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전성기 도전 나선 ‘골프여왕’ 박세리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은 지금!”

골프선수 박세리가 ‘여왕’으로 돌아왔다. 박세리는 LPGA 투어 벨 마이크로 클래식에서 통쾌한 승리를 움켜쥐는 것으로 그간의 부진을 씻어냈다. 그는 지난 1998년 US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시작으로 10여 년간 세계무대를 주름잡았지만 2007년을 끝으로 정상을 밟지 못했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성적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의 추격으로 주변에서는 그의 은퇴가 거론되던 시점이었다. 박세리는 최고의 현역 선수들과 겨룬 경기에서 ‘관록의 승리’로 유쾌한 ‘반전’을 선사함과 동시에 선수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우승은 LPGA 무대를 장악한 ‘세리 키즈’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낸 결과여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34개월 만에 우승컵 입 맞춘 원조 ‘골프여왕’
새롭게 쓴 연장불패 신화, 드라마틱한 부활샷


지난 1998년 외환위기로 힘들어 하던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던 원조 ‘골프여왕’ 박세리가 부활샷을 쏘아 올렸다.
박세리 선수는 지난 17일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장에서 열린 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에서 브리타니 린시컴, 수잔 페테르센을 꺾고 34개월 만에 우승컵을 움켜쥐었다. ‘가뭄의 단비’ 같은 우승은 드라마틱했다.
 
반전의 묘미 속
골프여왕의 부활

그의 우승은 연장전에서 결정됐다. 3라운드까지 공동 1위를 유지하던 박세리는 4라운드 3번홀에서 공동 3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악천후로 인해 4라운드가 아예 취소되면서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이뤘던 수잔 페테르센, 브리타니 린시컴과 우승자를 가리는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행운이 여신’이 그를 향해 미소 짓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박세리는 ‘맨발 투혼’으로 더 유명한 지난 1998년 7월 LPGA US오픈에서 20개 홀을 도는 연장전 끝에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이후로도 연장전에서는 승리를 놓치는 법이 없었다.

이번에도 그랬다. 빗속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그는 자신에게 다가온 기회를 잡았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관록’이 그를 도왔다. 첫 번째 위기는 두 번째 홀에서 찾아왔다. 박세리는 세컨샷을 그린 뒤 벙커에 빠뜨렸지만 벙커샷을 핀 2m에 붙인 뒤 쉽지 않은 파퍼트까지 집어넣었다. 

연장 세 번째 홀에서는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렸다. 하지만 박세리는 오히려 결정타를 날렸다. 두 번째샷을 핀 1.5m에 붙여내며 승기를 잡은 것. 린시컴이 파퍼트로 압박해왔지만 침착한 버디 퍼트를 해낸 박세리의 승리였다. 

이로써 그는 통산 25승, 6번째 연장전 승리를 따냈다. ‘연장불패’ 신화를 이어감과 동시에 투어 역사상 연장전에서 최고 승률을 올리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연장 승부에 대해 박세리는 ‘자신감’을 말했다. “연장전을 치른 18번홀은 사흘 동안 매번 다른 느낌이었다. 건조했을 때는 페어웨이부터 그린까지 꽤 가깝게 느껴졌다. 실제 쇼트 아이언을 잡았다. 그러나 바닥이 젖은 오늘은 딴 판이었다. 세컨드 샷 지점에서 세차례 연속 6번 아이언을 잡아야했다. 세번째 벙커에서 세컨드 샷을 할 때도 6번 아이언을 잡았는데 페어웨이에서 칠 때보다 스핀이 잘 걸리고 시야 확보도 용이해 더 좋았다. 자신감이 있었다. 실제로 홀컵에 잘 붙었고, 자신있게 버디로 연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회 후 연장전 불패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어차피 연장에 가면 이기거나 지거나 둘 중 하나”라며 “그래서 연장에 가면 더 자신감을 가지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샷도 더 잘 맞는다. 무패 행진에 대한 압박감도 있지만 지금까지도 기록을 의식해서 된 것은 아니다. 가능한 이 기록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답했다.

이번 승리는 그에게 의미가 깊다. ‘맨발 투혼’으로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지난 1998년 US오픈 우승 이후 박세리는 미국 무대를 점령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한 24승, 명예의전당 헌액 등 세계여자골프계를 종횡무진 했다. 하지만 2007년 이후 그의 우승 소식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주변에서는 은퇴를 거론하는 이들이 늘어만 갔다. 
 
내리막길은 ‘이제 끝’
껑충껑충 오르막 오른다

하지만 박세리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2007년 7월 LPGA 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2년10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인생의 새로운 계기’를 찾았다.  

어렵사리 쏘아올린 부진탈출의 신호탄은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18일 발표된 세계여자골프랭킹에서는 평균 3.59점을 받아 전주보다 26계단 오른 22위로 껑충 뛰어오른 것.

