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경영 전도사’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내일(My Work)에 대한 열정으로 행복한 내일(tomorrow) 일군다”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지난 11일 오후 3시 서울 강동구 명일동 한국전기안전공사 본사 3층 사장실.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소탈하고 차분했다. 시종일관 이웃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의 열정만큼은 확실히 엿볼 수 있었다. 지난 9일 취임 100일을 맞은 박 사장에게 그만의 경영 노하우를 들어봤다.

“국제경쟁력 갖춘 상품 개발해 전기안전 한류화”
고객이 감동하는 회사…직원이 일할 맛 나는 회사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지난 30여년간 국무총리실 등에서 국가정책을 총괄, 기획하고 조정하는 업무를 도맡아 해왔다. 정부나 정치권 출신 인사가 공기업 수장에 취임하게 되면 으레 낙하산 인사라는 얘기가 나오기 마련. 그런데 박 사장 만큼은 예외였다.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6월 취임하자마자 박 사장은 유난히도 많았던 집중호우와 태풍, 큰 행사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박 사장은 산더미 같은 업무를 척척해냈다. 전혀 ‘초보’ 티가 나지 않았다. 그의 일처리 능력에 직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당연히 낙하산이라는 얘기가 나올 겨를이 없었다.

쉴 새 없는 현장경영

“CEO의 역할은 회사가 차질 없이 잘 운영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총리실 업무와 다르지 않아요. 그래서 업무 적응이 좀 편했던 것 같아요.”

이처럼 발군의 리더십을 뽐내며 대내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박 사장이지만 공사에 적응하기가 마냥 쉬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공기업 특유의 경직된 분위기가 특히 그랬다. 박 사장으로선 보다 유연한 회사 분위기 조성이 시급했다. 딱딱한 조직이 부드럽게 돌아갈리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를 위해 박 사장은 먼저 사복근무제를 실시했다. 또 동호회를 활성화해 직원들 간의 유대를 강화했다. 틈만 나면 직원들을 찾아 대화를 나누는 등 거리를 좁히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이젠 직원들이 먼저 찾아와 등산이나 낚시를 권유하는 등 ‘가족 같은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또 공기업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도 부담이었다. 그러나 취임 이후 박 사장은 안전공사가 방만경영과 비윤리?비효율성 등의 세평과 다소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안전공사의 경우 국가 예산이 아닌 일선 직원들의 땀 흘려 노력한 대가로 경영을 꾸리기 때문에 방만한 경영이 이뤄질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 사장은 상여금을 줄이거나 재생지 활용을 추천하는 등 기타비용을 줄이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물론 실제 비용절감 효과는 미미합니다. 중요한 건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개선한다는 거죠. 그게 시작입니다.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개선 해나가다 보면 언젠간 주변의 시선도 누그러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공사를 재정비한 박 사장은 최근 ‘내일경영’이라는 경영화두를 내세웠다. 직원 개개인이 내 일(my work)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일 함으로써 행복한 내일(tomorrow)을 만들어 간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직원이 열심히 하면 자연스레 고객은 감동하게 되고 이는 곧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를 위해 ‘주식시장형’ 인사시스템도 도입했어요. 높은 가치를 지닌 주식에 더 높은 가격이 매겨지는 것처럼 능력과 전문성이 뛰어난 조직구성원이 더 우대받는 것이죠. 공기업이 느슨한 결정적 배경이 마땅한 보상이 없기 때문이에요. 열심히 일한 사람이 대우를 받는 풍토를 정착시킬 겁니다.”

박 사장이 임기 중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현장경영과 전기안전 관리시스템 선진화, 전기안전의 한류화 등이다. 박 사장은 현장경영은 취임 직후부터 시작됐다. 당시 그는 핵심 업무를 맡고 있는 경영기획처 업무보고를 제외한 모든 보고를 뒤로 미루고 현장에 나갔다. 일선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알아야 공사가 제대로 돌아간다는 생각에서다. 이후로도 박 사장은 책상머리에 앉아있는 법이 거의 없다. 아예 현장에 나가 살다시피 한다는 게 직원들의 전언이다.

