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삼성가 비운의 황태자 이맹희

  • 정혜경 jhk@ilyosisa.co.kr
  • 등록 2012.02.21 11: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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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은둔의 제왕’…세상 밖으로 나온 이유 뭘까?

[일요시사=정혜경 기자] 삼성가 ‘비운의 황태자’로 불리는 이맹희씨의 이름이 연일 언론을 떠들썩하게 장식하고 있다. 최근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주식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이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형, 이재현 CJ 회장의 아버지인 그는 오랫동안 잊혀진 존재였다. 간혹 혼외정사로 인한 친자확인 소송, 양육비 소송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을 뿐이다. 삼성가의 황태자로 조명 받다 일순간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그의 굴곡진 인생사를 <일요시사>가 공개한다.

사카린 밀수 사건 이후 삼성그룹 사실상 진두지휘
차남 이창희씨 모반 사건으로 이 창업주 눈 밖에

올해 81세인 이맹희씨는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부인 고 박두을씨와의 사이에서 8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일찍부터 삼성그룹 안팎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지목됐다. 삼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겐 미디어 관련 계열사가 맡겨질 예정이었다.

맹희씨 삶의 변곡점은 1966년 9월 찾아왔다. 아버지 이 창업주가 이른바 ‘사카린 밀수 사건’에 연루되면서다. 이 일로 이 창업주는 삼성그룹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고 당시 중앙일보, 삼성전자 부사장 등 그룹 내 요직을 맡고 있던 맹희씨가 사실상 그룹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눈앞에 탄탄대로가 펼쳐진 셈이다.

이병철 창업주
8남매 중 장남

그러나 그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맹희씨는 1971년 이 창업주의 눈 밖에 나면서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했다. 이 창업주는 회고록인 <호암자전>에서 “장남 맹희에게 그룹 일부 경영을 맡겨보았다. 그러나 6개월도 채 못 돼 맡겼던 기업체는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맹희씨는 자신이 경영일선에서 밀려난 이유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6개월이 아니라 7년이었고, 물러난 것은 기업이 혼란에 빠져서가 아니라 몇 마디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였다”는 게 맹희씨의 변이다. 여기서 ‘복잡한 사정’이란 이 창업주의 차남인 이창희씨의 ‘모반’을 말한다.


당시 창희씨는 사카린 밀수 사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고 6개월 정도 형을 살고 난 다음, 출옥 후 5년간 공식적으로 활동을 못하게 하는 법률상 제재조항으로 비공식적으로 제일모직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1969년말 맹희씨는 필립스와 합작 문제로 해외 출장길에 오른 상태였다. 왠지 기분이 이상해서 국내로 전화해 동생인 창희씨에게 “그동안 아버님께 문안을 드렸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시원찮았다고 한다. 무엇인가 숨기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황급히 일을 마무리 짓고 돌아왔다.

알고 보니 그 무렵 창희씨가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한다. 이 창업주 및 삼성의 조직적 비리에 대해 청와대에 투서를 했다는 것. 여기에는 이 창업주가 영원히 기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외화 밀반출 등 당시엔 특히 심각하게 여겨지던 경제범죄 사실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이런 투서 내용을 처음 접한 것은 당시 중령 계급이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이는 박종규 당시 경호실장을 거쳐 박정희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당시 이 창업주는 전두환 등 정치군인들이 자신의 아들들을 ‘이용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 일로 이 창업주는 창희씨에게 불신을 품었다고 한다. 또 장님 맹희씨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심을 가졌다고 한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적어도 묵인은 했으리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맹희씨는 “하지만 지금도 나는 그 문제에는 절대 개입하지 않았다고 맹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 창업주는 1972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회장 복귀 의사를 내비치며 경영 전반을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맹희씨는 “창희 사건의 여파로 아버지와 나 사이에 내부적으로 보이지 않는 금이 생겼다”며 “아버지는 나와 함께 출근하고 퇴근하면서도 나에게 늘 뭔가를 숨기는 것 같은 느낌을 풍기곤 했다”고 전했다.

1973년 어느날 이 창업주가 맹희씨를 불렀다. “너 지금 직함을 몇 개나 가지고 있냐”고 물었고 맹희씨는 “열댓 개는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창업주는 “네가 다 할 수 있냐”고 다시 물었고 “네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라”고 선언했다고 한다.


