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자치단체장 탐구⑩ 소신있는 도백 박준영 전라남도지사

똥지게 지던 그 아이가 3선 도지사?!

민주당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3선에 성공했다. 주승용 국회의원과 이석형 전 함평군수의 협공으로 난항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주 의원과 이 전 군수가 경선에 불참함으로써 단독 민주당 후보로 결정됐다. 3선이 광주·전남지역에서 광역단체장으로선 처음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세인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박 지사가 전남을 위해 분주히 뛰어다닌 끝에 이뤄낸 값진 성과였다. “전남을 바꿔놓겠다”는 박 지사. 대체 전남에는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까.

가난했던 어린 시절…좌절 딛고 전남도지사로 ‘우뚝’
공보수석, 대변인 맡아 정부의 ‘입’과 ‘얼굴’ 역할해내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1946년 영암 삼호면 산호리(현 삼호읍)에서 가난한 농부의 9남매 중 여덟째로 태어났다. 목포중학교를 마쳤지만 부친이 몸져눕게 되면서 고교 진학을 미루고 부친을 대신해 직접 땅을 갈고 똥지게를 지면서 생계를 이어가야 했다.

부친이 사망한 뒤 박 지사는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낮에는 중국집 등에서 일하며 학비를 벌었다. 밤에는 지친 몸을 이끌고 야간고등학교에서 학업에 열중했다. 주경야독 끝에 그는 서울 인창고와 성균관대 정치학과를 졸업할 수 있었고, 이후 1972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언론인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에 달했던 1980년 7월, 신군부의 ‘언론계 숙정’으로 해직됐다. 신군부의 언론 탄압에 항의하며 제작 거부를 주도한 이유에서였다. 이후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1985년 오하이오대학에서 신문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에는 중앙일보 외신부기자로 복직하고 뉴욕특파원을 거쳐 중앙일보 편집부국장까지 지내며 언론인의 길을 계속 걸었다.

그러던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김대중 정권 출범 직전인 1998년 2월. 정부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당시 언론계를 떠나 대학 강단에 설 준비를 하고 있었던 그는 고심 끝에 청와대행을 결심했다.

그의 첫 보직은 국내언론비서관이었다. 이후 공보수석 겸 청와대 대변인, 국정홍보처장을 거치며 국민의 정부 5년 동안 김대중 대통령의 ‘입’이자 ‘얼굴’ 역할을 했다.

1972년 중앙일보 입사
언론계 숙정으로 해직

그러나 박정희 독재가 극그는 잊을 수 없는 감격의 순간으로 2000년 6월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을 꼽는다. 남북간 화해의 장을 연 역사적 현장에 동행했음은 물론 그 상황을 외부에 알리고 기록하는 역할을 해 자부심이 대단하다. 특히 2000년 6월 15일, 훗날 ‘6.15선언’으로 알려진 남북간 화해 합의문을 직접 발표했던 그 행복했던 순간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후 그는 정치인으로의 변신에 멋지게 성공했다. 그러던 중 2004년 4월 고 박태영 전남지사가 자살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당시 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의 분당과 탄핵바람으로 2004년 치러진 총선에서 참패한 상황이었다.


민주당 후보로 추대된 박 지사는 민주당 전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상대후보에게 두 배 가량 뒤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대역전을 이끌어내며 당선되는 저력을 보여주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어 2006년에는 박주선 현 국회의원과 경선 구도가 펼쳐졌지만 박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결국 단독후보로 결정돼 비교적 수월하게 재선에 성공했다.

3선 도전은 주승용 국회의원과 이석형 전 함평군수의 협공 때문에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주 의원과 이 전 군수가 결국 경선에 불참함으로써 이번에도 단독으로 민주당 후보로 결정됐다.

이로서 박 지사는 광주·전남지역에서 광역단체장으론 처음으로 3선에 성공하게 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난과 좌절을 딛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것처럼 소외와 낙후의 상징인 전남의 새로운 운명을 일구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녔던 그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실제로 그의 민선4기 공약 추진율은 79%에 달했다. 추진 내용으로는 현재 완료된 사업은 21건, 정상추진 48건, 추진미흡(추진율 30% 미만) 1건, 미착수 2건 등이다.