“모든 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설비와 안전점검 등 전기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여건이 다른 만큼 모든 상황을 종합해 분석하고 현장에 맞는 답을 찾아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박 사장의 또 다른 경영전략은 전기안전관리시스템 선진화다. 향후 화석연료나 수력에 의존한 에너지 사용형태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그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안전시스템 역시 선제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과거처럼 사후에 안전관리 체계를 정비해 마련해선 안 됩니다. 국민과 산업계의 전기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선도적으로 안전체계를 마련, 민간이 그 시스템에 맞춰 설비할 수 있도록 제도나 기술을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을 면할 수 있습니다.”

박 사장은 신(新)전기안전관리시스템을 국제경쟁력을 갖춘 상품으로 개발해 전기안전을 한류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우리 전기안전공사는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실제 UAE나 에티오피아·방글라데시 등에 한국형 전기안전 기술이 투입돼 많이 쓰이고 있을 정도죠. 승산은 충분합니다. 이를 위해 최근엔 외부전문가가 포함된 태스크포스를 발족했습니다.”

유연한 분위기

‘박철곤호’가 출항한 지 불과 100여일. 출발은 좋다. 문제는 앞으로다. 모진 풍파나 뜻하지 않은 암초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 박 사장은 자신에 찬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이번 임기 내에 반드시 미래를 내다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선두회사. 고객을 감동시키는 회사, 직원들이 일할 맛 나는 그런 회사를 만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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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북한 도발에 역대 정부 중 가장 적극적이었다. 대북 확성기를 틀거나 삐라를 날리면서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북한도 오물 풍선과 무인기를 날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물론 윤정부도 참지 않았다. 북한처럼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 이 비밀 작전은 국가안보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군 관계자로부터 국가안보실 지시로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6개월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언급했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라는 평가다. 안보실 중 국방·안보 파트는 1차장 소관이다. 나머지는 각각 외교와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태효 전 1차장이었다. 계속되는 군 거짓말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우리 군 무인기라며 공개한 사진 외에도 우리 군이 보낸 또 다른 무인기가 있다는 진술을 군 관계자로부터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특검팀에 “백령도에서 날린 무인기 두 대 중 한 대는 평양에 추락했고, 나머지 한 대는 평양 인근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김명수 합참의장과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사실관계 공개 자체를 거부해 왔다. 앞서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해 10월 “한국이 10월3일, 9일, 10일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범시켜 삐라(대북 전단지)를 살포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는 국회에 제출한 ‘북 전단 무인기 비교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우리 군 드론작전사령부(드작사)에 납품한 무인기의 전체적인 형상이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등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고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켰다며 외환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2022년 있었던 북한군의 서울 상공 무인기 침투와 2024년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대북 작전이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이뤄진 지난해 10월은 남북 관계가 긴장 국면으로 치달았을 때다. 북한은 2022년 12월 무인기 5대를 수도권 일대 영공에 침투시켰다. 그중 1대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일대 비행금지구역 안에 진입해 국가원수 경호 방공망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다가 2024년 5월부터11월에는 북한이 오물 풍선 수천 개를 한국에 살포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윤 전 대통령은 그해 6월 현충일 기념사에서 오물 풍선 도발을 겨냥해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합참 지휘부는 대응 작전과 관련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남북 긴장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며 상황 관리에 치중했다. “국방·안보 1차장 소관”…정보융합팀 추진? 국군조직법상 부적절…당시 실장들은 몰랐다 그러자 민주당 등에서도 오물 풍선의 자유 낙하를 기다리는 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휴전선 상공에서 풍선을 격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당시 “북한이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다양한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특검은 드론사에 무인기 침투 작전을 지시한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수사 중이다. 군 안팎에선 ‘김 전 장관→김 의장→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을 거쳐 드론사에 지시가 내려갔을 가능성과, 김 전 장관이 김 의장이나 이 본부장을 건너뛰고 드론사에 직접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합동참모본부와 방첩사령부도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사령관은 무인기 북파 시점을 전후해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과 김 의장을 잇달아 면담했다. 특검팀은 “2024년 6월 드론사 방첩대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는 군 현역 장교의 증언도 확보했다. 당시 드론사 방첩대 지휘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맡았다. 