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서울 삼청로 갤러리도스에서 오는 25일까지 서양화가 안중경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방랑(Wandering)전'이라는 제목의 전시는 그가 지난 2012년부터 지속해 온 '인간연구' 프로젝트의 연장선에 있다. 예술을 통해 인간을 둘러싼 진실에 다가가고자 하는 안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피부'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인간연구-어두운 대낮'이라는 전시를 열었던 안중경 작가가 1년여 만에 갤러리도스로 돌아왔다. 안 작가는 자신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자 세 번째 인간연구 프로젝트인 '방랑전'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비추고 있다. 미지의 영역 그동안 안 작가는 작품 소재로 피부(주로 얼굴)를 즐겨 사용했다. 작품 속 피부는 고정된 형태가 아닌 뇌처럼 독립적으로 사유하며 생명력을 가진 존재로 비유됐다. 실제로 안 작가는 사람의 얼굴을 움직이는 액체처럼 묘사했다.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피부는 그 속에 감춰진 인간의 연약한 모습을 상상하게끔 의도됐다. 전시를 기획한 최주연 갤러리도스 큐레이터는 "인간을 화두로 내세운 안중경의 궤적이 예술이 나아갈 제3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했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어린이를 주 관람층으로 삼은 미술관은 2000년대 중반까지도 한국에 없었다. 헬로우뮤지움은 지난 2007년 11월14일 국내 최초의 사립 어린이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개관 당시 초등학교에 입학했던 아이는 어느덧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다. 아이들의 키가 자라는 동안 헬로우뮤지움의 위상도 함께 높아졌다. 수준 높은 전시와 놀이형 맞춤 프로그램으로 국내 미술교육의 차원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다. 김이삭 헬로우뮤지움 관장을 만나 개관 7주년을 맞은 소감을 물었다. 김이삭 헬로우뮤지움 관장은 전도유망한 큐레이터였다. 이화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그는 개인 작업보다는 전시 기획에 흥미를 느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 무렵 김 관장의 마음속에는 미술교육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이 자라고 있었다. 개관 7주년 맞아 김 관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관교육학을 전공했다.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한국관에서 경력을 쌓았다. 귀국 즈음에는 국내 1세대 '에듀케이터'가 돼있었다. 2001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추진한 용산박물관 개관에 참여한 그는 어린이박물관 전문가로 활동했다. 그러나 김 관장은 어린이박물관이 아닌 어린이미술관의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젊은 천재작가의 오싹한 그림이 관객을 만난다. 키스갤러리는 오는 16일까지 '초월적 존재-Transcendence'라는 주제로 서재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담채와 진채를 혼용한 그림들은 서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을 오롯이 드러냈다. 어두운 분위기를 극대화했던 이전 전시와 달리 이번 전시는 어둠을 초월한 형상을 구현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간 본연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작가의 냉철함은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견고하다. 동양화가 서재현 작가는 이제 갓 미술계에 자리 잡은 신진작가다. 2010년 학부를 졸업했으니 30대 초반에 불과한 셈이다. 하지만 서 작가의 그림은 웬만한 중견작가도 확보하기 어려운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 그의 그림을 잘 표현한 문구가 있다. '그대가 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 볼 때, 심연 역시 그대를 들여다본다'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쓴 <선악을 넘어서>에 나오는 문장이다. 독창적인 표현 서 작가의 그림은 선악을 초월한 인간의 본성을 탐구한다. 그의 작품에는 괴물과 같은 심연이 자리한다. 괴물의 야수성은 인간의 본성 중 하나다. 