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유훈 복지’ 싹수 노랗다”

<대한민국 이끄는 유력 정치인 릴레이 인터뷰④>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오는 2012년 대선을 2년여 앞둔 시점에서 <일요시사>는 ‘유력 정치인 릴레이 인터뷰’라는 기획으로 편집국장 대담을 진행한다. 지난 세월 대한민국 정치발전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고 앞으로도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판단되는 여야 유력 정치인, 정계 원로와의 만남을 통해 차제의 시대정신과 정치발전 과제 등에 관한 철학과 지혜를 담아낼 예정이다. 그 네 번째로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을 만나봤다.

‘영웅시대’ 아닌 ‘국민시대’로 차기 대권 시동
“정권교체 위해 야권 대통합·연대·단일화 절실”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이 최근 정치권의 화두인 ‘복지 설전’에 가세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발의한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에 대해 “박 전 대표의 한국형 복지는 견강부회이자 가짜 복지”라고 비판하는 한편, 복지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지난 10일 차기 대선 베이스캠프 격인 ‘통합과 연대, 실천으로 여는 국민시대’ 준비위를 발족한 후 대권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국민시대’로 차기 대권을 향한 첫 발을 뗀 설렘과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던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 최고위원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지난 연말부터 정가에 입소문을 탔던 ‘통합과 연대, 실천으로 여는 국민시대’ 준비위가 지난 10일 발족식을 가졌다. ‘국민시대’를 어떤 재단으로 만들 생각인가?
▲ 바야흐로 ‘영웅시대’가 아닌 ‘국민시대’다. 국민의식, 지적수준, 소득수준의 성장으로 담론과 정책이 중요해진 만큼 이를 잘 만들어 국민과 교감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 ‘국민시대’는 학문적 가치와 정치적 실천이 결합되는 기구로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정책으로 설계해 실현해 나갈 것이다.  
 
문 연 ‘국민시대’
차기 대권 준비한다

- 정치권에 국민시대가 차기 대선 베이스캠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차기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한가. 
▲ 대권을 준비하겠다. 의욕만으로 안 된다. 철학과 비전, 노선과 정책이 선명하게, 제대로 준비돼야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다. 

- 국민시대가 차기 대선의 전초기지가 된다면 싱크탱크의 역할은 물론, 대선 조직을 갖추는 등 세 확장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시대의 활동 범위를 어디까지로 생각하고 있나. 
▲ 세 확장보다는 콘텐츠에 관심이 있다. 국민과 교감할 수 있는 담론과 정책을 주도하면 세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세는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민의를 수렴하고 활발한 토론을 거쳐 내용을 충실하게 하면 세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 국민시대에 일반 국민들도 참여할 수 있나.
▲ 우선 싱크탱크로 학자와 전문가가 중심이 돼 움직일 것이다. 일반 국민들의 참여 가능성은 열어두겠다.  

- 대권 도전 중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권’이라는 산에 오르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이며, 가장 넘기 힘든 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결국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 인정을 받는 게 우선이다. 특정 정치인이 국민들로부터 잠재력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이게 돼야 신뢰를 쌓고 조직을 만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잠재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게 1차 관문이다.

- 대선에서의 관문을 따진다면 1차 관문으로 당내 경선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 아직 먼 이야기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 논의는 내년 총선 이후 진행되지 않겠나.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정치뿐 아니라 모든 사이클이 빨라졌다. 1년 걸려 할 일이 1주일이면 가능해졌다. 대선까지 2년이 채 남지 않았으니 짧다면 짧다. 하지만 철학·비전·노선·정책이 잘 준비돼 있으면 시간적인 제약은 큰 문제가 아니다.   
항상 그런 생각을 한다. 좁게는 민주당, 넓게는 민주개혁 진영에 의한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누가 나서느냐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다.


야권 통합은 ‘필수’
6·2 지방선거로 학습

-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대통합’이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는데.
▲ 입버릇처럼 ‘통합이 최선이고 연대가 차선이며 분열은 최악이다’라고 말해왔다. 연대를 통해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는 정권교체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 ‘판 커진’ 4월 재보선이 다가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이자 차기 총선·대선의 전초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서는 ‘연대’가 족쇄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 일여다야의 상황에서 통합과 연대, 단일화는 필요조건이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4월 재보선에서 승리하고 총선에서 승리해야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커진다. 통합과 연대가 절실하다.

