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종부세?’ 금투세 부작용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4.10.14 11:12:07
  • 호수 1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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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추진’ 의원 연루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일, 금투세 관련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했지만, 뚜렷한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금투세는 종부세와 비슷한 구조로 돼있고, 조세 전가 문제에 대한 고민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는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원래는 지난해 1월1일부터 시행돼야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7월 ‘2022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금투세 도입 시행을 2년 늦추는 안을 제시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반대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동시 인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신중론으로 선회했고, 여야 합의를 거쳐 2년 유예됐다. 민주당은 지난 4일, 금투세 관련 의원총회서 ‘시행·폐지·유예’라는 선택지서 최종 결정을 지도부에 일임했지만, 이 대표 등 지도부는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지 않았다.

원래는 금융투자 행위 시엔 소득 유무와 상관없이 증권거래세(이하 ‘거래세’)를 과세했다. 금투세가 시행되면, 양도소득세 개념인 금투세와 거래세가 함께 부과된다. 금투세가 도입되는 대신, 거래세 세율은 0.15%로 낮아진다.

거래세는 원래 0.23%였다가 꾸준히 인하되고 있고, 2024년 현재는 코스피 기준 0.18%다. 금투세는 국내 주식 투자로 5000만원 이상 수익을 거둘 때 부과되고, 해외주식은 250만원 이상 수익을 거둘 때 부과된다. 3억원 이하의 수익을 거두면 1구간으로써 세율 22%(금투세 20%+지방소득세 2%)가 적용되고, 3억원을 초과 시 2구간으로써 세율 27.5%(금투세 25%+지방소득세 2.5%)가 적용된다.


금투세 관련 첫 논란은 펀드 환매 차익에 대한 적용이다. 펀드 환매 차익에는 원래 최고 세율 49.5%가 적용되는 종합소득세가 부과됐지만, 금투세가 시행되면 최고 27.5%가 적용되기 때문에 세 부담이 낮아진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 감세 법안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고, “금투세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사모펀드에 연루돼있다”는 일부의 음모론도 나왔다. 현행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에 따르면, 공개 명세에는 사모펀드도 포함된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이름과 투자금액만 공개되고, 세부 투자명세는 공개되지 않는다.

금투세 시행 찬성론자인 이상민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실행위원은 지난 2일, 금투세 관련 기자간담회서 “사모펀드 투자자 중 개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3% 내외에 불과하고, 금투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슈퍼개미는 법인 설립
거래세·소득세 병과

채권의 매매수익에는 원래 과세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금투세가 시행되면 부과 대상에 포함된다. 반대론자들은 “레고랜드 사태처럼 본드런(Bond run)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레고랜드 건설을 주도했던 강원중도개발공사는 자금 조달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한 후 약 2050억원 상당의 기업어음(ABCP)을 발행했고, 최문순 지사 재임 당시 강원도는 지급보증을 섰다.

공사는 증권의 대출 만기일이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상환하지 못했고, 후임인 김진태 지사는 상환이 아니라 기업회생을 선택했다. 결국 아이원제일차는 부도 처리됐고, 한전 등 공기업과 지방공사들의 채권이 유찰되는 등 채권시장이 얼어붙는 사태가 발생했다.

거래세는 내리고, 수익에 따라 2개 구간 중 하나로 과세율이 정해지는 금투세의 구조를 놓고, “장기투자자가 부담하는 세금이 약 4~20배 정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초단타매매를 하는 스캘퍼(Scalper)는 거래세 인하 효과로 인해 과세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관과 외국인은 이미 초단타매매 위주로 국내 주식시장서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시행안대로라면 그들에게는 금투세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슈퍼개미들도 1인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016년 ‘정운호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홍만표 변호사에 대해 “법인 설립 후 오피스텔 123채를 소유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의혹에 따르면, 홍 변호사와 가족 명의로 소유한 오피스텔은 총 67채였지만, 홍 변호사가 실제로 운영했다고 의심받았던 A 홀딩스는 56채를 보유했다.

이 의혹은 “종합소득세·양도소득세보다 법인세의 세율이 더 낮다”는 등의 절세 테크닉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연말정산이다. 부양가족의 연간 금융소득이 100만원을 넘을 경우, 인적공제를 받을 수 없다. 연말정산 인적공제를 받지 못하는 적용 대상자는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에는 2054만명이 2022년 귀속 소득분에 대한 연말정산을 했다.

기관·외국인 제외…조세 전가 지적
연말정산 제외…적용자 급증 우려도

가장 회의적인 예측은 “증시자금이 해외나 부동산시장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 소속 마지현 선임연구원은 2021년 9월 “주식양도세율의 변화율이 1%p 인상될 때, 주택가격 변화율이 0.18%p 상승했다”며, “주식양도세(금투세)에 세율 20% 부과 시 주택가격은 약 73%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회의적인 예측이 현실이 되면, 부동산시장은 ‘종부세 시즌2’를 맞이할 수도 있는 셈이다.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는 “상위 1% 부동산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한다”는 취지로 시행됐다. 금투세의 시행목적과 유사하다. 종부세는 상업용 부동산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기관·외국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금투세와 비슷한 구조로 돼있다.

과거 문재인정부는 2020년 7월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취득세율·종부세율을 모두 인상했다. 종부세의 1주택자 공제기준은 9억원이었다가, 2021년 8월 11억원으로 올랐다. 다주택자와 1주택자를 불문하고, 종부세 납부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전세는 감소하고, 월세와 임대료 상승을 통해 임차인에게 조세가 전가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금투세와 관련해 증권거래세는 인하할 예정이지만, 거래세 인하는 초단타매매 위주의 기관·법인에 유리하다. 이후의 양상은 종부세와 비슷해질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종부세와 금투세는 모두 조세 전가 현상과 관련된 찬성론자들의 반박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조세의 귀착 및 전가 문제는 재정학·경영학·부동산학 등 학문의 개론·원론 단계서 기초적으로 거론한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지난 9월24일 진행된 금투세 시행 관련 정책토론회서 “우하향 된다고 신념처럼 갖고 계시면, 인버스에 투자하시면 되고, 선물 풋을 잡으면 되지 않느냐”며, “주식시장은 주가가 내려도 이득을 얻는 분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월세 상승

“증시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었겠지만, “경솔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죽음이고, 하나는 세금”이라고 말했다. 결코 피할 수 없기에, 최대한 피하려는 노력이라도 하는 존재가 사람이라는 진실도 언제나 영원하다. 세금과 관련해, 정책 결정자들이 제일 세심하게 검토해야 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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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