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5인5색 공천 전쟁

본선만 가면 따 놓은 당상?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지역에 걸쳐 후보들이 선거판을 달구면서 지방선거가 ‘미니 총선’급으로 판이 커졌다. 대한민국 인구의 약 5분의 1이 거주하는 서울시가 단연 눈에 띈다. 모두가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가운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5인을 분석해 봤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는 김영배·김형남·박주민·전현희·정원오(가나다순) 예비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경쟁을 벌인다. 민주당에서 처음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홍근 의원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예비 경선은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첫 판부터
프레임 싸움

민주당은 오는 28일 예비 경선을 치를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한 뒤 본 경선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예비 경선의 경우 권리당원 투표 100%로 진행되면서 당내 조직력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민주 진영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후보의 장단점과 특징을 정리하는 등 분석에 나섰다. 후보들 역시 첫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저마다 강점을 어필했다.

먼저 김영배 후보는 민선 5·6기 성북구청장을 역임한 인물로 2010년 서울에서 최초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주장했던 인물이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를 반대하면서 마찰이 생겼고, 이후 무상급식이 전국적으로 시행되면서 오 시장에게 뼈아픈 과오를 안겼다.

이번에도 김영배 후보는 서울 전역의 먹거리 돌봄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무상급식’과 ‘하루 한 끼, 서울 밥상’을 정책으로 제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4일 김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무상급식은 단지 한 끼의 급식이 아닌 아이들의 건강권을 지키며 학부모의 부담을 덜고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도시 먹거리 복지 모델’이었다”며 “그 경험을 서울 전체로 확장·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친환경 무상급식의 시작을 열었던 저 김영배가 서울에서 ‘하루 한 끼, 서울 밥상’을 완성하겠다”며 ▲방학 중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 ▲경로당 주 5일 급식 ▲서울 먹거리 돌봄의 종합 지원 체계 구축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영배 후보는 성북구청장을 두 번이나 연임하는 등 행정력은 검증됐지만,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친문(친 문재인)’으로 알려진 만큼 당심 100%가 적용되는 예비 경선을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친문, 친명(친 이재명), 뉴이재명(새로 유입된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 등 계파로 사람을 나누면 지방선거에 제대로 된 후보를 내보낼 수 없다”면서도 “당심에 자신의 정치 운명을 걸어야 한다. 당원도 후보의 계파가 아닌 공약과 실행 능력에 집중해야 분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당심 100%’ 5파전 예비 경선
젊은 피부터 구청장까지 올인
첫 번째 관문 넘을 3인 누구?

예비후보 사이 유독 앳된 얼굴도 눈에 띈다. 최연소 도전자인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다. 김형남 후보는 1989년생(36세)으로 2016년 군대를 제대한 뒤 군인권센터에서 활동했으며 22대 총선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국민참여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김형남 후보는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삶의 질 상승에 방점을 찍었다. 공약으로는 ▲30대 내 집 마련 주도권 확보 ▲생활비 주도권 확보 ▲일하는 시민의 ‘내일 도약 주도권’ 확보 등을 내세웠다.

김형남 후보는 “30대가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서울, 열심히 번 돈이 내 통장에 쌓이는 서울, 잘하는 일로 잘살 수 있는 서울은 가능하다”며 “잃어버린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건 거창한 약속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아는 시장이다. 김형남과 함께 서울의 세대교체를 시작하자”고 포부를 밝혔다.

젊고 역동적인 청년 정치인 이미지를 부각하며 서울에 거주하는 젊은 층 표심을 겨냥했지만 행정 경험이 전무한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당내 기반 세력이 약할뿐더러 쟁쟁한 중진 후보들과 맞서야 하는 점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통상 ‘얼굴 알리기용 출마’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회의적인 시선이 따라붙지만 청년 정치인들은 그의 도전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김지수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은 2024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2%대를 득표한 인물로, 김형남 후보의 공약에 대해 “당찬 포부는 허공의 구호가 아닌 우리가 반드시 붙잡아야 할 질문”이라며 “한 사람의 도전이 파도가 될 때 세상은 바뀐다”고 말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투사’ 이미지의 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전현희 의원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두 사람 모두 당내 지지 기반이 뚜렷하고, 일선에서 내란 세력과 맞선 만큼 당원들 사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강남 노리는
강경 투사들

박주민 후보는 두 번째 서울시장 도전에 나섰다. 그는 ‘을지로위원회(을 지키기 민생실천위원 회의)’ 위원장을 맡아 각종 민생 법안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오 시장과 강한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알렸다.

