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모델바’ 김동이 대표의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 최종회>

나는 지금 ‘절반의 성공’일 뿐이다

전국 20여개 지점을 가지고 있는 국내 최고의 여성전용바인 ‘레드모델바’를 모르는 여성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현재 레드모델바는 기존의 어두운 밤 문화의 하나였던 ‘호스트바’를 건전하게 바꿔 국내에 정착시킨 유일한 업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꽃미남’들만 전국적으로 무려 2000명에 이르고, 여성들의 건전한 도우미로 정착하는 데 성공했으며 매일 밤 수많은 여성손님들에게 생활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한때 ‘전설의 호빠 선수’로 불리던 김동이 대표의 고군분투가 녹아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삶과 유흥업소의 창업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를 펴냈다. 김 대표의 책 내용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 후 49회 만에 마지막 호를 연재 한 다. 마지막 호는 김동이 대표의 에필로그로 이루어 졌으며 그동안 <여자의 밤을 디자인 하는 남자>를 사랑해주신 독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대한민국에 ‘여성전용 음주문화’가 정착되는 날,
바로 그 날이 내가 진정으로 성공한 날이다”

■ 에필로그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성공했다’고 말한다. 물론 나는 지난 20년간 오로지 성공이라는 것을 위해 달려왔다. 그러나 아직 진정한 성공에 이르지는 못했다. 내가 진정으로 성공하는 그날은 내가 돈을 많이 버는 때도 아니고 우리의 가맹점이 많이 늘어나는 때도 아니다. 대한민국에 ‘여성전용 음주문화’가 정착되는 날, 바로 그날이 내가 진정으로 성공한 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여전히 호빠와 건전한 여성전용바를 구별하지 못하는 고객들도 있으며 레드모델바에서 호빠의 퇴폐적인 문화인 ‘초이스’를 요구하거나 혹은 ‘팁’을 주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고객들은 이런 것들을 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화를 내는 경우까지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러한 것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지난 20년간 해오려는 것들에 정반대되는 것들이며 내가 원하는 ‘성공’ 역시 그러한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나의 성공이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하는 두 번째 이유는 아직 ‘사회에 공헌하는 회사’가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들만이 그 어려움의 고통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내가 걸어왔던 길은 ‘천당에서 지옥까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천당일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지옥일 때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고 그때 경험하게 되는 좌절감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다. 나는 과거의 내 모습을 생각할 때마다 ‘누군가 나에게 간절한 구원의 손길을 주었으면’하고 생각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렇게 도움을 준 사람은 극소수였다. 그러나 그 극소수의 도움은 사막에서 만나는 시원하고 맛있는 물과 같은 존재였다. 이제 나도 그렇게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용기가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 레드모델바는 이제 막 사회공헌을 시작했을 뿐이다. 최근 미혼모 시설에 성금을 전달했지만 큰 금액도 아니고 이제 처음 했을 뿐이다. 앞으로 매달 할 생각이지만, 지금보다 더 많이 해서 수많은 어려운 사람들이 더욱 힘과 용기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마지막으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레드모델바에서 일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새롭게 찾아내고 개척을 해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 역시 ‘음지의 생활’을 해왔었기에 그 시절 나의 비뚤어진 생각들, 잘못된 삶의 자세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젊은이들이 자신만의 아름다운 나날들을 꾸며가는 데에 레드모델바가 큰 힘이 되었으면 한다. 그들에게 경제적 터전을 만들어 주고 가족과도 같은 친근한 인간관계를 만들어주고,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꿈을 위해 하루하루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기나긴 글을 읽어주신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이제까지 나를 있게 만들어준 그 모든 고맙고 감사한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 인사를 드린다.

레드모델바 대표 허남관


호빠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심층 분석기
“이런 텐프로 호빠의 경우 한 가지 공통적이면서 특이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뜨내기손님은 일체 받지 않고 오로지 소개를 통해서만 손님들을 받는다는 점이다. 이들이 이렇게 하는 것에는 단속의 위험도 어느 정도 예방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진상 손님은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의미이다. 이 손님 저 손님 받아봐야 업소 물만 흐려지고, 때론 외상이 쌓이면 여간 골치 아픈 것도 아니다.”

밤의 세계에서 만큼은 따라올 자 없는 자신만만 성공기
“레드모델바의 성공 비결 역시 이러한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 초점을 두었던 것이다. 또한 이것은 과거 다른 여성전용바가 이뤄내지 못한 것이다. 업주들은 잘생긴 남자 도우미들을 섹시하게 벗겨놓으면 장사가 잘 될 줄 알았다. 그래서 남성들의 육체를 드러냈고 시각적으로 만족시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노력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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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