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우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 오픈(총상금 10억원)’서 정상에 올랐다. 고지우는 지난달 14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 6568야드)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고지우는 2위 전예성(17언더파 271타)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을 신고했다. 고지우는 KLPGA 투어 2년차였던 지난해 7월 맥콜·모나 용평 오픈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고지우는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획득한 상금랭킹이 34위서 14위(3억3597만원)로 수직 상승했다. 대상 포인트는 16위(137점)다. 이번 대회서 버디는 20개를 잡은 고지우는 72홀 동안 보기를 단 1개 범할 정도로 안정적인 퍼트 실력을 과시했다. 보기 1개는 3라운드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1m 남짓 거리의 파 퍼트를 놓치며 범했다.
고지우는 최종라운드 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첫 5개 홀에서 페어웨이를 4차례나 놓쳤을 정도로 초반에 티샷이 흔들렸다. 그럴 때마다 2~3m 거리의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아슬아슬한 선두를 이어갔다. 9번 홀(파4)에서 3.1m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고지우는 같은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전예성과 이채은의 맹추격을 받았다. 승부는 15번 홀(파5)에서 갈렸다.
고지우는 4.5m 버디 퍼트에 성공한 반면, 이채은은 세 번째 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트린 끝에 보기를 적어냈고, 전예성은 파를 기록했다. 이를 계기로 고지우는 2타 차로 앞서나갔고, 이후 침착하게 파 행진을 이어가며 선두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버디 20개…압도적 기량
상금랭킹 수직상승 경사
고지우는 “첫 우승은 생각지도 못한 우승으로 운이 좋았다. 그런데 우승 이후로 잘 풀리지 않았다”며 “두 번째 우승을 위해 생각해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고지우는 지난해 첫 우승을 수확한 이후 4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을 할 정도로 부진을 겪었다. 올해도 앞서 16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3번 이름을 올린 게 전부였고, 상금 순위는 34위에 그치는 등 썩 뛰어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고지우는 작은 체격에도 불구하고 야무진 샷을 앞세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LPGA 투어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 2022년에 버디 336개를 쓸어 담아 이 부문 공동 1위에 오르면서 ‘버디 퀸’으로 불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버디 20개를 추가해 올 시즌 총 196개 버디로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고지우는 버디 능력이 출중했음에도 지나치게 공격적이라 보기도 많이 기록했고, 이런 이유로 지금껏 승수 추가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만큼은 달랐다. 72개 홀에서 버디 20개를 잡는 동안 보기는 단 1개에 그쳤다.
고지우는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아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 티샷이 좋아졌고 아이언, 퍼트 모두 자신 있게 했다”며 “마지막 홀까지 계속 긴장하면서 플레이에 임했는데 버티다 보니 우승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2타를 줄인 전예성은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내, 올해 우승 없이 준우승만 3번을 기록했다. 윤이나는 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5개를 잡는 뒷심을 발휘해 이채은(25)과 공동 3위(15언더파 273타)로 대회를 마쳤다. 2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리며 생애 첫 우승을 꿈꿨던 신인 이동은은 단독 5위(14언더파 274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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