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만 알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지령800호 기획특집]⑥ ‘부자학 전도사’ 한동철 교수의 ‘부자학 강론’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는?” 두말할 것 없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그렇다면 그런 부자들을 가장 많이 만나 본 사람은 누굴까. 한동철 부자학연구학회장(서울여대 교수)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부자학’의 창시자인 그가 2004년부터 만난 부자는 어림잡아 3000여명. 개중에는 5대 재벌가의 인사도 포함돼 있다. 물론 부자를 만나는 게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다. 명함 한 장 들고 신발이 닳도록 뛰어다녀야 했다. 하지만 부자학이 자리를 잡은 지금, 오히려 부자들이 먼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이유는 간단하다. ‘진짜 부자’가 되는 비법을 전수 받기 위해서다.


자수성가 부자 중엔 짠돌이 많아 “구두쇠가 돼라”
부자 중 80~90%는 고졸 “학력에 목 멜 것 없다”

부자가 되는 비법을 들어보기 위해 지난 3일 한동철 서울여대 교수를 만났다. 한 교수는 부자학연구학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런데, 부자학이란 단어가 조금 생소하다. 부자학이란 대체 뭘까. 비법 공개에 앞서 부자학에 대해 물었다.

부자학의 정의를 내리자면 가치창조와 사회만족입니다. 가치창조는 부가가치를 늘리는 방법이에요. 돈을 버는 법이죠. 사회만족은 부자가 된 이후 사회를 위한 활동으로 사회 환원을 말해요. 즉, 부자가 되는 법은 물론 부자로 사는 법까지 가르치는 학문이죠.”

부자라는 개념은 상대적이다. 다양한 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교수에 따르면 부자는 크게 두 부류다. 상속형과 자수성가형이 바로 그것. 부자학에서는 자수성가형과 상속형 부자를 ‘좋은 부자’와 ‘무해무익한 부자’로 각각 분류하고 있다.

부자 되는 법에서
부자로 사는 법까지

그렇다면 이들 부자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한 교수는 부자를 ‘총 재산 30억~50억원, 현금성 자산 10억원 이상을 가진 사람’으로 정의했다. 한 교수가 보는 부자의 비율은 통상 인구의 5% 정도다. 20명 중 1명꼴로 부자인 셈이다.

하지만 5%의 대열에 끼는 게 그리 쉬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서민들이 ‘부자가 될 유전자는 정해져 있다’는 자조 섞인 체념을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한 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부자는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상속형 부자는 많지 않아요. 대부분 자수성가형이죠. 부자아빠도 대부분 가난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제가 만난 부자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몇 가지 팁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으로 한 교수는 ‘아침형 인간’이 될 것을 주문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얻는 법이죠. 하늘이 두 쪽 나도 일찍 일어나야 해요. 전날 술을 많이 마셨거나 자정 넘어 이불 속에 들었어도, 반드시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합니다. 늦어도 새벽 5시엔 문을 나서야 하죠.”

‘구두쇠’가 되라는 조언도 했다. ‘절약만이 살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신 수익성 비용엔 아낌이 없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수성가형 부자들 중엔 ‘짠돌이’가 많아요. 절대 낭비하는 법이 없어요. 단돈 100원도요. 제가 만나 본 부자 중 한 분은 생일날에만 자가용을 탑니다. 평소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시고요. 이 뿐만이 아니에요. 전단지를 잘라서 메모지를 쓰시는 분, 구멍 난 양말을 신고 다니는 분 등 절약정신이 남달라요. 반대로 투자엔 거침이 없죠. 이거다 싶으면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통 큰 베팅을 해요.”

자가용은 생일날만
전단지로 메모지

시간을 허투루 보내서도 안 된다. 부자들은 퇴근 후 집에 돌아가서도, 틈틈이 생기는 자투리 시간도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 한 교수는 심지어 식사시간이 3분을 넘기면 부자가 못 된다는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시간은 곧 돈입니다. 절약하세요. 낭비되는 시간을 최소화 하세요. 예를 들어, 식사시간도 시래깃국에 밥을 훌훌 말아 마시며 ‘부자 영양탕 맛이 좋네’하며 무릎을 치고 일어나 다음 일을 찾는 것이 부자 DNA를 키우는 지름길입니다.”

학력에 목 멜 것 없다는 조언도 했다. 부자와 학력엔 큰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그가 만나본 부자 중 80~90%는 고졸 이하의 학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한 교수는 “혹시 공부를 못하는 자녀를 뒀다면 하늘이 주신 부자 될 절호의 기회”라는 농을 던지며 말을 이었다.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재산이 2억7000만원 정도예요. 그런데 자녀 한 명 낳아서 대학 졸업시키는 데 2억6000만원이 들어요. 공부에 재능이 없다면 대학을 포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남들 다 가는 대학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습니다. 차라리 그 돈을 수익성 비용에 투자하세요.”

