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선정 2011 국감스타 ①이범래

‘국감저격수’ 이용섭 ‘서민사랑 올인’

[일요시사=박준성 기자] 18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의 막이 올랐다. 국회의원들은 독무대로 불리는 국감장에서의 활약상을 통해 존재감이 부각되기도 하고, 이미지가 실추되기도 한다. 때문에 국감현장은 늘 치열한 정보전과 공방전이 벌어지는 뜨거운 장소가 되고 있다. 이에 <일요시사>가 2011년 18대 마지막 국감에서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인 ‘국감스타’를 선정해봤다.

예리한 논리설전으로 떠오른 국감스타 이용섭
중산층 두텁게 만들기 ‘4대 프로젝트’ 이범래 


국회는 지난 19일부터 10월8일까지 약 20일 동안 정부부처 16개 및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이하 국감)를 진행한다. 국감은 국정 전반에 대한 감사를 통해 그간의 문제점을 밝혀 제도 개선과 정책 대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이뤄지는 자리다.

마지막 국감의 막이 오르자 의원들과 피감기관장들의 공방전으로 국감장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그중 유독 주목받고 있는 의원들이 있다. 예리하고도 치밀한 논리와 정책을 제시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이용섭 민주당 의원과 서민의 중산층 진입 프로젝트를 선보인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전문성 뒷받침 ‘이용섭’

 

국감장에서는 흔히 의원과 기관장들 간의 설전이 벌어지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성과 반말, 막말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언성 한 번 높이지 않고 예리한 논리설전을 펼치며 현 정부의 잘못된 사항을 지적한 이 의원은 유독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이 의원은 박재완 기재부 장관과 재정적자 원인을 놓고 치열한 논리 설전을 벌였다.

먼저 이 의원이 박 장관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그리스·이탈리아 등의 재정위기 원인이 복지 지출 증가 때문이라고 하는데 스웨덴·덴마크처럼 복지가 더 잘 발달된 나라는 재정위기가 오지 않았다”며 “재정위기는 조세부담률이 낮은 나라에서 발생했다. 조세부담률을 높이면 재정위기 없이 복지를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지난 4년간 조세부담률이 1.7%포인트 떨어지면서 재정 적자가 늘었는데 부자감세만 안 했어도 재정 적자는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전형적인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다”고 공세를 펼쳤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5년간 38조원의 감세효과 3분의 2는 서민 중산층에 돌아갔다. 이번 정부 들어 국민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그건 말장난이다”고 반박하자 박 장관은 “국무위원에게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라고 얼굴을 붉혔다.

이 의원은 부자감세와 조세부담률 정상화를 두고 조목조목 반박하는 박 장관의 허점을 파고들며, 특유의 전문성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이 의원은 국민·참여정부 시절 관세청장과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건설교통부 장관 등 정책과 세제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정책통이다. 18대 국회의원 당선 이후 당의 정책조정위원장과 정책위 수석부의장, 대변인 등의 주요 당직을 거치기도 했다.

때문에 지난해 재정부 국감에선 이 의원이 “경제성장률만 놓고 경제정책을 운용하던 시절은 끝났다.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적정 환율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하자 윤증현 당시 기재부 장관이 “국회 기재위에 이용섭 의원이 있어 행복하다. 균형 있고 정밀한 분석을 통해 많은 시사점을 주시는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며 이례적으로 야당의원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서민 사랑 ‘이범래’

정무위 소속의 이(범래)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서민의 중산층 진입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서민정치로 의기투합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올해 국감을 통해서도 남다른 서민사랑을 과시한 것.  이른바 중산층 두텁게 만들기 ‘4대 프로젝트’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서민금융 활성화 대안을 제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의원의 정책은 중소상인에서부터 중기 근로자, 저소득 가구의 대학생, 퇴직자까지 우리 사회의 밝은 빛을 기다리는 계층에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20대 근로자나 적은 급여를 받는 30대 이상 근로자에게 재산형성의 기회를 부여하는 재형저축(근로자 재산형성저축) 부활을 제안했다. 재형저축을 가입한 서민은 장려금 또는 이자소득세 면제 등의 혜택을 받게 돼 실질 이율이 연 10∼15%에 이르게 된다.

또 중소 재래시장 상인을 위해 제한적으로 재래시장 전용 상품권인 온누리 상품권의 가맹점 확대 등도 구상 중이다.  이 의원은 상품권 사용처를 확대하고, 상품권 구매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등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또 시중은행들이 서민의 대표적 저축상품인 장기주택마련저축 금리를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한 사실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장기주택마련저축 금리가 1년 정기적금 금리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현실성 없는 서민저축상품을 개발할 게 아니라, 장기주택마련저축에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게 맞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서민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계층인 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한 행복지킴이통장에 대해서조차 은행들이 수수료 챙기기에 급급한 실태도 고발했다. 이 의원은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마저 수수료를 챙기는 사실에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고 꼬집은 것.

그는 ‘진짜 반값 등록금’을 위한 프로젝트도 가동 중이다. 사립대학이 수백억원의 적립금을 가졌는데도, 법정부담금조차 내지 않는 현실에서 남은 국감 기간 동안 사학재단 이사장의 증인 또는 참고인 출석을 강력하게 요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가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12월 초 후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는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