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부각’ 블랙야크 승계구도

왕회장이 직접 그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비와이엔블랙야크 후계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너의 장녀와 장남 중 누가 후계자로 올라서느냐가 관심사다. 최근 표면화된 계열사 우회 상장 움직임을 감안하면 장남이 유리한 위치를 점한 듯 보이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장녀가 계열사에서 유의미한 경영 행보를 밟고 있다는 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비와이엔블랙야크는 ‘블랙야크’ 브랜드를 전개하는 아웃도어 패션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비와이엔블랙야크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강태선 회장(지분율 78.94%)이고, 강 회장의 부인 김희월씨는 지분 5.83%를 쥐고 있다.

정해진 수순?

강 회장은 한동안 일선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올해 초 복귀를 알렸다. 비와이엔블랙야크는 2021년 3월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강 회장을 대신해 정승필 사장 체제를 가동했지만, 지난 1월 정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자 강 회장이 대표이사를 넘겨받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 사장 체제 이후 오너 2세가 비와이엔블랙야크가 경영 일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강 회장 체제로 회귀한 만큼, 오너 2세 경영 체제가 가동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의 1남2녀 중 후계자로 지목되는 건 장남인 강준석 사장과 장녀인 강주연 사장이다. 두 사람은 비와이엔블랙야크와 동진레저에서 경영에 참여 중이며, 올해 초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1981년생인 강준석 사장은 2009년 입사와 함께 그룹 대표 브랜드인 블랙야크를 맡았다. 인적 분할 이후 비와이엔블랙야크 상품기획부, 소싱팀 등을 거쳐 현재 경영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다.

강주연 사장은 2002년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2010년 블랙야크가 비와이엔블랙야크와 동진레저로 쪼개지자 그때부터 동진레저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고, 2020년 동진레저 대표이사에 오른 바 있다. 현재는 동진레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분승계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에 현시점에서 승계 구도를 언급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관련 업계에서는 강준석 사장이 그룹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강준석 사장이 비와이엔블랙야크, 강주연 사장이 동진레저를 맡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질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본진서 키운 튼튼한 기반
장녀 계열사 약진이 변수 

강준석 사장의 개인회사 격인 ‘블랙야크아이앤씨’가 상장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점은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싣는다.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지난달 14일, 미래에셋비전스팩1호와 합병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법인)을 활용해 코스닥시장에 우회 상장하는 방식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11월25일, 신주상장예정일은 12월12일이고, 합병이 완료되면 존속법인은 블랙야크아이앤씨가 된다. 

지난해 매출 352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거둔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산업용 안전화 및 안전복 제조업체다. 강준석 사장은 2014년부터 블랙야크아이앤씨 대표이사를 역임했다가 지난해 말 기타비상무이사로 한발 물러났다.


강준석 사장은 비와이엔블랙야크에 직접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지분 65.15%를 보유한 강준석 사장이다. 나머지 지분 28.13%는 강 회장의 차녀인 강연순씨가 쥐고 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경영 성과에 따라 후계 구도가 뒤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기도 한다. 강주연 사장이 경영에 참여 중인 동진레저가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동진레저는 2010년 블랙야크가 인적 분할을 거치며 둘로 쪼개지는 과정에서 신설된 법인으로, ‘마운티아’ 브랜드를 전개 중이다. 지분 100% 보유한 강 회장이 실질 지배력을 행사하고, 강주연 사장은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혹시 모를 이변

2018년 영업손실 61억원을 기록했던 동진레저는 2019년 반등세를 보인 데 이어, 2020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28억원을 찍으면서 전년(16억원) 대비 80%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반면 강준석 사장이 경영에 관여하는 비와이엔블랙야크의 경우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769억원, 영업이익은 76억원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1%, 85% 줄어든 수치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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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철퇴’ 대법정 417호의 저주