박주민 후보는 주거 안정, 돌봄 안전망 구축, 사각지대 없는 교통 시스템 등 다방면에서 공약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오 시장의 트레이드마크인 한강 버스를 비판하며 혼잡도가 높은 9호선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주민 후보는 한 라디오를 통해 한강 버스가 “운영 실태를 점검해 보니 수익이 서울시 예상보다 터무니없이 적었다. 대중교통으로서의 기본 기능조차 갖추지 못했는데 안전성도 문제고 수익성도 낮다”며 “계속해서 예산을 쏟아부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업을 무리하게 끌고 가느니 차라리 백지화하고 그 예산을 9호선 증량에 쓰겠다”며 “9호선 플랫폼과 궤도는 이미 8량 기준으로 완공된 상태다. 약간의 공사만 거치면 현재 6량 열차를 8량으로 운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현희 후보는 2016년 민주당 험지인 강남을에 이어 2024년 중구·성동구 갑에 당선된 이력을 무기로 삼았다. 민주당 출신으로 한강 벨트 지역에 깃발을 꽂은 만큼 “강남과 강북을 아우르는 서울시장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전현희 후보는 여성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현희 후보는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서울 여성 핵심추진정책’을 발표하며 “서울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다. 여성의 삶이 바뀌어야 서울이 바뀌고, 서울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의 기준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현희 후보는 공약으로 ▲권역별 서울형 공공 산후조리원 신설 ▲12~26세 남녀 대상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무료 접종 ▲여성 월경권 보장 ▲여성 AI교육 바우처 도입 등을 제시했다.

중도 확장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했으나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해체 공약에 뒷다리를 잡힐지 이목이 쏠린다.

앞서 전현희 후보는 “DDP를 해체한 뒤 7만석 규모 아레나 시설을 세운 뒤 그 일대를 서울 관광특구로 발전시키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는데, 충분한 숙의가 없었던 탓에 민주당 지지층에서 조차 “DDP 자리에 녹지나 돔구장을 조성하자”는 주장과 “돈을 들여 철거할 필요가 있냐”는 반론이 맞붙었다.

베일 속
낯선 존재감

국민의힘에서는 “오 시장을 무조건 흠집 내 지방선거에서 표를 얻겠다는 가치와 철학 없는 주장 앞에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DDP 해체는 정원오 후보도 주장한 만큼 서울의 랜드마크가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자리잡았다.

박주민·전현희 후보 둘 중 한 명이 본선에 진출할 경우 중도층 표심이 승패를 좌우하게 된다. 두 사람 모두 강경 성향인 만큼 반대 진영이 결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두 후보 모두 이념이 아닌 정책으로 승부에 나섰지만 부동산과 세금 등 각종 경제 정책에서 실점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추후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그에 따른 지지율이 후보들의 경제 정책과 연동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 대통령의 언급으로 급부상한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정원오 후보는 지난 4일 “12년간의 구정을 마무리한다”며 구청장직에서 퇴임했다.

각종 여론조사 수치로 봤을 때 가장 유력한 후보이나 이미 민주당을 꽉 잡고 있는 중진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었다는 평을 받지만 정원오 후보는 전국에 분포한 민주당원보다 성동구 주민과의 친밀감이 더욱 두텁기 때문이다.

관련해 정원오 후보는 MBC 라디오에서 ‘경선에 자신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일단 자신이 있으니까 출마했다”면서도 “모든 선거는 어렵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가 없어서 매일매일 잘 준비해서 가야 한다”고 답했다.