야수성에 홀린 사람들은 심연을 바라보다 괴물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지난달 17일 청담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르뮤제에서 차형록 작가와 다비드 예가네의 초대전 오프닝 파티가 진행됐다. 전시제목은 <reminiscence (회상)>.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삼은 차 작가는 프랑스 추상화가 다비드 예가네와 공동으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오랜 유학 경험과 다양한 삶의 이력을 갖고 있는 차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했다. 주로 밝은 톤의 그림을 그려온 차형록 작가가 청담동 복합문화공간 르뮤제에서 오는 30일까지 전시를 갖는다. 전시제목은 <reminiscence (회상)>. 한국의 강렬한 색채와 사랑에 빠진 프랑스 추상화가 다비드 예가네(David Yeghaneg)는 차 작가와 함께 전시를 진행 중이다. 풍부한 색감 차 작가의 이번 작품은 생텍쥐페리가 만든 어린왕자가 지구에 남아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어린아이가 성장하면서 다양한 관계맺음을 통해 경험을 쌓듯 차 작가의 어린왕자도 이곳저곳을 누비며 어른으로 변했다. 아마도 작가는 오랜 타지생활을 경험한 자신을 어린왕자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작품 속 왕자는 '반어른'의 모습으로 지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지난 15일부터 한국의 대표 원로화가인 윤명로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은 <정신의 흔적(Traces of the Spirit)>. 한국 현대미술의 거대한 흐름 속에 독자적인 추상회화 세계를 구축한 그의 작품이 다음달 23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을 통해 이제까지의 작업을 정리한 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예술적 활기의 기원과 앞으로 나아갈 또 다른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현대 추상미술의 거장 윤명로 작가는 50년 넘게 독창적인 작업을 해왔다. 1960년대 엥포르멜부터 1990년대 액션 페인팅을 연상케 하는 추상화까지 윤 작가의 작업은 늘 변화를 시도했다. 이번 신작에서는 더욱 성숙해진 절제미와 노련함, 완급조절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작가는 마치 선승이라도 된 듯 여유로운 터치와 화면 어느 한 부분이라도 놓치지 않는 완벽함을 표현하고 있다. 독창적인 50년 윤 작가는 "나이가 들면서 작품 안에 한 터치, 한 구석이 불편하게 느껴지면 자다가도 일어나 고치게 된다. 결국 정신과 행위의 흔적들이 나 자신의 근원인데 그런 것들을 표현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최근 개관한 키스갤러리가 젊은 작가 기획전 중 하나로 '이은경전'을 개최했다. 전시 제목은 부자연스러운 풍경. 유럽 유학 후 서울대에서 판화를 전공한 이은경 작가는 예술가로서의 정체성과 작품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으로 화랑의 주목을 받았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인간관계의 여러 모습들을 특유의 조형언어로 담았다. 피상적인 관계 맺음에 대한 작가만의 솔직한 표현법이 돋보였다. 지난 9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키스갤러리(구 갤러리192)에서 서양화가 이은경 작가의 개인전이 열렸다. 키스갤러리가 젊은 작가 기획전 중 하나로 준비한 이번 전시는 '부자연스러운 풍경'이란 주제로 관객을 만났다. 이 작가의 작품은 서울 이태원에 있는 키스갤러리 2호에서도 지난 19일까지 전시됐다. 유학파 출신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다소 익살스럽거나 기형적으로 꾸며진 인물들을 그려냈다. 과장된 그림 속 인물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불편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시대상을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작가는 진솔함과는 거리가 먼 피상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혐오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익을 앞세운 인간관계에서 오는 씁쓸함이 그의 작품에 담겼다. 이 작가는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일본 막부는 조선백자를 동경했다. 임진왜란·정유재란 당시 조선도공은 일본으로 대거 납치됐다. 후일 일본은 황금보다 비싼 '아리타(有田)자기'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렸다. 