과 함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선진국 기업의 경우 업종별·지역별 네트워크를 구축해 상호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거나 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동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사회공헌에 대한 평가시스템도 필수다. 단순한 프로그램 나열이나 기부액 집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수혜자에게 미치는 효과 등 정교한 평가시스템 도입이 절실한 형편이다. 이밖에 부정부패, 비리 등에 대한 면피용 사회공헌활동은 사라져야 하며 정부도 기업 사회공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


미꾸라지가 물 흐린다
봉사 모르는 외국자본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양극화 문제를 갈등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며 “사회공헌활동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관련 기업들은 물론 정부, 지자체 등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이런 부정적인 인식은 물을 흐리는 일부 ‘미꾸라지’들의 인색한 기부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외국계 기업이나 대주주인 기업의 경우 그저 돈벌이에만 눈이 멀어 사회적 책임엔 ‘나몰라’라 하는 실정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 등 외국 자본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S-Oil은 지난해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고작 0.7%에 그쳤다. 외국 투자자가 경영권을 쥐고 있는 (주)쌍용은 2006년부터 단 한 푼의 사회 기부금도 내놓지 않았다.

사정은 외국계 자동차와 은행권, 생보사 업계도 마찬가지다. 중국 상하이차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쌍용차는 지난해 2억원의 기부금을 냈다.

같은 기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5000만원, BMW코리아는 1억원, 한불모터스는 1000만원을 냈으며 아우디코리아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외국계 생보사의 경우 알리안츠 1억원, ING생명 2억원 등 이익의 1%도 못 미치는 금액을 기부했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각각 이익의 0.38%와 0.64%인 18억원씩만 사회환원에 썼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최대주주인 외환은행도 이익 대비 0.29%에 불과한 28억원에 불과했다. 은행권 전체의 사회공헌 실적이 평균 순이익의 1.2% 수준임을 감안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밖에 ▲한국코카콜라, 한국델몬트, 씨그램코리아, 펩시콜라 등 음료회사 ▲인텔코리아, 도시바 일렉트로닉 등 전자업체 ▲해외 명품업체인 루이비통코리아, 페라가모코리아, 구찌코리아, 에르메네질도제냐코리아 등도 기부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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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