‘권리당원의 표심을 좌우할 요소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이번 선거는 내란을 종식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누가 승리할 수 있겠느냐’가 첫 번째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의 임기가 대통령의 임기랑 똑같다. 임기 내내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춰서 일을 누가 잘할 거냐, 그래서 ‘일을 잘할 사람’이 두 번째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강벨트 탈환할 ‘필승 카드’ 고심
‘이념’ 벗어나 ‘정책’으로 승부수

다만 국민의힘이 어떤 약점을 파고들지 불확실하다는 게 위험 요소로 꼽힌다. 앞서 다른 후보들은 오랜 기간 의정활동을 거치며 각종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해 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정원오 후보를 언급하자 국민의힘은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30년 전 폭행 사건을 꺼내 여론 흔들기에 나섰다.

당시 정원오 후보는 폭행 사건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30년 전 당시 민주자유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비서관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 차이로 다툼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해당 비서관과 경찰관께 피해를 드린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불구속 입건 후 벌금으로 종결됐다. 사건 직후 당사자들께도 사과드리고 용서 받았으며 화해로 마무리됐다”며 “이 일을 제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지금까지도 당시의 미숙함을 반성하는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VS 정원오’ 양자구도 여론조사가 급증하자 이번에는 농지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자신의 SNS에 “관보와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정원오 후보는 걸음마도 떼기 전인 0세와 2세 때 각각 논과 밭 600평을 매매했다”며 “공시 자료로만 보면 정원오 후보는 57년 경력의 영농인이거나, 이재명이 말하는 투기꾼”이라며 처음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는 투기’라며 전수조사에 나서자 이를 꼬집으며 정원오 후보를 “1호 전수조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아울러 김 의원은 “갓난아이였던 정원오 후보가 호미를 들었을 리 만무하고, 보좌관과 구청장으로 보낸 지난 수십년의 세월 동안 그가 직접 흙을 일궜을 가능성 또한 희박하다”며 “농어촌공사에 위탁 운영을 맡겼거나 직계비속이 농사를 짓고 있다면 예외에 해당하는데, 정 구청장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어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정원오 후보는 반격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농지는 제 조부모께서 제가 태어났을 때쯤에 매입한 것으로, 장손인 제 명의로 등록한 소규모 토지고 실제 부모님께서 쭉 농사를 지으시던 땅”이라며 “1990년대부터는 맹지가 돼 더 농사를 짓지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농지법이 제정되기 전의 일로, 1996년 이전에 취득한 농지는 처분 의무나 소유 제한 규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며 “간단한 사실관계만 확인해도 전혀 위법이 아니고, 투기 운운 자체가 난센스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아주 매서운
검증의 시간

관련해 한 여권 관계자는 “정원오 후보의 몸집이 커지는 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유리하다. 어느 곳에 십자포화를 할지 그 대상이 명확해지기 때문”이라며 “폭행 논란과 농지법 문제는 본인이 해명하고 마무리하면서 정리됐다. (정원오 후보에 대한) 추가 논란이 없거나, 있더라도 이 정도 수준이어야 커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유권자의 인식 속 정원오 후보는 ‘청렴하고 일 잘하는 구청장’이다. 기대감이 클수록 실망도 크다”며 “민주당이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음주 운전, 갑질 등이 가장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정원오 후보뿐만이 아니라 모든 지방선거 예비 후보자에게 해당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의힘 첫 서울시장 후보 ‘진짜 보수’ 내걸고 출마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보수 진영에서 나온 첫 출사표인 만큼 진영을 떠나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4일 윤 전 의원은 ‘경제시장’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전 의원은 “지금이야말로 변화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로 선수를 교체할 때”라며 “저 윤희숙이 보수 정치의 진짜 실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윤 전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전 의원은 “지금 같이 가파른 공급 절벽을 넘는 길은 ‘닥치고 공급’밖에는 없다”며 “이재명정부는 무지막지한 규제로 재개발·재건축을 억누르고 있지만, 저는 서울시장이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동원해 도심 주택공급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을 다시 성장·일자리 엔진으로 우뚝 세우겠다”며 창동에 서울 팬덤(브랜드 가치)의 중심인 ‘K-컬처 넥서스(서울팬덤 코엑스)’ 건립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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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