- 야권 통합과 연대를 위한 복안이 있다면.
▲ 민주당을 비롯해 진보개혁 진영의 정당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만 집중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크게 양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 정당들은 당리당략에 집중한다. 어느 한쪽의 양보를 바라는 것은 어려운 얘기가 아닐까 싶은데….
▲ (민주개혁 진영에는) 6·2 지방선거 학습효과가 생겼다. 연대를 통해 파이를 키우면 돌아오지 않았던 몫이 돌아온다는 것을 배웠다. 

- 지난 대선 이후 민주당을 오랫동안 맡았었다.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2년만에 민주당을 30%대 지지율을 갖춘 경쟁력 있는 야당으로 바꿨다”고 했는데 아직도 민주당이 힘들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 국민들로부터 수권정당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정당 지지도가 높아지고 민주개혁 진영의 정권교체 가능성도 높아지는 등 과거에 비해 한 단계 레벨업 됐다. 민심도 이명박 정권에게서 이반하고 있다. 그러나 확실하게 민주당으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은 아니니만큼 신뢰받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 ‘뉴 민주당 플랜’과 ‘스타 프로젝트’, ‘생활정치’로 정권교체를 위한 준비를 했던 것으로 안다. 이들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으며,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어떤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나.
▲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이들에게는 책무가 있다. 당 대표 시절 책무는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민주개혁 진영에 희망을 주는 것이었다.
뉴 민주당 플랜과 생활정치는 6·2 지방선거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민주당은 싸우면서 민생을 챙겼다. 그럼에도 (생활정치는) 미완에 그쳤다. 민생이 여전히 어렵고, 생활정치는 크게 빛을 발했다고 보기 힘들다.
뉴 민주당 플랜은 중·장기적으로 총선에 시선을 뒀다. 민주당이 정책연대를 하고 정책정당으로 신뢰받는데 기여했다. 특히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1번 공약으로 내거는 등 역할을 했다.
스타 프로젝트는 정권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당 대표를 하는 동안 본격적으로 가동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송영길 인천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배출한 것은 큰 자랑이다. 당에 손학규·정동영·김근태·송영길·안희정·김두관 등 스타 프로젝트의 일원이 될 수 있는 당의 유력 정치인이 자리하고 있다. 스타 프로젝트의 밑그림은 만들어졌다. 지금부터 스타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한다.

선별+보편적 복지
공동체적 복지로 가야

- 정 최고위원도 스타 프로젝트의 일원이 아닌가.
▲ 국민의 판단에 맡길 일이다.


- 민주당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권·대권 분리 원칙에 합의했다. 늦어도 대선 1년 전 대선을 치를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될 것이다. 이때 다시 한 번 민주당을 맡을 기회가 온다면 당권에 도전할 의향은 있나.
▲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 정치권에 ‘복지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이 생각하는 복지의 청사진은 무엇인가. 
▲ 3, 4년 전 ‘질 좋은 성장과 희망한국’이라는 책을 통해 공동체적 복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복지 수준의 강화가 필요하며, 이에 국가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때는 주목을 못 받았다. 복지에 관심이 없을 때였으니까. 지금 읽으면 ‘정세균이라는 정치인이 이런 고심을 했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적 복지는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를 아우르는 것이다. 복지는 국가가 취약한 국민에게 시혜적으로 베푸는 것이라는 것이 한나라당의 주장이고, ‘복지는 국민의 권리’ ‘사회적인 기본권’이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대부분 복지만 떼어 놓고 말하는데 복지에 산업·노동·교육·재정·정책을 다 연계시켜야 한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3+1에 일자리와 주거복지를 더해 5+1이 돼야 한다.  
  
