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유훈 복지’ 싹수 노랗다”

<대한민국 이끄는 유력 정치인 릴레이 인터뷰④>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오는 2012년 대선을 2년여 앞둔 시점에서 <일요시사>는 ‘유력 정치인 릴레이 인터뷰’라는 기획으로 편집국장 대담을 진행한다. 지난 세월 대한민국 정치발전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고 앞으로도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판단되는 여야 유력 정치인, 정계 원로와의 만남을 통해 차제의 시대정신과 정치발전 과제 등에 관한 철학과 지혜를 담아낼 예정이다. 그 네 번째로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을 만나봤다.

‘영웅시대’ 아닌 ‘국민시대’로 차기 대권 시동
“정권교체 위해 야권 대통합·연대·단일화 절실”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이 최근 정치권의 화두인 ‘복지 설전’에 가세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발의한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에 대해 “박 전 대표의 한국형 복지는 견강부회이자 가짜 복지”라고 비판하는 한편, 복지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지난 10일 차기 대선 베이스캠프 격인 ‘통합과 연대, 실천으로 여는 국민시대’ 준비위를 발족한 후 대권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국민시대’로 차기 대권을 향한 첫 발을 뗀 설렘과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던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 최고위원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지난 연말부터 정가에 입소문을 탔던 ‘통합과 연대, 실천으로 여는 국민시대’ 준비위가 지난 10일 발족식을 가졌다. ‘국민시대’를 어떤 재단으로 만들 생각인가?
▲ 바야흐로 ‘영웅시대’가 아닌 ‘국민시대’다. 국민의식, 지적수준, 소득수준의 성장으로 담론과 정책이 중요해진 만큼 이를 잘 만들어 국민과 교감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 ‘국민시대’는 학문적 가치와 정치적 실천이 결합되는 기구로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정책으로 설계해 실현해 나갈 것이다.  
 
문 연 ‘국민시대’
차기 대권 준비한다

- 정치권에 국민시대가 차기 대선 베이스캠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차기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한가. 
▲ 대권을 준비하겠다. 의욕만으로 안 된다. 철학과 비전, 노선과 정책이 선명하게, 제대로 준비돼야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다. 

- 국민시대가 차기 대선의 전초기지가 된다면 싱크탱크의 역할은 물론, 대선 조직을 갖추는 등 세 확장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시대의 활동 범위를 어디까지로 생각하고 있나. 
▲ 세 확장보다는 콘텐츠에 관심이 있다. 국민과 교감할 수 있는 담론과 정책을 주도하면 세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세는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민의를 수렴하고 활발한 토론을 거쳐 내용을 충실하게 하면 세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 국민시대에 일반 국민들도 참여할 수 있나.
▲ 우선 싱크탱크로 학자와 전문가가 중심이 돼 움직일 것이다. 일반 국민들의 참여 가능성은 열어두겠다.  

- 대권 도전 중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권’이라는 산에 오르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이며, 가장 넘기 힘든 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결국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 인정을 받는 게 우선이다. 특정 정치인이 국민들로부터 잠재력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이게 돼야 신뢰를 쌓고 조직을 만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잠재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게 1차 관문이다.

- 대선에서의 관문을 따진다면 1차 관문으로 당내 경선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 아직 먼 이야기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 논의는 내년 총선 이후 진행되지 않겠나.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정치뿐 아니라 모든 사이클이 빨라졌다. 1년 걸려 할 일이 1주일이면 가능해졌다. 대선까지 2년이 채 남지 않았으니 짧다면 짧다. 하지만 철학·비전·노선·정책이 잘 준비돼 있으면 시간적인 제약은 큰 문제가 아니다.   
항상 그런 생각을 한다. 좁게는 민주당, 넓게는 민주개혁 진영에 의한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누가 나서느냐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다.


야권 통합은 ‘필수’
6·2 지방선거로 학습

-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대통합’이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는데.
▲ 입버릇처럼 ‘통합이 최선이고 연대가 차선이며 분열은 최악이다’라고 말해왔다. 연대를 통해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는 정권교체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 ‘판 커진’ 4월 재보선이 다가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이자 차기 총선·대선의 전초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서는 ‘연대’가 족쇄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 일여다야의 상황에서 통합과 연대, 단일화는 필요조건이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4월 재보선에서 승리하고 총선에서 승리해야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커진다. 통합과 연대가 절실하다.

