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변방의 북소리 울릴까?

‘진짜 토종감자’ 최문순 강원도지사 당선 풀스토리

[일요시사=정혜경 기자]최문순 후보가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정계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최 도지사가 정치 입문 4년여 만에 광역자치단체 수장의 자리에까지 오른 것이다. 정계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는 모습이다. 상대가 엄기영 후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대체 강원도민의 마음을 뒤흔든 최 지사의 매력은 뭘까.


2005년, 48세 나이에 최연소 MBC사장 선임
이광재 동정론, 정권심판론 전면 내건 것 작용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춘천시 신동면 정족리에서 태어났다. 춘천초교와 춘천중, 춘천고, 강원대 영어교육과를 거쳐 서울대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 석사를 마쳤다. 고교시절부터 박정희 대통령의 10월 유신에 비판적이었던 최 지사는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방송사들이 대규모로 신규 인원을 채용할 당시 MBC 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보도국 사회부 기자 등으로 활동하던 최 지사는 1995년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이듬해 강성구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불법파업을 주도했다가 해직됐다.

그로부터 1년 만인 1997년 복직한 뒤 보도국 기획취재부 차장, 사회부 차장, 인터넷뉴스부 부장대우, 보도국 인터넷뉴스센터 취재에디터를 두루 거쳤다.

MBC 사회부 기자로
사회에 첫발 내디뎌


특히 1998년부터 2년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지냈고 산별노조 전환 및 초대 위원장으로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출범을 주도했다. 최 지사는 참여정부시절 부장대우였던 2005년 48세에 최연소 MBC사장이 됐다. 그 후 <무한도전> <대장금> <주몽> <태왕사신기> <황금어장> <이산> 등의 드라마를 제작해 재직 2년 만에 총매출 1조5746억원, 영업이익 616억원을 달성했다.

최 지사는 2008년 총선 때 비례대표로 민주당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2009년 미디어법이 한나라당의 날치기로 통과되자 의원직을 사퇴하고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2월 강원지사 출마를 위해 춘천으로 이사했으며, 3월31일 민주당 강원지사 후보로 확정된 뒤부터 ‘진짜 토종감자’를 내세우면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개표 결과 최 지사는 47.5%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51.08%의 지지를 얻어 46.56%에 그친 한나라당 엄 후보를 5.24%포인트 차로 꺾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이광재 전 지사가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에 역전승을 거둔 선거전이 재연된 것이다.

최 지사는 유권자의 과반이 넘는 ‘빅3지역’ 중 10% 이상 뒤졌던 춘천과 원주에서 각각 14.37%와 8.99% 차로 승리하고 강릉에서 20%까지 뒤졌던 열세를 4.75% 차로 좁혔다. 또 지난 6?2지방선거 당시 고성과 인제, 화천, 양구, 철원 등 접경지역을 비롯해 속초와 양양 등 영동 북부지역 등 8개 시·군은 4~15%가량 뒤져 절대 열세지역으로 분류됐으나 이번에는 속초와 양양, 인제, 화천, 양구지역에서 1~8%가량 역전해 승리의 발판이 됐다.

최 지사의 승리는 값졌다. 초반 열세를 뒤집고 막판 대역전을 이끌어 낸 때문이다. 엄 후보의 출발점은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엄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보다 알아보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초반 60%에 가까운 지지율로 레이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강원도 발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한나라당을 선택했다”며 한나라당과 거리를 둘 수 있었던 것도 엄 후보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번 최 지사의 승리는 정치권에서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최 지사는 어떻게 이런 엄 후보를 누르고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을까. 우선 ‘이광재는 정권의 탄압을 받아 낙마했다’는 강원도민들의 지배적인 인식이 큰 도움이 됐다. 또 이 전 지사가 촉발시킨 강원도의 ‘야권바람’을 등에 업은 것도 최 지사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건 것도 작용했다. 특히 ‘수도권 정부’라는 평가를 받는 MB정부 들어 강원도민의 박탈감이 가속화됐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3선을 지낸 김진선 전 지사가 발이 닳도록 뛰었지만, MB정부에게서 떠난 강원민심의 선택은 냉정했다.