“형제는 한집살이” “맞벌이 부자 될 확률 10배”
“‘진짜 부자’ 되기 위해선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

결혼한 형제들이 한집에 모여 사는 것도 한 교수가 공개한 부자가 되는 비법 중 하나다. 집은 ‘돈 먹는 하마’인 때문이다. 각자의 아파트는 전부 전세를 놓는다. 전세금으론 부자 되는 펀드에 든다. ‘창조적인 일’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남들 일할 때 일하고 남들 쉴 때 쉰다’는 안일한 생각을 버릴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주5일 근무제를 스스로 포기하라는 것. 토요일 하루는 일터에 나가 초과근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남들과 똑같은 시간을 살아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기 위한 지름길로 맞벌이를 강력 추천했다. 맞벌이 부부가 외벌이 부부보다 열 배 이상 빨리 부자가 된다는 연구결과가 밑바탕이다.

또 자수성가한 부자를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 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산 정보’를 수집하라는 것. 이는 ‘부자가 되려면 부자 줄에 서라’는 탈무드의 격언과 일맥상통한다. 문제는 평범한 사람이 성공한 부자를 만나 ‘부자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한 교수는 이 같은 통념에 매서운 주먹을 날렸다.

“안 해서 못하는 겁니다. 부자와 만나려는 노력이 부족한 거예요. 부자가 전 국민의 5%라면 100명 중 5명은 부자라는 얘기에요. 그런 사람을 찾아가서 배우면 됩니다. 예를 들어 장사가 잘되는 돼지갈비집에서 돼지갈비 몇 인분 더 주문한 다음 사장과 사귀면 됩니다. 제 강의를 수강한 학생 중 몇몇도 이 같은 방법으로 부자 비결을 배웠죠.”

한 교수는 이 정도만 지켜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부자학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부자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자가 된 후가 더 중요하다는 게 한 교수의 지론이다.

한 교수는 부자를 ‘정신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물질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으며,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나라에는 돈 많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부자는 많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진짜 부자’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자산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당당한 부자가 되는 미국 부자와는 판이한 모습이다. 우리 사회에 반(反)부자정서가 만연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 교수는 진짜 부자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사회 환원을 꼽았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남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부의 일부를 사회에 되돌려 줘야 한다는 논리다. 반대로 부자가 되는 과정에서 행한 악한 일에 대한 부분을 사회에 갚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악한 일을 전혀 하지 않고 부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의든 타의든 원칙을 어기기 마련이고, 다른 이들을 망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자의 삶에는 타인을 억압하는 요소가 있어요. 아무리 좋은 부자라도요. 빌게이츠도 독점을 해서 미국 법정에 여러 번 섰잖아요. 내가 연구하며 만난 수천 명 부자 중에서 중년층 이상은 밤에 잠을 잘 못 이룹니다. 뜻하지 않았더라도 남들에게 피해준 것이 생각난대요.”

‘감사하는 마음’
창조할 기부해야

한 교수는 ‘진짜 부자’의 모델로 록펠러를 들었다. 록펠러는 인류 역사상 현재의 화폐가치로 따져 가장 많은 약 370조원의 재산을 보유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록펠러도 처음부터 ‘진짜 부자’였던 건 아니다. 록펠러는 독점을 통해 사용해 재산을 불리며 미움을 샀다.
그런 록펠러가 바뀐 계기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부를 하려 하면서다. 빈민들이 “더러운 돈은 받지 않겠다”며 거부한 것. 그 때부터 록펠러는 반성을 시작하며 ‘자선의 길’을 걸었다. 그 결과 록펠러는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진짜 부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지금도 미국 뉴욕의 수돗물 값은 록펠러의 유언에 따라 록펠러 가문이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진짜 부자’의 사례들을 찾아 볼 수 있다. 고 유일한 박사가 대표적인 예다. 재산 축적의 목적이 조국 독립이었으며, 자신의 죽음이 임박하자 유한양행을 사회에 완전히 헌납했다. 무엇보다 중역이었던 아들과 조카를 회사에서 내보내는 등 믿기 힘든 결정을 했다.

부자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어떤 부자로 사는 게 더 행복할까. 선택은 개개인의 몫이다. 다만 한 교수는 이런 제안을 남겼다.

“나를 부자로 이끌어준 이 땅에 감사하는 뜻에서 기부를 하십시오.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당신에게 고마움을 느낄 겁니다. 대한민국 모든 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창조’할 기부를 하십시오. 그것도 당신의 손으로 말입니다.”


<한동철 교수는 누구?>
전국민이 부자가 되는 그날까지

한동철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학에서 부자마케팅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주요 기업체의 자문교수 역할을 하며 수천 명의 국내에서 자수성가한 부자들을 직접 만나러 다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부자학의 학문적 가능성을 발견, 부자들의 특성, 돈 버는 비법, 생활습관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 실적을 쌓아나갔다. 그리고 서울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2004년부터 국내 처음으로 부자학 개론을 개설했다.

2006년 6월 부자연구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 2007년엔 국내 최초로 ‘부자학회’를 창설해 온 국민을 부자로 만드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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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