- 야권 통합과 연대를 위한 복안이 있다면.
▲ 민주당을 비롯해 진보개혁 진영의 정당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만 집중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크게 양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 정당들은 당리당략에 집중한다. 어느 한쪽의 양보를 바라는 것은 어려운 얘기가 아닐까 싶은데….
▲ (민주개혁 진영에는) 6·2 지방선거 학습효과가 생겼다. 연대를 통해 파이를 키우면 돌아오지 않았던 몫이 돌아온다는 것을 배웠다. 

- 지난 대선 이후 민주당을 오랫동안 맡았었다.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2년만에 민주당을 30%대 지지율을 갖춘 경쟁력 있는 야당으로 바꿨다”고 했는데 아직도 민주당이 힘들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 국민들로부터 수권정당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정당 지지도가 높아지고 민주개혁 진영의 정권교체 가능성도 높아지는 등 과거에 비해 한 단계 레벨업 됐다. 민심도 이명박 정권에게서 이반하고 있다. 그러나 확실하게 민주당으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은 아니니만큼 신뢰받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 ‘뉴 민주당 플랜’과 ‘스타 프로젝트’, ‘생활정치’로 정권교체를 위한 준비를 했던 것으로 안다. 이들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으며,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어떤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나.
▲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이들에게는 책무가 있다. 당 대표 시절 책무는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민주개혁 진영에 희망을 주는 것이었다.
뉴 민주당 플랜과 생활정치는 6·2 지방선거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민주당은 싸우면서 민생을 챙겼다. 그럼에도 (생활정치는) 미완에 그쳤다. 민생이 여전히 어렵고, 생활정치는 크게 빛을 발했다고 보기 힘들다.
뉴 민주당 플랜은 중·장기적으로 총선에 시선을 뒀다. 민주당이 정책연대를 하고 정책정당으로 신뢰받는데 기여했다. 특히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1번 공약으로 내거는 등 역할을 했다.
스타 프로젝트는 정권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당 대표를 하는 동안 본격적으로 가동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송영길 인천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배출한 것은 큰 자랑이다. 당에 손학규·정동영·김근태·송영길·안희정·김두관 등 스타 프로젝트의 일원이 될 수 있는 당의 유력 정치인이 자리하고 있다. 스타 프로젝트의 밑그림은 만들어졌다. 지금부터 스타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한다.

선별+보편적 복지
공동체적 복지로 가야

- 정 최고위원도 스타 프로젝트의 일원이 아닌가.
▲ 국민의 판단에 맡길 일이다.


- 민주당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권·대권 분리 원칙에 합의했다. 늦어도 대선 1년 전 대선을 치를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될 것이다. 이때 다시 한 번 민주당을 맡을 기회가 온다면 당권에 도전할 의향은 있나.
▲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 정치권에 ‘복지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이 생각하는 복지의 청사진은 무엇인가. 
▲ 3, 4년 전 ‘질 좋은 성장과 희망한국’이라는 책을 통해 공동체적 복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복지 수준의 강화가 필요하며, 이에 국가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때는 주목을 못 받았다. 복지에 관심이 없을 때였으니까. 지금 읽으면 ‘정세균이라는 정치인이 이런 고심을 했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적 복지는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를 아우르는 것이다. 복지는 국가가 취약한 국민에게 시혜적으로 베푸는 것이라는 것이 한나라당의 주장이고, ‘복지는 국민의 권리’ ‘사회적인 기본권’이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대부분 복지만 떼어 놓고 말하는데 복지에 산업·노동·교육·재정·정책을 다 연계시켜야 한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3+1에 일자리와 주거복지를 더해 5+1이 돼야 한다.  
  