그에 반해 우리는 '원류'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 한국전쟁을 겪고 나서는 도자를 찾는 수요마저 줄었다. 값싼 공산품은 생활 속의 예술인 도자를 대체했다. 그럼에도 지금껏 우리 전통의 명맥을 이어 온 이가 있다. 조선백자의 명인, 정두섭 작가다. 정 작가는 최근 강원도 춘천·양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세계가 탐냈다는 조선백자의 자태는 허언이 아니었다. 이달 강원도 남이섬에서는 의미 있는 전시가 기획됐다. 지난 20여년 동안 꾸준히 도예품을 제작해 온 정두섭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 것이다. 정 작가가 발표한 현대도자는 지난 1일부터 양구백자박물관(양구백자랑)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전통의 명맥 이어 전시 제목은 '양구백토 & 양구백자'전이다. 조선백자의 정신과 멋을 계승한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품 수는 20여점으로 강원도 양구에서 굴취된 양구백토가 재료로 사용됐다. 같은 제목의 전시는 양구근현대사 박물관에서 동시에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김선숙 작가의 개인전이 지난달 29일 마무리됐다. '붉은 지붕2'는 타이틀로 구성된 전시는 많은 관객의 호응을 이끌었다. 한 아이의 엄마이기 이전에 예술가로서 품었던 '자유'에 대한 갈망은 다채로운 색상으로 꾸밈없이 표현됐다. 김선숙 작가의 개인전이 지난달 24일부터 6일간 서울 인사동 갤러리그림손에서 열렸다. 전시 제목은 '붉은 지붕2'. 캔버스마다 다양한 색이 시원스레 펼쳐졌고 자유로이 그은 선은 흥겨운 리듬으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했다. "인간내면 조준" 김 작가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예술가로 살고 있다. 전시가 없는 날이면 일곱 살 난 아들과 오순도순 행복한 일상을 꾸미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아들 또래 아이들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았다. 대가들의 작품과는 다른 순수한 상상력에 매료된 것이다. "아이들은 그냥 그리는 게 좋아서 그려요. 무엇을 그릴지 억지로 짜내어 그리진 않지만 선 하나, 색 하나 모든 것이 예사롭지 않죠. 학습되지 않은 구도와 색 조합이 너무 신선해서 아이들은 모두 예술가 같아요." 김 작가에게 그림은 정서적 탈출구와 같다. 과거 김 작가가 썼던 작업노트를 빌면 그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디자인은 어렵지 않다? 조명을 소재로 다방면의 작업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 신수지씨. 그는 수학 선생이 되고 싶어 했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우연한 계기로 떠난 어학연수는 호기심 많은 소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신씨는 영국에서 돌아올 때쯤 유능한 디자이너가 돼 있었다. 이제 신씨는 한국에 자리 잡고 자신의 재능을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 작품으로 때로는 커뮤니티로 사람들과의 접점을 늘려가는 중이다. 그가 선택한 조명처럼 신씨는 차가운 세상의 따뜻한 빛이 되고 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신수지씨는 영국 유학시절 설치미술에 관심을 보였다. 본인이 직접 도안을 짜고 작업도 했다. 큰 조형물에 와이어를 연결시킨 뒤 전기 센서를 달아 스스로 움직이도록 했다. 신비한 바다 생명체를 연상시키는 이 작업은 조형 한 가운데 라이트(조명)를 넣어 포인트를 줬다. 신씨의 설명에 따르면 라이트는 심장, 와이어는 미래를 향한 동력이다. 은은하면서 정돈 당시 신씨의 작업 주제는 "물체에 생명을 입히자"였다. 큰 조형 안에 있는 불빛은 깜빡이며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인상을 줬다. 문득 신씨의 머릿속에는 '라이트를 주제로 작업을 해보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공공미술로 유명한 서양화가 오경환 교수의 작품이 관객을 만났다. 지난달 22일 'KISS갤러리'의 첫 개관전으로 기획된 오 교수의 개인전은 현대 미술의 정수를 음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전시를 준비한 KISS갤러리의 설명과 그간의 평론을 종합한 자료로 오 교수의 작품 세계를 조명했다. 지난 8월22일 서울 대학로 동숭동에 있는 '갤러리192'가 강남구 신사동으로 이전하면서 'KISS 갤러리'(이하 키스캘러리)로 새 단장했다. 첫 개관전으로는 오경환 교수의 개인전이 준비됐다. 오 교수는 서울88올림픽 주경기장 벽화 등 다양한 벽화작업을 해온 한국 공공미술 1세대다. 