‘걸리면 철퇴’ 대법정 417호의 저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법원은 내란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에게 철퇴를 내렸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400여일 만이다. 이날 선고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417호는 ‘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는 악명을 이어가게 됐다. 5명의 전직 대통령에게 가해진 ‘대법정의 저주’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지난달 19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운명의 날’이었다. 각종 혐의로 받는 재판 중에 가장 핵심 사안에 대한 법원의 첫 번째 판결이 이날 나왔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관련자들에 대한 판결이 나오는 족족 유죄였기에 반전이라고 할 만큼 놀라운 결과는 아니었다. 443일 걸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 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로 윤 전 대통령은 최고형을 피해갔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형법상 내란죄가 맞다고 판시했다. 지 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헌법상 권한 행사로서 내란죄에 해당할 수 없고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그 목적에 따라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비상계엄의 목적이 국회나 행정·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했다면 내란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사실관계의 핵심으로 군을 국회로 보낸 점을 꼽았다. 지 판사는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게 실체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결국 군을 국회로 보낸 행위 자체가 내란죄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에 부합한다는 취지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국회에 군을 보내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야당의 연이은 탄핵, 예산 삭감 등에 따른 국가 위기를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비상계엄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는 “명분과 목적을 혼동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 지 판사는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고도 언급했다.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법정에 선 전직 대통령 5명 국가 위기 상황 타개는 명분에 불과할 뿐 본질은 헌법기관의 마비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없다며 수사의 적법성을 문제 삼아 왔다. 재판부는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검찰은 공수처 송부 기록 외 다른 증거들을 종합해 기소한 것으로 보이고 공수처가 수집한 증거를 다 빼더라도 피고인에 대해 유죄 판단을 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정리했다. 검찰과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이하 내란 특검)의 주장 중 윤 전 대통령이 장기 독재를 하기 위해 2023년께부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제압할 의도로 내외적 여건을 조성했다는 공소 사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준비가 허술했다는 것이다. 또 국회를 무력화할 계획 등에 관한 별다른 증거나 자료,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무기징역 선고 외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종사죄가 인정돼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종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최고형 피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닷새 만인 지난달 24일 항소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법정의 기록은 물론, 훗날 역사의 기록 앞에서도 이번 판단의 문제점을 분명히 남겨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검의 무리한 기소, 그 전제 위에서 이뤄진 1심의 모순된 판단과 그 정치적 배경에 대해 저희는 결코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417호의 ‘저주’가 이번에도 나타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법정 417호는 150석 규모의 형사 법정이다. 대법정 417호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곳에서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대통령 5명이 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는 별칭이 생길만한 대목이다. 전두환씨, 노태우 전 대통령의 하늘색 반팔 수의 차림은 국민의 뇌리에 깊게 남아 있다. 최고 권력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법정에 서서 판결을 듣고 있는 모습 자체가 충격인 시대였다.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항쟁 관련 내란 우두머리(당시 내란 수괴) 등 혐의로 넘겨진 전직 대통령은 대법정 417호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996년 당시 검찰은 반란 및 내란 수괴 외에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 총 10개 죄목으로 전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노 전 대통령에게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9개 죄목으로 기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전 씨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노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2년6개월, 2심에서 징역 17년, 이후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국정 농단 다스 재판 그로부터 30여년 뒤 윤 전 대통령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검찰 측 구형도 사형으로 같았다. 내란 특검은 지난 1월13일 “법률가로서 검찰총장까지 지낸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앞장서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헌법 질서 파괴로 나아간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고 구형 배경을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의 1심 선고도 대법정 417호에서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으로 지위를 잃고 구속 기소됐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등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국민의 공분이 하늘을 찌르던 시기였다. 2018년 4월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는 대기업 등으로부터 231억9427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2016년 10월 이후 불거진 국정 혼란의 장본인으로 박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태에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국정 혼란과 대통령 파면의 주된 책임은 피고인과 최순실에게 있다”며 “그럼에도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주변에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받던 18개 혐의 중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 16개를 유죄로 봤다. 150명 규모 방청석 역사적 재판의 현장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5일 1심 재판에서 징역 15년,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다스의 실소유주를 이 전 대통령으로 결론 내리면서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논란에 종지부가 찍힌 순간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2007년 대통령선거 기간 내내 피고인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됐지만 피고인의 결백을 믿는 다수의 국민 덕분에 피고인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며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의 막강한 권한을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 전체를 위해 행사해야 할 책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재판 결과 피고인이 친인척 명의를 빌려 다스를 설립해 실소유하면서 246억원가량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범행 기간이 길고 이득액이 상당하며 범행 당시 이미 국회의원, 서울시장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비판했다. 또 “의혹만 가득했던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대통령 재임 시절 저질렀던 다른 범행이 함께 드러남으로써 당시 피고인을 믿고 지지했던 국민은 물론 사회 전반에 큰 실망과 불신을 안겼다”며 “그런데도 친인척이나 측근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등 책임을 전가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되풀이된 30년 역사 전직 대통령 관련 재판 등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 대법정 417호에서 열리는 건 규모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이 방청을 원하기에 대형 법정에서 재판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5명의 전직 대통령은 방청석의 150여명과 실시간으로 중계된 재판을 본 국민 앞에서 단죄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