직함 빼앗은 일 계기
눈에 띄게 반항적

맹희씨는 당시 삼성전자, 중앙일보, 삼성물산, 제일제당, 신세계, 동방생명, 안국화재, 제일모직, 성균관대, 삼성문화재단 등에서 부사장, 전무, 상무 등 17개의 타이틀을 갖고 있었고 이 창업주는 연필로 직함들에 줄을 죽죽 그으며 삼성물산, 삼성전자, 제일제당의 부사장 직함 3개만을 남겨놨다고 전했다. 그 뒤 이 창업주는 그룹 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이 일을 계기로 맹희씨는 눈에 띄게 반항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맹희씨는 당장 일본으로 떠났다. 이 창업주가 일본을 찾았을 때도 그는 공항에 마중조차 나가지 않았다. 또 이 창업주가 도쿄지점 직원들과 회식을 하며 지시를 하는데 제동을 걸기도 했다고 한다. 맹희씨는 이 창업주가 자신의 권위에 대한 반기를 든 것으로 판단, 관계가 더욱 멀어지게 됐다고 회상했다.

1975년 봄에 귀국하고 나서도 ‘반항’은 이어졌다. 겨울에는 사냥하러 다니고 여름에는 워커힐에서 말을 타는 생활을 했다. 맹희씨는 “그때라도 자존심을 죽이고 매달렸으면 어떤 형태로든 상황은 달라졌겠지만 차마 그러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후 1976년 9월쯤 이 창업주는 암수술 차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날 밤, 가족회의에서 삼성의 차기 경영자로 삼남 건희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구두로 유언을 밝혔다. 삼남 건희씨에게 삼성을 물려준다는 내용 이외에 삼성의 주식을 형제들에게 나누는 방식에 대한 지시는 없었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이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맹희씨는 “그 말을 듣는 순간의 충격을 나는 잊지 못한다”며 “그 무렵엔 벌써 아버지와의 사이에 상당한 틈새가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언젠가는 나에게 삼성의 대권이 주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대권 받을 줄 알았는데 삼남 이건희 회장에 밀려
현재 베이징 초호화 주택 거주 대외 활동은 없어

1987년 이 창업주가 작고한 뒤 맹희씨는 해외로 떠났다. 그 이유에 대해 맹희씨는 “동생 건희가 정식으로 삼성의 총수가 된 마당에 그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혹시 조금이라도 건희가 나를 부담스러워하면 그것이 바로 삼성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나는 솔직히 말하자면 외국에서 영원히 살면서 귀국하지 않을 생각을 했었다”고 했다.

맹희씨는 이후 5년여 동안 아프리카, 남미,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를 떠돌아 다녔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여러 나라를 다니며 노력했지만 한 곳에 6개월 이상 머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한다.

아버지와의 갈등, 동생들에 대한 이야기 등이 공개된 것은 지난 1993년 맹희씨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묻어둔 이야기> 등의 책을 내면서다. 맹희씨는 책 출간 이후 다시 은둔에 들어갔고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자신의 장남인 이재현 CJ 회장의 딸이자 직계손녀인 경민씨의 결혼식에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맹희씨는 이렇게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간혹 혼외정사로 인한 친자확인 소송, 양육비 소송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을 뿐이다. 1961년부터 맹희씨와 3년간 동거하다 1964년 아들 이모씨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진 배우 박모씨는 호적에 입적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아들을 양육해 오다 2004년 부산지방법원 가정지원에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박씨는 이 재판에서 승소했고 대법원은 2006년 10월 박씨의 아들이 맹희씨의 친자임을 확정했다. 박씨는 이어 2010년 6월 서울중앙지법에 과거 양육비상환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재판부는 양육비로 4억8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그 뿐 맹희씨의 거취는 베일에 싸여있었다. 그러나 이번 소송을 통해 맹희씨의 근황이 드러났다. 우선 맹희씨는 현재 중국 베이징 창핑구 후이롱관진의 별장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의 3대 별장촌으로 꼽히는 이곳은 비싼 가격과 완벽한 시설 및 주변환경 등으로 중국의 고관대작 들이나 최부유층들이 대거 몰려 사는 것으로 유명하다. 호수와 녹지공간은 물론 실내수영장, 골프연습장, 사격장도 갖추고 있다.

맹희씨는 베이징의 교민들과 접촉하거나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시내 한인들이 많이 사는 왕징이나 근처의 한국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쑨이 지역의 골프장에서 연습을 하는 모습이 이따금씩 포착될 뿐이었다.


맹희씨는 팔순이 넘은 고령에도 매우 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소장을 작성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소송도 계속 진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맹희씨가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소송을 준비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소송 준비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

맹희씨는 아들인 CJ 이 회장 등 자식들과의 교류도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등 은둔생활에 익숙한 터여서 그의 이번 소송제기가 의외라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맹희씨가 이제 와서 소송을 준비한 이유는 대체 무엇인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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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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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