키스갤러리의 아트컨설턴트 이유미씨는 오 교수를 소개하면서 "벽화작업에서 얻은 기법적 특성을 회화·사진·설치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로 표현하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 유학파 오 교수는 근작인 모노크롬 시리즈를 통해 여백과 균제의 미학, 동양적인 필선을 극대화시켰다고 평가받는다. 여기에 작가 고유의 '터키블루'색과 벽화식 마띠에르(질감)가 결합하면서 그의 작품은 형식적으로 독특한 조형미를 보여준다. 키스갤러리는 "작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연민어린 시선. 서양화가 박세연 작가의 개인전이 서울 삼청로 갤러리 도스에서 열리고 있다. 박 작가는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자, 신체 혹은 정신건강의 장애로 고통 받는 자, 우리 사회의 다양한 역학관계 속에 생겨나는 약자들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불균형한 세상의 관찰자이자 참여자로서 그가 느끼는 감정이 흔들리는 붓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박세연 작가의 개인전이 이달 9일부터 서울 갤러리 도스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제목은 '가까이 멀리', 이번 전시로 세 번째 개인전을 맞고 있는 박 작가는 누구도 선뜻 보려하지 않는 고통의 심연에 시선을 맞췄다. 박 작가는 자신의 작업노트에서 "나는 내몰린 사람들의 상태와 심경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가까이, 또 멀리서 그의 미적 관심은 다양한 이유로 고통 받는 사람, 나아가 그들을 응시하는 작가 본인의 시선과 태도에 집중된다. '때로는 가까이 혹은 멀리' 인간의 고통을 관찰하며 박 작가는 자신의 감정을 캔버스에 분출했다. 응축된 고통은 작가가 이미 느꼈거나 반대로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다. 그래서 박 작가는 "당사자이자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인도가 낳은 세계적인 미술가 수보드 굽타(Subodh Gupta)의 작품이 한국을 찾았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오는 1일부터 수보드 굽타의 회화 30여점과 조각 5점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평단은 물론이고 세계 미술애호가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굽타의 작품들은 뉴욕 크리스티 단일 경매에서 최고가에 팔리기도 했다. 인도인들의 삶과 애환, 나아가 종교(힌두교)와 문화(카스트 제도)가 어우러진 그의 미술언어는 그 자체가 훌륭한 역사적 '랑그(langue)'이자 호소력 있는 '파롤(parole)'이다. 지난달 27일 아라리오갤러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도의 현대미술가 수보드 굽타의 전시 일정을 알렸다. 수보드 굽타는 같은달 29일 중국 상하이 쉬자후이에 개관한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의 개막작가로 초청됐다. 상하이 전시에서 굽타는 대형설치 작업과 조각, 회화 등 연작 5점을 선보였다. 인도인의 주식인 감자를 모티브로 한 작품(모든 조형은 순금으로 칠했다)을 비롯해 요리용 집게 수백개를 모아 만든 조각품, 인도 가정에서 쓰이는 헌 놋그릇과 주방용품 수천개를 산더미처럼 쌓아올린 '이것은 분수가 아니다(This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 = 아기자기한 장신구가 공방 안에 가득했다. 팔찌·목걸이·브로치·수첩·책갈피에 이르기까지 한땀한땀 손으로 만든 알록달록한 전통매듭이 손님을 반겼다. 전통공예가 최민정 작가는 한국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소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아름다운 조형'들은 청와대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 전시돼 있다. 전통매듭의 젊은 계승자이자 우리 옛것을 아끼는 최 작가를 <일요시사>가 만났다. 전통공예가 최민정 작가는 결혼 전 무용가로 활동했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그는 일찍부터 우리 옛것에 관심이 많았다. 스스로 "전통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랐다"고 말한 그는 10여년 전 우연한 계기로 우리 전통매듭과 인연을 맺었다. 청와대 등서 전시 "하루는 아버지가 전통매듭 문화재 선생님을 소개해 주셨어요. 무용을 전공했지만 손으로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가끔은 섬유를 이용해 액세서리를 만들고는 했죠. 그런데 선생님이 보시고는 '왜 그런 손재주를 갖고, 서양 것만 하느냐'고 했어요. '전통매듭을 배워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셨죠. 그때까지만 해도 전통매듭이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존재와 사고라는 주제로 20년 가까이 작품 활동을 해온 예술가가 있다. 