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날 탈모 주의보

갑상선 질환 등 호르몬 질환 있는 경우 탈모 심할 수도

박모씨(남·41)는 “예전보다 이마가 넓어졌고 기름기가 심해졌다”며 “머리가 자주 가렵기도 하고 유난히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지고 가늘어졌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빠진 모발을 보면 모발 끝이 솔잎 끝처럼 뾰족하며 빠진 자리에서도 가는 머리카락이 나지만 길게 자라지 못하고 쉽게 빠진다”고 토로했다.
40대인 박씨 외에도 요즘 20~30대에서도 탈모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스트레스 증가와 식생활 변화에 따른 각종 호르몬 분비 이상이 탈모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남성 vs여성 탈모 따로 있나?

겨울철에는 남녀 모두 다른 계절보다 모발이 더 잘 빠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남성호르몬, 여성호르몬, 갑상선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겨울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모발이 더 많이 빠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탈모에도 남성형 탈모증과 여성형 탈모증이 구분되는데 나이가 들면서 앞머리 라인이 올라가고 정수리 부분의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모발이 빠지면 남성형 탈모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남성형 탈모는 대개 20대 이후에 발생하며 50대 남성의 50%가 남성형 탈모의 영향을 받고 있을 정도도 매우 흔한 질환이다.
남성형 탈모증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탈모 유전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모두 남성형 대머리가 되는 것은 아니며 유전자의 표현형과 호르몬, 나이,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한국인은 서양인과 달리 정수리부분에 남성형 탈모가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과 달리 여성형 탈모증의 경우 이마 위의 모발선은 유지되면서 주로 윗머리와 정수리부위에 탈모가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가늘어진 모발의 수가 서서히 늘어나게 되며 더 진행되면 점차 모발의 밀도가 감소된다. 하지만 모발이 한 번에 많이 빠지지는 않으므로 본인은 탈모가 진행되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더 진행하면 모발의 볼륨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두피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하며 탈모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게 된다. 그러나 남자처럼 이마가 벗겨지고 완전히 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모발은 남성보다 머리숱이 많지만 모발의 두께는 더 가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잦은 파마와 염색을 할 경우 모발이 손상되기 쉽다. 여성의 경우 빈혈, 영양 불균형, 다이어트, 임신, 출산, 피임약 복용 등이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피부과 이종희 교수는 “여러 가지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인체에서 필요한 필수 미네랄이 부족하거나 갑상선 질환,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 호르몬 질환이 있는 경우에 탈모가 심하게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남성형 탈모증의 경우 젊을 때부터 진행되지만 여성은 폐경 이후 중년에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탈모치료를 하는 데 있어 탈모증을 유발하는 요인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두피가 건강해야 모근에 충분한 영양과 혈액이 제대로 공급돼 건강한 모발을 가질 수 있지만 탈모의 원인과 관계없는 두피관리만으로 탈모를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이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탈모증상이 미미한 경우에는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탈모범위가 넓거나 어린이의 경우 그대로 방치하면 탈모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어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초기에는 경구복용제나 국소도포제로 치료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치료시기가 늦어져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라면 경구복용제나 국소도포제만으로는 치료가 힘들다.
이 경우 모발이식을 할 수 있으며 이식한 모발 이외에 두피 모발의 탈모가 진행이 되지 않도록 탈모방지 샴푸나 스프레이 보조제를 사용하는 등 부가적인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

도포제는 치료를 시작한 뒤 최소 4~6개월, 경구제는 복용한 지 1년 후에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치료에 임할 필요가 있다.  
남성형 탈모는 흔히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늘거나 남성 호르몬에 대한 머리털의 감수성이 증가돼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평생 약을 써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형 탈모증은 일반적으로 판토가라는 경구 복용제로 치료를 하며 그 외 미녹시딜, 트리코민 등의 국소도포제 치료와 함께 폐경기 이후에 갑자기 심해지는 탈모의 경우 남성호르몬 억제제인 피나스테라이드의 경구복용으로 호전을 보일 수 있다.

증상에 따른 치료 중요

인체 모낭 성장에 필요한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부족한 경우 영양치료가 필요하며 빠른 시간 내에 치료효과를 위해 두피관리나 메조테라피, 레이저 등의 부가적인 치료를 할 수도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김혜성 교수는 “탈모는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도 크고 탈모가 진행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며 “탈모가 시작된 부위에서도 머리카락이 자라도록 자극할 수 있으나 이미 탈모가 광범위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모낭이 많이 파괴돼 치료효과가 적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머리숱이 현저히 줄어드는 등 탈모증이 의심되면 빨리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게 치료효과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반영구화장전문 BL클리닉 오수연 원장은 “머리가 갑자기 많이 빠진다고 느껴지는 탈모 초기에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탈모가 진행되고 있어 미용적인 면이 문제시되는 경우 두피모발색소주입술이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두피의 모발 사이에 촘촘하게 모발형태를 그려넣는 방법으로 모발이 남아있는 경우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다른 치료와 병행이 가능하고 흉터나 부작용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한편 탈모가 많이 진행된 경우라면 자가모발이식술을 시도할 수 있다.
여성탈모 초기에는 바르는 약물을 사용하고 두피와 모발에 좋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어 오 원장은 “등푸른 생선, 김·미역·다시마 등 해조류, 식물성 에스트로겐(콩, 두부, 두유 등), 필수지방산(생선, 들깨), 비타민 B군을 섭취하라”며 “조리시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고 감자, 밀가루 음식, 인스턴트식품, 커피 등을 피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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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