민주당 3+1 복지 넘어 5+1 공동체적 복지로 가야
MB정권 가장 큰 실정은 민주주의·남북관계 후퇴

- 복지를 두고 당 안팎의 의견이 분분하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복지 재원마련 방안과 관련,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박근혜 전 대표는 “돈보다 중요한 건 사회적 관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둘 다 한쪽에 치우쳐 있다. 돈을 벌어 놓고 어디다 쓸까 생각하는 것은 개인의 상황이고 국가재정은 쓸 데가 있으니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즉, 복지를 어느 수준까지 채택할 것인가가 먼저다.
부자감세가 우선이다. 그것을 가지고 당장 재정수요를 감당해야 한다. 국민 부담을 늘린다고 해도 국민들이 복지를 향유하게 하는 것이 먼저다. 국민들이 사회 통합,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복지가 필요하다고 느껴야 하고 세 부담을 통해 국민 부담을 늘리는 수순으로 가야 한다. 돈부터 내라고 하면 어떤 혜택을 줄지 불안한 상황에서 선뜻 돈을 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정책 자체가 실종될 여지가 높아질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말에는 콘텐츠가 없다. 지금까지 나오는 얘기만 보면 싹수가 노랗다. ‘복지를 늘리는 것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훈’이라고 하는데 지금 그런 차원이 아니다. 양극화가 심화돼 이를 치유해야 하고, 중산층, 서민 민생이 어려워져 복지가 절실하니 복지국가로 가려 하는 것이다. 유훈 때문에 복지국가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또한 박 전 대표가 주장한 줄푸세와 복지는 양립하기 어렵다. 우선 줄푸세를 포기할 거냐는 점을 밝혀야 한다. 박 전 대표는 부자감세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회 표결을 보면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자감세를 철회해야 한다는 데 복지에 찬동하는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답하는 게 우선이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포장, 생각만 얘기했을 뿐 실질적으로 어떤 정책을 어떻게 하겠다는 게 없다.

- 그럼에도 박 전 대표는 ‘박근혜 대세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 지난 대선에서도 박 전 대표의 인기가 상당했다. 지금 여론조사는 인기투표다. 실제로 국민들이 대선에서 투표할 때는 매우 신중해진다. 하나하나 뜯어보고 결정한다. 지금 지지율은 인기, 인지도에 관계된 게 많다. 

- 이재오 특임장관을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한창이다. 권력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시기적으로 합당하다고 보나.
▲ 개헌은 17대 말부터 해온 얘기다. 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개헌 논의에 진정성이 있나. ‘물 건너갔다’ ‘안 된다’는데 계속 목소리를 높이는 데는 딴 목적이 있는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
책임있는 정당이라면 ‘이렇게 개헌하자’고 해야 하는데 ‘어떻게’는 없고 개헌하자고만 한다. 개헌은 정당 간 밀실야합이 아니라 국민적 동의를 얻어서 해야 할 일이다. 한나라당 개헌안을 내놔라. 안을 내놓고 국민적 지지를 얻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 사실 개헌은 서민들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민생 경제에 관심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며 출범했으나 국민들의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산자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한 대표적인 경제통 국회의원인데, 현 정부가 출범한 후 이 대통령의 경제정책에서 문제점을 꼽는다면.
▲ 문제가 너무 많다. 고환율 정책으로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전 세계적으로 돈을 풀어야 할 필요가 있었으나 적절한 시점에서 출구 전략을 써야 했는데 선거를 의식하다 시기를 놓쳤다. 또한 대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수습이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만은 잘하겠지’라는 국민들의 기대는 허망해졌고 민심은 이반하고 있다.
정직하게 자영업을 살리는 정책을 펴야 한다. 적절한 시점에 시장에 맡겨두는 환율 정책이 필요하다. 사회적 서비스를 확충해 사회적 기업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렇듯 할 일이 많은데 그런 건 안하고 개헌이니 공안정치를 하기만 했다.

개헌하자는 여당
“혹시 속으론 딴생각?”
 
- 국회 국방위에 자리를 잡고 있다. 남북 간 관계 개선을 위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이명박 정권의 실정은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민주주의의 후퇴와 남북관계의 파열이다.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 애써 만든 최소한의 신뢰관계가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신뢰가 땅에 떨어졌으니 지금이 남북관계의 가장 큰 위기다.
만나서 대화하고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 남북관계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는 역사에 큰 죄를 지은 것이다.  
 
- 18대 국회 들어 신사에서 투사, 다시 정책전문가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 중 어떤 모습이 가장 ‘정세균답다’고 생각하나.
▲ 정세균이라고 하는 사람이 ‘정상적인 리더십으로 국민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게 가장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진보개혁 진영의 통합만큼 국민통합이 중요하다. 진보와 보수의 편 가르기가 갈등을 유발했고 골은 더욱 깊어졌다. 조화와 통합, 화합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신사, 투사, 정책 전문가의 면모를 그때그때 적절히 잘 구사하겠다.

정리= 장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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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