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때문에 못 살겠다 “서울 뜨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아파트 값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른바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옆세권’(서울과 인접한 지역) 아파트로 매수세가 확산하고 있다. 비싼 집값 때문에 갈수록 서울살이가 힘들어지자,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수도권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통계청 국내 인구이동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1~12월) 서울에서 경기와 인천으로 전입한 인구는 모두 32만5317명으로 집계됐다. 경기도로 전입한 인구가 27만9375명, 인천으로 전입한 인구는 4만5942명이었다. 서울서 경기·인천으로 옮긴 인구는 서울 전출인구의 70.51%에 달했다.

32만5317명
지난해 전입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 아파트의 분양가가 지나치게 오르면서 자금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서울과 인접한 경기·인천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 부담은 줄이면서 쾌적한 단지에 살고 싶다는 욕구가 ‘탈 서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서울 거주자들이 아파트를 가장 많이 매입한 지역은 하남시로, 지난 5월에만 외지인 거래의 90% 가까이가 서울 거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및 아실에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외지인 매매거래가 가장 많은 1~5위 지역 모두 수도권(경기 및 인천)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충남 천안이나 세종, 대전 등과 같은 충청권 지역이 5위 내에 이름을 올렸는데, 수도권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3월부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5월부터는 외지인들의 수도권 아파트 매입이 한층 눈에 띄는 양상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 늘고 가격 상승세
수도권 지역 우르르 ‘탈 서울’ 러시

서울 거주자가 지난 5월 아파트를 많이 매입한 지역(건수 기준)은 하남과 남양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거주자는 하남과 남양주 아파트를 각각 127건, 118건 매입하는 등 100건 이상의 아파트가 거래됐다.

하남을 포함해 외지인 거래 중 서울 거주자 매입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 지역(20건 이상 거래 기준)은 고양(덕양구 87.2%, 일산서구 80.0%), 안양(만안구 83.3%, 동안구 80.5%), 구리(83.7%), 성남(수정구 81.5%), 의정부(81.4%), 남양주(80.8 %), 광명(80.5%) 등 행정구역상 서울과 인접한 이른바 옆세권 지역서 대체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경기부동산포털의 최근 자료를 보더라도 경기도 아파트는 지난 5월 1만202건이 거래됐는데 이는 2021년 8월 이후 3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거래량도 1만74건으로 신고기한이 20여일 남아 있는 것을 고려하면 5월 거래량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옆세권으로 불리는 과천·성남·하남·광명·안양·의정부 등의 아파트 거래량 증가가 눈에 띄고 있다. 

과천의 5월 거래량(9일 기준)은 95건으로 올해 1월(32건)의 3배 수준을 보였다. 또 다른 옆세권인 광명(1월 165건→5월 248건)·안양(248→503건)·하남(167→273건)·부천(307→473건) 등도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실수요자들이 서울과 가까운 경기권으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6월 기준으로 12억원(12억218만원)을 다시 넘어섰다. 


경기도로
인천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서 공급되는 마지막 민간 아파트인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지난 2일 1순위 청약서 453가구 모집에 10만3513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 228.5대 1에 달했다. 

성남시 수정구에 지어지는 ‘산성역 헤리스톤’도 620가구 모집에 1만8952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30.5대 1을 보였다.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는 1278가구 모집에 1만105명이 청약통장을 썼으며, 평균 경쟁률 7.9대 1로 1순위에 마감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끝없이 오르는 서울 분양가 탓에 탈 서울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서울 접근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와 인천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을 눈여겨볼 만하다”며 “정부의 교통망 확충 발표로 수도권의 서울 접근성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연내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수요자라면 수도권 지역 신규 단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인접 지역서 분양(예정) 중인 아파트.

 

▲금정역 푸르지오 그랑블= 경기도 군포시 군포 벌터·마벨지구 지구단위구역 내 B-1블럭 일원에 들어서는 ‘금정역 푸르지오 그랑블’이 공급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45층, 전용 59~95㎡, 총 107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계약금 5% 적용으로 초기 자금부담이 적다.

단지는 4Bay 위주의 평면설계를 비롯해 세대 당 주차 대수 1.33대, 각 동 라인당 E/V 1대 이상 등 특화설계가 적용된다. 여기에 피트니스클럽, GX클럽, 골프클럽 등의 운동시설을 비롯해 그리너리 카페, 독서실, 시니어클럽, 어린이집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마련된다. 입주는 2028년 5월 예정.

지하철 1·4호선 및 GTX-C 노선(예정) 금정역을 가깝게 이용할 수 있으며 GTX-C 노선은 올해 초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사업지 인근 금정역서 강남권으로 10분 대 이동이 가능하다. 삼성역과 청량리역 등을 지나는 만큼 GTX-A 노선(예정), B 노선(예정) 환승도 가능해 주요 업무지구로의 이동도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단지 주변으로 인덕원~동탄 복선전철(2028년 개통 예정) 호계역(가칭, 예정)도 예정돼있어 교통 여건은 한층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개발 호재로 인한 미래가치도 기대된다. 군포 첨단 R&D 클러스터(예정) 조성, 안양천 정비 사업(약 2.7㎞ 구간) 등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단지 반경 1㎞ 내 AK플라자 금정점 등이 위치하며, 안양천 수변공원이 인접해 쾌적한 여가를 즐길 수 있다. 

