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인데⋯” 가정폭력 아내에게 아이 뺏긴 남편 사연

“가해자가 등본 열람 제한”
행정청 “직권 취소 어려워”
주민등록법 사각지대 뚜렷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아내의 허위 가정폭력 피해 주장으로 자녀의 소재조차 확인할 수 없게 됐다는 한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피눈물로 호소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신을 서울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아버지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대한민국 법과 행정이 진짜 아빠의 눈을 가리고 범죄 혐의자의 거짓말을 보호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그는 아내 B씨로부터 아동학대범으로 신고당했으나 경찰 및 검찰 조사 결과 최종 ‘혐의없음(무죄)’ 처분을 받았다. 반면 아내 B씨는 경찰 수사 결과 ‘가정폭력 혐의’가 인정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문제는 B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간 뒤, 자신의 가정폭력 피의 사실을 숨기고 가정폭력상담소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는 점이다. A씨는 “아내가 거짓 눈물 연기로 ‘상담 사실 확인서’를 발급받았고, 이 종이 한 장을 주민센터에 제출해 아이들의 주민등록 열람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현행 주민등록법상 가정폭력 피해자가 상담 사실 확인서 등 소명 자료를 제출하면 가해자로 지목된 상대방이 본인과 세대원의 주소를 열람할 수 없도록 제한할 수 있다. 피해자를 신속하게 보호하기 위한 제도지만, A씨는 이 제도가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이다.


 A씨가 자신의 무혐의를 입증하는 수사결과 통지서와 아내의 기소 의견 송치 사실을 들고 주민센터를 찾아가 호소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규정상 어쩔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

 그는 “공무원들은 ‘규정대로 처리했으니 더 이상 모른다’ ‘직권 취소는 어렵다. 제한을 건 아내가 직접 와서 해제 신청을 해야만 풀 수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수사기관이 밝혀낸 진실보다 가해자가 받아낸 상담 확인서 한 장이 더 강력한 권한을 갖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가정폭력으로 기소된 아내가 선처를 베풀 리 만무한데, 행정청은 규정 타령만 하며 범죄 혐의자 뒤에 숨어 아빠의 권리를 짓밟고 있다”며 “폭력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엄마 밑에서 아이들이 안전한지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고 호소했다.

 A씨는 글과 함께 ▲본인의 검찰처분서(혐의없음) ▲경찰 수사결과 통지서 ▲상담소 정정확인서 ▲아내의 수사결과 통지서 등을 증거 자료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보호시설에서도 사실이 발각돼 퇴소당했는데, 주민센터 공무원들만 이를 감싸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응원한다 꼭 이겨내시라” “절대 포기하지 마시길” “얼마나 억울할지 짐작도 하기 어렵다” “이게 대한민국 현실이라니” “억장이 무너질 거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주민등록표 열람 또는 등·초본 교부 제한 제도는 지난 2009년 처음 마련됐다.  피해자가 상담소 확인서 등 관련 서류를 주민센터에 제출하면 가해자의 열람·교부가 제한되는 구조다. 해당 제도는 가정폭력의 급박한 위험으로부터 피해자를 신속히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설계됐으며, 별도의 사실 조사 없이 서류 요건만 갖추면 즉시 처리되는 것이 핵심이다.


 ▲가정폭력 상담 사실 확인서 ▲가정폭력 피해 관련 의료기관 진단서 ▲경찰서장 발급 가정폭력 피해 사실 소명 서류 ▲법원의 임시보호명령 또는 보호명령 결정문 중 단일 서류 한 장만으로도 즉시 신청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상담 사실 확인서와 함께 병원 진단서나 경찰 확인서 등 추가 서류를 같이 제출해야 했으나, 피해자의 신속한 보호를 위해 행정안전부에서 단일 서류만으로도 즉시 신청할 수 있도록 2022년부터 요건이 대폭 완화됐다.