민주당 3+1 복지 넘어 5+1 공동체적 복지로 가야
MB정권 가장 큰 실정은 민주주의·남북관계 후퇴

- 복지를 두고 당 안팎의 의견이 분분하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복지 재원마련 방안과 관련,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박근혜 전 대표는 “돈보다 중요한 건 사회적 관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둘 다 한쪽에 치우쳐 있다. 돈을 벌어 놓고 어디다 쓸까 생각하는 것은 개인의 상황이고 국가재정은 쓸 데가 있으니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즉, 복지를 어느 수준까지 채택할 것인가가 먼저다.
부자감세가 우선이다. 그것을 가지고 당장 재정수요를 감당해야 한다. 국민 부담을 늘린다고 해도 국민들이 복지를 향유하게 하는 것이 먼저다. 국민들이 사회 통합,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복지가 필요하다고 느껴야 하고 세 부담을 통해 국민 부담을 늘리는 수순으로 가야 한다. 돈부터 내라고 하면 어떤 혜택을 줄지 불안한 상황에서 선뜻 돈을 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정책 자체가 실종될 여지가 높아질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말에는 콘텐츠가 없다. 지금까지 나오는 얘기만 보면 싹수가 노랗다. ‘복지를 늘리는 것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훈’이라고 하는데 지금 그런 차원이 아니다. 양극화가 심화돼 이를 치유해야 하고, 중산층, 서민 민생이 어려워져 복지가 절실하니 복지국가로 가려 하는 것이다. 유훈 때문에 복지국가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또한 박 전 대표가 주장한 줄푸세와 복지는 양립하기 어렵다. 우선 줄푸세를 포기할 거냐는 점을 밝혀야 한다. 박 전 대표는 부자감세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회 표결을 보면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자감세를 철회해야 한다는 데 복지에 찬동하는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답하는 게 우선이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포장, 생각만 얘기했을 뿐 실질적으로 어떤 정책을 어떻게 하겠다는 게 없다.

- 그럼에도 박 전 대표는 ‘박근혜 대세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 지난 대선에서도 박 전 대표의 인기가 상당했다. 지금 여론조사는 인기투표다. 실제로 국민들이 대선에서 투표할 때는 매우 신중해진다. 하나하나 뜯어보고 결정한다. 지금 지지율은 인기, 인지도에 관계된 게 많다. 

- 이재오 특임장관을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한창이다. 권력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시기적으로 합당하다고 보나.
▲ 개헌은 17대 말부터 해온 얘기다. 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개헌 논의에 진정성이 있나. ‘물 건너갔다’ ‘안 된다’는데 계속 목소리를 높이는 데는 딴 목적이 있는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
책임있는 정당이라면 ‘이렇게 개헌하자’고 해야 하는데 ‘어떻게’는 없고 개헌하자고만 한다. 개헌은 정당 간 밀실야합이 아니라 국민적 동의를 얻어서 해야 할 일이다. 한나라당 개헌안을 내놔라. 안을 내놓고 국민적 지지를 얻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 사실 개헌은 서민들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민생 경제에 관심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며 출범했으나 국민들의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산자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한 대표적인 경제통 국회의원인데, 현 정부가 출범한 후 이 대통령의 경제정책에서 문제점을 꼽는다면.
▲ 문제가 너무 많다. 고환율 정책으로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전 세계적으로 돈을 풀어야 할 필요가 있었으나 적절한 시점에서 출구 전략을 써야 했는데 선거를 의식하다 시기를 놓쳤다. 또한 대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수습이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만은 잘하겠지’라는 국민들의 기대는 허망해졌고 민심은 이반하고 있다.
정직하게 자영업을 살리는 정책을 펴야 한다. 적절한 시점에 시장에 맡겨두는 환율 정책이 필요하다. 사회적 서비스를 확충해 사회적 기업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렇듯 할 일이 많은데 그런 건 안하고 개헌이니 공안정치를 하기만 했다.

개헌하자는 여당
“혹시 속으론 딴생각?”
 
- 국회 국방위에 자리를 잡고 있다. 남북 간 관계 개선을 위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이명박 정권의 실정은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민주주의의 후퇴와 남북관계의 파열이다.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 애써 만든 최소한의 신뢰관계가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신뢰가 땅에 떨어졌으니 지금이 남북관계의 가장 큰 위기다.
만나서 대화하고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 남북관계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는 역사에 큰 죄를 지은 것이다.  
 
- 18대 국회 들어 신사에서 투사, 다시 정책전문가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 중 어떤 모습이 가장 ‘정세균답다’고 생각하나.
▲ 정세균이라고 하는 사람이 ‘정상적인 리더십으로 국민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게 가장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진보개혁 진영의 통합만큼 국민통합이 중요하다. 진보와 보수의 편 가르기가 갈등을 유발했고 골은 더욱 깊어졌다. 조화와 통합, 화합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신사, 투사, 정책 전문가의 면모를 그때그때 적절히 잘 구사하겠다.

정리= 장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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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