이태량 작가는 일찍부터 일상 속 언어가 갖는 표현의 한계에 주목했다. 그는 미술이 언어가 담을 수 없는 어떤 '진실'을 드러낸다고 믿고 있다. 오는 9월10일 이 작가는 서울 인사동 갤러리그림손에서 '독백과 침묵의 발각'이라는 주제로 열여섯 번째 개인전을 연다. 다가올 개인전에 발맞춰 이 작가의 작품 세계를 정리했다. 1995년 데뷔한 이태량 작가는 어느덧 중견작가가 됐다. 지난 20년 동안 개인전과 그룹전을 포함해 전시 횟수만 200차례가 넘는다. 같은 기간 그는 존재와 사고라는 일관된 주제로 작업했다. 회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영상과 설치, 공공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실험했다. 20년 외길 최근 이 작가는 갤러리그림손에서 오는 9월10일로 예정한 기획전에 초대됐다. 이 작가 입장에선 열여섯 번째 개인전이기도 하다. 전시제목은 '독백과 침묵의 발각'이다. 이 작가는 지금껏 품어왔던 문제의식(작가적 개념)을 이번 전시를 통해 또 한 번 드러낼 계획이다. 과거 초대전을 앞두고 이 작가는 "그림은 '좋은 작업을 해야 한다'라는 명제에 대한 시도가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A/S를 가기 싫어서 가구를 튼튼하게 만드는 목수가 있다. 비닐하우스에서 시작했지만 어느덧 입소문이 나면서 찾아오는 손님이 늘었다. 지금 건물 지하실에 공방이 생겼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비닐하우스든 지하든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 그런데 이 남자, 나무만 잡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쉬는 날에도 머릿속에 도면을 그린다. "기계가 못 만드는 건 있어도 사람이 못 만드는 건 없다"는 말에서 강인한 목수의 자부심을 느꼈다. 목수 김영진씨와의 만남은 톱밥 수북한 공방에서 이뤄졌다. 그의 정직한 땀을 톱밥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자가 있으면 안 돼요." 목수 김영진씨는 인터뷰 내내 '하자'라는 말을 많이 썼다. 그는 가구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망가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조금만 써도 뒤틀리거나 갈라지는 가구는 처음부터 만들지 않았다. 과도한 장식도 사양이다. "필요한 구조만 남기고 깔끔한 형태를 만드는 것이 가구하는 사람의 자부심"이라고 했다. 깔끔한 가구 우람한 겉모습과 달리 김씨는 매우 섬세한 작업을 한다. 튼튼한 가구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 = 장광현 창작공예연구소장이 소식을 전했다. 자신이 개발한 악기인 '코로아(KOROA)'를 소개하는 편지와 함께였다. 코로아는 코로 부는 악기로 '코리아(Korea)의 멋'이라는 중의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장 소장은 향후 코로아가 지역경제와 밀착된 관광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그는 지자체와 협력해 코로아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세계인의 문화상품 코로아'라는 슬로건을 내건 장 소장. 그의 꿈은 이뤄질까. 장광현 창작공예연구소장은 지난 30여년간 광주에서 공예가로 활동했다. 주로 보석이나 금속을 가공하는 일을 했다고 한다. 장 소장은 최근 4∼5년간 영상 제작에 힘을 쏟았다. "평화와 나눔에 대한 이야기"라고 장 소장은 설명했다. 각국서 특허등록 그러나 '30년 된 공예가'의 본업은 공예였다. 장 소장은 공예 목걸이 겸 휴대용 악기인 '코로아' 개발자로 알려져 있다. 코로아는 맑고 청아한 소리가 특징인 목관악기로 대금·오카리나와 음색이 비슷하다. 연주법은 간단하다. 코로 공기를 주입한 뒤 입으로 바람이 빠져나오는 입구를 막고, 입술을 움직여 소리를 내면 된다.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 = 짧은 머리에 콧수염을 길렀다. 범상치 않은 외모에서 저항의 코드가 읽혔다. 힙합 음악 마니아로 알려진 인세인박. 그는 전업 예술가다. 인세인박 작가는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세련된 사진 작품들이 '디렉터스 컷(Director's cut)'이라는 타이틀로 묶였다. 인세인박은 이번 전시에서 작품을 포장하는 여러 수사를 배제하고, 시각의 본질에 충실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이름 모를 아름다운 여인을 봤을 때 느끼는 황홀함. 그것처럼 우리는 메시지가 아닌 이미지로 구성된 세계를 보고 있는지 모른다. 인세인박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이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은 '디렉터스 컷'. 이른바 영화 감독판이라고 알려진 원어의 의미를 차용한 것이다. 일반 영화 프린트가 극장 상영에 맞춰 편집되는 것과 달리 '디렉터스 컷'은 영화감독의 의도대로 편집되는 것이 특징이다. 