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남양유업-동서식품 '카제인 논쟁' 진실공방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3.21 10: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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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기만 광고" VS "트집 잡기"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대한민국 커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1, 2위 업체 간의 '카제인 논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해가고 있다.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은 서로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이 무지방우유를 넣었다고 광고하고 실제로는 카제인을 사용했다"며 "허위광고로 소비자를 속인 동서식품을 신고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동서식품은 "무지방우유만 넣었다고 광고한 적 없다"며 "남양유업이 계속 비방하면 법적으로 조처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누리꾼들도 "카제인은 인체에 해롭지 않은 성분이다"는 의견과 "그래도 허위광고는 잘못된 것이다"는 의견으로 나뉘어 인터넷상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남양유업 "동서식품이 소비자들을 기만했다"
동서식품 "우유 만드는 회사가 우유 모르나?"

남양유업은 지난 15일 장문의 보도자료와 첨부파일을 통해 "동서식품이 지난 2월 출시한 '맥심 화이트골드'가 광고 내용과 달리 카제인 첨가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이는 동서식품이 카제인 나트륨 대신 무지방우유를 첨가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주장인데, 동서식품은 허위광고를 한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카제인이 뭐기에?

동서식품 측은 "제품에 표기된 바와 같이 맥심 화이트골드에는 무지방우유가 함유됐기 때문에 사실대로 광고하는 것"이라며 "카제인을 대체해 무지방우유만을 넣었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남양유업 측은 "전국 매장에서 동서식품 판촉원들이 '카제인을 빼고 무지방우유를 사용했다'는 내용으로 홍보했다"며 "지금 와서 카제인을 대체해 무지방우유만을 넣었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모카골드는 제품에 카제인을 표기하면서 화이트골드에는 표기 하지 않았다"며 "이는 의도적으로 카제인 사용 사실을 숨긴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동서식품은 남양유업의 기업윤리를 지적하고 나섰다. 동서식품은 "남양유업 측에서 보도자료로 제시한 품목제조보고서는 기업 제조 기밀사항으로 당사 외 타사에서 이를 입수하는 것은 불법사항"이라며 "더 나아가 이를 공개하는 것은 기업윤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은 "카제인 사용 사실을 속인 게 더 비도덕적이다"며 "품목제조보고서를 입수하거나 공개한 것이 아니고 동서 관련회사 직원으로부터 제보받은 카제인 사용 사실만을 알린 것일 뿐이다"고 반박했다.

이들의 신경전은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됐다. 2010년 남양유업이 카제인나트륨을 뺀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출시하면서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 대신 무지방우유를 썼다"고 광고해 카제인나트륨에 대한 위해성 논란이 일었다.

결국 식약청이 카제인나트륨에 대한 안전성을 인정했고 동서식품 측은 "잘못된 광고로 소비자에게 불안감을 주는 노이즈마케팅"이라고 남양유업을 비판했다.

하지만 논란과정에서 동서식품은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무지방우유를 넣은 화이트골드 제품을 내놨었다. 이를 두고 남양유업은 '후발업체 따라하기'라며 비난해 온 상태다.

이같이 한국 커피믹스를 장악하고 있는 두 업체가 전쟁을 벌임에 따라 인터넷상에서 소비자들 간의 설전도 뜨겁다.

아이디 sangmi**는 트위터에서 "우유에 들어간 천연 단백질이 카제인인데, 맥심 화이트골드에 무지방우유가 들어갔다고 광고해놓고 카제인을 넣었다며 소비자 기만이라는 남양유업은 분유와 떠먹는 불가리스에 카제인나트륨이 포함돼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비난했다.


아이디 aresanob****도 트위터에서 "어른들은 카제인 안든 커피를 마셔야 하고 아이들은 카제인이 첨가된 우유를 마시라고 하는 남양유업. 카제인이 나쁘다며 커피에서 뺐으면서 왜 자사품인 떠먹는 요구르트와 분유에는 카제인이 들어간 것일까? 거짓된 정보로 반향을 불러올 수는 있어도 절대 오래갈 수는 없다"고 전했다.

아이디 pharmy***도 트위터를 통해 "분명 카제인나트륨은 정상적인 식이가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영양보충할 때도 쓰는 물질인데 몸에 안 좋다고 우겨대는 건 뭐냐, 남양유업아 정신 차려라, '연아커피' 잘 나간다고 해서 더러운 수작 부리지 말고"라고 비판했다.

동서식품의 거짓광고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아이디 honeysi****는 개인블로그를 통해 "동서식품이 '카제인나트륨을 안 넣었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말은 맞지만 이는 정치인들이 '룸살롱에 갔지만 성접대는 받지 않았다' '후원금은 받았지만 뇌물이 아니다' '그 사건에 대해 전화통화를 한 것은 맞지만 청탁한 적은 없다'고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전했다. 또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에서 '카제인 대신 우유를 넣었다’라고 한 건 '잘된 홍보' 쪽에 가깝다고 보이지만 맥심의 연아커피는 '소비자 우롱' 쪽에 가깝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법정싸움 초읽기

아이디 coffeel****는 미투데이를 통해 "동서식품의 '카누'도 마치 원두커피인 것 마냥 광고를 했지만 실제 성분은 인스턴트커피 95%와 원두커피분말 5%였다"며 "원두커피는 고작 5% 넣어놓고 인스턴트커피를 원두커피인양 광고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카제인(casein)은 단백질의 한 종류로 우유에 함유된 전체 단백질의 약 80%를 차지한다. 이 카제인을 수산화나트륨 등으로 처리해 물에 잘 녹게 만든 것이 카제인나트륨인데 성분에는 별 차이가 없다. 논란이 되고 있는 카제인나트륨은 식약청이 허가한 일종의 유화제로 물과 기름을 잘 섞이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커피 크리머의 주요 원료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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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