GTX 수혜
필수 조건


평촌 생활권으로 차량 10분대면 평촌 학원가를 비롯해 안양시청, 롯데백화점, 이마트, 한림대학병원 등이 위치한 평촌중심상업지구 이용도 가능하다. 인근에는 지식산업센터들이 밀집해 있는 안양IT단지와 평촌 스마트스퀘어 도시첨단산업단지, 안양국제유통단지 등이 있어 직주근접 여건도 양호하다.

▲의정부역 파밀리에Ⅰ= 수도권전철 1호선 의정부역 일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아파트 ‘의정부역 파밀리에Ⅰ’이 선착순 분양 중이다.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거주 지역과 청약통장 유무, 주택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원하는 호수 선택 후 계약이 가능하다.

지하 5층~지상 24층, 전용 84㎡ 단일평형으로 구성된 단지는 전 타입 4Bay로 설계됐다. 2.4m의 천장고, 11자형 주방 및 주방 팬트리 등으로 풍부한 수납공간도 제공한다. 발코니 확장 시 거실, 주방 시스템에어컨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주차장은 편리한 자주식 주차 설계에 이 중 35%는 확장형 주차장으로 조성된다. 전기자동차 전용 주차공간 및 충전설비도 설치된다. 입주는 2025년 3월 예정.

GTX-C 개통 예정인 의정부역까지 도보 3분대에 위치해 개발에 따른 최대 수혜 아파트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GTX-C 노선은 청량리, 삼성, 양재 등 서울 중심권과 강남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GTX 노선 중에서도 알짜 노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통되면 의정부역서 서울 삼성역까지도 2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등 서울로의 접근성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는 의정부의 최중심 입지에 조성되는 만큼 우수한 정주여건을 갖추고 있다. CGV, 대형서점 등 문화생활과 신세계백화점, 로데오거리, 제일시장 등 쇼핑 인프라가 있어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접근성 높고 저렴한 지역
‘옆세권’ 신축 분양 어디?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 효성중공업·진흥기업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 중앙동 일원서 중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을 분양 중이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아파트 15개 동 1972세대, 오피스텔 2개 동 240실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아파트 전용면적 59~84㎡ 1311세대, 오피스텔 전용면적 26~36㎡ 138실이 일반에 분양한다.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와 4Bay 평면, 2.4m 천장고, 팬트리, 알파룸 등 면적과 타입에 따른 다양한 특화설계를 적용할 예정이다.

신흥역 인근서 가장 높이 건립되는 ‘랜드마크’ 기대 단지다. 성남 구도심서 흔치 않은 평지 대단지로 건립되기 때문에 지역 거주민들의 선호도가 높다. 서울지하철 8호선 신흥역이 단지와 바로 연결(1단지 선큰광장 연결)되는 직통 역세권 입지를 갖춘 단지다. 8호선을 통해 두 정거장이면 분당선 모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분당선으로의 환승도 쉽다. 이를 통해 서울 강남까지 30분대로 이동 가능하다.

단지 인근 경충대로, 여수대로를 통해 분당·수서간도시고속화도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등의 진입이 수월하다.

▲의정부 롯데캐슬 나리벡시티= 롯데건설은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에 ‘의정부 롯데캐슬 나리벡시티’를 공급한다. 지하 4층~지상 39층 4개 동, 총 671세대 규모다.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세대수는 84㎡ 430세대, 102㎡ 144세대, 115㎡ 56세대, 148㎡ 35세대, 155㎡ 6세대로 넉넉한 실내 생활이 가능한 평면으로 선보인다.

단지 인근으로 의정부에 대기 중인 대형 개발이 집중돼있다. 우선 나리벡시티는 미군 반환 공여지 개발로 조성된다. 주거는 물론 미래직업 테마파크 퓨처플라넷을 비롯해 업무와 판매, 공원 등이 함께 개발되는 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단지는 의정부 경전철 효자역 역세권에 위치한다. 이를 통해 GTX-C(예정), 7호선 연장선(예정)과 환승도 편리해 서울 강남권 접근 시간도 크게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중·고 및 학원가가 모두 접한 ‘학세권’ 입지도 화제다. 금오초, 천보중, 효자중, 효자고 등으로 도보로 통학이 가능하고, 금오동·신곡동에 밀집한 학원가 이용도 편리하다.

편리해지는
교통 여건

다채로운 편의시설도 근거리에 자리한다. 반경 1㎞ 내에 홈플러스를 비롯해 금오동·신곡동 편의시설 밀집지가 자리한다. 의정부성모병원, 을지대병원도 인접하다. 천보산 소풍길, 부용천 산책로, 추동공원 등 쾌적한 자연환경도 갖췄다.

분양 관계자는 “미래직업 테마파크와 행정타운 개발을 통한 직접적 수혜가 기대되고, 교통과 교육, 편의시설 등 부동산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입지를 두루 갖춰 미래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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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