민선 4기 추진율
무려 79%에 달해

완료된 사업은 무안-광주간 고속도로, 고창-장성-담양간 고속도로, 도청내 경로우대시설 설치, 2012여수세계박람회 유치권 확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국제물류전문대학 유치, 1면1초등학교 1도서 1초등학교 육성 등이다.

이밖에 태양양광발전소 설치 및 모듈생산공장 유치, 갯벌도립공원 지정, 갯벌연구소 건립, 갯벌휴양타운 조성, 해양생물연구센터 건립, 광양항 공동물류센터 건립, 영산강 퇴적오니 준설 타당성조사 용역 등이 완료됐다.

광주~고흥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국도 27호선 4차선 고속화도로로, 서해안고속도로 진도까지 연장은 국도77호선 4차선 고속화도로로, J프로젝트내 세계정원박람회는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로 각각 대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전남컨벤션센터 건립사업과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 영상체험홍보관 건립 등 2건은 아직 착수 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 지사의 3선 성공으로 사업이 연속성을 가지게 돼 사업에 차질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들 사업은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사업과 남악신도시 등의 추진상황에 맞춰 사업에 착수될 예정이다.

박 지사는 민선 4기에 대해 “그동안 전남이 포기하고 좌절하고 체념했던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성장 기반을 다진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민선 5기의 3대 시책인 ▲농업과 농촌, 농민을 살리는 3농정책 ▲미래 첨단산업 유치 ▲대형국제 행사의 성공적 개최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박 지사가 특히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와 인구늘리기다. 이를 위해 그는 취임 이후 5GW급 대규모 풍력산업 프로젝트에 1조6000억원의 추가투자를 이끌어 냈고 해양관광·식품 분야 5개 기업과 833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다.

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전남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 개발계획(J프로젝트)에 세계적인 호텔체인인 앰배서더 호텔그룹이 300실 규모의 호텔을 건립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해양관광인프라를 늘리기 위해 추진 중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대출규제 강화로 진전이 없자 관광인프라의 경우 대출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건의하며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9일 박 지사는 도내 22개 시·군 단체장과 전남도청에서 민선5기 첫 정책간담회를 갖고 일자리창출과 무안공항 활성화 등 도정·시군정 주요 현안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결의하기도 했다.


소외·낙후의 상징 전남의 새 운명 일궈내려 동분서주
“민선 4기 성과를 바탕으로 공약사항 적극 추진할 것”

박 지사는 “지금까지 무엇이 전남을 사람이 떠나는 땅으로 만들었고, 무엇을 해야 이 운명을 바꿀 수 있는지 고민하고 분석했다”며 “민선 5기에는 우리 스스로의 운명을 바꾸고 낙후를 번영으로 바꾸는데 전력 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박 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 이후 불어 닥친 4대강 논란에 박 지사가 영산강 사업을 찬성하고 나서면서 민선 5기 도정이 출발부터 삐걱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지사는 “영산강 살리기 사업은 지난 2004년부터 독자적으로 시작한 사업”이라며 “수질개선과 홍수예방 등을 핵심으로 하는 영산강살리기 사업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영산강은 강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심각하다”며 “더 이상이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박 지사는 “쌓인 토사로 인해 장마 때만 되면 많은 이재민 등 인명과 재산피해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죽어가는 영산강, 희망을 앗아가는 영산강을 깨끗한 물이 흐르는 희망의 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도민 모두 영산강이 더 좋은 강으로 우리 곁에 있기를 바랄 것”이라면서 “지금 영산강을 방치하는 것은 후손들에게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사업추진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이 같은 주장에 박 지사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 당론을 거부한 단체장으로 비쳐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민들은 박 지사의 ‘소신’있는 행동에 갈채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박 지사가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정치인이나 사회단체도 영산강을 살려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자신의 지지세력으로 만들지 못한 점은 앞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산강 살리기 ‘찬성’
도민들 “소신 있다”

다시 한 번 도민 부름을 받아 도정을 이끌게 된 박 지사. “가난과 소외의 땅 전남을 풍요와 번영의 땅으로 바꿔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인 그가 전남도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떤 행보를 보여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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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