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막말 종결자' 김경재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1.07 16: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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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망언 내뱉는 '여의도 뻐꾸기'

[일요시사=경제1팀] 막말이 도를 넘었다. 협박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일 '편 가르기'에 앞장서고 있는 김경재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얘기다. '국민대통합'이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다. 언론, 전 대통령 후보, 전 대통령 등 타깃도 다양하다. 김 부위원장의 '막말 퍼레이드'를 짚어봤다.

"노무현 싸가지"…"좌파언론"…"오금이 저려온다"

김경재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의 대선기간 막말의 시발점은 지난해 11월12일 박근혜 당선인이 호남 방문에 나섰을 때 광주역 광장에서 진행된 찬조연설이다. 이날 김 부위원장은 "광주의 사람들이 문재인이나 안아무개나 표를 찍는다는 건, 이건 민주에 대한 역적이요, 정의에 대한 배반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제 말씀에 동의하십니까?"라고 말했다. 이틀 뒤 김 부위원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문·안 뽑으면
민주 역적"

12월5일 전남 여수 유세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날 전남 여수시 서교동 서시장에서 열린 당시 박근혜 후보 지원 유세에서 "노아무개라는 사람이 국정을 농단하고 호남을 차별해 자기를 90% 찍어준 우리에게 '그 사람들이 뭐 나 좋아서 찍었겠습니까? 이회창 미워서 찍었지'라고 싸가지 없는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또 "그런 식으로 호남 사람들에게 한을 맺히게 하고 우리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발언했다.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해서는 "김대중 선생에게 90%를 찍은 것은 이해하지만 민주 무슨 당의 문아무개를 80∼90% 지지하는 것은 호남의 수치요, 불명예"라며 "노무현 비서실장이 유일한 경력인 문아무개한테 나라의 5년을 맡기는 게 말이 되느냐"는 말도 했다. 이어 "세상을 불행하게 저버린 사람에 대한 직간접적 책임이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어떻게 자식들에게 정직하게 살라고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부위원장은 같은 날 순천 지원유세에서 "'싸가지'란 표현은 지나쳤다"고 사과하면서도 "이제와서 문아무개라는 X이 호남에 와서 또 표를 달라고 한다"고 문 전 후보를 비판했다.

박 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된 후에도 김 부위원장의 '막말'은 멈출 줄 몰랐다. 12월21일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 입니다>에 출연한 김 부위원장은 "만약 (박근혜 당선인이) 당선하지 않았으면 한광옥 의원과 이민을 떠날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천만 다행"이라고 말했다.

12월27일 MBN과의 전화인터뷰에서는 "대선 기간 동안 상대방에게 날선 비판을 하신 적이 있고 (김 부위원장이) 48% 지지자를 통합해야 하는데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그것은 MBN의 접근방법이다, MBN을 포함한 야권 언론매체들이, 좌파매체들이 막말이라고 보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민대통합 거슬러 연일 편 가르기 발언 도마
해수부 이전 주장 영호남 지역감정 조장 지적

이에 사회자가 "저희 방송은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부위원장께서 오해하신 것"이라고 말하자 김 부위원장은 "MBN이 야권지지 방송이라는 걸 천하가 다 알고 있다"고 발언했다.

'옥의 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박 당선인의 윤창중 대변인 기용에 대해서는 "(문재인 전 후보를 찍은) 48%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박 당선인을 찍은) 51%를 대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변했다.

다음 날 새누리당 당사에 인사차 방문한 자리에서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도 "48%도 중요하지만 51.6%, 우리를 지지해준 사람들에게 우리 정권을 탄생하게 한 보람과 긍지를 가지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거기(51.6%)를 기반으로 해서 나머지 48%에 대한 배려를 해야지, 그건 다 무시하고 48%에 대해서만 열심히 한다면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우리를 지지한 사람들에게 보람을 안겨주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일의 선후가 있는데, 우선 51.6% 유권자를 전제한 후에 48%를 (배려)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는 해양수산부 전남 유치와 전남도청 이전 방안 등을 공론화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나름대로 문서를 준비하고 있다. 인수위원회에 제출해 공론에 부치려고 한다"며 "해양수산부 부활이 부산으로 가는 것으로 돼 있는데 목포로 가져갔으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했는데 안 했다고?
아니 땐 굴뚝엔…

사회자의 "박 당선인이 부산에서 그 공약을 발표했는데 전남으로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 않나"라는 질문에는 "호남 총리를 뽑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피부에 닿는 정책으로 호남 민심을 어루만지는 게 낫지 않나"고 답변했다. 박 당선인의 공약인 해양수산부가 부활하면 부산 대신 전남으로 옮기고 그 장소로 전남도청 등을 활용하고 도청은 다시 광주 인근으로 이전한다는 말이다. 김 부위원장은 전남도청 이전 새 후보지로 나주와 화순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 부위원장은 그간 불거졌던 막말 논란에 대한 개인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싸가지' 발언에 대해 "돌아가신 국가원수에 대해 적절한 표현을 사용하지 못한 데 대해선 양해를 구했지만, 그 자체 사고방식엔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광주 사람들이 문재인, 안철수 전 후보를 뽑는 것은 민주 역적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역적이라는 발언은 보도가 잘못된 것"이라며 "민주반역이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의 역적 발언에 대한 주장은 <일요시사> 자체 확인 결과 거짓말로 드러났다. 광주 유세 현장 녹음파일을 확인한 결과 김 부위원장은 분명 '역적' 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김 부위원장의 이 같은 막말에 민주당은 엄중한 경고를 하고 나섰다. 12월29일 김영근 민주당 부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좌파 언론' 발언에 대해 "김경재 인수위 부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대선 기간에 협조하지 않은 언론에 대한 경고이자 협박에 가까운 수준이다"고 밝혔다.

