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레드모델바’ 김동이 대표의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 45>

‘여성유흥문화’ 바꿨다 평가 듣고 싶어 목숨 걸고 지켜

전국 20여개 지점을 가지고 있는 국내 최고의 여성전용바인 ‘레드모델바’를 모르는 여성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현재 레드모델바는 기존의 어두운 밤 문화의 하나였던 ‘호스트바’를 건전하게 바꿔 국내에 정착시킨 유일한 업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꽃미남’들만 전국적으로 무려 2000명에 이르고, 여성들의 건전한 도우미로 정착하는 데 성공했으며 매일 밤 수많은 여성손님들에게 생활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한때 ‘전설의 호빠 선수’로 불리던 김동이 대표의 고군분투가 녹아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삶과 유흥업소의 창업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를 펴낸다. <일요시사>는 김 대표의 책 발행에 앞서 책 내용을 단독 연재한다.

신상필벌, 일벌백계의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애인모드’와 ‘사적인 만남’ 철저하게 금지

■ 머리로 하는 ‘생각하는 영업’

내가 종업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로 ‘생각하는 영업’이다. 이제 영업이라는 것도 전문가의 시대가 됐다. 옛날처럼 ‘발로 뛰는 영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지는 않는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영업을 하는 사람들 못지않게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때로는 전문가를 능가하는 것이 바로 소비자라는 사실이다.

심지어 ‘얼리어답터’라는 사람도 생겨났다. 이들은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지적인 가치’를 위해서 물건을 소비한다. 소비의 패턴이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찾아가 ‘물건을 팔아주세요’라고 강요하는 것은 이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 됐다. 너도 나도 이런 식의 영업을 하다 보니 하루에도 적지 않은 텔레마케터들에게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그런 전화를 받고서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이제 더 이상 ‘발로 뛰는 영업’ ‘무작정 들이대는 영업’으로는 성공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이제는 영업도 ‘머리’로 해야 한다. 레드모델바에서의 ‘생각하는 영업’이란 끊임없이 예습과 복습을 반복하는 일이다. 예습이란 ‘오늘 고객을 만나면 어떻게 감동을 시킬까. 고객이 나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어떻게 행동하면 고객이 더 기뻐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복습이란 오늘 있었던 고객과의 만남을 반성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이다. ‘오늘 내가 어떻게 했을 때 고객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었나. 내가 구상했던 특별한 이벤트에 고객은 어떻게 반응을 했었나. 과연 그것이 진정한 만족을 주었던가? 아니면 그저 썰렁한 웃음을 짓게 만들지는 않았었나’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예습과 복습에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저 출퇴근 시간에 조금씩만 생각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잠깐만 해보면 충분하다. 그리고 한편으로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것들이 종업원들 사이에서 공유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경영학적으로는 ‘지식공유’라고 말한다고 한다. 자신들이 현장에서 깨달은 노하우를 서로 공유함으로써 자신이 잘했던 점과 못했던 점을 더욱 반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해서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해 나갈수 있다는 이야기다. 어떤 면에서는 이제 유흥업소에서도 ‘지식경영’이 이뤄져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과거처럼 주먹구구식의 경영은 통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보다 새로운 경험을 원하고, 다른 곳과는 색다른 차별화 포인트를 원한다. 그들의 가슴에 남는 서비스를 원하고 그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자신이 남들과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렇게 ‘똑똑한 소비자’들에게 ‘주먹구구식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 ‘망하는 길’을 가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지식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업주가 먼저 똑똑해야 하고 그들이 먼저 ‘생각하는 영업’을 생각하면서 경영을 해야 한다.
레드모델바의 많은 체인점 중에서는 일등을 하는 지점도 있고 꼴등을 하는 지점도 있다. 그들의 차이를 가만히 살펴보면 그것은 바로 ‘생각의 차이’였다.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고객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고 결국에는 이것이 수입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결국 종업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상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노련한 영업자들은 상대방과 몇 마디만 나눠 봐도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어떻게 해야 상대방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를 금방 파악해낸다.나의 현재 역시 이러한 생각의 차이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얼마 전에 길

거리에서 우연히 예전에 알고 있던 호빠 업계의 형님을 만났다. 서로 연락이 끊긴지도 오래된지라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 형은 이미 나의 소식을 알고 있었다. 레드모델바가 나름 유명해지다보니 이미 그 형은 내가 대략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 형에게 요즘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어봤다.

“나야 뭐 그냥 지금도 호빠하고 있지 뭐.”
그 말은 한편으로 서글픈 말이었다. 그 형은 아직도 여전히 과거에 갇혀 살고 있었고, 스스로 변화를 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새롭고 건전한 유흥문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했고 그것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한 궁리를 했다. 그것이 바로 오늘 그 형님과 나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잘났다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생각의 차이가 미래의 차이를 만들고 그것이 또한 삶의 차이를 만들어 내게 된다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를 꿈꾸게 하는 종업원 교육’과 ‘그 꿈을 이루게 해주는 시스템’을 가진다고 해서 조직의 분위기를 느슨하게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실 앞서 말한 것들이 철저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라도 조직에는 신상필벌, 일벌백계의 문화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한다.

■ 미래를 꿈꾸게 하는 교육

사실 레드모델바가 처음에 시작할 때에만 해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많은 이들이 레드모델바를 ‘호빠’로 오해한 것이다. 그저 겉포장만 ‘여성전용바’라고 했을 뿐이지 실제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서비스의 내용은 ‘호빠랑 비슷한 것 아니겠냐’라고 오해하는 여성고객들이 무척 많았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여성고객들이 먼저 나서서 퇴폐적인 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또한 종업원들이 잘생긴 꽃미남들로 채워져 있다 보니 ‘소유욕’이 생겨나는 고객도 있었다. 마치 자신의 애인처럼 종업원을 소유하려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동거를 제안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하지만 레드모델바가 그 부분에 있어서 손님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주었을 때는 사업의 운명이 갈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레드모델바에서는 처음부터 고객과의 ‘애인모드’를 철저하게 금지했고 외부에서 사적인 만남을 할 수 없도록 규율을 만들었다. 만약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레드모델바는 순식간에 ‘호빠’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것 만큼은 막고 싶었다. 비록 성공을 하지는 못해도 우리나라의 여성유흥문화를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는 듣고 싶었다. 그래서 그것 만큼은 목숨을 걸고 지키고 싶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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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