엄밀한 의미로 '두 필름'은 상이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작가의 의도대로 인세인박은 자신이 감독이 돼 여러 이미지를 수집했다. 인세인박은 "인터넷 검색으로 사진을 구했다"고 했다. 움직이는 이미지인 미디어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 = 동양화가 이기훈 작가가 오는 7월30일부터 7일간 서울 삼청로 갤러리도스에서 전시를 갖는다. '게으른 노동'이라는 공모 프로젝트에 선정된 이 작가는 '목림림'이라는 주제로 여러 작품을 선보인다. 동양화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서양화의 형식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이 작가. 그가 선보일 '산수화'는 보이지 않는 것에 그 본질이 있다. 게으름에도 종류가 있다. 노는 일에는 부지런하고 노동에는 게으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자신의 사생활에는 무관심한 경우도 있다. 한 개인을 판단할 때 모든 면에서 게으르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예술도 엄연히 노동 예술에도 엄연히 노동의 영역이 존재한다. 그런데 작가들의 노동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노동과는 다른 함의를 갖는다. 예술가가 만드는 작품은 오로지 생계만을 위해 제작되는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작품에는 작가가 가진 삶의 철학이 스며 있다. 그것이 때로 무의미해 보일지라도 작가의 창작행위를 노동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없다. '게으름'은 어쩌면 예술가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인지 모르겠다. 얼마 전 갤러리도스는 '게으른 노동'이란 주제로 공모전을 기획했다. 갤러리도스 측은 &qu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한국화가 장영애 작가의 개인전이 7년 만에 열렸다. 전시 주제는 바위산수. 이번 전시에서 바위는 가장 큰 소재이고, 주체이다. 장 작가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그릴지, 무엇을 전달할지 늘 고민했다"고 했다.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은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다. 태풍이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뭉친 돌덩이는 서로 엉겨 하늘로 향했다. 마모되거나 둔탁해지지 않은 뾰족한 바위가 자연 그대로의 생명을 노래했다. 바위는 견고하다. 부서지지 않을 것처럼 강하다. 움직이지 않기에 죽은 것처럼 보여도 숨 쉬고 있다. 예로부터 석암(바위)은 '살아 있다'고 단정할 수 있는 어떠한 것보다 강한 생명력을 상징했다. 바위 위에 뿌리 내린 나무는 가지를 뻗고, 흙으로 쪼개진 바위는 자신의 생명을 나눠 거대한 숲을 이뤘다. 7년 만에 전시 장영애 작가는 지난달 우진문화재단이 후원한 57번째 청년작가초대전에 선정됐다. 우진문화재단은 6월26일부터 7월8일까지 장 작가의 그림을 전주 천동로에 내걸었다. 우직하고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자신의 길을 걸었던 장 작가는 기암이 포개진 산수화를 7년 만에 선보였다. 이어 장 작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 = 인체는 오랫동안 예술가들의 중요 탐구 주제였다. 많은 예술가는 ‘인간의 몸’을 내면화(자화상)하거나 타자화(초상화)하는 방법으로 인체에 깃든 영혼을 표현했다. 이동엽 시각예술가도 마찬가지다. 그는 인체를 주제로 한 연작들을 선보이며 자신의 섬세한 영혼을 드러냈다. 이 작가의 작품은 완벽한 인체에 대한 작가 자신의 욕망과 완벽에 가까운 미적 균형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이동엽 작가의 첫 작업은 설치미술이었다. 오브제를 중심으로 회화를 밀도 있게 배치해 강렬하지만 짙은 페이소스를 담았다. 자신의 신체적 콤플렉스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 작품들은 언제 봐도 큰 울림이 있다. 인체를 묘사 사실 ‘내 오른다리’라는 첫 번째 전시는 언론의 조명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이 작가는 만족하지 않았다.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것은 결과적으로 이 작가에게 득이 됐다. 유학을 기점으로 이 작가는 활동의 무게를 설치에서 페인팅(회화)으로 옮기고 본인의 주제의식을 더욱 구체화했다. “설치 작업을 그만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아무래도 작업공간이 한정적이라는 고민이 있었어요. 그에 반해 평면 작업, 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