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가격 동일해 매출도 꾸준 가맹점 피해 없어
9월 이후 육류 가격 안정 전망 당분간 ‘힘들어’
구제역 파동이 발생하면서 전체 외식업계가 식재료가 인상, 매출 감소 등으로 울상인 가운데 원가 인상분의 상당 부분을 본사에서 부담해 가맹점 및 고객들과 상생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가 있어 화제다.
‘놀부보쌈’을 운영하는 (주)놀부NBG는 구제역 여파로 보쌈의 주재료인 수입 돈육 가격이 15~20% 가량 상승하자 인상가의 70~80%를 본사에서 부담하고 나섰다. 나머지 20~30%의 인상분은 가맹점주들의 몫.
이 같은 조치는 가맹점주 및 소비자의 부담 경감을 위해 이루어진 것으로, 여타 업체들이 일제히 판매 가격을 인상하거나 원가 인상분을 가맹점에게 그대로 전가한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는 것이 시장에서의 평이다.
(주)놀부NBG 관계자는 대량 구매를 통한 바잉 파워를 이용하여 상대적으로 구제역의 피해를 덜 보고 있다고 밝히며 “시장 상황 악화로 힘들어하는 가맹점주들에게 더 큰 부담을 지우게 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원재료 수급 동향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며, 보쌈의 주재료가 돈육인 만큼 “사실상 대책 방안을 세우기가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많은 업체들이 매출 감소로 힘들어하고 있지만 본사 가맹점들의 경우 작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액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것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본사 상품의 가격을 싸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한편, (주)김家네 역시 치솟은 육류 가격 인상분 대부분을 본사에서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김家네는 김밥류 이외에도 돈커리덮밥, 육개장, 오불덮밥, 돈가스 등 식재료 중 육류 비중이 큰 메뉴들도 다수 있어 이번 구제역 파동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본사 차원에서 식재료가 인상분 대부분을 부담하고 있어 가맹점주들의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김家네 마케팅팀 이준희 과장은 “최근과 같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상생을 위해 더욱 힘써야 한다”며 “고객 서비스도 더욱 강화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말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며 현재 외식업계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고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경우 적정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경쟁 업체들을 찾아가 물량을 구걸하는 웃지 못할 장면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맛있는 창업연구소 이경태 소장은 “육류 유통업자들에 따르면 오는 9월 정도가 되어야 육류 가격이 비로소 안정을 찾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본사 차원에서 가격 인상분 대부분을 부담할 수 있는 국내 극소수 브랜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및 독립 매장들의 경우 향후 반 년간 아주 힘든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