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누락 논란 "한국사 교과서에서 빠졌다"

[일요시사=사회2팀] 박 일 기자 = 유관순 누락 논란 "한국사 교과서에서 빠졌다"

때아닌 유관순 열사에 대한 국사 교과서 누락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6일, 현행 한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4종이 유관순 열사와 관련한 내용을 뺐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부터다.

이날 교육부 주최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홍후조 고려대 교수가 이 같은 내용을 지적하면서 학계, 교육계, 정치권이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전환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지난해 검정 심사를 통과해 현재 고등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는 8종으로 유관순 열사에 관해 기술한 교과서는 비상교육, 지학사, 리베르, 교학사 등 4종이다.

이 중 비상교육과 지학사는 유관순 열사의 얼굴 사진과 함께 별도 박스로 설명을 하고 있다. 리베르와 교학사는 얼굴 사진과 사진 설명을 싣고 있다.


그러나 천재교육,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미래엔 발행 한국사 교과서에는 유관순 열사에 대한 기술이 아예 빠져있다.

이날 참석자 대부분은 국정 전환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토론자인 홍 교수가 한국사 교과서 4종이 3·1 운동을 서술하면서 유관순 열사의 항일 독립운동을 전혀 기술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날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는 "유관순 열사에 대한 내용이 교과서에서 빠진 것은 유관순은 친일파가 만들어낸 영웅이라는 역사학계의 연구성과가 있어 기술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유관순이 친일파가 만들어낸 역사학계의 연구성과라는 주장은 일부 제한된 주장에 불과할 뿐 역사학계의 정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유관순이 항일운동을 했느냐는 역사적 사실이 중요하지 유관순 열사를 교과서에 전혀 기술하지 않은 것 자체가 역사왜곡이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학생 신분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항일 운동에 참여해 고초를 겪다 옥중에서 순국한 점을 우리 국민들이 높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유관순을 친일파가 만들어낸 영웅이라는 점도 사실과 다르지만, 그런 편협한 시각으로 역사적 사실을 교과서에서 뺐다는 식의 생각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두형 양정고 교사는 "특정 인명을 교과서에 기술하면 종친회 등에서 누구는 넣고, 누구나 빼냐는 항의가 들어오기도 한다. 3·1 운동 기술에서 유관순만 넣는 것이 맞느냐는 주장도 있지만, '3·1 운동'하면 누구나 '유관순 누나'를 떠올리기 때문에 유관순 열사를 기술하는 게 맞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이튿날인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이 '아이들에게 각기 다른 역사 교과서로 가르칠 필요는 없지 않으냐'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공통으로 배워야 하는 내용을 다루는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충분한 공론화 거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날 황 장관의 언급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발행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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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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