해수부 호남 이전
"편 가르기" 망언

김 부대변인은 "민주당은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민의 의사와 극단적으로 반하는 일이 아니면 언급을 자제해왔다"며 "그렇더라도 김 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워낙 몰상식한 발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김 부위원장의 말은 들은 언론인들은 '오금이 절여온다'고 말한다. 차기 정부의 언론정책이 이런 형태로 나타날까 두렵다고 얘기한다"며 "김 부위원장의 발언이 차기 정부의 언론정책 기조가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위원을 지낸 이상돈 교수도 김 부위원장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12월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 교수는 "김 전 의원(김 부위원장)은 오랫동안 야당 생활을 하신 분이 아닌가"라며 "그 야당이라는 것이 언론의 도움 없이 성장할 수 있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서 과연 언론의 자유를 보는 시각이 과거 야당을 오래하셨던 분이 그것밖에 안 되는가 좀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극우 성향의 전원책 변호사도 김 부위원장의 해양수산부 호남 이전 주장에 대해 "공연한 분란만 일으킨 게 아니냐"고 힐난했다. 전 변호사는 12월31일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물론 아이디어 차원이라는 것을 이해하겠는데, 그런 분란을 일으켜서 또 다른 지역감정이 자꾸 생길 것이거든요? 만약에 호남으로 가게 되면 부산사람들이 가만히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언론·전 대선후보·전 대통령 등 타깃
한다고 한 해명도 뻔히 보이는 거짓말

그는 "그것은 부산사람들이 아주 옛날부터 숙원 같은, 그런 사업이랄까 그런 희망사항"이라며 "왜 그런 분란이 일어날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그게 참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김 부위원장은 호남 출신의 유력 정치인으로 이번 대선 과정에서 박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기 전까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꼽혀왔다.

전남 여수 출신의 김 부위원장은 순천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지난 1971년 당시 김대중 신민당 대선 후보의 선전기획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972년 박 당선인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체제 시작으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이후 여권 취소로 15년 간 미국에 머물렀다.

김 부위원장은 미국 현지에서 <독립신문>을 창간하는 등 민주화 운동에 나섰고 '박사월'이라는 필명으로 <김형욱 회고록>을 집필하기도 했다.

1987년 6·29선언 직후 귀국한 후엔 'DJ맨'으로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전념했고 전남 순천에서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0년 6월 김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7개월여 앞둔 1999년 11월에는 김 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최초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탄핵 주도세력

2002년 제16대 대선 당시에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홍보본부장으로 선거를 도왔지만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2003년 노 전 대통령과 유시민 전 장관이 주도한 민주당 분당 과정에서 민주당에 남아 '노무현 대통령 비난 노선'으로 갈아탔고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탄핵을 주도했다. 이후 옛 열린우리당 및 현 민주당 주류 인사들과는 거리를 둬왔다.

다변으로 화려한 말솜씨가 강점이지만 말실수도 잦은 편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지역감정 조장' '해수부 전남 이전' '대선 후보 비방' '전 대통령 비방' 외에도 2004년 "동원산업이 당시 노무현 후보 쪽에 불법 대선 자금 50억원을 전달했다"는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 현역 의원 최초로 구속·수감된 일이 대표적이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김경재 부위원장은?>

▲1942 전남 순천 출생
▲서울대 정치학과 졸
▲김대중 신민당 대통령후보 선전기획위원
▲평화민주당 총재 보좌역
▲15·16대 국회의원
▲새정치국민회의 원내부총무·총재 비서실장
▲민주당 중앙위원·최고위원
▲새누리당 100% 대한민국 국민대통합위 기획조정 특보

 

<민주 '밀실 4인방'교체 촉구>

"수첩·밀봉 스타일 버려라"

김경재 부위원장은 윤창중 인수위 수석대변인, 윤상규·하지원 청년특별위원과 함께 '밀봉 4인방'이라고 불린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보복과 분열의 나팔수인 윤 수석대변인, 돈봉투를 받은 하 청년특별위원, 하청업자에게 하도급 대금도 제때 안주면서 이자를 떼어먹은 사람, 대선 때 호남민을 역적으로 매도하고 대선 후 언론을 협박했던 김 부위원장에 대한 인사가 온당한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소통은 사라지고 봉투만 남았다는 말도 있다. 수첩스타일, 밀봉스타일을 버리라는 것"이라며 "박 당선인은 진정한 국민통합과 법치, 경제민주화를 바란다면 밀봉 4인방을 즉시 교체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새누리당도 이들에 대한 철회를 요청해야 한다"며 "향후 당정청 관계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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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