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분양시장

올해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짙어지자 주택 수요가 꿈틀대는 모양새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 실수요자의 매수 수요가 살아나는 데다 투자 수요까지 유입돼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반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간 움츠렸던 분양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2022년 말 이후 치솟던 금리가 다소 안정화되자 내 집 마련을 서두르려는 움직임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강화 시기가 9월로 2개월 연기된 가운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빠르게 하락하면서 지금이 내 집 마련의 기회라는 인식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DSR 강화 
2개월 연기

일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연 2%까지 떨어졌다. 기준금리가 0%대에 불과하던 2021년 상반기에나 볼 수 있었던 금리다. 현재 기준금리가 연 3.5%로 높은 수준인데도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긴축 이전 수준까지 떨어져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부동산시장이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4만4119건으로, 지난 2021년 10월 4만8796건 이후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6월 4주(24일) 기준 0.01%p씩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안정적인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했거나 급격히 하락하지 않은 지역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서울 주택 가격 상승과 거래는 무섭게 상승 중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전세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아직 시장이 회복됐다고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 적어도 서울의 경우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1~5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1만4810건 중 8939건(60.4%)이 전고점의 80 % 이상 가격에 거래됐다. 거래량도 늘고 있다. 부동산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6833건을 기록하며, 3월(4464건) 이후 2개월 연속 상승세다. 

올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 ↑
집값 상승 연결…주택 수요 꿈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한두 차례 예고했다. 이에 국내서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금리수준전망지수(98)는 전달보다 6p 하락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기준선 100을 넘는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지난달보다 7p 상승하며 기준선을 웃돌았다.

업계는 금리인하가 침체된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했다. 

주담대 금리도 금리인하의 기대감이 선반영돼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주요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고정금리형(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28일 기준 연 2.94 ~5.76%로 나타났다. 이는 5월 초(연 3.48~5.78%)와 비교해 최저 금리가 0.54%p 하락한 수치다.


2021년 3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 금리가 2%대를 진입한 것이다.

이달 국민은행, 하나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소폭 인상했지만, 아직까진 금리 하단이 2%대로 유지된 곳이 있어 더 오르기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업계 전문가들은 주택 매수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매매 거래량
상승세 전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서 주담대 고정금리도 하락하면서 ‘지금이 내 집 마련 기회’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출한도를 조이는 스트레스 DSR 2단계가 당초 7월서 2개월 뒤인 9월로 미뤄진 점도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예정) 중인 수도권 단지.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대우건설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에 대해 회사 보유분 잔여세대 선착순 분양에 들어갔다. 전용 59㎡와 74㎡는 분양이 완료됐으며, 전용 84㎡ 잔여세대 일부가 남았다. 분양가는 12억7000만~13억8000만원대다.

지하 5층~지상 18층, 10개 동, 전용면적 59~84㎡ 총 771세대 규모다. 1차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3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20년 이상 노후주택 비율이 65% 이상인 상도동 일대서 2020년 6월 분양한 상도역 롯데캐슬 이후 3년 만에 분양하는 신규 아파트다.

단지 전체가 남향 위주로 배치돼 조망과 채광을 극대화했다. 단지 내에는 보행녹도를 설치했으며 전용면적 74㎡와 84㎡ 타입은 안방 파우더룸 및 드레스룸이 있다. 전 세대 발코니 무상 확장을 비롯해 침실2 붙박이장, 시스템에어컨, 하이브리드쿡탑,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옵션을 무상 제공한다.

티하우스서 잔디밭을 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그린 파티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테마 놀이터와 물놀이 공간으로 꾸며진 ‘어린이 놀이터’, 소나무와 정원으로 만들어진 휴식 공간 ‘라운지가든’, 초화원과 돌담, 수목 등으로 조성된 ‘스텝가든’ 등이 조성돼있다. 단지 중앙에 위치한 ‘워터가든’에는 석가산과 휴게공간이 설치됐다. 단지 내 구립어린이집이 위치해 있다.

주담대 금리
“막차 탄다”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2번 출구서 도보로 약 7분 정도 걸린다. 가는 길 좌측에는 종합행정타운이 건설 중이고, 우측에는 상도역권 도시개발 사업 진행 중이다. 강남과 용산, 여의도 등 여러 업무지구에 접근하기 쉬운 편이다. 가장 가까운 역인 7호선 장승배기역을 통해 강남구청역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또 상도터널과 한강대교, 올림픽대로로 진입이 쉬워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업무지구인 여의도, 용산까지 접근할 수 있다.

단지 바로 인근에 이듬해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가 서부선 경전철 신상도역(가칭)이 신설될 예정이다. 인근에 국사봉과 상도근린공원이 있어 쾌적한 환경과 둘레길 산책로가 제공된다.