교육복지 2배 정책
기업유치 해 일자리

‘문순C’로 온라인상에서 유명한 최 지사의 SNS 활용도 빼놓을 수 없다. 이학만 한나라당 온라인대변인은 “SNS와 관련해 한나라당의 대응책이 부족했다”며 “야당은 사안이 터지면 재밌게 편집해 빨리, 널리 알리는 시스템이 강했던 반면 여당은 그런 게 전혀 없다. 또한 이번 선거로 한나라당이 여전히 온라인에서 인기가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 후보의 오락가락 행보도 이번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자신을 탄압한 정권에 스스로 찾아가 후보가 됐다”는 이미지에 “나는 한나라당 지지자이지만 엄기영은 찍지 않겠다”는 여론도 꽤 있었다.

무엇보다 선거를 5일 앞두고 터진 강릉 펜션 불법 콜센터 사건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선거 한 달 여 전부터 펜션을 빌리고 30여명의 주부를 동원해 엄 후보의 선거운동을 한 이번 사건에는 더욱이 강원도민들의 염원인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 명부가 발견돼 더욱 충격을 줬다. 엄 후보 인지도의 결정체인 깨끗함과 세련됨에 손상이 불가피했다.

모든 상황은 맞아 떨어졌고 최 지사는 결국 승리를 거머쥐게 됐다. 이로서 최 지사는 향후 3년간 도정을 도맡게 됐다.

‘문순C’로 온라인에서 유명…SNS 적극 활용해
엄 후보, 강릉 펜션 불법 콜센터 사건 결정적

“60여년 동안 변방에 머물러온 강원도 홀대를 극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온 그는 어떤 도정을 펼칠까. 최 지사는 이 전 지사가 추진했던 교육복지 2배 확대와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확대정책, 남북관광교류 및 경제교류 즉각 재개, 사통팔달 교통망 정책 등을 대부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 지사는 우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2014년까지 일자리 16만개를 창출해 젊은이들이 더는 고향을 등지고 떠나게 하지 않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평창-강릉에 올림픽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폐광지역 주민과 농어민 소득을 2배로 늘릴 것을 약속했다. 교육 분야의 경우 아이들 교육비 2배 지원과 공교육 내실화를 통해 찾아오는 교육특구 실현,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차별없는 교육실천, 특성화된 좋은 학교 유치를 내세웠다.

도시개발 분야에 있어서는 동해안에 제2개성 공단 조성을 비롯해 수도권 1시간대 접근, 도내 2시간대 생활권, 도 전역 30분대 기간도로망 구축, 양양공항의 동해안 국제관문 변모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관광 교류 재개
사통팔달 교통망


최 지사는 문화분야의 경우 2014년까지 200억원의 기금을 모금해 강원FC를 한국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로 육성하고 전통 무형문화와 생활기반형 예술문화 지원을 약속했다.

복지의 경우 효도틀니 등 어르신 노후생활 보장, 장애인이 행복한 강원도, 여성이 행복하고 안전한 강원도 조성이 공약이다. 환경에 있어서는 설악·금강 생태축과 DMZ를 한반도 평화공원으로 조성하고 삼척에 원전 대신 친환경 에너지 벨트를 조성하는 방안을 내놨다. 행정개혁 분야에서는 이 전 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도정자문위원회 구성과 누구나 참여하는 강원행복추진단 구성을 통한 열린 도정, 어울림의 리더십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매년 일자리를 4만개씩 창출하는 것은 현재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지적이 있는데다 동해안 평화공단의 경우 남북관계 및 정부의 대북정책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최문순 프로필>
의리의 사나이 ‘문순C’

학력
1984  서울대학교대학원 영어영문 석사
1978  강원대학교 영어교육 학사
1974  춘천고등학교 졸업
1971  춘천중학교 졸업
1968  춘천초등학교 졸업

경력
2011.  2~         민주당 2018평창동계올림픽유치지원특위 위원
2010. 11~         민주당 개혁특위 위원
2009. 5~ 2010. 5 민주당 원내부대표
2008. 6~          민주당 언론장악저지대책위원회 간사
2008. 5~          제18대 국회의원
2006. 4~2007. 4  제13대 한국방송협회 회장
2005. 4~2006. 3  한국방송협회 부회장
2005. 2~2008. 2  MBC 대표이사 사장
2003~             MBC 인터넷뉴스부 부장대우
1995~1996       MBC 노조위원장
1984~1997       MBC 보도국 사회부 기동취재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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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