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낚은 이재현 CJ그룹 회장

막판 뒤집기 한판승…‘제2의 전성기’ 맞았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우여곡절 끝에 대한통운을 거머쥔 CJ그룹. 떡 돌리고 샴페인 터뜨리는 요란한 소리가 날만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다. 마냥 웃고 떠들 때가 아니란 분위기다. 이재현 회장의 속내는 복잡하다. 앞에 놓인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 탓이다. 어렵게 ‘대어’를 낚았지만 ‘어항’에 넣기까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이 회장이 풀어야 할 현안들을 짚어봤다.

포스코 제치고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
처음 뒤지다 2조 ‘통큰 베팅’으로 전세 역전

CJ그룹이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한통운 주식매각 주체인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8일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 CJ제일제당-CJ GLS 컨소시엄의 본입찰제안서를 평가한 뒤 CJ 측의 손을 들어줬다. 공동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실사를 거쳐 이달 중 CJ그룹과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전에서 CJ그룹은 포스코 측에 비해 자금력 면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였다. 처음엔 포스코 컨소시엄 쪽으로 기울다가 극적인 반전이 이뤄진 것이다. 이는 이재현 회장의 ‘통큰 베팅’결과였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에서 인수가격은 전체 배점의 7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 2조2000억원
예상가 6000억 상회

CJ그룹은 주당 20만원이 넘는 인수가격을 제시, 총 인수 제안 금액은 2조2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주당 18만원대 수준인 1조5000억∼1조6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물론 포스코 컨소시엄(주당 19만원씩 총 1조8000억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전세를 역전시킨 CJ그룹의 베팅은 이 회장의 강력한 인수 의지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은 대한통운 인수를 그룹 시너지와 외형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보고 과감한 베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사업을 ▲식품서비스 ▲바이오·생명공학 ▲E&M(엔터테인먼트 미디어)과 함께 그룹 4대 핵심사업으로 삼은 이 회장은 대한통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수전을 직접 지휘했다. 2013년 그룹 목표 매출인 38조원(지난해 매출 18조원) 달성을 위해서도 대한통운을 꼭 인수해야 했다. 이 회장은 인수합병(M&A) 실무를 맡은 그룹 지주회사인 CJ㈜ 기획팀으로부터 실시간 보고를 받으며 “대한통운을 인수해 아시아 대표 물류기업으로 키우자”고 독려해왔다.

CJ그룹은 “물류회사 CJ GLS, 해외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CJ오쇼핑과의 시너지를 통해 대한통운을 그룹 내 주요 성장축으로 삼겠다”며 “202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DHL 등 세계적인 물류기업과 경쟁할 아시아 대표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회장의 속내는 복잡하다. 앞에 놓인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 탓이다. 어렵게 ‘대어’를 낚았지만 ‘어항’에 넣기까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그룹 외형 키울 기회다!” 이 회장 M&A 직접 진두지휘

우선 시너지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다. 업계 일각에선 CJ그룹이 이미 물류 계열사인 CJ GLS를 보유하고 있어 중복되는 사업이 많아 대한통운과의 인수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CJ그룹은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회사 측은 “CJ는 지식형 물류회사로 보관 배송에 강점이 있는 반면 대한통운은 운송 항만 하역에 경쟁력이 있어 양사가 결합하면 물류 전 과정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CJ 고객군(소비재 전기 전자 자동차부품)과 대한통운 고객군(군수 사료 곡물 철강)이 겹치지 않는 것도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택배부문 중복에 대해선 “택배사업은 파이를 키워야 경쟁력이 생긴다”며 “택배사업은 규모의 경제가 관건인데 대한통운을 인수하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물류사업을 2020년까지 20조원 규모로 키워 글로벌 7대 전문 물류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통운 노조의 반발도 걸림돌이다. 앞서 포스코를 지지했던 노조는 CJ그룹 인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고 “CJ그룹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실사저지, 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CJ그룹의 인수를 막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노조는 “지난 80여년 동안 국내 물류의 대동맥을 책임져 온 국내 최대의 물류회사인 대한통운의 미래 비전은 무시하고 인수전이 기업 간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됐다”며 “CJ가 과도한 금액을 제시함으로써 그 부담이 고스란히 대한통운 전 종업원들에게 전가돼 결국 고용도 불안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CJ그룹은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노조의 반발을 충분히 예상했던 만큼 차분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관훈 CJ㈜ 대표는 “CJ그룹은 우수한 역량을 가진 대한통운 임직원의 안정적 고용을 보장하며, 절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며 “대한통운 노조와도 상생적인 발전관계를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CJ그룹은 창업이념이 인재제일”이라며 “그동안 국내외 다양한 업체들과의 M&A를 통해 성공적인 통합경험을 축적해 대한통운과도 유기적인 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대우건설을 인수한 대가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그랬고, GS그룹 등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을 제치고 대우조선해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한화그룹이 그랬다. 홈에버를 인수한 이랜드, 남광토건을 인수한 대한전선, 하이마트를 인수한 유진그룹 등도 모두 비슷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최근엔 현대그룹이 무리하게 현대건설을 삼켰다 도로 뱉기도 했다.