▲의정부역 파밀리에 1차=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서 주상복합 아파트 ‘의정부역 파밀리에Ⅰ’이 선착순 분양 중이다.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거주 지역과 청약통장 유무, 주택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원하는 호수 선택 후 계약이 가능하다.

지하 5층~지상 24층, 전용 84㎡ 단일평형으로 구성된 단지는 전 타입 4Bay로 설계됐다. 2.4m의 천장고, 11자형 주방 및 주방 팬트리 등으로 풍부한 수납공간도 제공한다. 전용 84㎡ 분양가격은 6억원대다. 

발코니 확장 시 거실, 주방 시스템에어컨을 무상 제공한다. 주차장은 편리한 자주식 주차 설계에 이 중 35%는 확장형 주차장으로 조성되며, 전기자동차 전용 주차공간 및 충전설비도 설치된다. 입주는 2025년 3월 예정.

GTX-C 개통 예정인 의정부역까지 도보 3분대에 위치해 개발에 따른 최대 수혜 아파트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GTX-C 노선은 청량리, 삼성, 양재 등 서울 중심권과 강남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GTX 노선 중에서도 알짜 노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통 시 의정부역서 서울 삼성역까지도 2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등 서울로의 접근성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는 의정부의 최중심 입지에 조성되는 만큼 우수한 정주여건을 갖추고 있다. CGV, 대형서점 등 문화생활과 신세계백화점, 로데오거리, 제일시장 등 쇼핑 인프라가 있어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대우건설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일원 장위뉴타운(장위재정비촉진지구) 6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33층, 15개 동 총 1637가구로 구성된다. 이 중 전용면적 59~84㎡ 718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단지 내 어린이집이 있고 반경 450m 거리에 선곡초, 광운초교가 위치해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다. 반경 1㎞ 내에 남대문중, 광운중, 광운인공지능고, 석관고 등 학교가 밀집돼있다. 더불어 강북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중계동 학원가도 가까이에 있다.

“지금이 내 집 마련 기회다”
“이럴 때일수록 안정적으로”

서울서 3번째로 큰 68만여㎡ 규모 북서울꿈의숲이 가깝고, 공원 내에 조성된 꿈의숲아트센터, 계절수목원 등에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초안산, 초안산스포츠타운, 영축산근린공원, 중랑천, 우이천 산책로 등 풍부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주변으로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CGV, 롯데시네마 등 쇼핑·편의시설이 가깝다.

장위뉴타운은 총 112만7289㎡ 면적에 11개 구역으로 나누어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정비사업이 완료되면 총 2만3000여가구를 품은 대규모 주거타운이 조성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해단 단지는 지하철 1·6호선 환승역인 석계역 바로 앞에 들어서는 초역세권 단지다. 석계역서 지하철을 이용해 1호선·경의중앙선·경춘선·수인분당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청량리역까지 1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GTX-C·E 노선 교통 호재도 예정돼있다. GTX-C 노선의 경우 경기 양주시 덕정역서 출발해 광운대, 청량리, 삼성역을 지나 경기 수원역을 잇는 노선으로 14개 정거장 모두 일반 지하철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역이다. 지난 1월 착공을 시작했으며 2028년 말 개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석계역서 GTX-C 노선 광운대역(예정)까지 1정거장 만에 이동할 수 있다.

GTX-E 노선도 지나갈 예정이다. 인천공항서 출발해 서울 DMC역, 광운대역을 지나 경기 덕소역까지 총 16개역을 지나게 된다. E 노선을 포함한 2기 GTX 사업은 이듬해 상반기 수립할 방침인 ‘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다.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 효성중공업·진흥기업이 경기 성남시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을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아파트 15개 동 1972세대, 오피스텔 2개동 240실 규모다. 이 중 아파트 전용면적 59~84㎡ 1311세대, 오피스텔 전용면적 26~ 36㎡ 138실이 일반 분양한다.

분양하는 
단지는?

도보권에 성남제일초(그린스마트스쿨 지정)가 있어 안전한 통학이 보장된다. 동광중, 성일중, 성남고, 성일고, 풍생고 등이 가깝다. 인근에 조성된 학원가 이용도 수월하다.

서울 지하철 8호선 신흥역으로의 이동이 바로 가능한 직통 역세권(1단지 선큰 광장 연결)입지를 갖췄다. 8호선을 통해 두 정거장이면 분당선 모란역으로 이동, 분당선으로의 환승도 쉽다. 여기에 지난 3월 말 개통한 GTX-A 노선 성남역 이용도 수월하다. 경충대로, 여수대로를 이용하면 분당·수서간도시고속화도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등의 진입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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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