지난 2005년 102위까지 곤두박질쳤던 상금 순위도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9만5000달러에 힘입어 시즌 상금 23만7000달러를 기록, 7위로 껑충 뛰었다. 역대 통산 상금에서도 1083만달러로 아니카 소렌스탐, 캐리 웹, 로레나 오초아, 줄리 잉스터에 이어 5위에 올랐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얻었다. 박세리는 우승 소감에서 “지난 몇 년 동안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잘 하던 시절로 돌아가려고 노력했고,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에 열중했다. 좋은 날이 올 것으로 믿고 기다리고 또 인내했다”며 “그런 시간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다. 요즘은 편안한 마음으로 치다 보니 정말 행복하다”고 밝혔다. 긴 침체기동안 겪었던 적잖은 마음고생을 털어낸 것.  

그는 슬럼프에 대해서도 “다시 우승을 못 할 것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며 “내게 필요한 것은 역시 인내심이었다. 난 여전히 게임에 애착이 있다. 그래서 나는 열심히 훈련하고 과거 잘 하던 때로 돌아가려고 애를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우승은 왜 내가 앞으로도 계속 연습을 하고 노력해야 하는지 보여준 결과”라며 ‘다음’을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임을 내비쳤다.
쉽지 않았던 시간들을 털어낸 만큼 박세리는 우승의 순간을 더욱 값지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대회가 끝난 후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자평하며 “이번 우승으로 골프에 대한 내 믿음과 열정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는 말로 샘솟기 시작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계여자골프랭킹 껑충, 자신감은 곱절로 껑충
‘세리키즈’ 자극·힘을 주는 든든한 응원군으로


박세리는 “그동안 내 부진을 걱정해 준 사람이 많았는데 내색을 안 했지만 사실 가장 속이 타는 건 나 자신이었다. 그래도 힘든 기간 중 나에 대한 믿음을 한 번도 저버린 적이 없다. 그 결과 긴 터널을 지나 다시 우승컵을 품에 안은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이번 승리는 신지애, 양희영 등 ‘세리키즈’들의 환호성으로 장식됐다. 박세리가 지난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을 연못에 담근 채 샷을 날려 우승을 차지했던 모습을 보고 골프를 시작했던 ‘세리키즈’들이 10년 사이 무섭게 성장해 LPGA 무대를 장악한 것.
그가 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도 ‘세리키즈’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박세리는 “도대체 우리 애가 얼마나 되는거죠”라는 농담으로 질문을 받아들였다. 그는 “처음에는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맏언니로서 그들이 자랑스럽다”면서 “지금은 오히려 그런 소리를 듣는 게 좋다. 그들이 나로 인해 꿈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세리키즈’들이 그에게 또 다른 동기를 유발하는 존재가 됐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박세리는 “(신)지애와 (최)나연이 등 ‘세리키즈’로 불리는 한국 어린 골퍼들이 자신의 경기가 끝났는데도 모두 남아서 나를 응원했다. 기분이 너무 좋고 뿌듯했다. 한편으로는 고마웠다. 내가 헛되지 않은 생활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세리키즈들에게
새로운 ‘길’ 열어줄까

  
그는 “오늘 나를 응원해준 그들이 있어 정말 행복했다”며 ‘세리키즈’들로부터 받은 힘이 적지 않음을 내비쳤다.
한동안 그의 주변을 맴돌던 ‘은퇴’에 대해서도 당당해졌다. 재미교포와의 교제 소식이 전해지면서 결혼과 함께 골프계를 떠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에 시달렸던 것.

박세리는 결혼과 관련, “기분은 아직도 18세 같지만 실제로는 적은 나이가 아니지 않느냐”며 “결혼도 시기가 있는데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결혼을 심각히 고려해야할 나이지만 결혼을 한다고 해도 당장 은퇴할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박세리는 “은퇴라뇨”라고 반문하며 “한국에 수많은 ‘세리키즈’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걸 느꼈다. 골프에 더 매진하겠다”고 거듭 은퇴와 거리를 뒀다. 

그는 “함께 경쟁하던 소렌스탐이 은퇴하고 최근에는 오초아도 빠지면서 은퇴에 대한 생각도 들었다”고 토로하면서도 “이번 대회를 통해서 보고 느낀 것들이 나를 다시 골프에 빠져들게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되는 그의 도전은 ‘세리키즈’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박세리가 이번 우승으로 거둔 타이틀에는 ‘역대 한국 선수 LPGA 투어 최고령 우승’이라는 기록도 있다. 그는 현재 32세로 구옥희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부회장이 지난 1988년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우승했을 당시 나이인 31세를 1년여 정도 뒤로 미뤘다.

이를 두고 스포츠계에서는 박세리가 자신을 바라보며 골프를 시작한 ‘세리 키즈’들에게 더 오랫동안 LPGA 무대를 주름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세리도 이를 의식한 듯 자신의 선수 활동을 “후배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기 위한 보험이 되고 싶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박세리 자신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그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여줬다. 드라이버 거리가 늘고 오락가락하던 퍼트가 좋아진 것. 박세리는 “20대 초반보다 여유가 생겨 멘털은 훨씬 강해졌다”며 “힘과 지혜·경험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골프는 아직도 내게 강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나 자신에게 미련이 남지 않을 때까지 선수 생활을 계속하겠다”면서 “20대 때도 못해본 (골프인생의) 진정한 전성기가 이제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함께 그는 ‘승리의 순간’을 뒤로 하고 20일부터 미국 뉴저지주 글래드스톤 해밀턴팜골프장에서 열리는 사이베이스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참가, 연승 도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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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