“실사저지, 파업”
노조 강하게 반발


시장에선 CJ그룹도 자칫 무리한 인수에 나섰다가 그룹 전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던 지난달 28일 대한통운의 종가는 11만1000원. CJ그룹이 주당 20만원이 넘는 인수가격을 제시한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80%에 이르는 셈이다. 인수 경쟁이 과열되면서 인수가격이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으로, 결국 CJ그룹이 ‘통큰 베팅’을 감당할 수 있을지가 물음표다.

M&A시장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대형 인수전에 나섰다가 큰 코 다친 대기업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CJ그룹이 무리하게 판을 키우다 수렁에 빠진 기업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CJ그룹은 ‘승자의 저주’는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수 대금 조달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통운 인수 자금 2조2000억원은 50대50 투자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CJ제일제당과 CJ GLS가 절반씩 부담하게 된다.

CJ제일제당은 보유 현금(약 1000억∼2000억원)에 1조원대의 삼성생명 주식을 유동화할 계획이다. CJ GLS는 CJ㈜를 대상으로 한 5000억원 유상증자와 5000억원 상당의 외부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CJ그룹은 “인수가격이 다소 올랐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다. 1조5000억원 상당의 추가 차입 여력이 충분하다”며 “그룹의 연간 잉여 현금 흐름이 4000억∼5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대한통운 인수로 인해 자금 운영 안정성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돈만 해결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이 회장으로선 삼성과의 갈등이 이번 인수전에서 불거진 가장 큰 골칫거리다. 하루빨리 관계 복원이 시급하다.

[남은 숙제들]
1.시너지 효과
2.노조의 반발
3.승자의 저주
4.삼성과 관계
5.법적 공방전

CJ그룹은 삼성그룹과 ‘사촌기업’이다. 이재현 회장과 이건희 회장은 삼촌 조카 사이다. 둘 사이에 균열이 감지된 것은 본입찰을 나흘 앞둔 지난달 23일 삼성SDS가 포스코 쪽에 붙으면서다. 동시에 CJ그룹의 자문을 맡았던 삼성증권이 계약을 철회하면서 갑자기 CJ그룹과 삼성그룹간 갈등으로 비화됐다.

업계에선 삼성이 CJ에 등을 돌린 이유가 두 집안 사이의 오랜 앙금 때문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 고 이병철 섬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씨(이재현 회장 부친)는 3남 이건희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기고 20년 넘게 야인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때부터 두 집안이 여러 차례 갈등을 빚어왔다.

1994년 CJ그룹이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될 때 서로 마찰을 빚은 게 단적인 예다. 당시 한남동 이건희 회장 집에서 바로 옆에 있는 이재현 회장 집 정문이 보이도록 CCTV를 설치해 출입자를 감시하도록 한 사실이 드러나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었다.

삼성그룹 측은 “삼성SDS가 포스코 컨소시엄에 참여한 이유는 비즈니스적 판단이지 그룹 차원의 조직적 개입은 없었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CJ그룹 측은 삼성을 향해 대놓고 삿대질을 했다. CJ는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비도덕적인 삼성증권의 행태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이번 사태로 인한 유무형의 손실에 대해 명백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삼성SDS의 지분 투자가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없이 진행됐다고 믿을 수 없다”며 “삼성의 의도가 무엇인지 밝혀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통운 인수전이 삼성가 집안싸움으로 흘러가자 CJ그룹은 “입찰 과정에서 삼성그룹과의 갈등을 지나치게 부각했다”며 홍보실장을 전격 교체하는 것으로 서둘러 봉합하려 했지만, 삼성과의 불편한 관계는 물론 홍보실장 경질 배경을 두고도 이런저런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법적 문제도 남아있다. CJ그룹은 삼성증권에 대해 강경 대응할 뜻을 밝힌 바 있다. CJ그룹은 “인수자문 계약을 철회한 삼성증권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며 “손해 내용으로는 삼성증권 측의 잘못으로 자문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된 점, CJ의 정보가 누출될 가능성, CJ가 인수 성공시 얻을 경제적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었다.

반면 포스코는 CJ그룹 선정 과정에 의문점이 있다며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인수 주체가 CJ㈜로 알려졌는데 실제 본입찰에는 CJ제일제당과 CJ GLS가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찰 주체가 바뀐 부분에 대해 법률적 문제가 없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CJ 측이 이사회 결의 내용을 공시한 적이 없으며 이사회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CJ그룹 측은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삼성가 갈등 비화
관계 복원 될까

우선협상대상자가 최종 승자는 아니다. M&A 전문가들은 “우선협상자로 CJ그룹이 선정됐지만 매각 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된 게 아닌 만큼 본계약까지 두고 봐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예비협상대상자인 포스코도 “아직 인수전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잘 아는 CJ그룹은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끝까지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이 험난한 여정을 잘 마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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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