 문제는 사후 구제 절차의 경직성이다. A씨는 경찰과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고, 역으로 아내가 가해자로 기소된 수사 결과를 제시했다. 상식적으로는 즉각 열람 제한이 해제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일선 행정 공무원들은 행정안전부의 운영 지침(매뉴얼)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행 지침상 열람 제한을 해제하려면 피해자(신청인)가 직접 해제를 신청하거나, 가정폭력이 없었음을 증명하는 ‘확정 판결문’ 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의 불기소 결정서나 혐의없음 통지가 있더라도, 공무원 재량으로 제한을 직권 취소하게 되면 사후 책임의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A씨는 검찰 무혐의 통보서가 나와도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행정소송이나 가정폭력 관련 소송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기다려야만 아이들의 주소를 알 수 있는 ‘시간의 감옥’에 갇히게 된 셈이다.

당초 기존 주민등록법에는 가정폭력 범죄와 관련한 등·초본 교부 제한 신청에 관한 근거만 있었을 뿐, 해제에 대한 법적 근거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일선 민원 현장에서 오랜 기간 혼란이 발생해 왔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교부 제한을 신청한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 상속 절차 등에서 사망자의 등·초본을 교부받을 수 없는 문제가 반복됐다. 즉, 잠글 수 있는 법은 있되 열 수 있는 법은 없는 ‘반쪽짜리 제도’가 수년간 운용돼 온 것이다.

이에 2023년 12월 국회에서 주민등록법이 개정돼 교부 제한을 해제할 수 있는 근거가 비로소 신설됐지만, A씨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내용이다.

개정법과 시행령이 상정한 해제 사유는 크게 두 가지다. 피해자(신청자) 본인이 직접 해제를 신청하는 경우, 피해자가 사망하는 등 본인이 신청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다. 그런데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신청인이 진짜 피해자’라는 전제 위에 서 있다.

A씨처럼 교부 제한을 신청한 사람 자체가 가정폭력 가해자이고, 오히려 제한 대상자(A씨)가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진짜 피해자인 경우는 어디에도 규정돼있지 않다. 즉, 가해자가 피해자를 가장해 제도를 악용한 경우에 대한 직권 해제나 이의신청 절차가 여전히 부재한 것이다.

물론 보호 대상이던 피해자가 가해자로 판명되는 상황은 이례적이다. 다만, 이번처럼 제도의 허점에 갇힌 피해자를 돕기에는 현행법이 가진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법조계에선 최소한의 사후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사 결과가 확정됐거나, 상담소 확인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확인된 경우에는 행정기관이 직권으로 재검토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피해자 보호 원칙은 유지하되, 수사 결과나 법원 판단이 명확히 나온 사안에 대해선 일정 요건 아래 행정 조치를 재심사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일요시사>는 9일 A씨에게 사실관계를 질의하기 위해 취재를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그가 이전에 같은 커뮤니티에 작성한 글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2024년 10월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지난해 5월 작성글에서 “그날 아내와 말다툼이 있었고, 아내의 전 남편 자녀가 이를 몰래 촬영했다”며 “그러나 영상에는 아내의 욕설은 빠지고 제가 큰소리를 내는 장면만 담겼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을 근거로 A씨는 아동학대 혐의 피의자로 구청과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됐으나, 최종적으로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자신이 뇌경색으로 인한 편마비 환자임을 강조하며 “저는 가정폭력을 저지를 힘도 능력도 없는 사람”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오히려 B씨가 시어머니에 대한 폭력과 흉기를 이용한 위협, 아이 앞에서의 자해 등 A씨와 자녀에 대한 지속적인 정서적 학대를 저질러 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구청 조사에서는 B씨가 ‘피의자’로 분류됐고, 경찰에서도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아내는 병든 남편과 살기 싫다며 지속적으로 이혼을 요구해 왔고, 과거 흉기로 위협하거나 아이 앞에서 자해하고, 본인의 어머니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던 인물”이라며 B씨의 여성 쉼터 입소 자격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jungwon933@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