드론사는 적 무인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에 출범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합동 전투부대로, 국군조직법에 따라 합참의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안보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부대다. 그러나 특검팀에 출석한 군 관계자는 “모든 군 작전은 상급 기관인 합동참모본부의 지시를 받는데 무인기 침투 작전은 대통령실 안보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다”며 “북한이 무인기 추락 사실을 공개한 날 작전을 수행한 드론사령부에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격려금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관계없는 안보실 왜? 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대통령)의 지시라며 국가안보실 직통으로 무인기 침투 작전을 하달했다”는 내부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 외환유치진상조사단은 올해 초부터 드론사가(歌) ▲무인기 기종 재고 현황 ▲평양에 드론이 침투한 지난해 10월 드론사 상황일지 ▲삐라통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터 보유 여부 등의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고, 수사기관이 김 사령관과 핵심 참모들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안보실은 당시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인성환 제2차장이 지난 2024년 3월 드론사를 공식 방문한 바 있다”며 방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는 육·해·공군 주요 사령부 현장 확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부대 방문이며, 당시 드론사의 업무보고 등 공식 일정에 다수의 드론사 장병들이 함께했다”고 해명했다. 또 “김용대 드론사령관은 같은 해 8월 국가안보실 방문 당시 드론 전력화 방안 및 국방혁신위원회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부 및 방사청 관계관 다수와 함께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다수의 인원이 함께한 공식 방문과 안보 태세 강화를 위해 정상적으로 추진한 업무를 ‘북풍 몰이’로 연결 짓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외환 의혹 관련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연결고리’를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 통수권자인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방부 장관, 군부대까지 이어지는 지휘체계 전체가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이 김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구속하고, 군검찰과 협조해 여 전 사령관·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추가 구속한 것도 외환 수사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계엄 비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노상원 수첩’의 경우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 공격 유도’ 등 이른바 ‘북풍’ 준비 정황이 담겨 있어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비선 조직을 활용해 북한을 자극해 대남 도발을 유도했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는 게 정보기관 간부들의 설명이다. 수상한 연결고리 김봉규 정보사 대령의 “(노씨가)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다. 언론에 특별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는 경찰 진술 등도 특검으로 송부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주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드론사가 안보실의 지시로 무인기 침투 비밀 작전이 진행됐다는 의혹이 가리키는 시기는 지난해 8월이다. 안보실은 산하에 1·2·3 차장을 둔다. 이들은 각각 국방과 외교,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 전 1차장이었다. 안보실장은 장호진·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었으나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사실상 허수아비에 불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안보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이 실세 중의 실세였다. 최종적으로 안보실장이 모든 보고를 받지만 핵심 정보는 김태효 전 차장이 먼저 훑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 전 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북파공작부대(HID)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속초 갔던 김, HID 출신 용산 스카우트 왜? “방문 이례적” 대북 공작 플랜 일환이었나 김 전 차장이 HID를 방문한 이후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인간정보 특기(820) 육관사관학교 60기 출신 오모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갔다. 오 중령은 인성환 당시 안보실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지난 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실이 당시에 언급했던 것처럼 오 중령이 소속된 팀은 ‘대북 특수정보’를 다룬다. 대북 문제에 대해 깊숙하게 알지 못하는 김 전 1차장을 사실상 보좌하는 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오 중령은 정보사 내 얼마 남지 않은 ‘대북 공작’ 전문가로 꼽힌다. 12·3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성욱 정보사 대령의 계보를 잇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안보실의 지시로 드론사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실행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오 중령이 속한 팀이 작전의 밑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보사 내부의 분석이다. 무인기를 언제 평양에 보내고 어떤 방법을 구사해야 하는지도 대북 공작의 한 종류기 때문이다. 일부러 들키려 분명한 목적 정보사 한 고위 관계자는 “무인기를 날린 시기를 보면 대북 공작 플랜을 한두 달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 때나 막 날리는 게 아니다. 어떤 목적을 정한 이후 그다음 시기를 정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대북 공작은 일부러 들키게 하거나 정말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일부러 들키려 한 공작은 ‘북풍 공작’이다. 이 방법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쓰지 않았던 방법이다. 자칫하면 수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고 실패할 경우 정보사의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